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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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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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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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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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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생사관의 괴물 (4)

DUMMY

생사관의 마지막 시험.

이제 이걸 끝내면 생사관에서 나갈 수 있었다.

마군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시험은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교관은 분위기를 잡으며 대략 80명 정도 되는 인원을 어디론가 데려갔다.

2년 사이에 20명 정도가 버티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그러나, 이정도는 처음보다 별로 큰 숫자가 아니라고 했다.


생사관이 진행한 지 벌써 7년.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는지 가늠할 수도 없었다.


“어려운 만큼 부디 많이 살아남았으면 좋겠군.”


교관은 어두운 통로를 지나 우리가 훈련했던 장소보다 더 넓은 공간으로 우릴 인도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동굴.

매복할 공간도 없이 시야가 탁 트인 곳.

생사관의 아이들이 대규모로 싸우기에는 최고의 장소다.


“슬슬 시작하지. 다들 긴장해라.”


긴장은 되지 않았다.

어차피 시험 내용은 이미 알았다.

고독에 조종당하는 녀석들 아니면 강시들과 싸워서 이기는 쉬운 시험이다.


- 크으으


역시나 예상대로 거대한 공간의 연결되어있는 어두운 구멍에서 강시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시체처럼 흰 피부에 동공이 보이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

오랜만에 보니 약간 반가운 느낌도 들었다.


“저게 뭐야?”

“설마 강시야?”


강시를 처음 보는 다른 아이들은 당황한 듯했다.


“최대한 많은 적을 처치한 놈이 이번 생사관의 수석이다. 그렇지만, 일단 살아남아야겠지?”


교관이 말하는 그 순간.

설아가 나를 바라봤다.

서로 방해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견제만 없다면 쉽게 수석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이 안 먹혀!”

“뭐야?”

“내 검이 부러졌어...”


강시를 처음 상대하는 녀석들은 단단한 피부에 고전했다.

나도 2년 전에 싸워본 적이 없었다면 이들과 같은 처지였을 것이다.

어쩌면 내 검이 부서져서 죽었을 수도 있었겠다.


검기를 사용하며 빠르게 강시를 단전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절정 고수에 오른 지금.

이류, 일류 강시들은 그냥 보통 사람보다 까다로운 존재일 뿐이었다.


- 크으으


내게 다가온 녀석의 단전을 정확히 찔렀다.

목이 잘려도 움직이는 녀석은 그대로 쓰러졌다.


“도와줘!”

“힘을 합치자.”


그 와중에 우리 10조 녀석들은 멀리서 벌벌 떨고 있었다.

개인전이라서 챙겨주지 않았지만, 너무 답답해 보였다.


“무서워하지 말고 단전을 찔러. 고작 시체 덩어리에 죽지 말고. 너희들끼리 모여 다녀.”


10조 녀석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도면 알아서 목숨은 유지할 것이다.

나 역시 최고의 성적을 얻기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 퍽


다른 녀석에게 시선이 쏠린 강시들을 일격에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강시를 잡으니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절정 고수 수준의 강시가 없었기에 생각보다 시험이 쉬웠다.

이대로라면 무난하게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때.


“저게 뭐지?”

“다른 생사관 아이들 아니야?”

“잘됐다.”


강시가 나왔던 그 구멍에서 내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생사관 인원 중 누군가가 반가운 마음으로 녀석에게 달려갔다.


아무래도 다른 생사관과 힘을 모으면 강시들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한 듯했다.

그러나, 튀어나온 녀석들은 얼굴에 어떠한 표정도 없었다.

설마?


“야, 어서 떨어져!”


- 푹


역시나 녀석들에게 가까이 간 놈은 그대로 쓰러졌다.

아무런 표정이 없는 녀석들은 우릴 바라보며 말했다.


“오직 천마님을 위해.”


틀림없다.

고독이다.


강시에 이어서 고독이라니.

생사관의 네 군데 중에서 규칙이 없는 곳이 망해서 그런가?


고독과 강시 생사관과 동시에 싸워야 한다니.

게다가 고독과 강시는 서로 싸우지 않았다.

엄청난 수의 적들이 오직 우릴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힘을 합치자.”

“그래. 우선 살고 봐야지.”


다른 아이들은 힘을 모아서 달려오는 녀석들을 막을 수 있는 대형을 만들었다.

이거 절정 고수의 경지에 들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수도...


