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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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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작품등록일 :
2024.01.12 21:12
최근연재일 :
2024.09.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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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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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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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0화-도깨비-

DUMMY

90화-도깨비-


타오가 만든 틈새로 그어진 마검.

사람 한 명이 드나들 수 있게 넓어진 틈새를 마갑의 사슬로 고정했다.

“좋아 선봉은 내가 가지.”


타오를 시작으로 신핑, 마쿠스가 진입했고 마지막으로 그가 들어서고 틈새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붉은 핏빛이 사방에 보이는 마경의 공간.

틈새로 보았던 광경은 일부에 불과했다.

커다란 벽면은 생명체의 장기인지 꿈틀대고 있었고 역한 냄새와 함께 곳곳에 염산이 분비되었다.


[마경, 악마를 숭배하는 제단에 입장하였습니다.]

마경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다.

시야에 모든 광경이 다 보였으니까.

하지만 곳곳에서 느껴지는 진득하며 악의적인 마력과 마기는 그의 마경 작은 숲을 능가했다.


“손님이 또 오셨군요”

검은 신부복의 고든은 사람 가죽으로 만든 책을 들고 있었다.

책으로 향한 시선을 느꼈던 걸까 고든은 책을 앞으로 내세웠다.


“한번 읽어보시겠습니까? 성경이 신의 말씀을 전한다면 이 책은 악마의 말을 전하는 책이죠.”

신의 뜻을 포교하는 선교사처럼 인자한 웃음을 지은 신부는 책을 건넸다.

던져진 책을 펴자 사람의 피로 쓰인 글이 어지럽게 적혀있었다.

글자만 보더라도 느껴지는 글쓴이의 광증.

책을 바닥에 던지고 마검을 겨누었다.


“이단 책에 유혹돼서 인류를 배신한 건가?”

“배신이라뇨. 악마의 세계에서 강한 자에게 굴복하는 것은 죄악이 아닙니다. 자연스러운거죠.”

“그래? 더 강한 우리에게 죽는다 해도 불만 없겠네?”

타오의 신핑이 양옆을 점하자 고든은 검은 낫을 들었다.


“어둑시니도 그렇거니와 한국 분들은 성격이 급하네요.”

어둑시니?

좌표를 전송하고 연락이 두절된 그가 이곳에 있었나?


어둑시니의 행방을 물어보려는 순간 딛고 있는 바닥이 꿈틀거렸다.

벽과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듯 보이는 바닥이 출렁이며 움직였고 일행들은 하나 둘 고립됐다.

“다들 주변을 꽉 잡아.”


그와 함께 쏟아지는 핏물.

시야가 가려지며 숨이 막혀왔고 정신없이 피에 휩쓸린 뒤 눈을 뜨자 어느새 홀로 남은 자신만 보였다.

“다들 혼자서는 위험할 텐데.”


이명을 지녔던 고든이 악마 숭배자가 되어 얼마나 더 강해졌을지 몰랐다.

비교적 실력이 떨어지는 신핑이나 마법사인 마쿠스가 고든을 상대로 견딜 수 있을까.

마력을 발산해 몸에 밴 피를 열기로 말리고 마기를 일으켰다.

마검의 기운이 한 점에 폭사하자 터지는 내장 벽.


드러난 공간은 처참했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던 동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이 이미 시체가 되어 나뒹굴고 있었다.


시체를 살피자 거의 녹아내린 형태.

마경은 사탕 먹는 아이처럼 시체를 녹여 먹으며 흡수했다.

시간을 끌어봤자 적에게 유리하기만 한 상황.

눈에 보이는 벽과 천장에 강기를 날렸다.

투기와 합해 한층 강렬해진 강기가 주변을 파괴했지만 미동이 없는 마경.


움직임을 멈추고 눈을 감고 집중하자 멀지 않은 위치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일단 합류부터 하자.’


진원의 근원지를 향해 벽을 부수자 보이는 인형.

상체에 피를 뒤집어쓴 어둑시니가 악마와 대적 중이었다.

“저도 돕겠습니다.”

어둑시니의 뒤를 노리는 악마를 베며 나타난 진우를 오히려 공격하는 어둑시니.

바닥에서 그림자가 솟아 그를 찔러왔고 군림의 이능을 발휘해 그림자를 속박했다.


“어둑시니? 정신 차려요.”

“제정신이니 죽이지 마. 이들은 악마가 아니라 도깨비들이란 말이다.”

어둑시니에게 가려진 악마를 유심히 살폈다.

인간과 유사한 외형에 이마에 뿔.

그리고 마기를 뿜는 모습은 영락없이 악마였다.


“저렇게 마기를 뿜는데도요?”

진우가 재차 공격할까 앞을 막아선 어둑시니는 동시에 뒤편의 악마를 견제했다.

“마기를 쓴다고 다 악마라는 식이면 너 또한 악마겠지. 도깨비들이 왜 이렇게 변한지 몰라. 시간을 다오. 이들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겠다.”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외치는 어둑시니의 표정에는 간절함이 있었다.

