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낙타는꽈리 님의 서재입니다.

원더랜드의 자룡과 하후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낙타는꽈리
작품등록일 :
2019.07.31 19:49
최근연재일 :
2019.09.04 19:16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057
추천수 :
2
글자수 :
130,148

작성
19.08.21 20:00
조회
30
추천
0
글자
13쪽

장판파의 요괴 (8)

DUMMY

“유비군에 관우, 장비 말고 너같은 장수가 있었다니 놀랍군.”

“그대가 장합이였군. 귀하의 명성은 명불허전이요.”

“흥. 싹이 크기전에 내가 오늘 널 밟아줄 것이다.”

“잡초로 여기까지 커 온 지라 밟히는데는 이력이 났소.”

“건방진 놈!”


- 쐐앵


장합의 창이 날카로운 파공성을 울리며 자룡을 향해 날아들었다.


- 슉


자룡의 창이 공기를 타고 넘듯이 유려하게 장합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달리는 마차를 따라가며 벌어지는 마상전.

처음에는 백중세를 유지하는 듯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전세는 자룡에게 기울어갔다.

장합이 처음 받아냈던 자룡의 창은 사실 자룡의 온 정신이 마차를 향해 있었기에 제 실력이 나오지를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상대방이 고수임을 인정하고 오로지 장합과의 승부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자룡은 창은 몇배나 무서워졌다.

어느순간 부터 공격은 고사하고 자룡의 창을 막아내기에도 급급한 장합.

자룡의 창이 살모사의 이빨처럼 뺨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장합은 모골이 송연해지는 기분이였다.


‘숱한 전쟁터를 누비고 무수한 생사의 갈림길을 넘어왔는데 오늘 무명의 장교한테 이 장합이 죽겠구나.’


자룡은 싸우면서 습득하는 전투의 천재였다.

상대방의 기술과 체력, 팔과 다리의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자룡의 근육은 자연스럽게 입력시켰다. 그 입력된 정보는 또한 자연스럽게 자룡의 근육을 통해 상대방에게 배출되었다.


장합은 뛰어난 무장이지만 오랜 훈련과 실전 경험이 합쳐져서 완성되는 무장이였다.

자룡과 같은 타고난 싸움꾼의 유형과는 궤를 달리하는 무장이였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장합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그 순간.

숲 저편에서 두 명의 조조군 장수가 한무리의 기마병을 끌고 나타났다.


“장군, 저희가 왔습니다.”


하후돈의 부장 종진, 종신 형제였다.


그들은 유비군의 병사와 싸우고 있는 장합의 상황이 위기임을 파악하고 곧바로 자룡을 향해 짖쳐들어갔다.


종진, 종신 형제 덕에 목숨을 건진 장합.


“저 마차에는 유비의 여식들이 타고 있다. 난 저 마차를 조승상의 본진으로 가져갈테니 자네들은 저자를 막아라.”

“예, 장군.”


장합이 마차를 인솔하며 자룡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자룡은 종진, 종신 형제에게 막혀 쫓아갈수가 없었다.


쌍둥이 형제들은 유비군의 장수가 장합을 위기로 몰아넣던 광경을 목격했기에 섣불리 덤벼들지 않았다.

장합은 쌍둥이 개개인의 실력보다 월등한 장수였다.

그런 장합이 고전을 했으니 쌍둥이들은 눈앞의 유비군 장수를 보며 바짝 긴장했다.


“너희들은 장합보다 강한가?”


자룡이 쌍둥이를 보며 말했다.


“우리 형제가 어찌 장합장군과 감히 어깨를 나란히 하겠는가.”


쌍둥이 형 종진이 대답했다.


“주제를 아는군. 그렇다면 비키거라. 내 목적은 너희의 목이 아니라 저 마차다. 너희를 죽일 시간조차 아까워서 하는 말이니 어설픈 충성심따위는 버리고 내 앞에서 사라지거라.”

쌍둥이 동생 종신이 이죽거렸다.


“형님 저 작자가 우리 형제를 보자마자 딱 맞추는데. 점쟁일세. 점쟁이야.”

“우리 형제 낮짝이 그리 충성스러워보이는 낯짝은 아니지만 대놓고 불충하라니. 거 너무하네.”

“맞아. 너무해. 너무했어. 그말.”


