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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다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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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그다르
작품등록일 :
2012.09.13 03:11
최근연재일 :
2012.09.13 03:11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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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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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02,367

작성
12.08.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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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76화: 성녀의 정체

DUMMY

“뭐해!? 쏘라고!!”

리터너의 재촉에, 브런트는 누운 채로 텐세컨즈의 시위를 잡아당겼다. 시위는 브런트 스스로가 당겨야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조준을 마친 브런트가 방아쇠를 당기자

“끼요오오오오오오옷!”

기괴한 외침소리와 함께 리터너가 쏘아져 날아갔다. 그리고 리터너가 공기의 정령에 맞는 순간,

-털썩!

공중으로 들려 올라갔던 사제가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놀랍게도 그는 자신의 목을 어루만지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목을 옥죄던 공기의 기운이 사라진 것이었다. 한편 공기의 정령은 그물이 끌려올라가듯, 리터너의 진행방향대로 날아가버렸다. 브런트는 다시 리터너가 텐세컨즈에 장전된 것을 확인하고는 그에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몰라 븅신아! 저기 불로 된 새키가 온다!”

브런트는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불의 정령이 천천히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정령이 걸어오는 길에는 계속해서 불길이 옮겨 붙고 있었다. 브런트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는 리터너를 발사하였다. 그러자 불의 정령은 괴로워하며 크기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결국엔 불씨처럼 작게 변해버렸고, 불씨마저도 꺼져버리며 불의 정령이 사라졌다.

그리고…… 브런트는 로벤슈타인과 마주보게 되었다. 로벤슈타인의 얼굴에는 경악의 빛이 드리워져 있었다.

“말, 말도 안돼!! 상급 정령(Greater Elemental)을 한 번에 사라지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로벤슈타인은 소매에서 말린 호두껍데기를 꺼내고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브런트는 로벤슈타인이 다른 주문을 준비하는 것을 알아내고는 재빨리 텐세컨즈의 시위를 당겼다.

-콰아아아앙!

바윗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며, 대지의 정령이 손뼉을 친 모습이 드러났다. 정령의 손바닥에는 인간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정령이 손바닥을 벌리자 피떡이 되어버린 사제들의 시신이 드러났다.

-콰르르르르릉!

대지의 정령은 다시 땅을 내리밟았다. 그러자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뻗어나왔다. 때문에 사람들은 다시 쓰러지게 되었다. 하지만 브런트는 간신히 무릎을 꿇고는 쓰러지는 것을 막았다.

“아, 안돼!”

브런트는 대지의 정령이 다리를 높이 치켜든 것을 보았다. 그 거대한 발 아래에는 쓰러진 후르시아가 있었다. 브런트는 이를 갈았다.

‘마법사냐!? 정령이냐!?’

브런트는 로벤슈타인을 포기하고는 대지의 정령을 향해 리터너를 쏘았다. 리터너가 몸에 박히자, 대지의 정령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 바위처럼 단단해 보이는 몸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콰르르르르르르…….

대지의 정령은 돌무더기가 되며 무너져내렸다. 브런트는 다시 텐 세컨즈를 잡아당기며 로벤슈타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로벤슈타인의 주문은 이미 완성된 후였다. 로벤슈타인은 양 손을 크게 펼치며 외쳤다.

“……리타 아베노스!”

순간 브런트는 자신의 시야가 왜곡됨을 느꼈다. 천장은 무너질 것 처럼 울렁거렸으며, 그것도 모자라 바닥의 양탄자가 브런트의 얼굴로 솟구쳐 올라왔다. 브런트는 바닥을 막기 위하여 손바닥을 내밀었다. 강렬하게 올라오던 양탄자는 브런트의 손에 막혔다.

“일어서 븅신아!”

리터너의 외침에, 브런트는 자신이 쓰러졌음을 알아챘다. 사실은 바닥이 올라온 게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고꾸라진 것이었다. 브런트는 이상하게 흐느적거리는 바닥을 짚고는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의 곁에는 플라투스의 사제가 서 있었다. 브런트가 사제를 바라보자, 사제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사제의 땀구멍이 점점 커지더니 몸 전체를 뒤덮는게 아닌가? 괴기스러운 광경에 브런트는 갑자기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우욱!”

브런트는 몸을 돌렸다. 그런데

“으힉!”

