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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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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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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09
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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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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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생사관의 괴물 (2)

DUMMY

“뭐야?”


독을 쓴 5조 조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눈을 뜨고 있는 녀석과 악수를 하고 가볍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환영 인사가 거치네.”


이미 스승님에게 독을 너무 먹어서 웬만한 독에는 면역이었다.

녀석의 독에도 몸은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그럼, 이제.”

“어?”

“나도 받은 게 있으니 뭔가 줘야지.”


멀쩡한 사람 괴롭히려고 독을 뿌린 다음 그냥 넘어갈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미리 손을 써야 한다.


“아니야. 괜찮아. 10조 마음대로 써. 같은 조장끼리 잘 지내자.”

“잠깐.”


급하게 도망치려던 녀석의 어깨를 잡고 주먹을 꽉 쥐었다.

독을 뿌리고 어딜 도망가려고 하는가.


- 퍽


주먹으로 녀석의 배를 가격하니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녀석은 침을 흘리며 고통 때문에 바닥에서 기고 있었다.


원래는 덤비는 녀석에게 다시는 덤비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하지만, 좋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스승님이 더는 독 훈련을 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놈이 독을 계속 공급해주지 않을까?


“두고 보자.”

“그래. 다음에는 더 강한 독으로 들고 와.”


일부러 살려두었다.

이제 나를 위해 계속 강한 독을 들고 올 생각을 하니 정말 고마웠다.

이대로 편하게 만독불침(萬毒不浸)까지 갈 수 있겠다.


5조 조장은 내 생각도 모른 채 화를 내며 자리로 돌아갔다.

이제 이렇게 독을 구하기 힘든 곳에서 나를 위해 열심히 독을 구할 것이다.

저 녀석의 독도 강해지고 나도 면역이 생기고 서로 이득이다.


“고맙습니다. 저 녀석이 항상 자리를 뺏어서 훈련을 못 했는데...”


삐쩍 마른 우리 조 녀석들은 내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이래서 녀석들이 훈련하러 가는 걸 꺼렸던 것 같다.

잘 먹지도 못하는 조원들.

옛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모두 그만!”


개인별 훈련시간이 끝나고 모두 바닥에 앉았다.

자고 있던 녀석들도 눈치를 보며 자리에 앉았다.


- 끼이익


그렇게 잠깐 기다리니 교관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거대한 벽 같은 걸 끌고 들어왔다.

저게 대체 뭘까?


“이제부터 이걸로 평가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저걸로 대체 무슨 평가를 할까?

생사관은 정말 특이한 곳이었다.


“이 거대한 벽을 주먹으로 쳐서 가장 깊은 자국을 잠기는 조에게는 소마단을 주겠다.”


소마단.

한 알을 먹기만 해도 10년 정도의 내공을 얻을 수 있다.

역시 고수를 키운 곳이라서 그런지 통이 컸다.


“참고로 가장 깊게 자국을 남기는 놈은 원하는 것을 챙겨주겠다.”

“부서지는 거 아닌가요?”


누군가 교관을 향해 말했다.

하긴 기를 둘러서 주먹으로 치면 바위도 부서질 거다.

고작 벽에 자국을 남기라니.


“이건 특별하게 제작한 철로 만든 벽이다. 웬만한 충격에도 부서지지 않는다.”


- 쾅


교관이 가볍게 벽에 주먹을 날렸다.

엄청난 소리가 동굴을 가득 채웠지만, 벽은 흔들리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근데 생각보다 무식한 훈련인 것 같다.

주먹으로 쳐서 자국 남기기라니.

누구 생각인지 참 멍청한 듯하다.


“흡!”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벽을 쳤지만, 벽은 시끄러운 소리만 낼 뿐 바위처럼 꿈쩍하지 않았다.

이게 자국이 남긴 하는 건가?

오히려 아이들의 주먹이 먼저 부서질 것 같았다.


다른 녀석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드디어 1조 조장이 나왔다.

사실상 설아, 저 녀석만 경계하면 된다.


“세게 쳐도 됩니까?”

“그렇다. 내공을 담아서 힘껏 쳐도 절대 부서지지 않는다.”


설아는 어깨를 풀면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자신보다 훨씬 큰 철벽.

저 체구로 저걸 쳐도 자국조차 안 남을 것이다.


- 텅


경쾌한 소리.

