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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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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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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7
추천수 :
209
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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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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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영대 (1)

DUMMY

피묻은 몸을 깨끗하게 씻고 천마가 있는 신궁으로 향했다.

의외로 신궁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생사관이 지어져 있었다.


- 터벅, 터벅


눈이 덮인 산을 계속해서 올라갔다.

생사관에서 살아남은 다른 아이들은 아무래도 충격이 큰 듯했다.


하긴 그런 광경을 본다면 밥조차 먹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 또한 곤륜이 멸망할때, 그랬었다.

다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신궁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 끼익


신궁의 문을 열었다.

아직 약관이 되기까지 5년.

아슬아슬 하지만, 충분히 마군에 들어갈 수 있다.


“환영한다. 생사관에서 살아남은 본교의 후기지수들이여.”


신궁 안에는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며 서 있었다.

이들은 누구지?

보아하니 꽤 강해 보이는 고수들.

천마 신교의 마장이나 마군처럼 보였다.


“생사관을 무사히 마친 너희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마병이다. 이제부터 본교를 위해 일해라.”


좋았다.

이제 마병, 마장, 마군.

소교주 자리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1등을 한 진홍. 한 발자국 앞으로 나와라.”


책사의 말에 살짝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천마는 다른 녀석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2등은 누구지?”

“접니다.”


설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천마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이야기했다.

천마는 나와 설아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야, 너희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냐?”

“네?”


책사는 당황한 표정으로 천마에게 소리쳤다.

마교의 고수들이 모여있는 지금 어린애처럼 굴다니.

한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강하기에 저런 고수들도 천마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교주님! 제발...”

“왜? 재밌을 것 같잖아.”


책사의 당황한 표정을 뒤로 한 채로 천마는 내게 말을 걸었다.


“진홍. 넌 저 녀석을 이길 수 있나?”

“저 녀석에게 진다면 제가 생사관 1등이 아니었겠죠.”


설아가 째려봤지만, 사실이다.

천마는 거만한 내 태도를 마음에 들어 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거지.”


설아는 검을 꺼내 들었다.

천마 앞에서 검을 꺼내 들다니.

그러나,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들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마교는 원래 이런가?


“그래, 한번 싸워봐라. 이긴 녀석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겠다.”


나 또한 검을 꺼내 들었다.

천마라면 분명 좋은 것을 줄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자신감 넘치는 설아에게 본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겠다.


“철환 안 풀어?”

“어.”


일류 고수 녀석에게 철환을 풀 필요는 없었다.

근데, 내가 검기를 방출하는 절정고수인 걸 알 텐데 저리 자신감이 넘치는 거지?

뭔가 숨기는 것이 있나?


“그럼, 결투 시작.”


천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설아에게 달려갔다.

빠르게 다가가서 한 방에 끝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설아는 절정고수인 내 속도에 반응했다.

게다가 뭔가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


“제대로 보여줄게.”


- 휘이잉


실내에 있는데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녀석의 머리가 검은색에서 하늘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저건?”

“설마?”


고수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머리카락 색이 변한 게 빼고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대체 뭐지?


“북해빙궁(北海氷宮). 거기가 내 고향이다. 진홍.”


북해빙궁.

들어본 적 있다.

냉기를 일으킨다는 무공을 쓴다는 녀석들.


빙설아.

내게 성을 안 알려준 이유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북해빙궁에서 온 녀석을 보게 된다니. 재밌군.”


천마는 새로운 놀 거리를 찾은 것처럼 눈이 커졌다.

말로만 들은 무공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후우...”


차가운 공기에 폐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겨울에 스승님과 눈을 받으며 했던 훈련이 잠깐 생각이 났다.

설아는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간다.”


그래 봐야 약간 차가워진 것뿐이다.

별 생각 없이 다시 공격했다.


- 챙


어라?

검과 검이 맞붙는 순간.

설아의 검과 닿은 부분이 조금씩 얼어붙기 시작했다.


"쳇."


황급히 검을 떼어냈다.

잘못하다가는 검을 잡은 내 손까지 얼어붙을 뻔했다.

괴상한 무공.

살면서 이런 상대는 처음이었다.


