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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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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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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2
추천수 :
209
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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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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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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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소교주 (2)

DUMMY

- 카가각


기지를 발휘해 벽에 검을 박아 천천히 떨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벽에 붙어서 떨어지다가 바닥에 도착했다.

엄청난 깊이.

아마 그대로 떨어졌다면 죽었을 것이다.


위를 올려다보니 천마가 있던 곳은 이미 점처럼 조그만 불빛으로 보일 뿐이었다.

깊은 어둠.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천마의 전음이 들렸다.


“그곳은 본교에서 특별하게 만든 공간이다. 살기를 느끼도록 만든 곳이지.”


살기?

눈앞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인간의 감각이 언제 가장 예민해지는지 아는가?”

“예?”

“바로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느낄 수 있지.”


“크으으...”


어둠 속에서 약간의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검은 동굴 속 노란색 눈동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눈동자가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건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둠 속에 굶주린 맹수들을 풀어놓았지. 그곳에서 살아남아봐라. 단 내공을 쓰지 않고.”


젠장.

내공을 쓰지 않고 맹수들 사이에서 오직 검으로 살아남으라니.

천마는 생각했던 것보다 무식한 훈련을 좋아했다.


우선 검을 잡았다.

검과 내공이 없으면 인간은 맹수를 이길 수 없다.

절대 검을 놓으면 안 된다.


붉은 검사를 방출하면 뭐라도 보일 것 같았지만, 내공을 쓰면 안 되기에 검술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차피 앞이 안 보이기에 눈을 감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리뿐만 아니라 살기도 느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유령공으로 감각이 많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 타닥, 타닥


무언가가 서서히 내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주변에서 피 냄새가 잔뜩 났기에 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녀석들의 위치가 보이지 않지만, 녀석들은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후우...”


그러나, 고작 짐승에게 뜯겨 죽을 수 없다.

검을 들고 신중하게 앞으로 움직였다.

벽에 도달하면 벽을 등지고 싸우면 살 가능성이 커진다.


- 탁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한 발짝 앞으로 움직였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건 뼛조각과 무기들이었다.

이곳은 신궁 지하.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징조였다.


무기를 든 사람을 상대한 적 있는 맹수.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크으으...”


짐승의 울음소리가 한층 커졌다.

내가 빈틈을 보이는 순간.

당장 달려들 것이다.


어느 정도 수가 있는지 몰랐기에 일단은 최대한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두 걸음 정도 앞으로 갔을 때, 녀석 중에 성질 급한 놈이 먼저 덤벼왔다.


- 샥


짐승의 날카로운 손톱에 볼에서 약간 피가 났다.

거의 직감으로 피했다.

잘못했으면 공격당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죽었을 것이다.


“후우...”


우선 살기를 느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기척.

녀석들이 뼈를 밟고 내는 소리.

내 볼에서 흐르는 핏방울.


- 콰직


정적을 뚫고 이번엔 녀석이 내 팔을 노렸다.

철환을 차고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팔이 뜯겨 나갔을 것이다.


- 켕


우선 침착하게 발로 녀석의 배를 찼다.

누구든 공격을 할 때, 가장 취약해진다.

검을 막 휘두르다가는 그대로 죽는다.

신중해야 한다.


- 팅


바닥에 찌그러진 왼손 철환을 버렸다.

한 번 더 왼쪽을 공격당하면 철환과 내 손이 하나가 될 것이다.

다시 모든 감각을 집중했다.

유독 강한 살기가 뒤에서 느껴졌다.


- 탁


짐승이 내게 도약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기척을 느끼고 침착하게 몸을 움직여 베어냈다.


- 팍


온몸에 피가 튀기 시작했다.

그대로 직감적으로 제대로 베어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검기가 없기에 단칼에 죽이지 못했다.


“크으으...”


무리 중 하나가 공격당하면 겁을 먹고 물러날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엄청난 살기가 내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오히려 흉포해진 느낌.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역시 사람의 살기와 차원이 다른 느낌.

