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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다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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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그다르
작품등록일 :
2012.09.13 03:11
최근연재일 :
2012.09.13 03:11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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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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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2.08.0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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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74화: 예언의 석판

DUMMY

“그대들은 뉘시오?”

성화앞에 서 있는 키가 큰 노인이 일행을 불렀다. 노인은 비록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꼿꼿이 세워진 자세는 위압감을 느끼게 하였다.

테르지오는 몸을 낮추며 예를 갖추었다.

“아반다나님을 모시는 사도, 테르지오 매커드라고 합니다. 대지의 풍요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노인은 한손을 옆으로 길게 그으며 살짝 고개를 낮추었다. 평화를 바라는 플라투스교단의 인사법이었다.

“상황이 급박한지라 손님을 예로 맞아들이지 못해 죄송하오. 전 대사제인 솔페른 바리우스(Solfern Barious)라고 하오.”

백색의 하늘거리는 로브 위에 찰갑흉패(Splint Mail)를 입은 솔페른의 모습은 상황이 얼마나 급한지 말해주는 듯 하였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육도곤을 허리에 다시 차더니 테르지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매커드경이라고 하셨소? 본래 지금같은 상황에는 면담을 하진 않소. 그러나 대지모신님을 모시는 교단에서 사도를 보낸 것으로 보아 뭔가 중요한 용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구려. 무슨 용건으로 왔는지 말해주실 수 있소?”

“네. 성화를 붙이는 성녀(聖女)건으로 찾아왔습니다.”

솔페른의 풍성한 백색 눈썹이 움직였다.

“그건 본교 내의 문제요. 대지모신의 교단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닌 것 같소만.”

테르지오는 갑옷과 무기를 입은 사제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였다.

“사악한 레드드래곤 기가비어턴이 플라투스의 성녀를 노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가 성녀를 찾기 전에 우리가 보호해야 합니다. 혹시, 성녀가 누군지 밝혀졌는지요?”

테르지오의 대답은 솔페른을 놀라게 한 듯, 그의 백색 수염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잠시 말이 없더니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음…… 그가 어째서 성녀를 찾는지 알 것만 같구료. 성녀를 먹으면 자손에게 마법이 안 통한다는 걸 알고 있는게 분명하오.”

테르지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사실 그것 때문에 대지모신의 성전은 불타고 말았지요. 드래곤의 입김을 맞자 눈이 녹듯 건물이 녹아버렸습니다. 드래곤은 달아났지만, 그는 성녀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솔페른은 쓸쓸이 고개를 저었다.

“대지모신의 성전이 불타버린 것에 대해 뭐라 애도의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르겠소.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큰일이 생겼다오.”

테르지오는 흠칫 놀라며 물었다.

“설, 설마…… 성녀가 누구인지 밝혀졌습니까?”

솔페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근본적인 문제가 생겼소. 사실은…….”

솔페른은 말을 멈추고는 테르지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뭔가 큰 결심을 한 듯, 한숨을 크게 한번 쉬더니 입을 열기 시작했다.

“…… 교단의 일이기에 밝히고 싶지는 않지만, 드래곤이 이 일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안 이상 그대에게 숨길 필요가 없게 되었소. 우리는 ‘예언의 석판’을 빼앗겼다오.”

“예언의 석판이요?”

“그렇소. 그것이 있어야 성녀를 찾을 수가 있다오.”

테르지오는 무장한 사제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혹시…… 지금 그것을 찾기 위한 준비를 하시는 것입니까?”

솔페른은 사제가 건네는 철투구를 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한 무리의 버그베어(Bugbear)들이 교단 내로 침입하여 교도를 살해하고 보물을 훔쳐갔소. 그 보물 중에 예언의 석판이 있었다오.”

브런트는 버그베어란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후르시아님. 버그베어가 뭡니까?”

“고블린의 사촌입니다. 하지만 고블린보다도 훨씬 크죠. 힘도 더욱 세고요. 코가 곰처럼 생겼기에 버그베어라고 불립니다.”

한편, 테르지오는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지으며 솔페른에게 말했다.

“버그베어가 이곳을 뚫고 신전 내부로 침투할 수 있었다는게 믿겨지지 않는군요. 혹시…….”