둘이서 장난처럼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형 종진이 자룡을 보며 말했다.


“우리의 충성은 미약하지만 우리의 호승심은 강대하지. 니 머리를 똑 따버리고 싶다.”


동생 종신이 눈알을 번들거리며 말했다.


“대갈통을 따기전에 팔 다리를 먼저 자를거야. 난 비명이 좋거든.”


혀를 내밀고 입맛을 다시는 종신을 보는 자룡의 눈쌀이 찌프려졌다.


“군인의 도를 벗어난 무뢰배들이군.”


“타핫”

“쳐라!”


양 측에 동시에 고함이 터지며 창을 부딪쳤다.


상대방이 자신들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목격했음에도 종진 종신 형제가 달아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진정한 힘은 쌍둥이 둘이서 협공을 펼칠 때 발휘되기 때문이였다.

과연 자룡은 예상외로 두 형제에게 고전을 하게되었다.


종진, 종신 쌍둥이 형제는 두 사람이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한 사람이 팔이 네개 달린 듯이 두개의 창을 놀려대며 자룡을 압박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룡의 몸 곳곳에 창상이 새겨졌다.


협공으로 위기에 몰린 자룡이 등에서 청강검을 뽑았다.

한 손에 든 창으로는 종진의 공격을 막고 한 손에 든 청강검으로는 종신을 공격했다.


청강검이 종신의 창대를 잘라버리고 동시에 종신의 목까지 사선으로 베어버렸다.


“ 그 검은 ....”

“청강검이다! 청강검이야! 니놈이 어떻게 그걸...”

“너 혹시 이름이 조자룡이냐?”


자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망할. 하후은 이놈이 어쩐지 수상쩍다했더니 청강검을 이 자에한테 뺏겼구만.”

“빌어먹을. 내 목에서 피가 난다구. 형님.”

“닥치구 칼이나 뽑아!”


종신이 부러진 차을 버리고 등에서 칼을 뽑았다.


“청강검을 되찾아서 하후은 이 자식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자. 신.”

“그래 형님. 잘난 가문 덕에 잘난 척 뽀지게 하는 그 자식 면상에 똥칠을 퍼부어주자구.”


이놈들. 수다쟁이 떠벌이 하후은이 동료들이였구나.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하후은이나 니 놈들이나 전부 시끄럽기 짝이 없구나.”

“닥쳐라!”

“죽어라!”


쌍둥이 형제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공세는 이전만 못했다.

길이가 일정한 두 개의 창에서 동생 종신이 칼로 무기를 바꾸게 되자 협공에 미묘한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그 엇박자의 틈을 자룡의 창과 청강검이 비집고 들어갔다.


- 슈욱. 푹


“우욱”


자룡의 창이 형 종진의 심장을 꿰뚫었다. 종진은 묵직한 비명을 토해내며 말에서 떨어졌다.


“형님!”


- 쌩 쌔앵 휘잉


종진이 창에 꿰이는 것을 본 동생 종신이 이성을 잃고 칼을 휘둘렀다.


- 휙

- 빠각.


자룡의 청강검이 종신의 투구를 베었다.

투구의 절반이 잘려져 나갔고 종신의 머리통도 그만큼 잘려져나갔다.


“쳐라!”


종진 종신 형제가 쓰러지자 조조의 기마병이 몇이 자룡에게 달려들었다.


- 슈슈숙


“컥.”

“으헉”


자룡의 창이 허공을 가르자 다가오던 기마병들이 나가떨어졌다.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다.

자신들의 지휘관 두명이 죽고 공격하던 기마병들도 일격에 참살을 당하자 나머지 기마병들은 말머리를 돌려서 달아나기 바빴다.


자룡은 청강검을 검집에 꽂고 다시 말을 달렸다.

이 길 어디쯤에서 마차가 멈추어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자룡의 바램은 조조의 부대와 너댓번을 마주치고 말을 두 번 갈아타고 창을 세번 바꿔잡는 동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불타는 마을을 지나 검은 연기를 뚫고 당도한 곳은 조조의 본진이였다.




* *


조조의 추상같은 엄명이 없었다면 자룡의 무예가 아무리 출중한들 벌써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자룡의 무예와 대담한 행동을 목격한 조조는 본진의 병사들에게 자룡을 죽이지 말고 생포해 대령하라는 엄명을 하달했다.