그러나, 이건 경쟁.

그 와중에서 서로 방해를 하거나 견제를 하는 무리가 있었다.





- 펑


갑자기 눈앞에서 무언가가 터졌다.

향을 맡으니 처음 맡아보는 독이었다.

실눈을 뜨고 있는 5조 조장이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독이다. 2년 동안 운 좋게 내 독에서 살아남았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에는 다르다.

항상 같은 말투.

저 녀석 덕분에 만독불침에 도달했다.

매일매일 색다른 독을 구해오다니.

정말 고마웠다.


“몇 번을 말해. 만독불침이라고.”

“알아. 그래서 이번에는 머리를 썼지.”


녀석의 말과 다르게 몸은 아주 멀쩡했다.

약간의 저림과 어지러움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녀석은 계속 웃고 있었다.


“독은 상대를 약화할 때만 쓰는 게 아니야.”

“그래...”

“독을 이용해 신체 능력을 증폭시킬 수 있지.”


고독을 품고 있는 녀석들의 상태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면서 소리를 질렀다.


“카악.”


원래도 고독 때문에 이성이 없는 녀석들이지만, 이건 마치 검에 대한 공포 또한 잊어버린 듯했다.


“일류 고수 녀석들에 내가 독으로 도와주면 네놈도 버틸 수 없을걸?”


저 녀석은 이미 시험을 통과할 생각 따위 없었다.

게다가 강시에 독을 뿌리니 강시의 흰 피부가 보라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강시의 손톱에 스치면 독에 중독될 것이 분명했다.


“강시에는 독이 통하지 않지만, 독을 묻힐 수 있지.”


저놈은 아주 작정을 했는지 내 주변에 있는 적에게 모든 독을 뿌리기 시작했다.


“이러면 너도 죽을 텐데?”

“상관없어. 너만 죽일 수 있다면...”


한 대 맞은 것이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나?

적극적으로 주위에 독을 뿌리기 시작했다.


“살려줘!”

“이거 왜 이래?”

“아악!”


독이 초록색 안개처럼 퍼지면서 시야를 가렸다.

그 속에서 다른 녀석들이 죽어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보여줘. 네놈이 이번에도 내 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순식간에 주변에 강시와 고독을 지닌 일류 고수가 나를 포위했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웃음이 나왔다.


“왜 웃지?”

“미안하다.”


적들이 순식간에 내게 덮쳐오기 시작했다.

강시를 베어도 독이 퍼지는 상황.

잠깐 심호흡을 하고 검을 쥐었다.


- 파악


“뭐야?”


붉은 검기를 방출하니, 마치 무를 베듯 쉽게 녀석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독에 닿아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만약, 2년 전이였다면 철환을 다 풀어도 힘들 숫자.

그러나, 절정 고수의 경지에 오른 지금.

이런 것 고작 장난일 뿐이었다.


“아니야. 이건 불가능해. 저 나이에 절정 고수라고?”


천마도 서른이 넘기 전에 저 경지에 올라갔는데, 이정도는 느린 편이다.

내겐 어서 빨리 화경의 경지는 배신자 녀석을 복수할 생각뿐이었다.


“이리와. 이제 끝내줄게.”

“잠깐...”


이젠 슬슬 쓸모도 없었고, 시험을 통과하는 데 방해만 되니 지금 살려두면 나중에도 나를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만독불침으로 만들어준 건 고마웠지만, 복수에 방해된다.

검을 들고 녀석에게 가까이 걸어갔다.


“오지마!”


- 슝


녀석은 다양한 암기를 날렸지만, 너무 느렸다.

모든 암기에 독이 발라져 있어서 보통 무인들에게는 굉장히 위협적일 것이다.

하지만, 맞지 않는다면 쓸모가 없다.


“대체 왜. 단 하나도 맞지 않는 거야.”


녀석이 잔재주로 생사관을 버티는 동안.

난 초절정 경지인 교관과 계속 대련을 했다.

이미 그의 검 속도에 익숙해진 지금.

도저히 맞을 수 없었다.


“이제 끝이다.”

“잠깐!”


- 푹


녀석의 복부를 찌르니 내게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얼굴에 핏방울이 살짝 묻었다.

그의 몸이 보랏빛으로 변하면서 나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내 단전에는 극독이 담겨있지.”


그놈에게서 떨어진 핏방울이 땅에 닿으니 돌이 녹으며 연기가 일어났다.