브런트의 뒤는 낭떠러지가 아닌가? 끝도 보이지 않는 절벽 아래로 돌맹이가 떨어지고 있었다. 놀란 브런트는 주저앉은 채로 뒷걸음질 쳐야 했다.

“정신차려! 브런트!”

브런트의 귀에 리터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브런트가 리터너에게 물었다.

“이, 이게 어찌된 일이지?”

“넌 대머리새키의 정신마법에 홀린거야!”

브런트는 옆을 돌아보았다. 사제의 입이 네조각으로 찢어지며 잘려진 단면에서부터 송곳니가 솟아나오더니 괴물로 변하고 있었다. 리터너의 말이 또 들려왔다.

“이건 혼란(Confusion)이라는 마법이야. 고대의 마법에 비하면 아주 초보적이지만 네놈들 세계에서는 굉장한 기술이겠지. 지금부터 네 눈을 믿어선 안돼!”

브런트의 반지는 마법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었으나, 지역 전체에 위력이 발휘되는 마법은 흡수할 수 없었다.

한편, 브런트가 고개를 들자 거대한 나방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몸을 굴리며 나방을 향하여 텐 세컨즈를 겨누었다.

“안돼! 브런트! 쏘면 안돼!”

순간, 나방이 찢어지며 녹아내리는게 아닌가? 그리고 들려오는 리터너의 목소리는 상당히 다급해보였다.

“사제가 널 지키려다 대신 마법을 맞았어! 넌 적을 맞춰야 해!”

브런트는 리터너가 정신마법에 당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런트는 리터너에게 소리쳤다.

“뭐, 뭐가 뭔지 모르겠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법에 당했어! 서로를 괴물로 볼 거야! 가장 그 상대에게 특징적인 것으로 말이지!”

순간, 브런트는 샴(Sharm)이라는 글자로 이루어진 난장이가 뛰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럼 저건 에톤라크?”

“됐고! 오른쪽에 있는 코털을 봐!!”

브런트는 오른쪽에서, 테르지오가 괴물들과 싸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게 마법사새키다! 얼른 쏴!”

“안돼! 매커드경이야!”

“미친새캬! 괴물이 우리편이고 착한편이 마법사라고! 너 눈에 뭐가 씌였냐!?”

“맞아. 네 말대로 마법에 눈이…….”

“멍충아! 쏴! 이러다 다 죽어!”

브런트는 리터너의 말 속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테르지오의 심장을 겨누며 이를 갈았다.

‘죄송합니다!’

브런트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리터너의 기괴한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끼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테르지오의 복부에 리터너가 박혔다. 브런트의 손가락이 떨리는 통에 심장에서 살짝 벗어난 것이었다. 테르지오는 투구를 벗더니 브런트를 바라보았다. 테르지오의 눈에는 원망의 빛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리터너가 박힌 부분부터 균열이 일어나더니 결국엔 부서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유리창처럼 부서져나가자, 시야의 울렁거림이 멎었으며 그제서야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로, 로벤슈타인!”

환상이 걷혀지자, 리터너에 맞은 로벤슈타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배를 움켜쥔 손에서는 피가 솟아나오고 있었으며, 그 아래로 떨어진 것은 나무조각과 흑요석 가루였다. 로벤슈타인은 다음 마법을 준비하던 중이었던 것이다. 로벤슈타인은 두 눈을 부릅뜨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난…… 대 마법사…… 로벤…….”

그는 결국 말을 끝맺지 못한 채, 입에서 피를 뿜더니 이내 쓰러져버렸다.

“로벤슈타인이 죽었군.”

솔페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브런트는 서둘러 사방을 둘러보았다. 로벤슈타인의 마법에 맞아 죽은 사제들의 시신과, 살아남은 사람들…… 특히 에톤라크는 소리를 울리게 하는 기둥에 매달린 채 매미처럼 붙어 있었다.

“이, 이긴거샴?”

후르시아의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이건…… 기적이에요. 로벤슈타인의 시체를 볼 수 있다는 건…….”

그때 브런트는 리터너의 의기양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에헴! 내 실력이 어때?”

브런트는 리터너를 바라보았다. 공성십자궁 텐 세컨즈에 얹혀진 리터너는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고마워. 네 덕분이야.”