굳이 어둑시니와 대립해 악마를 잡을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성녀의 의뢰 대상인 신부를 잡는 것이 중요하지.


“따로 움직이죠. 전 제 목적을 따라가겠습니다.”

바닥에 꽂힌 마검이 악마의 몸을 압박하자 이들을 기절시킨 어둑시니.

둘은 짧게 눈빛을 나눈 후 서로의 목표를 향해 이동했다.


어둑시니와 헤어지고 이동 중 출렁거리는 마기와 마력이 느껴졌다.

그와 함께 맡아지는 비릿한 혈향.

피 냄새를 따라 이동하자 악마로 변한 도깨비에게 공격받고 있는 동료들과 맞은편 신부가 보였다.


열세에 처한 동료를 구하러 사령 언데드를 일으키자 집중되는 이목.

“멀리 갔었나 봅니다. 오래 걸렸네요.”

신부는 손에 든 책을 가방에 넣고는 낫을 두 손으로 잡아 휘둘렀다.

암흑 전사의 공간절단검이 생각날 정도로 날카로운 일격.


그러나 과거보다 성장한 그에게 막기 힘든 수준은 아니었다.

마검과 낫이 몇 번 부딪치자 서로의 역량이 드러났고 뒤로 물러난 신부의 얼굴이 굳어졌다.

“들은 것보다 더 강하네요.”

“얼마 전 시련의 탑도 통과하며 강탈자라는 이명도 받았지.”


시련의 탑에서 나온 지 고작 이틀.

소문이 퍼지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크큭, 미친 성장세군요. 어떻게 이 정도로 강해질 수 있는 겁니까? 당신도 영혼을 판 건가요?”

"글쎄? 나 같은 천재는 그럴 필요 없지.”

사실 여신의 총애로 높이 올라가 봤기에 빠르게 강해진 것이지만 저들은 짐작도 못 하겠지.


“천재. 당신이라면 S 급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방출되는 마력에 신부의 옷이 펄럭이며 벗겨졌다.

가느다란 팔에 알 수 없는 이계어가 빼곡히 적힌 팔.

팔에 적힌 문자가 빛을 발하자 마경도 함께 붉은빛을 냈다.


“저 같이 아둔한 이는 다른 방도를 찾았습니다. 굳이 재능이 없더라도 강해질 수 있는 방도를 요.”

신부의 몸에서 뿜은 빛에 감긴 눈을 뜨자 마경은 사라지고 본래의 세상이 보였다.

일반적인 교회의 예배실의 모습.

옆에는 동료들과 어둑시니가 눈을 비비며 적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역 십자가 걸린 예배실의 정중앙.

그 너머 불에 탄 듯 검은 재가 묻은 신부가 중얼거렸다.

주문에 따라 몸에 묻은 재가 주변을 침식하자 떠진 신부의 눈.

신부의 피부가 점차 회색으로 변하며 악마가 되었다.


“이게 악마의 육체! 한낱 인간의 몸과 다르군요.”

고든이 들어 올린 손은 회색의 낫으로 변했고 양옆으로 그어진 낫에 커다란 건물이 비스듬히 잘려 무너졌다.


“처벌의 악마 고든이라 처벌자라는 이명이 저에게 선물을 주었군요.”

악마가 되며 이명을 계승 받은 고든은 그 힘을 휘둘렀다.

건물이 무너지며 일어난 먼지 구름, 시야가 확보되지 못 한 그곳에서 날카로운 마기가 날아갔다.


각자의 방법으로 방어한 이들 중, 한 사람은 오히려 적을 향해 돌진했다.

먼지가 가라앉자 보이는 풍경, 어둑시니가 도깨비 가면을 착용한 채 고든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런 어둑시니와 일대일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고든의 팔이 기형학적으로 꺾였고 어둑시니의 목에 상처를 냈다.


목의 부상을 손으로 압박하며 물러난 어둑시니가 소환한 그림자 도깨비.

고든 또한 악마로 변한 도깨비들을 불러 모았다.


수십수백의 군세가 한곳에 모여 서로를 노려보는 상황.

악마로 변한 도깨비와 그림자 도깨비는 도깨비 종족과 유사한 모습이기에 마치 미러전을 보는 듯했다.

“마경은 어디 가고 신부는 어떻게 악마로 변한 거야?”

“신부가 그동안 죽인 사람을 마경이 흡수했고 그것을 통해 악마로 변한 것 같습니다.”

“대모님의 마법과 유사하네. 마경의 마력을 주인에게 전하는 게.”

‘네, 하지만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이죠. 마력 그 이상의 힘을 선사하니.’


마경의 새로운 활용법에 감탄하던 마쿠스는 언데드를 정렬시켰다.

하나 둘 일어나는 언데드 사이 선봉에 자리한 목 없는 기사와 도살자 부쳐.

