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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고양이의 안방입니다.

괴수는 그림자 속에 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안방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0.04.18 19:28
최근연재일 :
2020.12.11 20:47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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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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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0,904

작성
20.10.0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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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폐쇄된 지하 상가 (1)

DUMMY

작은 회의실에 모인 수호자들.

평소와 달리 보이지 않는 기관장의 모습에, 로렌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기관장님은 없는건가요?”

“볼일이 있어 외출 중이란다. 이번 일은 우리끼리 알아서 하라더군.”


알파가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닌지 이미 해탈한 표정이다.


잠시후 프렌스가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요약하자면, 추종자들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는 것.


“추종자라면 마왕을 찾는 그놈들?”

“아뇨. 지금 밖에서 떠들고있는 사기꾼들이 아니라 진짜 추종자들입니다.”

“자세하게 설명해 봐.”


알파가 눈을 가늘게 뜨며 재촉했다.

물론 확신이 아닌 의심 단계였지만, 드워프 유적 이후로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놈들이다.

어떤 흔적이라도 절실한 때.


프렌스가 말하기를, 전날 우연찮게 폐쇄된 지하 상가로 들어가게 되었다.

분명 아무것도 없어야 할 그곳에서 괴상한 생명체들과 맞딱드렸다고.


“우락부락한 덩치며 어눌한 행동거지 까지. 드워프 유적 보고서에 적여 있던 녀석들과 흡사했습니다.”

“강화 인간.”


로렌스가 그 말을 듣고서 중얼거렸다.

당시 추종자 중 한명인 흑마법사가 선보였던 존재.. 사람을 소재로 만드는, 복수귀와는 다른 또 다른 괴물.


“상쳐는 전투로 인한건가? 놈들은 어느정도로 강했지?”

“전투는 일어나지 않고 바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프렌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그의 얼굴에 난 무수한 상쳐는 뭐란 말인가. 알파각 추궁하듯 묻자, 옆에 있던 드레븐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술주정의 결과입니다.”


계승식 이후. 둘이서 술잔을 걸치던 중 다른 손님들과 시비가 붙었다고 한다.

로렌스에게 깨진 프렌스를 빈수래라며 조랑했던 것이 시발점이 되었고, 결국 화를 참지 못한 프렌스가 홧김에 주먹을 날렸다고.

드레븐이 말리기에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민간인에 대한 능력의 사용은···.”

“상대는 육체 강화 종류의 초인들이었습니다.”


주먹 다짐 중에도 프렌스는 마지막 이성을 살려 능력을 쓰지 않았다.

그 결과 힘과 수에서 밀리게 되었고, 이후에는 싸움도 아닌 그저 흠신 두들겨 맞았다고.


듣고 있던 수호자들이 그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죄가 있는 프렌스는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츤 여차저차 지하로 빠지게 되었고, 그렇게 놈들을 발견했다고.

그 과정이 좀 이상하고 부족하기 그지 없었찌만, 술취한 사람의 말이란게 그렇지 않겠는가.

수호자들은 우선 핵심에 집중하기로 했다.


“확인해본바 오래전 폐쇄된 상가입니다. 지하철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구조가 넓어 숨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그렇게 보기에는 지상에서 이미 몇번이나 건물을 갈아치웠어. 이상하지 않아?”

“지반은 단단하니 새 건물 세우는 것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답니다. 쓸모는 없지만 철거 비용이 만만찮아 방치하게 되었다고.”


돈이 얽히면 그렇지. 설명하던 드레븐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파가 머리를 긁적였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실감했다. 드워프 유적 이후 어딜 갔나 싶었는데, 이렇게 꼬리를 발견하다니.


“강화 인간 말고 다른 놈들은?”

“두 발로 걷는 사람만한 크기의 쥐가 있었습니다.”

“쥐?”


순간 사람들이 흠칫 떨었다.

강화 인간이야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쥐라니?


“수십의 쥐인간들이 상자를 옮기고 있었습니다. 어떤 물건인지는 알 수 없었고, 위험하나 판단되어 그대로 도망쳐나왔습니다.”