그러자 리터너는 다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캬캬캬. 사실 나도 내가 이런 존재인 줄 몰랐다니까? 하지만 이번에 가장 대단했던 나의 활약은 사방에 흩어져 날아다니는 혼란마법의 기운을 이몸이 함께 끌어가서 소멸시켰다는 것이지. 원래 혼란마법쓰는 놈이 죽어도, 당한 놈들은 당분간 정신이 맛가는데…….”

“이럴때가 아니네. 얼른 지상으로 올라가서 지원을 해야 해!”

솔페른의 말에, 생존자들은 지상의 사제들이 공격받고있음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들은 지상으로 올라갔으며, 버그베어들과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벤슈타인은 말뚝을 한 개만 부숴도 됨을 알았으므로 버그베어 병력을 한쪽에만 집중시켰던 것이었다. 그로인해 말뚝 한개는 파괴되었고, 그걸 지키는 사제들 또한 모두 죽었다. 하지만 다른 두 개를 지키던 사제들이 버그베어들과 싸우고 있던 것이었다. 솔페른은 육도곤을 치켜들며 소리쳤다.

“사악한 마법사 로벤슈타인은 죽었고, 평안의 신은 우리를 도우신다! 형제들, 공격!”

지하에서 올라온 사제들은 각기 신에게 축복을 간구하였고, 버그베어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버그베어들은 로벤슈타인이 죽었다는 말에 사기가 크게 꺾였으며, 마법물약의 효력도 사라지기 시작했기에 점점 패퇴하기 시작했다. 결국 테르지오와 에톤라크, 후르시아와 브런트까지 가세하여 공격하자 버그베어들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브런트는 리터너를 쏘아서 마지막 달아나던 버그베어를 해치웠고 전쟁은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전투가 끝나자 솔페른은 브런트일행에게 감사의 말을 건네었다.

“평안의 신께서 축복을 내리시길 간구하오. 그대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우린 사악한 마법사의 간계에 빠져 모두 전멸했을 것이오. 다시금 감사의 말을 드리오.”

리터너가 대신 감사의 말을 받았다.

“고대의 신들과 현재의 신들의 이름으로…… 감사는 잘 받을테니 나의 무용담을 들어보지 않겠어? 나도 내가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몰랐다니까? 그래서 고대요정들이 나를 만들면서 지하에 봉인했던 것 같아. 그러니까…….”

솔페른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왜 고대요정들이 그대를 봉인했는지 알만 하구려. 어쨌든 그대들이 바라던 예언의 석판이 지하에 있을 것이오. 지금 성녀를 찾았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테르지오가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예를 갖추었다.

“말씀은 감사하오나, 우리 때문에 지금 급하게 석판을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신전에 돌아가서 하셔도…….”

솔페른은 고개를 저었다.

“성녀의 존재를 하루속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하외다. 사양하지 마시오.”

후르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어째서죠? 그토록 급하게 성녀를 찾으시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성녀는 반드시 처녀여야만 하오. 때문에 방방곡곡에 우리의 순례자들이 퍼져있는 것이지. 성녀가 누군지 알게되면, 우리는 전서구를 보내어 형제들이 처녀를 찾도록 하고 있소. 우리가 도달하기도 전에 성녀가 죽거나…… 아니면 흠, 흠…… 그러니까…….”

솔페른이 말을 잇지 못하자 에톤라크가 입을 열었다.

“거 참 답답하샴. 처녀가 사내랑 동침을 해서 처녀가 안되면 말짱 끝이라는 거 아니샴?”

솔페른은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했다.

“흠. 흠. 그렇소. 어쨌든 내려갑시다.”


일행과 사제단은 로벤슈타인의 주검이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가 수색하기 시작했다. 후르시아는 마법을 탐지하는 마법을 사용하여 석판이 있는 곳을 찾았다.

“이곳에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지는 군요. 성스러운 기운입니다.”

후르시아가 가리킨 곳은 적색커튼의 뒤편이었다. 테르지오가 커튼을 젖히자 각종 마법책들이 쌓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거울 아래에 쟁반보다 약간 큰 크기의 석판이 눕혀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솔페른은 감격에 겨운 듯, 손을 위로 올리며 플라투스에게 찬양의 말을 건네었다.

“플라투스께서 전쟁 후에 평안을 내리시는도다! 찾았소! 이것이 예언의 석판이오!”