엄청난 극독.

“네놈은 이미 피를 뒤집어썼으니 이번에는 다를 거다.”


같은 대사.

이게 저놈의 유언이었다.

그러나, 내 몸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살짝 어지러운 정도?

자기가 만독불침을 만들어준 상대에게 이제야 극독을 쓰다니.

조금은 불쌍했다.


- 치이익


녀석의 뼈는 독에 의해 녹아서 사라졌다.

어쩌면 이곳에서 가장 도움이 된 녀석.

잊지 않을 것이다.


- 푹


녀석을 처리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게 보이는 것은 절망적인 모습뿐이었다.

마치 곤륜파가 멸망할 때처럼 다들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었다.


“조장님, 죄송합니다...”


2년 동안 같은 조에서 동고동락했던 조원들도 모조리 강시에 당했다.

역시 더 강해져야 한다.


곤륜파가 망한 이유도 힘이 없어서다.

만약, 이번에 한 방에 모든 적을 처리할 수 있었다면 조원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후우...”


힘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

그리고 복수에 성공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검을 꽉 쥐었다.


- 푹


고독에 조종당한 녀석들과 강시를 모두 죽였다.

어쩌면 하나하나 치료를 받아서 고독을 떼어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오랜시간이 지났다.

차라니 죽이는 것이 고통을 덜어주는 최소한의 배려다.


“후우...”


강시 떼와 고독에 이성이 날아간 녀석들이라니.

그 많던 녀석들을 모두 죽이니 온몸에서 피 비린내가 진동했다.

게다가 우리 생사관의 녀석들도 많이 죽었다.


역시 마지막 시험.

수많은 녀석이 죽어나갔다.


당장이라도 씻고 싶은 몸을 이끌고 어두운 동굴을 통로를 따라 어디론가 나왔다.

아무도 없는 공간.

총 교관이 나를 바라보며 웃고있었다.


“수고했다. 합격이다. 네놈이 제일 강하군.”

“뭐, 2년 동안 대련 해주신 덕이죠.”

“우리 생사관에서 괴물이 나왔군. 수고했다.”


그리고 뒤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설아.

그 난리 통에 용캐 살아있었다.

그후로 살아남은 녀석들이 각종 부상치레를 달고 걸어나왔다.


“이번에는 졌지만, 다음번에는 이길거다.”

“그래.”


이런 지옥에서 살아남은 녀석.


80명이 되는 녀석 중에 살아남은 건 고작 13명.

확실히 고수만 살아남는다고 하는 생사관.

마지막 시험도 마쳤으니 이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

어서 빨리 마군이 되고 싶었다.


“이제 교주님께 가자. 그동안의 결과를 보여줄 시간이다.”


아직 절정고수인데, 천마를 만나야 하나?

아직 때가 아닌데.

우선 그러든 말든 일단은 씻고 싶다...


#


십만대산 꼭대기에 있는 신궁.

차가운 바람이 쉼없이 불고 있는 이곳에서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천마에게 책사가 가까이 갔다.


“교주님, 진홍이라는 녀석이 생사관 1등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진홍이라는 녀석이 그 영감님 제자 맞나?”

“맞습니다.”


천마는 무언가 재미난 걸 발견한 것처럼 씨익 웃었다.

책사는 뭔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항상 이럴 때 마다 천마가 하고 싶은대로 일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재밌겠군. 우리 천마신교에 새로운 바람이 불겠어.”

“생사관에서 살아남은 13명이 지금 이곳으로 온다고 합니다.”

“13명 밖에 안되다니. 이번 기수는 실력이 별로인가?”


13명.

보통은 30명 정도 생사관을 통과한다.

이정도 숫자는 의외의 결과였다.


“이번 시험은 더 높은 경지를 위해 제가 특별히 어렵게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좋아. 쓸데없이 자리 차지하는 늙은이들보다는 젊은 놈들이 낫지. 아주 좋다.”


책사는 천마의 미소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나 갑자기 무투 대회를 연다거나 전쟁을 하겠다거나 이상한 일을 계획하신 거 아니죠?”

“당연히 아니지. 짐은 생각이 깊다.”


책사는 한숨을 쉬었다.

큰일을 벌리기 전 천마는 항상 저 말을 했기 때문이다.


진홍.

그 아이가 어쩌면 신교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지도 모른다고 천마는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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