솔페른은 테르지오의 생각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의 생각 대로요. 한 강력한 마법사가 버그베어 뒤에서 도운 것이오. 마법사의 마법으로 버그베어들은 신전 내부로 순간이동하여 들어왔었소. 그리고는 순간이동마법으로 달아났지. ”

테르지오는 마법에 대해 그다지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후르시아를 바라보았다. 후르시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순간이동마법으로 버그베어들을 이동시켰다면 틴사렐 장로님이나 로메리온님급의 마력을 가진 자일 거에요. 저는…… 걱정되는군요.”

솔페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 말대로 버그베어를 배후에서 조종한 자는 로벤슈타인(Lovenstein)으로 밝혀졌소.”

후르시아는 로벤슈타인을 아는지 두 눈을 크게 뜨며 몸을 떨었다.

“로, 로벤슈타인!!”

테르지오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있소?”

“나 같은 것이 함부로 평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금세기 최고의 마법사라 불리는 자니까요. 그와 겨루어 마법으로 이길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거에요.”

마법사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존재였다. 테르지오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굳은 얼굴로 솔페른에게 질문을 던졌다.

“후르시아양이 저렇게 말할 정도면 상대는 대단한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대책은 있으신지요?”

“물론이요. 상대의 마법이 아무리 강해도 저것만 있으면 두렵지 않소이다.”

솔페른이 가리키는 곳에 세 개의 수레가 있었다. 수레 위에는 성인남자의 크기만한 육각쐐기가 각각 실려있었다. 육각쐐기에는 플라투스를 상징하는 삼각형 문양과 각종 진언들이 새겨져 있었다. 테르지오는 그 쐐기를 아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플라투스의 말뚝이로군요?”

“그렇소. 저것을 설치하면 그 삼각형 안으로는 마력이 모두 중화된다오. 로벤슈타인이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플라투스의 말뚝 안에선 힘없는 노인에 불과하지.”

“하지만 저 말뚝은 쉽게 파괴된다고 들었는데…….”

“그러니까 저걸 단단히 지켜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소? 그대들도 우리 일에 상관이 있는 듯 한데,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소.”

“물론입니다.”


일행은 플라투스의 교단과 행동을 같이 하기로 결정하였다. 대사제 솔페른은 본신전에 최소의 인원만 남겨 지키도록 하였으며, 그 외의 사제들은 전부 무장을 시켰다. 그들은 로벤슈타인을 치기위해 바라탄의 대도시 아프로칼리스(Aprocallis)를 출발하였다. 하룻밤을 지나도록 아프로칼리스를 벗어나자 여명과 함께 평원이 드러났다.

“후르시아양?”

테르지오는 후르시아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불렀다. 후르시아는 테르지오에게 엷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번에 입은 상처 때문에 그러신가요? 그건 다 나았답니다. 플라투스 사제들의 치료솜씨는 과연 대단하더군요.”

“하지만 그대의 미소 속에는 근심이 담겨있는 것 같구려.”

후르시아는 미소를 거두고는 입을 열었다.

“저는 두려워요.”

“뭐가 두렵소?”

“로벤슈타인은 정말로 강력한 마법사거든요. 그가 만들어낸 사슬번개(Chain Lightning)마법은 피할 시간도 없다고 들었어요.”

“걱정 마시오. 플라투스의 쐐기를 박으면 그 어떤 마법도 효용이 없어진다고 하니…….”

그때 브런트의 전통에 들어있던 리터너가 갑자기 말하기 시작했다.

“사슬번개? 그런 마법도 있었나?”

수통의 물을 들이키던 브런트는 마개를 잠그며 말했다.

“그만 말해. 리터너.”

하지만 말을 멈출 리터너가 아니었다.

“웃기잖아? 사슬번개라니? 정말 시대가 흐를수록 유치한 마법만이 나타나는군. 내가 만들어질 그 시절…… 그러니까 그 시절을 뭐라 하더라? 아주 옛날이라는 뜻인데…….”

오크릴의 저속한 언어만을 배운 리터너는 아직도 말이 약간 서툴렀다. 브런트는 묵묵히 걸어가며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

“고대.”

