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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p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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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17.06.28 19:33
최근연재일 :
2019.02.03 11:5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9,564
추천수 :
11
글자수 :
557,668

작성
18.11.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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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장 4-7

DUMMY

『우웨에에에엑!!!』


토한다.


뱉을 것이 없는 꿈인데도, 무의미한 행동임에도.


그러 소리를 뱉어내야 할 정도로.


『우웨엑! 대체, 커헉! 뭐야, 이건···!』


'그건' 너무나 많았다.


많았다. 어린 나는 생각조차,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머리를 쪼개고 쪼개서, 그 작은 쪼개진 조각들의 갯수만큼 또다른 내가 필요할만큼.


길었다. 꿈에서 행복한 시간만을 반복하느라 돌려보았던 지금보다도, 시간따위 기억나지 않다고 말했던 지금보다도 더.


무력했다. 내가 느끼는 무력함따위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리고.




슬펐다.




자신이 생각 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음, 자신의 머리를 쪼개고 쪼개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자신의 일생과 자신의 꿈을 합쳐도 긴, 그리고 자신의 무력함따위 종이 쪼가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 무력함.


그 모든 것을 느끼고 있을.


'소중한 사람'이.


···눈물이 떨어진다. 떨어질리가 없는 꿈 속에서.


『―흐흑···! 어째서, 이건···!』


···너무하다.


얼마나 허무하고 외롭고 괴로운 지. 보기만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끔찍했다. 눈 앞에 펼쳐진 '마음'은 보고만 있어도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그 '마음'은 너무나도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 앞에는.


웃고 있는―웃고 있지 않는.


'소중한 사람'이 보였다.


『···아직, 아직 끝나지 않았어.』


훌쩍이는 그 말은 진심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로 앞에, 눈물에 흐릿한 바로 앞에.


아직 끝나지 않는 '마음'이 있었다.




― '소중한 사람'이니까 ―




『봐야만 해.』


마주해야 된다.


『알아야 돼.』


숨겨진 모든 걸.


웃지 않고 싶은데도 웃는 그······.


'마음'을.





손을 뻗었을 때쯤에는.


'마음'은 다시 펼쳐저 있었다.










치이이이이―





"선생님, 할 얘기가 있어요."


"어머, 무슨 일인가요? ――."


돌아본 선생님의 얼굴. 자상한 걸 아는 그 얼굴. 따뜻해야할 그 얼굴. 하지만 지금 그 얼굴만큼 나를 긴장시키는 건 지금까지 없었다.


"························"


긴장으로 한순간 말을 잇지 못했지만, 그건 긴 시간에서의 이야기. 선생님은 눈치 못 챌 정도의 짧은 한순간일 것이다.


이용하자.


바꾸기 위해, 또다른 '자신'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자신이 되도록. 저주와 같은 시간 속의 자신을 바꾸기 위해 저주와 같은 그 시간을 이용하는, 앞뒤가 바뀌었지만.


식은땀이 흐를 것만 같은 그 상황이지만, 시간은 많았다. 많은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짧은 시간 속에서는 모든 걸 숨기며.


말한다.


"저, 기사단에 가고 싶어요."


"···············"


역시나,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당연한 반응이 돌아왔다. 갑작스러운 말에 이해가 안되는 표정, 혹은 냉정하게 판단하는 표정. 선생님은 '보통의 어른'들과는 달리 현명하시니 아마 후자 일 것이다.


긴 시간 속에서 그 표정 또한 길게 느껴졌고. 그 한순간 한순간이 조마조마하여 견뎌낼 수가 없을 것같았다. 하지만 견뎌낸다. 긴 시간을 이용해서, 장점이 그것밖에 없는 그 저주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숨긴다. 강한 의지로 포장을 한다.


"···그렇네요. 서서 할만한 이야기는 아닌거 같네요. 교무실에서 얘기하죠."


냉정하게 이야기해주시는 선생님.


그게 고마웠다. 오랜 시간 속에서 다정한 말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고마운 말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선생님을 따라 교무실까지 발을 옮겼다.


걸어가는 동안에는 걷고 있는 발만 보았다. 느린 시간 속에서 생각이 많아진 상태로 계속해서 변해가는 풍경을 보는 건 무리가 있었다.


그저 반복해서 걸음을 옮기는 발을, 움직임 단조로워 멈춰진 장면과도 같은 발만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발만을 보고 있자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항상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는데. 눈 앞의 발은 이미 교무실 의자에 앉아있던 것이다. 처음으로 느껴진 그 일에 대해 뭐라 생각도 하기 전에.


"――, 아까 전에 말한 건 단순히 기사단에 발을 들인다, 는 것만이 아닌거죠?"


진지한 얼굴의 선생님은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셨다.


