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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전역함
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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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3
추천수 :
209
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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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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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무영대 (3)

DUMMY

- 타닥, 타닥


독황.

그 노인을 암살하기 위해 우리 무영대는 말을 타고 신강 남쪽으로 내려갔다.

처음 말을 타봤지만, 생각보다 승마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쉼 없이 말을 타고 달리니 저 멀리 오래된 기와집을 발견했다.

무영대 모두 말을 근처에 세워놓고 내려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들 들어가기 전에 이걸 써.”


무영대주는 무언가를 무영 대원에게 나누어주었다.

영단?

무채색의 먹기 좋게 작은 동그란 영단.

살면서 처음 보았다.


“물론 유령공을 쓰면 입으로 들어오는 독에 잘 걸리지 않아서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독 중에서도 입이 아닌 피부로 중독되는 일도 있었다.

대주는 그걸 걱정하면서 영단을 준거다.


“먹는 게 아니고 피부에 바르는 거다. 들어가기 전에 미리 발라.”


무영대주는 영단을 손으로 으깨서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

영단을 꾹 누르니, 마치 진흙 같은 질감이었다.

나도 다른 대원처럼 얼굴에 바르려는 순간,


“안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우리를 감싸기 시작했다.

게다가 바로 옆에 있는 서로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건 진법이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대체 독황은 어떤 녀석이길래 집 근처에 진법을 설치한 거지?


우선 안개 속에서 저 멀리 문이 하나 보였다.

어차피 다른 대원들과 소통도 되지 않으니 그냥 걸어갔다.

다들 진법 밖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턱


문 안으로 들어왔으니 이제 조심해야한다.

언제 녀석이 공격해 올지 모른다.

긴장을 유지한 채 유령공을 이용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집 앞마당을 걷고 있던 순간이었다.


- 쾅


안개 속에서 누군가의 공격이 날아왔다.

가볍게 뒤로 피하면서 녀석을 바라봤다.

나무로 이루어져서 움직이는 얼굴 없는 인형.

무기는 들고 있지 않았지만, 그 파괴력은 대단했다.


이건 목각 인형인가?

갑자기 이런 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바로 검기를 방출하여 녀석을 조각내었다.

그러자, 목각 인형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주술을 이용하여 이것들을 조종한 것 같았다.

그래서 유령공을 쓴 나를 찾을 수 있던 것이다.


- 터벅, 터벅


약간 안개가 사그라지면서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10개가 넘어 보이는 목각 인형들.

왜 집에 이런 게 있어...


“후우...”


전부 박살을 내고 땀을 닦으며 문 앞에 도달했다.

앞마당에는 나무 조각들이 가득했다.


- 슉


조심히 집안의 문을 여는 순간.

오른쪽 귀 바로 옆으로 화살이 날아갔다.

목각 인형에 이어서 기관 장치라니.

얼굴에 바람 구멍이 날 뻔 했다.

독황은 누군가가 이곳에 올 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주위에는 온통 오래된 책뿐이었다.

책 위에 먼지가 쌓여있는 거로 보아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된 느낌이었다.


그밖에 다른 이상한 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수상할 정도로 너무 평범했고 조용했다.

하지만, 이런 기관과 목각 인형이 움직이려면 계속 관리를 해야 한다.

무조건 독황이 여기 있을 것이다.


제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공기의 흐름을 느꼈다.

기관에 능한 자.

분명 녀석이 숨어있는 비밀 공간이 있을 것이다.


- 휘이잉


잠시 후, 책장 바로 밑에서 바람이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유령공 덕분에 오감이 발달해서 찾을 수 있었다.

만약 생사관 그 상태 그대로 왔다면 비밀 통로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 끼이익


책장을 밀어 버리니 바닥에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진홍. 이쪽으로.”


통로로 내려와서 방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무영대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대원들은 어딨죠?”

“아마 진법에 갇혀서 못 나온 것 같다. 일단 우리 둘이서 들어가야 하는데...”


바로 방 안으로 들어가려는 나를 무영대주가 막아 세웠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돼. 저 방안은 독으로 가득 차있다. 그냥 들어가면 죽는다.”

“네?”