솔페른은 석판을 들고는 혹여 파손된 곳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하지만 파손된 곳은 없는지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부서진 곳은 없구려. 분명 로벤슈타인은 이 석판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미래를 찾으려 했을 것이오. 하지만 신앙심으로 움직이는 이 석판을 사악한 마법으로 움직일 수는 없는 법. 그는 여러번 실패하였을 것이오.”

후르시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말씀중에 외람되오나, 마법이 모두 사악한 것은 아니랍니다. 육도곤이 쓰는 사람에 따라 정의를 수호하는 도구가 될 수도, 강도의 무기도 될 수 있는 것과 같지요.”

“허허. 감정에 겨워 이 늙은이가 실언을 한 것 같소이다. 내 사과하리다.”

솔페른은 석판을 땅에 내려놓고는 육도곤을 들고 화로에 가까이 다가갔다.

“평안의 신이시여. 당신의 거룩한 불로써 부정을 태우고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소서.”

육도곤을 화로에 넣자, 육도곤에 노란색의 불이 붙으며 육도곤에 그려진 플라투스의 성표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솔페른은 불 붙은 육도곤을 들고는 석판 앞으로 다가왔다.

“플라투스시여. 우리는 먼 앞이 필요치 않나이다. 어둠 속에서 길을 밝히는 등불처럼, 우리가 갈 곳만 밝혀 주옵소서. 그것으로 우리에겐 평안이 있을것입니다.”

솔페른은 노란색의 불을 석판의 아랫부분에 그었다. 그러자 석판에 새겨진 글귀에 불길이 옮겨 붙으며 노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석판에는 플라투스의 계명이 적혀져 있었다. 솔페른은 플라투스의 계명을 읽자, 읽은 계명의 불꽃이 사그라 들었다. 그가 모든 계명을 다 읽자 석판의 불은 모두 꺼지게 되었다. 솔페른은 불붙은 육도곤을 복사(服事)에게 건네고는, 양손을 위로 치켜올리며 크게 외쳤다.

“평안의 신이시여! 우리에게 성녀가 누군지 알려주소서!”

순간, 석판에 새겨진 문자 중 몇 개만이 빛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빛나는 문자는 공중으로 떠올라 커지기 시작했다. 어른 손바닥만하게 커진 각 문자들은 각자의 배열을 바꾸며 한 여인의 이름을 만들기 시작했다. 에톤라크가 그걸 읽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에트린(Etrine)? 누구샴? 이름만 알아선 어떻게 찾샴?”

“조용히 해요.”

후르시아의 주의를 받은 에톤라크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테르지오의 눈은 커지고 있었다. 잠시 후, 다른 문자들이 에트린 뒤에 다가와 완성이 되자 성녀의 전체 이름이 완성되었다.

-에트린 라이틀로(Etrine Lightlaw)

브런트가 입을 열었다.

“노웃그래스의 여주인님과 이름이 똑같군요.”

솔페른이 브런트에게 물었다.

“이 분을 아시오?”

브런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사실 제가 아는 분은 에트린 마로프(Etrine Maroff)자작부인이시죠. 에트린 라이틀로는 누군지 몰라요.”

솔페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일단 각지의 형제들에게 전서구를 보내…….”

“잠깐!”

테르지오의 외침에 사람들은 그를 바라보았다. 테르지오는 브런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자네의 반지를 사용해 보지 않겠나?”

“네? 제 반지로 저 사람을 찾으라구요? 경도 아시다시피, 알고 있는 사람만 찾을 수 있어요.”

테르지오는 투구를 벗었다. 그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한번만…… 부탁하네.”

브런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반지를 내밀었다. 그리고 시동어를 읊었다.

“프론다이드(Prondaid).”

보라색광채가 일어나기 시작하자 브런트는 성녀의 이름을 말했다.

“에트린 라이틀로.”

그러자 구름이 지나가면서 익숙한 지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브런트 또한 이곳을 알고 있는지 낮게 읇조렸다.

“여긴…… 노웃그래스?”

그리고 영상은 베르니타와 카노트가 일하는 작업장을 지나쳐갔다. 그리고 등장한 커다란 저택……. 저택을 뚫고 들어간 영상은 한 사내에게 떠밀려 넘어지는 한 여인을 비추고 있었다. 테르지오는 떨리는 입술로 중얼거렸다.

“에트린 부인…… 아니, 에트린 양?”

