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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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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작품등록일 :
2024.01.12 21:12
최근연재일 :
2024.09.05 20:06
연재수 :
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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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357

작성
24.01.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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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화-10년의 기다림-

DUMMY

1화-10년의 기다림-


높은 빌딩이 솟아오른 서울

번화한 도심 속에도 그늘은 있는 법.


한 커플이 걷고 있는 길이 그런 곳이었다.

곳곳에 쓰레기가 보이고 가로등이 띄엄띄엄 설치된 인적 드문 도로.


“여기는 매번 지날 때마다 무섭지 않아?”

“걱정 마. 오빠가 지켜줄 건데 뭐가 무서워.”

“치이, 말은 잘 한다니까.”

“말만 잘하는 게 아닌데?”

손을 잡고 꼼냥꼼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걸 보니 오늘 뜨거운 밤을 보낼 듯했다.


그런 커플의 모습이 못마땅한 듯 전봇대 뒤로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성인의 키에 반밖에 오지 않는 덩치는 어린아이로 보일 정도.

하지만 녀석의 손에 쥔 건 장난감이 아닌 날이 서 있는 단검이었다.


“고... 고블린?”

"어떡해? 어? 어디가 오빠?”


천천히 뒷걸음질 치던 남자는 이내 전력으로 달렸다.

“오빠, 나도 같이 가.”


여자의 외침은 남자의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오히려 고블린을 흥분시킬 따름이었다.

뒤늦게나마 뛰려 했지만 발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남자에게 예뻐 보이고 자 신은 구두는 족쇄가 되었다.


어느새 접근한 고블린은 그녀의 다리를 찔렀고 날카로운 비명이 사방에 퍼졌다.

“꺄아악, 살려주세요. 여기 몬스터가 있어요.”


정적

그녀의 바람과 무색하게 주변은 고요했다.

자신의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사람을 구하려는 이는 없으니까.

신고만이라도 해주면 다행이지.


“제발..”

사냥감의 공포에 질린 울음.

고블린이 희번뜩한 미소를 지으며 단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꽝 하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의 머리로 음료 캔 이 꽂혔다.

“키 이익”


고블린은 벌게진 머리 위 혹을 비비며 캔이 날아온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자신의 사냥을 방해한 녀석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어두운 골목, 한 남자가 보였다.

적당한 키에 말라 보이는 체형으로 아무런 무기도 소유하지 않았다.

명백히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모습.

고블린은 자신감 넘치는 걸음으로 남자에게 다가서다 멈칫했다.


검은 밤을 배경으로 녹색으로 빛나는 두 눈.

그 눈과 마주친 순간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서서히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에 겁에 질린 고블린은 반사적으로 단검을 찔렀다.

옆구리가 스치며 피가 튀었고 남자는 겨드랑이로 고블린의 팔을 속박했다.

풀려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고블린의 옆구리를 향해 남자의 주먹이 여러 번 강타했고 고블린은 숨이 막히는 고통을 느꼈다.


고블린을 던지듯 풀어버린 남자는 녀석이 떨어뜨린 단검을 돌려주었다.

가슴 깊숙이 찔러 넣는 방식으로.


단말의 비명을 내뱉고 쓰러진 고블린을 향해 여자가 구두를 벗고 다가갔다.

“죽어! 죽어버리라고!”

죽을 뻔했다는 공포 때문일까 여자는 구두가 부서질 때까지 고블린의 머리를 내리쳤다.


화풀이가 끝나고 진정이 된 여자는 그제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헌터님 덕분에 살았어요.”

“한국어? 여긴 어디지?”


난데없는 질문에 멈칫하다 대답했다.

일단 자신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 아닌가.

“여긴 신림동이에요. 신고받고 오신 거예요?"

“신림.. 서울의 신림동이란 말이네.”


남자는 작은 소리로 중얼대며 단검을 챙겼다.

곧이어 경찰차 소리가 하나 둘 들려왔고 차에서 내린 경찰 헌터들이 주변에 출몰한 고블린들을 하나 둘 소탕하기 시작했다.

경찰을 직업으로 삼은 저등급헌터지만 고블린 따위는 식은 죽 먹기였다.


고블린이 정리되는 중 지위가 있어 보이는 경찰이 남자에게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도착하셨던데 헌터증만 확인하고 보상을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 없습니다. 헌터증.”

“네? 설마 불법 각성자십니까?”


시스템을 각성하면 정부에 신고하는 게 피할 수 없는 의무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예외라는 게 있는 법.

