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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꽈리 님의 서재입니다.

원더랜드의 자룡과 하후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낙타는꽈리
작품등록일 :
2019.07.3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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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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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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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 이름은 조자룡 (1)

DUMMY

자룡이 이끄는 백여기의 부대원으로는 하후은의 선봉대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

최대한 혼란과 동요를 일으켜서 조조의 선봉대가 그 뒷수습하느라 시간을 뺏기게 만들고, 유비군을 추격하는 속도를 늦추게 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해서 기마대는 세 네명이 한 조가 되어 진영 내부를 사방팔방에서 휘저으며 마치 대부대가 습격을 한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주요 지점에 방화를 놓는다.


하후은의 선봉대 병사들이 정신을 수습하고 전열을 갖추기 전에 퇴각한다.


.... 는 것이 전술의 핵심이 되었다.


하후은 선봉대의 진영 내부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신호로 자룡의 말이 달리기 시작했다.

자룡이 선봉에 서서 적군을 베어버리며 질주해 들어갔다.

자룡의 뒤로 기마병들이 삼 사기씩 짝을 이뤄 따라오다가 각자 지정된 방향으로 사방 팔방 흩어져 나갔다.


잠결에 뭐가 이리 어수선해 하며 막사 밖으로 하품을 하며 나왔던 하후은의 병사들은 자룡의 기마대가 휘두르는 칼날에 그대로 목이 달아나버렸다.


그들은 허겁지겁 무기를 챙겨 천막에서 나오는 조조군을 살육하기 시작했다.



* *


조조군 선봉대 야영지. 후미진 천막에서 병사들과 어우려져 골아떨어진 하후은, 청강검을 안고 자고 있다.

막사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한 소리에 하후은이 정신을 차릴 때 쯤 하후은의 부장이 막사로 다급하게 들어왔다.


“장군 기습입니다!”


기습이란 부장의 보고를 받으며 하후은의 얼굴에는 놀람보다는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기습이라... 예상 밖인데. 한방 맞았군. 그래도 심심해서 좀이 쑤시던 차에 잘됐다.”

“적의 병력이 사방팔방에서 우리 진영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대부대가 몰려온 듯 합니다.”


다급하게 보고를 올리는 부장의 정신없는 얼굴을 보며 하후은이 버럭 화를 냈다.


“니가 봤어?”

“예?”

“니 눈깔로 적 병력이 대부대인지 소부대인지 봤냐구?”

“......”


추궁하는 하후은에게 대답할 말이 궁색해지는 부장이였다.

할말이 없어 꿀먹은 벙어리가 되긴 했으나 부장은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아니 그걸 꼭 눈으로 봐야 아나.’


막사 밖에서 들려오는 말발굽과 함성,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에 단발마의 비명까지...

상황으로 미루어 대병력인게지. 우리 선봉대의 병력만 따져도 오천인데.


입이 댓발로 삐져나오려는 부장을 제치고 하후은이 막사 밖으로 나갔다.

어둔 하늘 곳곳에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부장의 보고대로 말발굽 소리 요란하고 함성도 요란하다.

적의 기마대가 이쪽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반대쪽에서 등장했다가 뒷편으로 질풍처럼 달려가고....

뭐가 뭔지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난장판이다.

상황을 살펴보던 하후은이 차갑게 말했다.


“달빛이 있다고는 하나 어두운 밤이다. 교란작전을 쓰기 좋지. 소병력으로 대부대로 위장하기에.”

“저도 야전에서 꽤나 굴러먹은 놈인뎁쇼. 기만술도 알고있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부장의 말을 하후은이 막았다.

그 뻔한 의견, 듣기도 귀찮다.


“소리는 요란하고 적 기마대는 사방에서 나타나지만”

“......”

“정작 우리 병사들과 접전이 벌어지는 곳은 별로 없지 않은가.”


듣고보니 딴에는 일리가 있기는 하네.

그러나 지금 일어나는 소동을 보고 있자면 도무지 소규모 병력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부장은 허둥대지 말고 우리가 입수한 정보를 떠올려라. 유비군은 대부대를 운용할 능력이 안 돼. 그럼에도 정말로 적이 대규모로 공격한 것이라면.....”


잠시 침을 삼키던 하후은의 눈가가 빛이났다.


“적 지휘관은 반드시 털복숭이에 장팔사모를 휘두르는 놈일 것이다. 내 말이 맞느냐?”


“네? 그것이 아직 적의 지휘관이 누구인지는..... 병사들을 시켜서 알아보도록....”


“됐다. 내가 직접 확인하지.”


하후은은 선봉대의 행군 지휘를 부장에게 맡겨놓고 주변 지형을 정찰할 때 유비군에 관련한 정보도 조사를 했다.