“아! 맞아! 고대! 그러니까 내가 만들어졌던 고대에는 더 대단한 마법들이 있었다고. 무슨 마법들이 있었는지 들어볼래?”

“아니, 지금은 너무 더워서…….”

“유성우(Meteor Swarm)라는 무지막지한 마법이 있었어. 상상이 가? 유성을 비처럼 땅에 떨어뜨린다고. 도시가 아니라 나라 하나가 ZOT돼는거야. C발! 끝내주지 않아? 대신 쓰는 놈도 같이 죽겠지. 캬캬캬.”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아무리 마법이 대단하다고 해도 어떻게 하늘의 별을 떨어뜨린다는거야?”

“그것 뿐만이 아니지. 시간정지(Time Stop)마법이란 것도 있었어. 시간을 멈추고 지는 돌아다니는거야. 역사를 바꾸는건 기본이고, 그때 마음에 안드는 놈 멱 하나 따는 건 일도 아니지. 그런 마법에 비한다면…… 사슬번개? 풋! 웃기지 말라고 그래.”

“그래도 현존 최고의 마법사라고 하잖아? 전에 없던 마법도 만들어냈으니 다른 마법적인 장치나 무기들도 만들었을거라고.”

“훗! 넌 아직도 마법사들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 뭔지 모르는구나?”

리터너의 말에 후르시아가 솔깃해졌는지 그에게 물었다.

“그게 뭐죠?”

리터너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바로 나야.”

테르지오가 일행에게 말했다.

“갈 길이 머니 얼른 이동하세.”

“뭐, 뭐야!? 너네들 내 말 씹고있는거지!? 맞지!? 이런 C발!”

에톤라크가 리터너에게 말했다.

“좀 조용히하샴.”

“내게 명령하지 말라고.”

“내게 명령하지 말라고 명령하지 마샴.”

“내게 명령…….”

후르시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브런트에게 물었다.

“또 시작했나요? 이번엔 몇절까지 갈 것 같아요?”

“한 21절 정도는 할 것입니다. 기억력이 그 정도 하니…….”

하지만 에톤라크와 리터너 또한 기억력이 늘었는지 29절까지 성공하였다. 반면에 플라투스의 사제들은 갑자기 찬송가를 힘차게 부르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자신들의 귀를 정화시키기 위함인 듯 하였다.


일행은 이틀을 더 이동하여 버그베어들의 촌락에 당도하게 되었다. 버그베어들의 촌락은 요새의 형태로, 평원 중앙에 위치하여 있었는데 버그베어들 때문인지 촌락 주변에는 모래만이 흩날리고 있었다. 후르시아가 분노로 몸을 떨며 입을 열었다.

“콘데모니엄의 창이 그들의 가슴을 뚫기를! 저들은 주변 자연을 전혀 돌보지 않았을 뿐더러 끊임없이 약탈하고 짐승들을 잡아먹었어요. 결국 생태계는 파괴되었고 남은 것은 저 황무지 뿐이로군요.”

엘프인 후르시아에겐 숲이 인위적으로 없어진 것이 무척이나 슬픈 듯 하였다. 에톤라크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아…… 안좋샴. 안좋샴. 황무지 가운데의 요새라니, 사방팔방 틔어 있으니 공격하기 유리할 것 같지만 우리 또한 숨을 곳이 없샴.”

유격대원인 에톤라크의 말대로, 버그베어의 촌락 주변엔 숨을 곳이 없었다. 브런트는 시력을 돋우어 촌락을 관찰하였다. 그의 눈에 노란털이 몸에 가득한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우락부락한 팔뚝과 곰처럼 강인해보이는 허리, 게다가 키는 보통 사람보다도 훨씬 컸다. 그들은 창과 방패등을 들고서 통나무로 만들어진 요새 주변을 순찰하고 있었다.

“저게 버그베어들입니까? 엄청 큰데요?”

“자네 눈에 저들이 보이나?”

브런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테르지오는 투구를 쓰며 입을 열었다.

“그럼 저들도 우릴 곧 보겠구만.”