빌런을 꿈꾸거나 불법적인 루트에서 살아갈 생각에 신고를 안 한 이들은 불법 각성자라 부르며 단속의 대상이었다.


“이게 좋은 일 하신 분에게 죄송하지만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시면 조회하겠습니다.”

나지막이 읊은 주민등록번호에 경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10년 전 실종자? 당신 진짜 김진우 맞아요?”


고개를 끄덕인 사내의 얼굴을 보자 경찰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블릿에 조회된 김진우의 사진과 똑같은 얼굴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니.


다음 날 신림동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루를 보낸 진우의 눈가에 누런 눈곱이 껴있었다.

“대체 언제 나갈 수 있습니까?”

“조금 있으면 정부에서 감정능력을 가진 사람이 도착할 겁니다. 불편하지만 좀 더 기다려주십시오.”


경찰은 미안하다 표정으로 얘기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범죄자도 아닌 그가 유치장에 박혀있는 사실.

불법 각성자로 의심되기에 유치장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경찰의 입장이었다.


유치장 벽에 기대어 티브이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들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이 변했다.

그가 알던 아이돌은 사라지고 새로운 연예인의 모습이 보였다.

마도 공학이 발전하여 마법 정령의 개발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소식도 보였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시스템을 각성한 헌터들이 사회의 지배층으로 자리 잡은 것.

그가 다녀온 이계도 같았다.

그곳 또한 힘을 가진 자들이 영주나 왕이 되어 지배층이 되었으니까.


뉴스 삼매경에 빠진 사이 경찰서의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등장해 경찰들과 얘기를 나눴다.

“김진우 씨? 이쪽으로 와주시겠어요?”

여자는 그의 몸에 선을 연결하고는 마력 측정기의 전원을 켰다.


“긴장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돼요."

기기와 연결된 선을 통해 마력이 들어오며 몸 안의 마력 회로를 휘저었고 충격에 몸이 움찔거렸다.

여자의 눈이 파란색으로 빛나며 스캔이 완료되었다.

“각성하셨지만 전체적인 마력 량이 작으세요. F 급이네요.”


사무적인 눈으로 마력 측정기의 수치를 하나하나 체크하던 여자의 미간이 찌푸러졌다.

인적 사항에 적힌 10년이라는 시간의 공백.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거슬렸다.


“10년 동안 실종 상태셨는데 그동안 어디 계셨어요?”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가다 게이트에 휘말려서 동굴에 갇혔습니다. 그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버티고만 있었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동굴에서 살았다고요?"

“정확히 얼마나 지났는지는 몰랐습니다. 동굴에 자라는 이끼와 지하수를 마시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게 다였죠.”


동굴에 있었던 건 맞았다.

딱 한 달만.

나머지 기간 동안 이계에서 악마를 물리치고 세상을 구했다.

하지만 원래 세계로 돌아오며 시스템이 모든 힘을 거두 어간 상황.

쓸데없는 말을 함으로써 정부의 개가 되는 것은 사절이었다.


빤히 쳐다보는 여자의 눈빛에서는 불신이 담겨있었다.

“믿기진 않지만 진실이라면 각성한 이유가 밝혀졌네요. 게이트에서 오랫동안 머무르기요.”


세간에 도는 풍문 중 하나였다.

A, B급처럼 높은 등급의 게이트는 마력이 풍만하여 그곳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하다 보면 마력 적응력이 높아지다 각성하게 된다는 것.

그렇기에 돈이 많은 부자들은 높은 등급에 게이트에 피서 가듯 들어갔고 가난한 자들을 낮은 등급 혹은 마력 오염지역으로 가서 생활하기도 했다.


“일단 그렇게 적어두죠. 참고로 밖에 나가서 각성한 방법 이야기하지 마세요. 어린아이나 청소년기 얘들이 유행처럼 따라 할 수 있다고요."

“네, 조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동생분 이야기 들으셨어요?”


동생이라는 단어에 눈이 꿈틀거렸다.

자신에게 남은 하나뿐인 혈육

김소현


“동생분이 진우 씨를 사망신고하지 않고 지금도 실종 처리했네요. 분명 살아있을 거라고.”


언제 어디서든 몬스터가 나올 수 있는 세상에서 실종이란 죽음과 같았다.

그런데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기다렸다니.


“동생분 주소지와 연락처에요. 그리고 이건 나라에서 주는 작은 지원금입니다.”