불완전한 정보이긴 하나 그 안에는 제갈공명과 관우가 어떤 일로 인해 지금 유비군에서 부재중이라는 것이였다.

그럼 지금 대군이 선봉대를 습격한 것이라면 그 대군을 지휘할 장수는 유비군 내에서 장비 밖에는 없다고 판단했다.



* *


그 시각,

자룡과 기마병들은 하후은 선봉대의 진영 내부에서 주요 거점이 되는 막사들을 수색해서 불을 놓고 있었다.

기습을 당해 혼란한 와중이라 방화를 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저쪽 막사 하나를 선봉대의 병사 서너명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자룡의 기마병이 다가갔다가 선봉대 병사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말에서 고꾸라졌다.


“쳐라!”

“죽여라!”


바닥에 자빠진 자룡 부대의 병사는 곧바로 하후은 선봉대 병사들이 휘두른 창에 몸이 꿰뚫렸다.


기습을 당한 와중이라 조조측의 병사들은 우왕좌왕하며 제 한 몸 사리기 바빴다.

그런데 저쪽 막사 앞의 병사들은 달랐다.

그들 역시 경황이 없는지 갑옷이나 투구등 기타 다른 무장은 챙기지도 못한 채 창이나 칼 등의 무기 하나만 들고 있었다.

그 서너명의 조조측 병사들은 원형의 방진을 구성한 채 막사 앞을 단단히 지키며 다시 그 방향을 통과하려는 자룡의 기마병을 낚아챘다.


“으악”


그 기마병 역시 앞서의 병사처럼 창에 꼬치가 되었다.


막사를 지키는 서너 명의 병사들은 노병과 염소 수염 그리고 두어명의 다른 병사들이였다.

그들 모두 낮에 하후은에게 목이 달아날 뻔한 병사들이기도 했다.


“군량미가 이 막사를 단단히 지켜야한다.”


노병이 창을 꼬나잡고 어둠에 잠겨있는 전방을 주시한 채 주위 병사들에게 말했다.


“아따 형님 두말하면 입 아프죠.”

“근데 다른 놈들은 어째 통 보이질 않네요.”

“다들 우리만 놔두고 도망간 건 아니겠죠?”


나이 어린 병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겁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기습을 당하고 난리가 나서 다들 경황이 없는거라. 조만간 하후은 장군이 호령을 천둥치듯 내리면 구석에 자빠져 엉덩이만 내놓고 숨어있던 놈들이 다 기어나올거야. 내가 이런 걸 한 두번 겪은 게 아니니 내 말 믿어라.”


노병이 나이 어린 병사의 근심을 달랬다.


“야, 짬밥은 거저 먹은 게 아니네. 형님이 옆에 있으니 든든하네요.”


그때 막사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적 기마대의 병사 한 명이 보였다.


“자, 먹잇감 하나가 또 온다.”


아까처럼 합심해서 공격하면 되겠지.

허둥지둥 창을 잡고 노병을 따라서 군량 막사 앞을 지키게 되었을 때는 이거 개죽음 당하는 거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게다가 네명이서 원형의 진을 형성했다고는 하지만 달려오는 기마병은 그 속도와 존재 자체로 무시무시했다.

다독이고 윽박지르는 노병의 지휘가 없었다면 염소 수염을 비롯해서 나머지 병사들은 저 무시무시한 기마병과 맞서기 보다는 죄다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쳤을 터였다.

그리고 기마병도 굳이 도망치는 병사들의 뒤를 쫒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야습을 한 기마병들은 뭐랄까.

마치 선봉대의 병사들이 막사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혹은 나왔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쳐박혀서

어둠을 이불 삼아 잡풀을 요 삼아 숨어버리게 만들면 임무 끝이라는 듯 행동했다.


“창 잡고. 준비들 해.”


노병의 지시에 창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이전에 공격해 오던 기마병들도 노병의 저 지시를 시작으로 해치웠다.


달려오는 기마병을 측면으로 두명이 창을 뻗고 나머지는 말위에서 허둥대는 기마병에게 창 공격을 퍼붓는다.

기마병이 버티지 못하고 낙마하면 바로 일제히 달려들어 공격하여 처단한다.

노병의 지휘는 그렇게 몇명의 기마병을 해치울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달려 온 기마병은 달랐다.

몸의 움직임이 달랐다.

창의 움직임도 달랐다.

가까이에서 마주친 눈빛마져도 달랐다.


두명의 선봉대 병사가 측면으로 돌려고 움직이기도 전에 마상에서 휘두르는 창에 목이 날아갔다.

두명의 목이 한 창에 날아가버렸다.


남아있던 노병과 염소 수염 병사가 그 모습을 보고 직감했다.


‘잘 못 걸렸다. 저 기마병은 일반 병사가 아니구나.’