그와 동시에 뿔나팔소리가 요새에서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솔페른은 전혀 동요치 않는 듯, 고위사제들에게 작전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작전대로, 총 네 개의 부대로 움직일 걸세. 본진은 그대로 요새로 돌진하고 다른 세 개의 부대는 곧바로 촌락 주변에 말뚝을 설치하도록 하게.”

고위 사제들은 고개를 숙이며 솔페른의 명령을 들었다. 그들은 성표가 그려진 방패를 들며

“전쟁의 끝은 평안일지어다.”

라고 복창했다. 플라투스의 사제들이 전쟁을 앞두며 말하는 신호였다. 솔페른은 테르지오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보시오. 적들의 규모는 그다지 많지가 않소. 이대로 일격에 진격하여 그들을 섬멸하고, 마법을 쓰지 못하는 로벤슈타인을 해치울 것이오. 그대들은 본진에 합류하시오.”

그 와중에도 원시적인 북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북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버그베어들이 요새 바깥으로 몰려나온 것이었다. 솔페른은 육도곤을 치켜올렸다. 자세히보니 그의 육도곤은 삼각형의 형태였다. 삼각형속의 손바닥은 플라투스의 성표였다.

“평안의 신이 공포를 밀어내고 우리에게 힘을 주신다!!”

솔페른의 외침과 함께,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용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솔페른이 그의 육도곤을 앞으로 내밀자 사제단은 방패를 앞세우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비명소리, 함성소리, 버그베어들의 외침소리가 뒤섞이기 시작했다. 브런트는 재빨리 볼트를 장전하고는 버그베어를 겨누었다. 가까이서 보니 버그베어의 몸은 훨씬 거대했다. 특히 그들의 머리부터 목덜미까지 난 갈기는 마치 사자와 같아보였다.

“인간들! 죽어라아아아아아!!”

버그베어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송곳니가 드러났다.

-빠아아아악!

버그베어의 입 속으로 브런트의 볼트가 관통하여 지나갔다. 브런트는 재빨리 다음 볼트를 장전하려 하였다.

“으아아아아아!!”

브런트에게 달려온 버그베어는 양손도끼를 치켜올렸다. 버그베어의 붉은 눈동자에는 잔혹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브런트는 한발 뒤로 물러나며 다시 볼트를 발사하였다. 볼트는 버그베어의 목을 꿰뚫었으며, 당연히 버그베어는 즉사하였다.

-푸아아아악!

피가 튀어오르며 플라투스 사제의 머리통이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브런트의 옆을 지키던 사제가 쓰러진 것이었다. 버그베어는 사제의 시신을 밟으며 브런트에게 검을 휘둘렀다. 브런트는 뒤로 물러서며 볼트를 다시 꺼내들었다.

“우우욱!”

한 버그베어가 브런트의 등 뒤로 달려와 그를 붙든 것이었다. 이 버그베어는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지만 힘은 여전히 강하였다. 버그베어가 몸을 세우며 브런트를 들어올리자 브런트의 양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졌다. 브런트의 키가 190센티였으나 버그베어의 키는 2미터가 넘었던 것이다. 한편, 장검을 휘두르던 버그베어는 브런트가 붙들린 것을 보고는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너…… 먹을 고기가 많다아아아. 오늘 저녁은 너다아아아.”

브런트는 탈출하기 위하여 힘을 돋우었다. 브런트의 힘은 괴력이었으나 버그베어의 힘또한 만만치 않았다. 브런트를 끌어안은 버그베어는 브런트를 더욱 강하게 잡아당겼다.

“으아아악!”

브런트는 양 어깨가 빠지는 듯한 고통을 받고는 비명을 질렀다. 그때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브런트를 붙들은 버그베어의 팔이 풀리는게 아닌가? 브런트는 자신의 갑옷 러브쏜메일에서 가시가 다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주인에게 충격이 가해지자 이 마법의 사슬갑옷은 가시를 뻗어낸 것이었다. 브런트는 땅에 닿자마자 자신을 휘어감았던 버그베어 뒤로 돌아들어갔다. 버그베어는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죽은 상태였다.

-촤아아아아악!