하후돈은 '이거 참' 하며 쓴입맛을 다셨을 뿐이고 그나마 가후가 한마디 했을 뿐 아무도 조조의 명에 토를 달지 못했다.


"저 자의 무예가 신출귀몰하니 생포하자면 아군의 피해가 커질 듯 합니다. 명을 거두어 주소서."

"가후 십수년전 광종성에서 장비를 내가 무척이나 싫어했던게 기억나는가?"


기억나고말고. 감히 조조 맹덕을 향해 환관의 아들, 불알없는 놈이라는 불경스런 말을 할 수 있는 자는 천하에 장비밖에 없었다.


"난 장비를 싫어했지만 장비의 병법은 좋아했다."

"장비의 병법이라 하심은....."

"얼핏 무식하고 힘만 믿고 설치는 듯 보이지만 장비 그 백정놈은 직관의 힘으로 움직여. 전쟁터에서 어디가 약점인지, 송곳처럼 파고들어야 할 위치가 어딘지 귀신처럼 찾아내지.

찾아내면 오로지 돌격, 돌격, 돌격. 뚫릴 때까지. 그렇게 황건적과 싸우는 모습을 여러번 목격했지. 내가 광종성에서 성벽에 벽돌 갯수만 세고 있었던 아니였네. 하하하.

우리 조조 군에 뛰어난 장수들이 기라성으로 있다지만 다들 병법에 충실하여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작전만을 구사하는 장수들 일색이란 말이지."


가후는 조조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대답했다.


'우리 진영의 장수들이 그런 병법만 구사하게 된것은 승상 당신이 평소에 손자병법을 숭상하여 그 연구와 논의를 수시로 하여 장수들을 압박한 결과가 아니신가.'


"지금은 후방에 좌천시켰으나 내가 하후은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같은 이치다.

하후은은 장비와 흡사한 색깔을 가진 놈이야. 전쟁터에 부는 바람과 풍기는 냄새를 바탕삼아 싸움을 하는 종자들. 나와 다른 종류의 인간들이긴 하나 내게 필요한 자들이야.

하후은 그놈이 대놓고 손자병법을 싫어하는게 문제긴 하지만 우리 조군 진영에는 직관의 힘으로 움직이는 장수들이 필요해. 지금 내 눈앞에서 우리 병사들을 농락하고 있는 저자를 포함해서."


가후는 조조의 시선을 따라 고개들 돌렸다.

유비군의 정체불명의 젊은 장수가 상처입은 호랑이처럼 날뛰고 있었다.


"저잣거리의 백성들이 ‘인중여포’요 ‘마중적토’라 했다지. 그 여포가 가니 새로운 장수가 나타났군. 활을 치우라 하게. 혹여 활을 쏴 저 장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조조 부대의 포위진 속에서 갇혀버린 자룡을 보며 조조가 흐믓한 미소를 띄웠다.

조조는 저 장수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저도 모르게 포위진 근처로 다가갔다.

포위진에는 자룡을 향해 활을 겨누는 군사들이 있지만 적 장수를 생포하라는 조조의 엄명이 떨어진 터라 아무도 활을 쏘지는 않았다.

그저 자룡의 진로를 막아세우려는 의도였으나 그 마저도 조조의 명령으로 활을 거두었다.

가후가 궁수 부대로 말을 달려 외쳤다.


“활을 거둬라!”


궁수들이 물러났다 하더라도 이미 보병들 틈에 갇혀버린 자룡, 말에서 떨어지고 창을 놓친다.

자룡은 바로 허리춤에서 청강검을 빼들어 싸우기 시작했다.

검을 휘두르자 창들이 우수수 잘려나갔다.

놀란 조조의 병사들이 요괴의 칼이라며 감히 달려들지 못한다.

가까운 곳에 있던 가후의 눈에 청강검이 보였다.


“아니! 청강검이 왜 저자의 손에 있는가?”


하후은이 가지고 있어야할 검이 조자룡에 손에 들려있는 것을 보고 가후가 놀라서 소리쳤다.

청강검의 위력을 보고 겁을 먹은 보병들이 우르르 뒤로 물러나는 사이에 약간의 여유를 찾은 자룡이 주위를 둘러보다 조조를 발견했다.

조조 부대의 장교가 타고 있는 말을 빼앗아 조조에게 돌격하는 자룡.