두 사람의 놀라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마상의 기마병이 휘두르는 창에 노병은 심장이 뚫렸고 염소 수염은 목이 날아가버렸다.


기마병은 조자룡이였다.


뒤이어 달려온 부장이 이제 막 목이 달아난 병사들의 시체를 건너 뛰어서 막사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확인했다.


“여기가 군량 천막입니다.”


기습대가 기름항아리를 던지면, 자룡의 부장이 활을 당겨 항아리를 깨뜨렸고 그 안에서 기름이 천막 안의 식량 가마니를 적셨다.

불 놓는 것을 지켜보던 자룡이 외쳤다.


“여기를 마지막으로 불을 놓고, 퇴각하라.”


자룡의 명령에 다시 불화살 하나가 천막 안으로 날아들었다.

식량 천막은 쉽게 불길에 휩싸였다.


어둔 하늘 아래 곳곳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확인하며 퇴각하려는 자룡을 향해서 날아오는 도끼 하나!

자룡이 상체를 숙여서 도끼를 피하지만 자룡의 뒤를 따르던 병사 하나가 그 도끼에 죽었다.

도끼가 날아온 방향을 보면 하후은이 허리에 청강검을 차고 손에 창을 들고 노려보고 있다.

하후은은 퇴각을 명하며 야습한 기마대의 병사들을 지휘하는 조자룡을 발견하고는 자룡이 적병의 지휘관이리는 것을 단박에 알아챘다.


하후은의 뒤로 천막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불길이 하후은의 분노를 대변하는 듯 했다.


야습은 없을 거라 내심 자신했는데,

그래서 술과 고기까지 풀어서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는데,

진영 내부의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자니 사기 충전은 허사가 된 듯 했고,

하후은 자신은 망신, 망신, 개망신을 당했다.


기습한 놈들을 모조리 잡아죽여야 직성이 풀릴테지만 이미 퇴각하려는 놈들을 이 야밤에 추격할 수는 없는 노릇.

대신에 지금 발견한 적장만큼은 반드시 죽이리라, 다짐했다.

적장의 용모를 보아하니 장비는 아니였다. 유비군에서 관우 장비가 아니라면 나머지 허접때기들.


하지만 하후은은 그 분노를 숨기며 태연자약하게 굴었다.

이정도 피해쯤이야 모기한테 물린 것만큼의 타격도 되지 않는다는 듯 하후은은 허세를 부렸다.

피해를 피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엔 자존심이 허락치 않은 탓이엿다.


하후은이 옆의 부장에게 말했다.


“저놈은 니 몫으로 주지.”


부장이 당황해했다.


“아니 장군.... ”


부장은 적병의 장수가 유명한 장비는 아닐지라도 어찌됐든 장수는 분명할 텐데 부장인 자신이 상대가 되겠는가 걱정이 되어 하후은을 붙잡았다.

하후은이 부장의 속내를 간파했다.


‘툭하면 손자를 주워섬기더니 막상 일이 터지면 아무 생각이 없지. 그러니 니가 야전을 십몇년을 구르고도 여태 부장인게다.’


하후은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겉으로는 부장을 달랬다.


“털복숭이가 아니고 저 창도 장팔사모가 아니야. 그렇지?”

“예.”

“수염이 없으니 미염공 관우도 아니야. 그렇지?”

“예.”

“유비는 훨씬 삭았을테니 유비도 아니야. 그렇지?”

“예.”

“그럼 유비군에 누가 있어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야습을 하겠나?”

“예 그것이....”


부장이 우물쭈물이다.


“할 사람이 없지. 이건 내가 처음에 판단한 것처럼 소규모 병력이 야습한거야. 이제 내 눈으로 적의 지휘관을 확인했으니 확실해.”

“아....”

“끽해야 척후부대 정도 일걸. 니 눈 앞에 저놈은 척후대 장교 나부랭이겠지.”


하후은이 조자룡을 무시했다.


조자룡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창을 쥔 손에 힘이 꾸욱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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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장판파의 요괴 (4) 19.08.16 45 0 12쪽
11 장판파의 요괴 (3) 19.08.15 29 0 12쪽
10 장판파의 요괴 (2) 19.08.15 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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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생존의 길 (2) 19.08.13 38 0 12쪽
7 생존의 길 (1) 19.08.10 37 0 13쪽
6 내 이름은 조자룡 (2) 19.08.06 36 0 13쪽
» 내 이름은 조자룡 (1) +1 19.08.03 51 1 12쪽
4 호기심 많은 신병 (3) 19.08.02 56 0 12쪽
3 호기심 많은 신병 (2) 19.08.01 61 0 12쪽
2 호기심 많은 신병 (1) 19.08.01 80 0 12쪽
1 여긴 어디? 우리는 누구? +2 19.07.31 2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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