“어때? 절정고수라도 힘들지?”

“하...”


바닥은 얼음으로 변해 미끄러웠고 계속 추위에 입김이 흘러나왔다.

확실히 까다로운 상대라는 건 맞았다.

그러나, 이런 잔재주로는 이길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이래도 포기 안해?”

“그래. 나도 제대로 할게.”


빨리 승부를 보기 위해서 검을 꽉 쥐었다.

붉은 검기가 방출되기 시작했다.


“절정고수라고?”

“저 나이에?”


장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빠르게 그녀에게 달려갔다.


- 쨍강


붉은 검기.

역시나 그녀가 들고 있는 검을 곧바로 파괴했다.

진작 이렇게 할걸.


“항복... 졌습니다.”


금방 승부를 포기한 설아의 머리카락 색이 다시 돌아왔다.

자유자재로 색을 조절하는 건 굉장히 신기했다.

아무튼, 승부가 났기에 천마 앞으로 가서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제가 이겼습니다. 어서 선물을 주시죠.”


과연 무엇을 줄까?

영약?

명검?

그러나, 천마의 입에서 나온 건 더 충격적이었다.


“진홍. 너에게 마장 자리를 주겠다.”

“예? 교주님...”


책사는 머리가 아픈지 벽에 손을 짚었다.

천마의 발언에 모두 술렁이기 시작했다.


“약관도 넘지 않은 녀석에게 마장이라니. 과하십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마장 자리는 50명이 최대입니다.”


50명밖에 안 되는 마장.

모두 자리를 뺏기는 것을 싫어했다.

이런 기회를 날릴 수 없었다.


“그럼 불만이 있으면 이 자리에서 싸우시죠. 어때요?”


나의 거만한 태도에 다들 혀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다들 자기 자리를 지키고 싶어했다.


- 하하하


어느새 조용해진 공간.

천마의 호탕한 웃음만이 장내를 가득 채웠다.


“역시 네놈은 재밌구나. 한 명 지목해라. 천마의 이름으로 싸우는 걸 허락한다.”


역시 천마.

젊어서 그런지 말이 잘 통했다.

어쩌면 내가 빨리 소교주 자리에 올라와서 나랑 싸우고 싶어 하는 듯했다.


주위를 둘러봤다.

나보다 최소 10년 이상은 산 사람들.

다들 절정고수일 것이다.


마장 사이에서도 서열이 있다.

높은 경지의 마장일수록 훨씬 강하다.


설아와 싸운 지금.

무리해서 높은 녀석과 싸울 필요는 없었다.


“저분으로 하죠.”


적당히 힘만 세 보이는 놈으로 골랐다.

녀석은 자신이 얕보였다고 생각했는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감히 청월도장(靑月刀將)을 무시했겠다.”


기다란 도(刀).

푸른 반달 모양의 도는 그의 별호와 아주 잘 맞았다.


- 쾅


오른팔 철환을 풀었다.

외간을 보니 전형적인 힘으로만 도를 쓰는 무인.

이 정도면 충분했다.


“내가 먼저 나서면 기회가 없을 테니 먼저 덤벼라. 꼬마야.”


녀석은 아까 전의 내 무예를 보고도 여유를 부리며 도를 어깨에 올려놓았다.


“쯧, 저리 자존심만 강해서야.”


천마의 말이 맞았다.

녀석은 자기보다 어린놈에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자존심을 챙기려고 선공을 양보했다.


“그러면, 고맙습니다.”


- 쾅


왼쪽 팔에 있는 철환도 풀었다.

이왕 선공을 양보한 거 한 방에 끝내야겠다.


“어, 잠깐...”


붉은 검기를 방출한 채로 바로 상대에게 달려갔다.

녀석은 당황했는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 쾅


녀석은 당황하면서 내 검격을 막아냈다.

확실히 마장.

그냥 무시하면 안된다.


“그럼, 이제 내 차례다.”


녀석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기다란 도를 들고 내게 달려왔다.

어린 녀석을 압도적으로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시작부터 강하게 밀어 붙였다.


- 부웅


하지만, 철환을 푼 지금.

녀석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여서 공격을 모두 피했다.