귀족부인의 드레스를 입은 거무잡잡한 피부의 여인, 그녀는 남편에게 떠밀려 쓰러진 채 울고 있었다. 그리고, 테르지오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에트린…… 그녀의 아버지가 라이틀로경이었어. 결국, 결혼한 척만 했단 말인가?”

놀란 브런트가 물었다.

“말도 안돼요. 결혼했는데 성녀라뇨?”

테르지오는 그의 시선을 여전히 에트린에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귀족들은 정략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곤 한다네.”

이때, 후르시아는 테르지오의 눈빛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알아채고 있었다.


-계속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레그다르입니다. 리터너의 능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데요, 일단 리터너를 가진 자는 적의 정신마법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선 그걸 좀 복잡하게표현하고 있는데요, 발더스게이트에 나오는 라일라코르처럼 리터너가 쉴새없이 말을 걸기 때문에 사용자는 정신마법에 걸리지 않지요.

두 번째는 마법효과를 무효화 해버리는 능력입니다. 마치 홀리어벤저처럼 말이지요. 이번 편에선 혼란마법이 나오는데, 원래 혼란마법에 걸리면 마법 쓴 자가 죽어도 혼란마법이 계속 남아있게 되잖아요? 리터너는 주변의 마법효과를 싸그리 가져가버려 소멸시킵니다.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장비죠. 리터너는 고대요정들이 만들어낸 절대병기입니다. 문제는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는 거…….

아직도 리터너의 기능이 다 안나왔는데요, 그건 차후에 밝혀질 것이 뻔하겠죠?^^;

이번 작품에 나온 혼란마법은 4레벨 주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시대가 소서리스로부터 50년 전의 배경이라 이 정도만 해도 무지막지한 주문으로 취급되죠. 제 세계관에서 마법사란 정말로 정말로 무서운 존재들입니다. 단, 마법사 되기가 그렇게 쉽진 않죠. 지금 세상으로 말하자면 세계적인 석학들정도로 공부해야 하니까요. 주인공의 순수한 파워로 마법사나 드래곤을 발라버리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양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최강자가 아니라 영웅을 그리고 싶거든요. 영웅이란 센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고결한 영혼을 지닌 자라고 생각합니다. 브런트의 활약을 늘 지켜봐 주시길.

이번 편에는 성녀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얄미운 여주인 에트린입죠. 과연 성녀를 지키려는 브런트일행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지? 다음편에서 뵈어요~ 모두 행복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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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화: 성녀의 정체 +17 12.08.13 3,608 67 17쪽
75 -75화: 리터너(Returner) +29 12.08.11 3,751 59 20쪽
74 -74화: 예언의 석판 +27 12.08.09 3,832 6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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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화: 골드 드래곤의 거처 +35 12.03.15 9,071 129 26쪽
55 -55화: 의식을 막아라 +47 12.03.12 8,894 132 30쪽
54 -54화: 반지의 정체 +42 12.03.09 9,442 119 23쪽
53 -53화: 엘프들의 산 +58 12.03.06 9,889 128 24쪽
52 -52화: 텐 세컨즈(Ten Seconds) +52 12.03.03 9,772 146 23쪽
51 -51화: 사랑, 가시 그리고 갑옷(Love, Thorn, Mail) +35 12.02.29 9,845 110 24쪽
50 -50화: 우연한 재회 +46 12.02.26 10,221 117 22쪽
49 -49화: 밴시(Banshee) +33 12.02.23 10,749 125 23쪽
48 -48화: 버려진 자 +44 12.02.21 10,654 120 28쪽
47 -47화: 아발레스트(Arbalest) +39 12.02.18 10,873 121 21쪽
46 -46화: 무기를 손에 넣다 +32 12.02.15 10,512 109 21쪽
45 -45화: 마검(魔劍) 이퀄리브리온(Equalibrion) +20 12.02.13 10,598 99 23쪽
44 -44화: 구덩이 +29 12.02.10 10,003 108 20쪽
43 -43화: 황제의 무덤 입구 +25 12.02.07 10,351 105 21쪽
42 -42화: 문 미러(Moon Mirror) +26 12.02.04 10,157 102 16쪽
41 -41화: 스와이번 일행 +22 12.01.31 10,051 106 14쪽
40 -40화: 제분소를 나서다 +30 12.01.29 10,332 100 14쪽
39 -39화: 에뎁세스의 반지 +27 12.01.26 10,665 10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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