나무 문틈으로 보라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저 안에 암살 대상인 독황이 있을 것이다.


“이제 어떡하죠?”

“기다려야지. 독이 사라질 때까지.”

“그건...”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기다린다고 해도 독이 사라진다는 보장은 없었다.


“잠깐!”


무영대주의 말을 무시한 채로 문을 열었다.

보라색 독연이 나를 덮쳤다.

그러나, 예상대로 만독불침이라 그런지 전혀 독이 통하지 않았다.


“뭐야, 괜찮아?”

“네. 독에 강하다고 말했잖아요.”

“그래 일단 그럼 임무를 계속 실행해라.”


아직 독이 남아있기에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내가 독황을 죽여야 한다.

연기를 파헤치며 점점 안쪽으로 들어갔다.


- 쿨럭, 쿨럭


누군가 기침 소리가 점점 가까이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독, 기관, 주술, 진법.

대체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인가.


또 어디서 함정이 나올지 모르니 주의하면서 소리 나는 곳을 계속 걸어갔다.

누군가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흠, 사람을 보는 건 오랜만이군. 7년만인가?”


노인은 이미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안 좋아 보였다.

송장 같은 노인은 나를 보며 힘겹게 말을 건넸다.


“그 나이에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하군. 자객인가?”

“당신이 독황?”


노인은 내 말을 무시하면서 계속 자기가 할 말만 했다.


“죽여라. 이미 그 녀석에게 단전이 파괴돼서 독을 모을 수 없다. 이제는 갈 때가 된 거지.”

“당신이 말한 그 녀석이 누구지? 천마 신교의 대호법인가?”


천마 신교의 대호법이라는 말에 노인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내 말을 듣고 있다는 증거다.


“그 녀석 해독제를 내놔. 당신이 지금까지 연구한 자료를 태워버리고 싶지 않다면 당장 내놔.”


죽음에 초연한 모습.

목숨으로 협박하는 건 하수다.

오히려 자신의 살아온 증거물을 없애는 것이 협박에 효과적이다.


“나름 괜찮은 협박이지만, 그건 말해줄 수 없다. 그 녀석은 내 원수거든.”


고문이라도 해야 하나?

검을 꺼내 들었다.


“근데, 해독제를 물어보는 걸 보면 그 녀석 아직 살아있나?”


빈틈이다.


“궁금한가? 대신 해독제를 줘. 그럼 말해주지.”


녀석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고 있다.

분명 죽기 전까지 궁금한 건 못 참을 거다.

그러나, 노인은 허탈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괜찮다. 어차피 내 인생의 최고의 독을 맞고 살아있을 리 없다. 그건 화경의 고수도 죽일 수 있거든.”


노인의 눈을 바라봤다.

확신에 가득 찬 눈.

더는 말하는 게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그냥, 죽여라. 소년.”

“그러지.”


우선 암살 임무를 성공시키고 다른 자료를 뒤져봐야겠다.

검으로 녀석의 심장을 정확히 찔렀다.


- 커억


노인은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이미 망가진 몸.

최소 화경의 경지일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별다른 교전 없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 끼익


문을 열고 나오니 다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임무는?”

“성공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말없이 독황의 목이 담긴 자루를 보여주었다.

바닥에 피가 살짝 떨어진 것을 보고 무영대주는 웃으면서 나를 바라봤다.


“우리 신입 대단한데? 만독불침인거 아니야?”


옆에 있던 누님은 나를 끌어안고 말했다.

누님이 생각보다 세게 끌어안아서 숨을 쉬기 어려웠다.


“노인은.. 이미 죽어가고 있었어요. 일단 나가죠.”


형님이 무채색의 자기 얼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내게 말했다.


“너, 영단을 안 바른 상태로 저길 들어간 거야?”

“그러네, 괜찮아?”


뭔가 잊어버린 것 같았는데, 영단 바르는 걸 까먹었다.

어차피 독 면역이니 상관없지 뭐.


“괜찮아요. 우선 올라가시죠.”


다시 서적이 가득한 집안으로 올라왔다.

무영 대주는 바로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잠깐만요. 할 일이 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주시죠.”

“그래, 그럼 난 밖에서 얼굴을 닦으며 기다리고 있겠다.”