겁먹지 말자. 몸이 움츠러들어도 내게는 긴 시간을 이용해 숨기고 숨기면서, 강하게 맞닥들이자.


강한 의지를 보이자.


"네."


선생님에겐 짧게 보일, 긴 시간을 들여 대답한다. 꾹꾹 짖눌러 힘들게 많든 의지를.


"············"


긴 시간을 들여 한동안 말하고 있지 않는 선생님을 관찰한다. 그건 분명 깊이, 그리고 신중하게 판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선생님은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긴 시간을 들여본, 언제나 아이들에게 어딘가 모를 진중함을 보이는 면이나··· 그 외에도.


"부모님께는 얘기 하셨나요?"


"아뇨. 하지만 설득할 거에요. 설득해 낼 거에요."


"하지만 ――.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기사단이 뭘 하는 곳인지 잘 알고 있잖아요. ――의 상태로는 도저히 무리라고 봐요."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서···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있는 거에요."


이기적인 말이었다.


저주라고 불리는 긴 시간을 이용해서, 긴 시간 동안 바라본 선생님이 이 '부탁'을 거절하지 않으실 거라고. 그렇게 싫어던 저주를 이용해서 얻은 확신 하에 이뤄지는 어리광이다. 그러기엔 충분한 나이의 자신이라고, 타협을 더한 질 나쁜 부탁.


하지만 물러서지 않는다.


어리광이라고 해도, 이기적이라고 해도, 나쁘다고 해도. 뻔뻔하게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건 그렇게라도 해야되는.


의지다.


"――, 당신은··· 그 눈은···."


"네?"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을 돌리는 선생님. 시간이 많은 나라고 해도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긴 시간 속에서그 의미를 파악하기 전에 선생님이 먼저 말을 뗐다.


"그렇군요. ――의 말을 믿을게요."


"?! 그럼!?"


"네, 저는 적극적으로 도울게요."


"···! 감사합니다, 선생님!"


·········솔직히 말해서 무엇이 통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통과는 했다. 고심은 해보겠지만 그 사실은 크나큰 변화의 한걸음이었다.


이제 시작이다. 변해가는 그 아이를 따라가기 위해.





나도 변해가기 시작하자.












선생님의 동의 이후, 여러가지 일이 일어났다.


당연히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눈앞의 명확한 길이 있었음에도 너무나 위험한 다른 길을 선택하는 자신의 아이를 보면, 어느 부모가 그것을 원할까.


허나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반대하셨던 부모님이··· 그 다음 날에는 어떻게든 허락을 해주셨다.


아마도 선생님이 손을 쓰셨으리라. 그것말고는 달리 생각나는 것은 없었다.


긴 시간 속에서 결의를 다진다.


시간만은 많았고, 각오를 다지긴 충분했다.


변해가자.


앞으로.








···그러고 보니 선생님께 처음 말씀드렸을 때, 선생님은 무언가를 보고 말했던 것같았는데··· 그건 무엇이었는지, 많은 시간 속에서는 떠올릴 수가 없었다. 아마 어떤 작용이 필요하리라.


···························


그 아이도 알고 있었다. 부모님이 허락하신 날, 그 아이도 곁에 있었으니까,


가족이니까.


···························


근데.


···············


왜 그 아이는 모르는 거 같지?


······




―이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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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장 4-19 19.01.23 53 0 17쪽
126 1장 4-18 19.01.19 54 0 11쪽
125 1장 4-17 19.01.15 44 0 11쪽
124 1장 4-16 19.01.11 60 0 11쪽
123 1장 4-15 19.01.06 61 0 7쪽
122 1장 4-14 18.12.31 32 0 11쪽
121 1장 4-13 18.12.27 128 0 7쪽
120 1장 4-12 18.12.24 53 0 12쪽
119 1장 4-11 18.12.17 51 0 8쪽
118 1장 4-10 18.12.09 52 0 5쪽
117 1장 4-9 18.12.08 50 0 9쪽
116 1장 4-8 18.12.01 39 0 7쪽
» 1장 4-7 18.11.27 65 0 8쪽
114 1장 4-6 18.11.20 51 0 5쪽
113 1장 4-5 18.11.15 59 0 6쪽
112 1장 4-4 18.11.11 46 0 19쪽
111 1장 4-3 18.11.07 87 0 6쪽
110 1장 4-2 18.11.03 67 0 7쪽
109 1장 4-1 18.11.01 72 0 6쪽
108 1장 아이의 시대 18.10.26 42 0 6쪽
107 1장 3-61 18.10.22 45 0 4쪽
106 1장 3-60 18.10.18 39 0 6쪽
105 1장 3-59 18.10.08 59 0 8쪽
104 1장 3-58 18.10.03 83 0 7쪽
103 1장 3-57 18.09.26 5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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