종소리 같은 소리가 울린 후 모두 벽을 바라보았다.


“뭐야?”

“저게 끝이야?”


분명 내공을 담아서 친 것 같았는데, 고작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 수준의 깊이만 들어갔다.

유일하게 벽에 구멍을 냈지만, 1조 조장치고 기대 이하였다.


“역시 우리 2조에는 힘으로는 안 되는 걸 보여주지.”


덩치가 아주 큰 녀석이 갑자기 웃으며 등장했다.

저놈은 나와 같은 또래가 맞나?

외모 때문에 교관인 줄 알았다.


녀석은 철벽에 가까이 갔다.

덩치가 너무 커서 철벽이 가려질 것 같았다.


“후우... 진짜로 부숴버립니다.”


팔뚝이 일반인 다리처럼 굵은 녀석은 기를 끌어올렸다.

저 정도 덩치라면 살짝 쳐도 벽에 금이 갈 것 같았다.


“간다!”


- 쾅


엄청난 금속음이 동굴 가득 울렸다.

마치 검과 검이 충돌한 듯한 소리.

외공을 얼마나 단련하면 저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거지?


“크흠...”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철벽은 흔들리기만 하고 자국도 남지 않았다.


“어? 잘못 쳤네요.”


2조 조장 녀석은 당황하며 연타로 벽을 쳤다.

하지만, 소리만 우렁차고 별 실속이 없었다.


“그만하지.”

“이상합니다. 저년은 자국을 냈는데, 나는...”

“그만!”


교관은 정색하며 고함을 질렀다.

어린애처럼 떼를 쓰는 걸 싫어하는 듯 보였다.


“다음.”


그 외에 다른 조장도 실금조차 내지 못하고 결국 내 차례까지 왔다.

거대한 철벽을 향해 가까이 걸어갔다.

이런 어린애 장난 같은 시험에 굳이 철환까지 풀 필요는 없었다.


“너도 힘껏 쳐봐라. 어차피 부서지지 않으니.”


고작 이런 곳에서 힘으로 질 수 없었다.

힘을 주고 허리를 돌리며 정확히 벽을 조준했다.

기를 담아서 힘껏 치면...


- 콰직


어라?

벽에 주먹이 닿는 순간.

조금씩 벽에 금이 가면서 그대로 벽이 무너져 내렸다.

분명 안 부서진다고 했는데...


“어...”


모두 당황했다.

다들 입을 벌린 채 교관만을 바라봤다.

나는 황당했다.

이러면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탈락인가?


- 짝, 짝


총 교관은 일단 손뼉을 쳤다.

정적 속에서 그의 박수 소리만 들렸다.

교관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10조 조장. 네놈이 1등이다. 이걸 파괴하다니.”

“네?”


다행히 교관은 벽을 파괴한 것도 인정해주었다.


“우선 10조에 소마단을 지급하지.”


10조 녀석들은 나를 우러러보고 있었다.

이렇게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곳에서 10년 내공은 매우 컸다.

녀석들은 마치 금은보화처럼 소마단을 챙겼다.


소마단을 받은 나에게 총 교관이 다가왔다.


“혹시, 높으신 분이 보낸 첩자냐?”

“예?”


교관은 내게 가까이 와서 낮은 음성으로 이야기했다.


“네 나이에 저 철벽을 파괴한 녀석을 본 적 없다. 지금까지 생사관에서 유일하게 네놈만이 저걸 부쉈다.”

“어...”


사실 나도 부서질 줄 몰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스승님에게 받은 가르침이 이렇게나 효과가 있다니.

나도 놀랐다.


“무슨 목적으로 들어온 지 모르겠지만,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이곳은 힘이 법이다.”


침묵을 지키니 교관은 마음대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뭐, 이러면 특혜가 있나?


“아무튼, 뭘 원하지?”


미리 생각해 둔 것이 있었다.

당당하게 교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철환이 필요합니다. 하나당 각각 6관 되는 철환을 만들어 주시죠.”

“알겠다.”


마침 철환의 무게가 조금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기에 적당한 요구였다.

최소한 이곳을 나갈 때, 절정 고수의 경지에 들어가야 한다.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그밖에 필요한 건 없나? 나도 윗줄에는 잘 보여야지.”


교관이 의외로 권력욕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웃으며 교관에게 말했다.


“그럼, 시간 날 때마다 저와 대련해 주시죠.”

“대련?”