“그 밖에 특이 사항은?”

“상가 전체에 이질적인 기운이 떠돌며 비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 소리 같으면서도 아닌거 같은···. 그리고 사람의 얼굴이 떠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반투명한 얼굴이 목 위로 덜렁 날아다니고 있었다고. 워낙 취해있었기에 잘못 봤을지도 모른다며, 그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아마 사령일거야. 마틴이 관예되어 있다면 가능성 있어.”


제나르가 끼어들며 그가 봤던 것에 대해 설명했다.

마법사끼리만 알 수 있는 존재. 그리고 마틴과 친부이 있던 그녀이기에 말할 수 있었다.


“생명 학파인 그라면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까.”

“놈이 있을거라는 확신이 드는군.”


알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정체와 존재를 알아챈 이상, 가만 놔둘수는 없으니까.


“수호자 프렌스의 폭행 건은 나중으로 미루도록하지. 시급한 일이 있으니.”

“달게 받겠습니다.”


그는 지하 상가의 구조가 그려진 도면을 보며 말했다.


“공개된 통로들을 막더라도 놈들이 뚫어놓은 구멍이 있을게 분명하다. 녀석들이 도주하는 걸 염두에 두고, 그 상자에 내용물이 뭔지 확인하는걸 우선 삼는다.”

“결국 직접 들어가야 한다는 소리군요.”

“녀석들의 실력을 보면 이번 한번으로 끝날 일은 아니니까. 장기전을 생각해야겠지.”


이윽고 상가 습격이 계획되며 진행되었다.

수호자 팀 여럿이 다 방향에서 투입해 압박하는 포위 섬멸전.

엄연히 기습이기 때문에, 지상에 있는 민간인 대피 또한 조심스러웠다.


급하기 이루어진 작전이다 보니 여러므로 헛점이 많고 불족한 것도 많았다.

그러던 중 좋은 소식이 있었으니. 비록 소수이지만, 몇몇 수호자들이 휴일도 반납하고서 지원을 자처했다.

수호자 에리카의 부탁으로 모인 그들.


“지원 나온 3급 수호자 데이지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야 말로 감사합니다.”


몇 시간 후. 수호자들이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다방면에 존재하는 상가의 입구를 수호자들이 포위한다.


로벨리아를 필두로 하는 부대가 내부로 진입했다. 아직 상가의 입구 초반. 짙에 깔린 어둠과 이질적인 기운에, 사람들은 한 껏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지금가지 발각되지 않는 게 더욱 놀랍군요.”


드레븐이 혀를 내둘렀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질이 다른 어둠은 손전등을 비춰드 그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토록 가득한 기운을 밖으로 세지 않을 정도로 통제하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내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벌써 도망천가 아닐까요? 이미 발각된 것을 알아차리고 도망쳤을지도 모릅니다.”

“아니야.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


로벨리아가 귀를 기울이며 일행을 멈춰세웠다.

사람의 발소리와 약간 다른, 타닥타닥 가벼운 소리다.

그렇게 겹치는 소리만 해도 수십.


“찍! 찍찍!”


곧 그 소리의 실체가 모습을 들어냈으니. 수호자들은 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실제로 보니 더 역겹네.”


햄스터 같은 귀여움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사람 크기의 들쥐. 녀석들이 내세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은 사람의 피부정도야 쉬이 찢어낼 것처럼 보인다.

거기다 꽤죄죄하며 불결한 털이나 뚝뚝 떨어지는 침방울에 로벨리아는 몸을 떨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놈들을 만들었는지 모르겠군요.”

“미친놈의 생각을 이해할 필요는 없지. 모두 공격!”


로벨리아의 지시에 따라 수호자들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에 맞서는 쥐인간들. 그렇게 강하지도, 특별할 것도 없는 녀석들이다.

변칙적인 능력을 보이던 우월주의 초인들보다 못한 정도. 하지만 끝없이 밀려드는 앞도적인 수는 그야 말로 위협적이었다.