앞의 버그베어가 휘두른 장검이 피투성이 버그베어를 꿰뚫었다. 하지만 장검이 뽑히질 않았다. 다급해진 브런트는 접근전용 무기가 없었으므로, 리터너를 전통에서 꺼내어 마치 단검처럼 버그베어의 목에 꽂았다. 버그베어의 피부는 무척이나 질기고 단단했으나 리터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버그베어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브런트가 리터너를 뽑아내자 버그베어는 피를 분수처럼 뽑아내며 죽고말았다. 브런트는 리터너에게 물었다.

“괜찮아!?”

“응, 응!? 우와! C발 피맛 끝내주는데? 쇳가루가 섞인 맛이야! 내 생각엔 피속엔 쇳가루성분이…….”

브런트는 계속 떠드는 리터너를 전통에 다시 집어넣고는 볼트를 장전하였다. 그때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버그베어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제기라아아알! 기사다아아아아!”

“사제들이 기사를 고용했다아아아!”

투스텝에 올라탄 테르지오가 버그베어의 무리를 측면에서부터 돌격하여 거창으로 대열을 무너뜨린 것이었다. 버그베어가 인간보다 힘이 강했지만 거대한 말의 체중과 함께 달려드는 거창의 위력앞에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테르지오는 말 위에서 철퇴를 휘두르며 버그베어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있었다. 브런트는 테르지오의 뒤에서 활을 겨누고 있는 버그베어를 발견하고는 십자궁 텐 세컨즈를 겨누었다.


-계속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레그다르입니다. 7천자를 짧지 않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는 왠일인지 너무 피곤해서 글을 못 올리고 오늘에야 올립니다. 죄송합니다.(꾸벅)
요새 연재한담을 보니 소설에 욕을 올리는게 좋지 않다는 글이 올라오더군요. 저 또한 똑같은 생각입니다만 본 작품에서 리터너가 욕을 꽤 많이 하지요? 저 정도 욕이면 괜찮을지 궁금해지네요. 저 자신도 소설에 욕 쓰는건 반대거든요. 그런데 설정상 리터너가 상놈에게 말을 배워서 입이 험하다는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요.

그런데 리터너의 입담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좀 당황스럽네요.^^; 좋게 봐주시니 늘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틴사렐은 엘프마을의 장로 이름이고요, 로메리온은 골드드래곤의 이름입니다.

사슬번개란 체인 라이트닝 마법입니다. 여기서 굳이 영어보다는 한글표현을 쓰는 이유가 있는데요…… 예전에 부끄럽지만 책을 출간한 적이 있었거든요.(부끄러우니 묻지 말아주시길. 쪽박찼거든요.^^;) 그 당시에는 출간소식에 기분이 좋아서 책을 일가친척들에게 다 돌렸는데…… 돌아오는 평이……
“브로드소드가 뭐니?”
“체인메일은 뭐니?”
“고블린은 뭐니?”
이런 말들이었습니다. 전 충격을 받았죠. 그리고 판타지소설이란게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 작품에는 왠만한 장비는 한글명칭이 원칙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판타지소설팬들은 오히려 영문이 익숙하실 것 같아서 영어로 병기하게 되었죠. 오늘 나오는 유성비 마법은 그 유명한 메테오 스웜입니당.

버그베어도 판타지 팬이 아니면 그 형상을 떠올리시기 힘들 것 같아 자세한 외모묘사를 해두었습니다.

브런트의 공식설정상 키는 190센티입니다. 제가 이제까지 썼던 주인공중에 가장 장신이죠. 그렇다고 제 키가 큰 건 아니고요.^^; 전 172센티뿐이 안돼요. 북방인의 키큰 형태를 딸려다보니까 190이라는 키가 나왔습니다. 대신 소심하고 말수가 적은 북방인의 습관도 담으려고 노력했죠. 그런데 버그베어는 키가 무려 2미터 10센티가 넘는다고 하네요. 이런 녀석 하나 잡는 것도 엄청 힘들겠죠?