A급 헌터와 비등한 능력을 지닌 두 개체라면 잠시나마 악마를 상대로 밀리지 않겠지.


도깨비들의 전투에 진우와 마쿠스의 언데드가 끼어들자 유지되는 균형.

그러나 대장끼리의 전투는 치열하게 엎치락뒤치락했다.

고든이 휘두른 팔의 궤적에 따라 갈라지는 주변의 언데드들.

도살자에겐 새로운 흉터가 새겨졌고 목 없는 기사의 갑옷이 갈라졌다.


“물러나라. S 급에 가까운 괴물이야.”

어둑시니가 악마의 앞을 가로막으며 외친 주술.

“암월.”


그림자가 돔 형태를 갖추며 솟아올라 둘을 감싸며 밖과 차단되었다.

수십 초가 지났을까.

그림자 돔이 꿈틀대더니 와장창 깨지며 안의 광경이 보였다.

가슴에 피를 흘리며 무릎 꿇은 어둑시니와 반대로 태연하게 서 있는 고든.

“인간일 때는 당신이 더 강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군요.”

“쿨럭.. 도깨비들을 원상태로 되돌려줘.”

피를 토하는 어둑시니는 자신의 안위보다 도깨비들을 걱정했다.


“본인의 목숨보다 가족인 겁니까? 아쉽지만 되돌릴 방법은 없어요. 한번 타락하면 본래의 선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힘든 법이죠”

고든은 새로운 생각이 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궁금하네요. 도깨비를 악마로 만드는 비술이 반도깨비인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든의 목걸이에서 뿜어진 음울한 마기가 어둑시니에게 다가갔다.

마기에 닿자 어둑시니의 몸이 활처럼 휘며 눈이 붉게 충혈됐다.

무방비의 어둑시니를 구하러 그림자 도깨비들이 나섰지만 고든이 생성한 마력의 낫이 풍차처럼 돌며 그들을 찢었다.


그 틈에 정신이 든 어둑시니가 그림자를 타고 숨었지만 고든의 낫은 콘크리트 벽을 두부처럼 갈라내며 그의 목을 조여왔다.

열 개의 낫이 어둑시니를 노리는 사이, 고든의 옆으로 하얀 섬광이 반짝였다.

하얀 사냥개 모드를 발동한 타오의 검에서 사냥개 이빨이 방출되었고 고든의 팔을 와작 깨물었다.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며 멈춰진 낫.

타오가 팔을 잡아 고든의 움직임을 멈춘 것을 보고 신핑은 황금창을 투척했다.

황금색 선이 허공에 그려지며 이어지는 파괴적인 힘.

고든은 어둑시니를 쫓는 것을 포기하고 남은 팔을 이용해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


“하얀 사냥개라, 검은 사냥개의 대항마라는 소문이 사실이네요.”

이어 고든을 압박하려 전력을 다하는 타오와 달리 고든은 오직 한 팔만으로 타오를 상대하며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아직은 검은 사냥개 수준은 아니고.”

가는 팔이 딱딱하게 경질되며 더욱 단단해진 팔의 낫.

그와 함께 고든의 눈은 곤충의 눈처럼 겹눈의 구조로 변했고 시야가 확장되었다.

그러자 조금씩 익숙해지는 타오의 검.

고든은 양 팔을 휘둘러 검을 막아내고는 목과 다리를 동시에 노렸다.

기습적인 공격에 양자택일의 순간.

타오는 하체를 포기하고 목으로 검을 올렸다.


목을 노린 팔이 막힌 소리가 울리며 타오는 고통을 참기 위해 침을 질끈 삼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느껴지지 않는 고통.

눈을 뜬 타오의 앞, 흑기사의 넓은 등이 보였다.

“타오, 혼자서는 무리에요. 함께라면 모를까.”


마검과 접촉된 고든의 팔에서 흡수되는 생기와 마기.

고든은 허리를 돌려 원을 그리며 진우의 목을 노려왔다.

목을 향해 오는 날카로운 예기는 마갑조차 자를 수준.

바닥에 바작 엎드려 공격을 피한 진우는 투기를 담아 주먹을 내질렀다.


철웅의 타투가 자연스레 연동되며 강화된 주먹에 고든의 허리가 기역 자로 꺾였고 녀석의 얼굴을 공격하려는 찰나 섬뜩한 예감에 뒤로 물러났다.

그가 있던 자리 위로 떨어지는 두 개의 마력낫.

마치 단두대에 목을 올린 사형자 꼴로 처형당할 뻔했다.

“저항해 봤자 당신들은 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데려간 도깨비들이 이게 전부일 거라 생각되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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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시련의 탑- 24.06.08 8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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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화-중국 탈출- 24.05.14 104 2 12쪽
74 74화-흑단회의 비밀서류 24.05.11 119 3 12쪽
73 73화-흑단회의 비밀서류- 24.05.09 12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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