형님과 대주님은 집 밖으로 나갔다.

서둘러 스승님의 해독제를 찾기 위해 열심히 서적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막내, 이 누님이 도와줄까?”

“네. 도와주세요. 해독제라고 적힌 책은 다 찾아주세요.”


누님과 함께 집안 곳곳을 살폈다.


진법 연구.

독공 연구.

별 필요 없는 서적만 가득했었다.

그렇게 해독약을 제작할 수 있는 서적을 찾아보던 중 바닥에 오래된 종이가 떨어졌다.




어느 날.

사천당가에서 사람이 왔다.

독을 제작하는데 도와달라는 제안이었다.


어차피 이미 늙은 몸.

더는 살인을 하지 않으려고 반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달콤했다.


그는 자신을 독룡이라고 소개했다.

사천당가의 유력한 후기지수가 내 제자가 된다니.

이건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남은 기간.

열심히 녀석을 괴물로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나 대신 그 재수 없는 천마를 죽일 엄청난 독도 만들 수 있겠지.


다만 이상했던 것은 어디를 공격하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하는 건지 물어봤을 때, 그의 입 모양은 아마도 곤륜이었던 것 같다.


같은 무림맹을 끼리 서로 공격하다니.

정파라고 불리는 무림맹도 썩었다. 」



이런 곳에서 곤륜의 우물에 독을 푼 녀석을 찾았다.

드디어 복수할 수 있었다.

내 얼굴을 본 누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필요한 거 찾았어? 왜 그렇게 주먹을 꽉 쥐고 있어.”

“찾았어요. 드디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 아버지를 죽인 독을 만든 독룡.

당장 죽이러 갈 것이다.


#


“안된다.”

“네?”


무영대주는 무림맹 쪽으로 잠깐 가겠다는 내 의견을 반대했다.


“왜죠?”

“눈빛을 보니 사람을 죽일 눈빛인데, 거짓말하지 말고 이유를 솔직하게 말해.”


역시 무영대주는 내게 느껴지는 살기를 느낀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거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일단 나는 반대다. 독룡이면 사천당가의 후기지수. 잘못해서 정체라도 들키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네...”


그냥 몰래 다녀올까?

괜히 말한 것 같았다.


“근데, 교주님께서 허락하시고 네가 유령공 대성을 하면 나도 허락하지.”

“알겠습니다. 한 달 안에 대성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내가 특별히 훈련을 도와주지.”


일단 한 달 안에 유령공을 대성한다.

그다음 천마에게 어떻게든 허락을 받는다.

복수를 위해 그것만 생각했다.


“집중해!”

“다시.”

“뛰어!”


점점 훈련은 어려워졌다.

밟기만 해도 부러질 것 같은 나무 위에서 뛰기도 하고 물속에서 숨을 참기도 했다.

때로는 정말 근육통에 자다가 깨기도 하고 가끔은 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무영대주 이름을 걸고 내 인생에서 너처럼 독한 놈은 처음 본다.”


#


한 달 후.

간신히 유령공을 대성한 다음 바로 천마에게 갔다.

원래는 그냥 만나는 것이 힘들지만, 내 이름을 듣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그래, 무슨 일로 왔지? 지금 싸우고 싶은가?”

“아닙니다.”


천천히 목적을 말했다.

그러나, 무림맹의 오룡 중의 한 명을 죽이러 나가는 허락을 쉽게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예?”


어라?

천마는 별생각 없이 바로 허락했다.

이렇게 막 무림맹에 자객을 보내도 되는 건가?


“뭐, 암살 대상으로 지정이라도 해줘?”

“교주님...”


책사는 이미 더 말하는 걸 포기한 듯했다.

잘못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녀석에게 이정도는 허락하지. 그리고 전쟁 따위 신경 쓰지 마라. 어차피 짐이 다 이긴다.”

“감사합니다.”


결국, 독황이 죽은 그곳에서 스승님의 해독제는 찾지 못했다.

그러나, 천마 역시 스승님을 위한 복수를 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 듯 보였다.

이제 무림맹으로 갈 수 있었다.


독룡.

기다려라.

드디어 8년의 기다림 끝에 무림맹 위선자들에게 복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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