"청월도장이 저런 어린 놈에게 고전하다니."

"부끄럽네요."


마장들은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하는 청월도장을 비웃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녀석의 표정은 망가졌다.


“제기랄. 왜!”


녀석의 도에서도 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조급해진 상태에서 힘으로 검을 휘두르기만 하면 같은 경지라도 맞을 수가 없다.

계속 검격을 피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녀석은 빈틈투성이로 마구잡이 공격을 시도했다.


- 서걱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녀석의 오른쪽 허벅지를 베었다.

붉은 피가 사방에 튀었다.


“이정도는 끄떡없다!”


녀석이 바닥을 발로 밟는 순간.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밟고 살짝 중심을 잃기 시작했다.

절호의 기회.


- 챙


그 찰나의 순간.

녀석이 들고 있는 도를 쳐냈다.


“끝이군.”

“아니. 아직이다!”


이미 승부는 났지만, 분노로 이성을 잃었는지 무작정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도를 쓰는 사람이 권을 쓰다니.


“그만.”


천마가 말을 하는 순간.

온몸이 굳으며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몸을 짓누르는 기분이었다.


천마가 오른손 검지를 들어 올리니 창월도장의 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허공섭물?

저 거리에서?


- 쾅. 쾅, 쾅


천마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패배자를 땅바닥에 그대로 박아버렸다.

절정고수를 고작 손가락 하나로...


심상 수련에서 생각한 것보다 차원이 달랐다.

패배자를 치워버린 천마가 나를 보며 말했다.


“진홍. 넌 이제부터 마장이다. 그리고, 넌 무영대에 속하게 된다.”


무영대.

천마의 직속 기관으로써 기습과 암살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명성도 필요하기에 무영대에서 경력을 쌓아야 한다.


“다른 녀석들은 아직 실력이 부족하니 추가 훈련을 진행하도록 하겠다. 너희들도 마장에 오를 수 있게 노력하도록.”


천마는 젊은 피를 이용해서 의욕이 떨어진 녀석들에게 초초함을 줄 생각인 것 같았다.

의외로 영리한 면이 있었다.


“그래야, 본교가 더 재밌어지거든.”


아닌가?

그냥 싸움을 좋아하는 소년 같았다.


약속까지 5년이 남은 상황.

마장 다음 바로 마군이기에 금방 소교주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거다.

아직 멀었지만, 복수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셈이었다.


#


그렇게 신궁을 나와서 무영대가 머무는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십만대산에 숨겨져 있는 조그마한 장소.

은거 노인이 제자를 몰래 키우기 최적의 장소였다.


“반갑다. 신입. 일단은 편하게 누나라고 불러.”


몸에 딱 달라붙은 검은 옷을 입은 누님과 악수를 했다.

누님은 신입이 온 것이 기쁜지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걷기 시작했다.


“무영대에서는 알고 있겠지만, 주로 암살, 침투 임무를 담당하지.”

“그럼...”

“그래, 가끔은 우리 신교를 벗어나 정파라고 칭하는 녀석들을 암살하기도 하지.”


이거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복수를 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누님은 무영대 곳곳을 소개해주었다.

개인 숙소가 있었고, 난 내 숙소에 짐을 풀고 다시 무영대를 누님과 함께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곳은 넓지만, 사람은 많지 않아. 너까지 하면 4명이야.”


천마 직속 부대가 고작 4명이라니.

이 인원으로 암살이 가능한가?


- 팍


그때, 담을 넘어 장작 패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누구 숙소죠?”

“아, 이곳은...”


- 끼익


문이 열리면서 중년의 남성이 땀을 흘리며 걸어 나왔다.

상의를 입지 않은 남자는 흉포한 근육을 뽐내면서 나를 바라봤다.


“무영대주. 우리 대장님이셔.”


몸에 잔 근육과 상처들.

그가 어떤 인생을 보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어이, 신입. 한번 실력 좀 보자.”

“네?”


갑자기 결투를 신청하다니.

조금 놀랐다.


“왜, 쫄리냐?”


상대는 무영대주.

마군의 경지.

천마 신교에서 단 20명뿐인 마군.

한 번 그 강함을 체감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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