몸이 굳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살기 위해 검을 잡았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짐승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 푹


한 마리씩 죽일수록 녀석들의 살기는 더욱 강해졌다.

당장이라도 살기가 너무 강해 숨쉬기가 버거웠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오직 검술에만 의지하여 난관을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녀석들을 베어냈다.

단칼에 죽이지 못하면 녀석들은 더욱 흉포해진다.


“헉헉...”


얼마나 지났을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떤 살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 푹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까지 끝냈다.

녀석들은 범 크기에 가까운 늑대들이었다.

목이라도 물리는 순간.

바로 죽었을 것이다.


얼굴에 묻은 짐승의 피를 소매로 닦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이제 어떡하지?


“수고했다. 이제 기어서 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와라.”

“뭐?”


지금까지 스승님의 훈련이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그건 애들 장난이었다.

끝도 안 보이는 저 높은 곳까지 올라오라니.


“물론, 내공을 쓰지 않고.”

“하...”


내공을 쓰는 걸 왜 그리 싫어하는지.

물론 천마제에서 검술을 끝을 보았을 때도 내공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무식한 훈련은 없었다.


- 콱


검을 벽에 박고 고정하며 한 걸음씩 올라왔다.

스승님도 절벽을 오르는 훈련따위 하지 않았는데...


손에 피가 묻어서 미끄러웠지만, 그래도 올라올 만했다.

겨우 올라오니 천마가 누워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저 아래로 천마를 밀고 싶었다.


“감각이 한층 더 민감해졌을 거다. 예를 들면...”

“네?”


- 팍


등 뒤에서 검을 겨우 피했다.

머리로 인식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천마가 허공섭물로 몰래 공격한 것이다.


“역시, 네놈은 극한의 상황에 놓이면 더 강해지는군. 이걸 피하다니.”


이걸 피하다니?

방금 진심으로 나를 죽이려고 한 건가?

천마에게 따지려는 순간.

녀석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제부터 천마 신공의 근본이 되는 심법부터 배울 거다.”


조금의 쉴 틈도 없이 바로 자리에 앉았다.

천하제일의 천마 신공이니.

내가 참기로 했다.


내가 천마가 되면 저 녀석은 이 구덩이에 밀어 넣을 것이다.

어느새 몸에 묻은 피가 전부 굳었다.

천마는 내 등에 손을 대고 내공을 흘러 넣었다.


“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느껴봐라. 그게 천마 신공의 기본이다.”


내공이 온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혈룡신공도 나름대로 대단한 무공이라고 스승님에게 칭찬을 받았는데, 천마 신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단전.

상단전.

온몸의 혈맥.


몸에 담겨있는 더러운 노폐물을 모두 암화로 태우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만큼 고통이 따라왔다.


“잘 버티네? 나는 고통 때문에 이거 배우기 진짜 싫었는데.”


단전 회복보다는 버틸 만하다.

원래 심법도 고통스러웠기에 그냥 참았다.

천마는 내공을 흘려보내면서 내 몸을 살펴보았다.


“임독양맥이 다 막혀있고, 단전은 한 번 부서진 건가?”


말을 하면 내공이 날아갈 것 같아서 가만히 운기조식을 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아직은 약하군. 화경에는 들어가야 재밌겠네.”


나도 안다.

화경에 들어가도 아직 장문인을 이길 수 없다.

더욱 강해져서 현경에 들어가야 한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


천마 신공의 기초 심법을 배웠다.

까먹기 전에 다시 천마가 흘려보낸 그대로 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책사에게 부탁하면 영약이나 무기는 모두 줄 수 있으니 알아서 부탁해라.”

“넵.”

“그럼 난, 간다.”


천마를 무시한 채 다시 집중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심법.

뼈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더 깊고 넓은 무학을 펼칠 수 있다.


#


지친 몸을 이끌고 무영대로 돌아왔다.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돌아온 무영대는 누군가 청소를 한 듯 빛을 내고 있었다.

그곳에는 설아가 있었다.