그녀가 건넨 종이에는 11개의 숫자로 된 번호와 주소가 적혀있었고 그 뒤 카드 한 장이 끼워져있었다.


“뒤에 있는 건 헌터증이에요. 카드로 이용 가능하고 3000만 원 들어 있어요.”

“감사합니다.”

10년 사이 3000만 원의 값어치가 얼마나 변했을지 모르지만 택시 탈 돈도 없는 그에게는 큰 도움이었다.


진우의 석방을 허가한 여자는 경찰서를 나선 뒤 의심의 눈으로 뒤돌아봤다.

“갑자기 도시에 게이트가 생성된 것도 그렇고 동굴에서 먹고 자고만 했던 사람이 고블린을 쉽게 잡았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

여자의 직감이 김진우는 거짓말쟁이라고 알렸다.


“됐다. 세상에 이해 안 되는 일들이 한둘도 아니고.”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그렇게 김진우에 대한 의심은 기억 저 편으로 넘겨버리고 그녀는 새로운 업무를 처리하러 출발했다.


유치장에서 나온 진우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동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택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건물들은 그가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을 증명해 주었다.

높이가 낮은 건물들은 거의 사라지고 곳곳에 마석과 결합된 마도구들이 보였다.


택시는 휘황찬란한 도시를 빠르게 달렸고 유리창 너머 풍경에 변화가 왔다.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며 시내와 떨어진 산언덕의 주택가에 도착한 것이다.

낡은 건물들이 가득한 이곳은 속된 말로 빈민들로 사는 곳처럼 보였다.


경찰서가 있던 시내와 다르게 낙후되어 있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치안이 좋지 못하다던 신림동도 이것보다는 나았다.

‘소현이는 이런 동네에 살고 있는 건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신도 없어지자 17살의 나이에 혼자가 된 동생.

어린 나이의 동생이 가족의 도움 없이 홀로 섰을 거라 생각하자 가슴이 여며왔다.


“모두 내 탓이네.”

10년 전 집으로 가는 길에 게이트에 휘말리지만 않았어도.

후회는 접어두었다.

이제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


벽돌의 페인트가 벗겨진 흉물스러운 외관의 건물 앞에 멈추었다.

긴장으로 두근대는 심장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초인종도 없는 현관에 녹슨 철문을 조심스레 두 번 두드렸다.


쿵 쿵

두 번의 노크 소리가 울렸지만 안에서 기별은 없었고 다시 문을 두드리려는 찰나

“돈 갚는다 했잖아. 그만 좀 오라고! 사람 피 말려 죽일 작정이야?”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문안에서 들려오자 숨이 막혔다.


“내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갚을 테니까. 그만 와!”

잊을 수 없는 목소리


“... 소현아?”

진우의 목소리에 안에 있던 이는 고함을 멈추었고 짧은 정적이 흘렀다.

“나야.. 진우. 나 돌아왔어.”


녹슨 문을 벌컥 열고 나온 소현은 놀란 눈으로 위아래로 훑었다.

“오빠? 정말 진우 오빠야? 꿈이 아니지?”

믿기지 않는다며 수긍 못 하는 소현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천천히 느리게 그녀를 안자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글썽였다.

“미안해. 많이 늦었지?”

“흑.. 왜 이렇게 늦게 왔어. 계속 기다렸잖아.”


소현 또한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가족의 품에 참았던 눈물이 흘렀고

두 남매는 서로의 품에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10년의 기다림이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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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화-고대 괴수 토벌- 24.08.08 28 1 12쪽
111 111화-고대 괴수 토벌- 24.08.06 31 2 12쪽
110 110화-고대 괴수 토벌- 24.08.03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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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화-그린 룸- 24.07.30 38 1 11쪽
107 107화-그린 룸- 24.07.27 37 2 11쪽
106 106화-히어로 연맹- 24.07.25 43 2 12쪽
105 105화-히어로 연맹- 24.07.23 37 1 11쪽
104 104화-히어로 연맹- 24.07.20 44 2 11쪽
103 103화-히어로 연맹- 24.07.18 41 2 11쪽
102 102화-불타는 바티칸- 24.07.16 47 2 12쪽
101 101화-불타는 바티칸 24.07.13 46 1 11쪽
100 100화-불타는 바티칸- 24.07.11 43 2 12쪽
99 99화-불타는 바티칸- 24.07.09 56 2 12쪽
98 98화-기사의 정원- 24.07.06 57 2 14쪽
97 97화-기사의 정원- 24.07.04 5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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