조조를 검으로 위협하자 조조는 놀라 말에서 떨어지고, 자룡이 조조를 잡아 목에 청강검을 겨누더니 눈 앞에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이자의 목이 달아날 것이다!"


가후 군사들에게 움직이지 말라는 손짓.

자룡이 목에 겨눈 칼에 힘을 주며 말했다.


"말에 올라 타라! 나와 함께 이곳을 빠져나간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조조와 가후는 이 유비진영의 젊은 장수가 자신이 인질로 포획한 자가 조조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 단정하고 있었다.

조조는 자신의 신분을 알려주고 이 젊은 장수를 구슬리려고 작정했다.


하지만 십수년전 광종성에서 조조와 자룡은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다.

조조의 밀명을 받고 광종성으로 침투했던 소년병사.

그당시 자룡은 열살 남짓의 소년이었기에 지금 조조가 자신을 몰라보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소년병 자룡이 광종성 궐내로 침투하여 조조의 밀명을 완수했었다.

조조는 임무를 성공시킨 소년병 자룡을 죽이려고 했었다.

비밀을 묻어버리기 위해서.

그때 유비와 장비가 나타나서 구해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조자룡은 없었을 것이였다.


"그 분께 작은 상처라도 난다면 너를 찢어 죽이리라!"


가후가 눈알을 부라리며 소리를 질렀다.


"이 자를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내가 저 능선을 넘어가기 전까지 누구도 꼼짝하지 말거라! 약속을 지킨다면 이 자의 목숨은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약조 하겠다!“


말에 올라 조조와 함께 말을 달리는데 퇴로가 있는 마을 쪽이 아니라 언덕배기로 향했다.

조조는 속으로 코웃음쳤다. 아직 젊기에 다급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구나.

호랑이 동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되려 호랑이의 아가리로 향하고 있으니.


언덕 위에 올라 자룡은 당양 곳곳을 내려다보았다.

마을과 마을.

그 사이에 놓인 길목과 점점이 흩어져있는 농가들.

그 뒷편의 너른 들판까지.


이 모든 공간들의 여백을 조조의 기마병들과 보병들이 촘촘이 채우고 있었다.

언덕배기서 굽어보자니 파악이 쉬웠다.

그리고 마을 구석의 우물가 근처에 모로 쓰러져 있는 마차 한대가 눈에 띄었다.

그 주변에는 조조의 병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마차를 공격해서 돈될만한 것을 모조리 약탈했거나 아니면 아직 발견하기 전일 지도 몰랐다.


어쨋든 저 마차를 확인해봐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원더랜드의 자룡과 하후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현대로 (4) 19.09.04 26 0 12쪽
22 현대로 (3) 19.09.03 25 0 12쪽
21 현대로 (2) 19.08.31 20 0 13쪽
20 현대로 (1) 19.08.30 22 0 12쪽
19 타임포탈이 열리고 (3) 19.08.29 23 0 15쪽
18 타임포탈이 열리고 (2) 19.08.23 33 0 13쪽
17 타임포탈이 열리고 (1) 19.08.22 40 0 13쪽
» 장판파의 요괴 (8) 19.08.21 31 0 13쪽
15 장판파의 요괴 (7) 19.08.20 26 0 12쪽
14 장판파의 요괴 (6) 19.08.19 30 0 14쪽
13 장판파의 요괴 (5) 19.08.17 30 0 14쪽
12 장판파의 요괴 (4) 19.08.16 45 0 12쪽
11 장판파의 요괴 (3) 19.08.15 29 0 12쪽
10 장판파의 요괴 (2) 19.08.15 43 0 12쪽
9 장판파의 요괴 (1) 19.08.14 58 0 13쪽
8 생존의 길 (2) 19.08.13 39 0 12쪽
7 생존의 길 (1) 19.08.10 37 0 13쪽
6 내 이름은 조자룡 (2) 19.08.06 37 0 13쪽
5 내 이름은 조자룡 (1) +1 19.08.03 51 1 12쪽
4 호기심 많은 신병 (3) 19.08.02 56 0 12쪽
3 호기심 많은 신병 (2) 19.08.01 61 0 12쪽
2 호기심 많은 신병 (1) 19.08.01 81 0 12쪽
1 여긴 어디? 우리는 누구? +2 19.07.31 215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