“왔네?”

“네가 청소한 거야?”

“그렇지. 무영대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설아는 내가 없어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녀석을 무영대에 영입하기 잘했다.

조용했던 무영대에 활기가 생긴 느낌이었다.


“그래, 무영대에 지원하는 사람들 정리해서 알려줘.”

“알았어.”


지친 몸을 이끌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몸에 묻은 피가 모두 씻겨 나갔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고 내 손에 얼마나 많은 피가 묻을까...


복수만 생각하기에 일단은 장문인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였다.

설아가 알아서 무영대 인원을 구할 것이고, 임무도 자기가 도맡아서 하겠다고 했으니 무영대는 무시하자.

집중할 것은 오직 복수다.


#


저번에 부서졌던 철환 말고 다른 새로운 철환을 신청했다.

책사가 알아서 무영대로 옮겨준다고 하니 우선은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어서오세요.”


오늘은 천마와 훈련이 없는 날.

전귀를 잡기 위해 하오문으로 갔다.


우선 자연스럽게 방으로 들어가서 앉으니 여자가 들어왔다.

여자는 자연스럽게 내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일단 술 한잔하시죠.”


이곳은 남정네들이 술 먹고 정보를 부는 곳이기에 그리 오고 싶지 않았다.

술을 받지 않고 말했다.


“정보를 얻으러 왔다.”

“네?”

“전귀는 어디에 있지?”


여자는 당황한 듯 나를 위아래로 바라봤다.

대충 내가 여자랑 술 먹으러 온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을 것이다.


“그런 사람 없는데...”


- 쾅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니 부서져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여자는 겁을 먹은 듯 손을 떨기 시작했다.


숨겨진 층을 하나하나 찾는 것보다는 그냥 다 박살 내는 것이 쉽다.

하오문주가 아니면 어차피 전귀가 숨어있는 비밀의 층에 대해 모를 것이다.


“하오문주를 데려와. 그 녀석이랑 대화하지.”

“일..단 하오문주님을... 데리고 올게요.”


어차피 하오문주를 데리고 오라고 해도 오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모르는 녀석에게 순순히 올 이유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검을 잡았다.


- 끼익


여자가 방을 나가니.

순식간에 주위가 조용해졌다.

그러다가 이내 방 밖에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총 4명.


- 푹


벽 너머로 날아오는 암기를 가볍게 잡았다.

기본적인 암기인 단검.

암살을 담당하는 무영 대주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는 짓이다.


“나와라.”


내가 검을 들고 이야기하니 녀석들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옷을 입은 4명의 사내.


“하오문주는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내가 너희를 죽이면 되는 거지?”

“흥, 할 수 있으면 해봐라.”


녀석들의 실력을 보아하니 고작 일류.

어둠 속에서 맹수들을 보다가 검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니 오히려 안심되었다.


게다가, 여기서 무공을 써도 상관이 없었다.

기분 좋게 붉은 검사를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무인들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보았다.


“초절정?”

“고수다...”

“붉은 검사? 설마 혈룡인가?”


내 검사를 보고 내 정체를 알아맞춘 놈이 있었다.

내가 이정도로 유명한가?

우선 명성이 있으면 편할 것 같아서 대답을 했다.


“그래, 내가 천마신교의 소교주. 혈룡이다.”


말하고 나니 약간 부끄러웠다.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내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


“혈룡님을 바로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당장 하오문주님을 불러오겠습니다.”

“그래...”


오래간만에 싸우고 싶었는데, 녀석들을 말을 마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옛날에 정보를 구하려고 왔을 때는 하오문주는 커녕 제대로 된 정보도 얻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쉽게 만나는 게 가능한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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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생사관의 괴물 (2) 22.07.22 495 10 12쪽
6 생사관의 괴물 (1) 22.07.21 535 9 12쪽
5 5년후 (2) 22.07.20 583 10 12쪽
4 5년후 (1) 22.07.19 630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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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교와 손을 잡다 (2) 22.07.17 710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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