“야 드레븐! 이놈들 얼마나 튀어나오는거야!”

“제가 어떻게 압니까.”


얼추 백 단위의 쥐인간을 쓰러뜨린 시점. 로벨리아가 문득 주변을 돌아보았다.

무언가 있다. 하지만 짙게 깔린 이질적인 기운에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모르는 눈치.

곧 주변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로벨리아가 소리쳤다.


“함정이야!”


대처하기는 늦었다.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는 동시에 시야가 뒤바뀐다.

위와 아래가 뒤집히는 등 멀미를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잠시후 로벨리아는 일행들이 보이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

공간을 떨어뜨리는 마법인걸까. 곧바로 주변을 확인했다.


아까와 다른 위치.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통신기며 각종 위치 확인 물건들이 먹통이 되었다.


“판이 좀 커졌는 걸?”


그렇게 아무도 없을 거라 여길 때 쯤, 다시 주변 공간에 굴절이 생기며 한 사람이 튀어나왔다.


그녀는 모습을 들어내자마자 몸을 낮추고 주변을 경계하다, 로벨리아와 눈을 마주쳤다.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데이지 선배님도 떨어져 나왔나 봐요.”

“그대로 다행이야. 믿음직한 용사님이랑 붙었으니까.”


용사? 맞다 나 용사였지.

호칭을 자각하는 로벨리아를 뒤로 하고, 데이지는 고글 형태의 물건을 꺼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리저리 렌즈를 돌리다 무언가 발견했는지 로벨리아를 불렀다.


“공간 외곡 마법이 깔려있어. 방금까지 가려져있었는데 이제는 선명하게 보여.”

“우리가 올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군요.”


그렇게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고서 처리할 생각이었나.

저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쥐인간의 모습에, 로벨리아는 검을 집어들었다.


“선배님 능력이 어떻게 되나요? 원거리인지 근거리인지 알아야 합을 맞출 수 있는데.”

“전투와는 관련 없는 능력이라 마법무굴 밖에 도와줄 수 없어. 방해되지 않게 물러날테니 알아서 하렴.”

“알겠어요.”


그 뒤로 이루어진 전투.

아니, 전투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그저 본능적으로 돌격하는 쥐인간들과, 그들의 발톱을 피하며 검기를 휘두르는 로벨리아.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는 만큼 그녀는 더더욱 미친듯이 날뛰었다.


한 차례 학살이 끝나고. 데이지는 로벨리아의 몸에 난 자잘한 상처들에 치료도구를 사용했다.


“이정도는 벌거 아니에요. 언제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마나를 아껴야죠.”

“그건 걱정하지마. 일주일 동안 조난당해도 생존 할 만큼 존비해왔으니까.”


그녀는 가방에서 마나툴을 선보이며 과장스럽게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능력은 전투와는 전혀 상관 없거든. 괜한 고집으로 전선을 뛰어다니고 있지만, 그래서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챙겨다니고 있어.”

“어떤 능력이길래 그래요? 데이지 선배님은 꽤 앞선에서 활약하는 걸로 알고있는데.”


로벨리아는 발이 넓은 만큼 듣는 것도 많았다.

그녀가 알고 있는 수호자 데이지의 활약만 해도, 범죄조직의 감시나 위험 지역 수색 등 꽤 난이도 있는 일들을 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데이지는 보란 듯이 자신의 얼굴을 가리켰다.


“늙지 않는거. 내 얼굴을 봐. 사춘기 지나고서 성장이 멈췄어. 전혀 변하지 않는다니까.”

“꿈의 능력이네요.”

“남들 보기에는 그럴지도 모르지. 사실 늙지 않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


그나마 어느정도 성숙해서 다행이지. 이보다 일찍 노화가 멈췄다면 늘 자신의 나이를 밝히고 다녀야 할 판이었다.

사실 지금도 다르지 않았지만.


데이지가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오탈자와 설정 오류, 피드백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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