P.S: 지금은 출판을 안하고 있지만(사실은 못하고 있는 겁니다.하하)사실 지금이 그때보다 좋은 것 같아요. 그때에는 편집자의 입김이 많이 들어와서 제가 쓰고싶은대로 못 썼거든요. 편집자가 지정해주는 대로 써야만 했어요. 제가 글을 쓰는건지, 편집자가 쓰는건지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시장이라는게 상품성을 두어야 하는거라...
하지만 지금은 여러분들의 댓글과 관심이 있네요. 돈 몇푼보다 그게 더 제겐 값집니다. 오늘도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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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용사의 귀환 +11 12.09.13 3,193 5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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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화: 마차 속의 소녀 +21 12.09.06 3,483 64 17쪽
83 -83화: 용사, 일어나다. +30 12.08.31 3,549 68 16쪽
82 -82화: 속죄의 방 +24 12.08.28 3,607 67 17쪽
81 -81화: 달빛에 비친 그녀 +28 12.08.26 3,639 59 18쪽
80 -80화: 국화와 물매화 +16 12.08.22 3,417 62 17쪽
79 -79화: 내가 조준당하고 있다 +19 12.08.20 3,493 60 16쪽
78 -78화: 불타는 노웃그래스(Knotegrass) +22 12.08.17 3,544 58 16쪽
77 -77화: 시간싸움 +14 12.08.15 3,630 65 19쪽
76 -76화: 성녀의 정체 +17 12.08.13 3,608 67 17쪽
75 -75화: 리터너(Returner) +29 12.08.11 3,751 59 20쪽
» -74화: 예언의 석판 +27 12.08.09 3,833 65 17쪽
73 -73화: 바라탄으로 +19 12.08.06 3,829 64 15쪽
72 -72화: 전설의 무기 +20 12.08.04 4,263 73 21쪽
71 -71화: 역설(逆說)의 갑옷 +16 12.08.03 3,967 64 20쪽
70 -70화: 남은건 너 하나 뿐이다. +21 12.07.31 3,831 60 29쪽
69 -69화: 문을 열어주세요. +16 12.07.29 3,942 6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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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플라투스의 성녀(聖女) +52 12.04.22 6,088 96 18쪽
63 -63화: 진실문답 +46 12.04.18 5,902 101 23쪽
62 -62화: 대지의 신전 +30 12.04.12 6,353 98 25쪽
61 -61화: 바텐호스(Bartenhose) +34 12.04.02 6,798 108 21쪽
60 -60화: 가장 맞추기 힘든 표적 +31 12.03.28 6,678 104 23쪽
59 -59화: 사막의 폭풍우 +25 12.03.25 7,130 108 23쪽
58 -58화: 세레네의 성직자 +33 12.03.21 7,487 113 25쪽
57 -57화: 황제의 침공 +28 12.03.19 8,804 109 26쪽
56 -56화: 골드 드래곤의 거처 +35 12.03.15 9,071 129 26쪽
55 -55화: 의식을 막아라 +47 12.03.12 8,894 132 30쪽
54 -54화: 반지의 정체 +42 12.03.09 9,442 119 23쪽
53 -53화: 엘프들의 산 +58 12.03.06 9,889 128 24쪽
52 -52화: 텐 세컨즈(Ten Seconds) +52 12.03.03 9,772 146 23쪽
51 -51화: 사랑, 가시 그리고 갑옷(Love, Thorn, Mail) +35 12.02.29 9,845 110 24쪽
50 -50화: 우연한 재회 +46 12.02.26 10,221 117 22쪽
49 -49화: 밴시(Banshee) +33 12.02.23 10,749 125 23쪽
48 -48화: 버려진 자 +44 12.02.21 10,654 120 28쪽
47 -47화: 아발레스트(Arbalest) +39 12.02.18 10,873 121 21쪽
46 -46화: 무기를 손에 넣다 +32 12.02.15 10,512 109 21쪽
45 -45화: 마검(魔劍) 이퀄리브리온(Equalibrion) +20 12.02.13 10,598 99 23쪽
44 -44화: 구덩이 +29 12.02.10 10,003 108 20쪽
43 -43화: 황제의 무덤 입구 +25 12.02.07 10,351 105 21쪽
42 -42화: 문 미러(Moon Mirror) +26 12.02.04 10,157 102 16쪽
41 -41화: 스와이번 일행 +22 12.01.31 10,051 106 14쪽
40 -40화: 제분소를 나서다 +30 12.01.29 10,332 100 14쪽
39 -39화: 에뎁세스의 반지 +27 12.01.26 10,665 10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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