지금까지 본 결과.

초절정의 고수.

이곳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분명 싸우면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부탁드립니다. 강해지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지.”


교관은 흔쾌히 승낙했다.

하긴 이곳에서 이런 경지의 고수는 항상 몸이 쑤셨을 것이다.


#


그렇게 이곳에 온 지 보름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다.

10조 녀석들은 내가 하는 훈련을 방해하지 않았고 가끔 교관과 대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 똑, 똑


아직 자유시간이 아닌데, 누군가 우리 방문을 두드렸다.

교관인가?


방문을 여니 살짝 놀랐다.

1조 조장.

설아가 서 있었다.


“무슨 일이지?”


설마 본격적인 시험이 진행되기 전에 암살하려는 건가?

아무 생각 없이 검을 방에 두고 나왔는데...


“생사관의 비밀을 알고 싶어?”

“뭐?”

“일단 따라와. 시험 비밀을 알려줄게.”


생사관에 비밀이 있건 말건 난 강해지면 상관없다.

그러나, 시험에 관한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그녀를 따라갔다.


“생사관은 총 크게 4개로 나누어져 있어.”


갑자기 이걸 왜 설명하는지 생각하며 동굴 속을 걸으니 3개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굳이 동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입구가 있는데, 여긴 또 뭘까?

설아는 손가락을 접으면서 말했다.


“우리처럼 교관이 훈련하는 곳. 고독을 쓰는 곳. 아무런 방침도 없는 곳. 그리고, 강시로 만드는 곳. 4개지.”

“강시?”


타인의 몸을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고독은 들어봤지만, 죽은 자를 이용하는 강시라니.


“무리하게 환약을 먹여서 일시적으로 경지가 오르면 죽이고 강시로 만드는 거야.”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뭐지?”


사실 천마 녀석이 재수 없긴 하지만, 이런 잔혹한 생사관의 행동을 신고할 생각 따위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마교인데 상관없지 않나?


“2년 후에 있을 마지막 시험 때문이지.”

“마지막 시험?”

“아마 다른 곳은 상관없지만, 만약 강시가 나오는 곳과 싸우게 된다면 동맹을 하자고.”


2년 후 정도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강해지면 되는 거 왜 여기까지 데려왔는지.


“나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가 뭐지?”

“우리 생사관에서는 나만큼 네가 강하니깐.”


설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굳이 동맹할 필요가 없는데 본 실력을 보여줘야 하나?


“강시. 사술을 쓰면 이류도 일류로 일류도 절정 고수가 될 수 있어.”

“흠...”


고작 듣는 거로는 딱히 강함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설아도 내 눈치를 보더니 가운데 동굴로 나를 데려가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듯 조용한 생사관.

이곳엔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것처럼 춥고 조용했다.

음기가 가득한 구역.

강시를 만들기 최고의 환경일 것이다.


“강시를 무시하면 안 돼. 상상 그 이상이야.”

“고작 시체인데?”


강시가 있는 생사관을 둘러보았다.

여긴 교관도 없는 듯했다.


- 퉁, 퉁


그 순간.

누군가 가까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설아와 함께 바로 어두운 동굴 속으로 몸을 던졌다.


“저게 강시?”


바로 앞에서 강시 한 마리가 나타났다.

시체처럼 흰 피부에 동공이 보이지 않는 녀석.

머리에 부적 같은 것도 없는데, 어떻게 움직이는지.

마침 강시의 힘을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잘되었다.


“야! 검도 없으면서...”

“상관없어.”


고작 시체 덩어리한테 검술은 사치다.

보법으로 거리를 좁혀 순식간에 강시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 콱


어라?

강시는 태연하게 내 주먹을 잡았다.


“뭐야?”

“봐. 강하다니깐.”


분명 내공을 담아서 철벽을 부순 정도로 힘껏 쳤는데...

이놈은 일류 고수인가?

게다가 녀석의 손은 돌처럼 단단했다.


- 크으으


분명 시체 덩어리인 강시지만, 나를 보며 살짝 웃는 것 같았다.

고작 시체가 주먹 한 번 잡았다고 의기양양하다니.

어둠 속에 있는 설아를 바라봤다.

눈치 빠른 녀석은 바로 검을 내게 던졌다.


“여기 검.”

“고맙다.”


설아가 던진 검을 잡았다.

잘 벼려진 날카로운 검.

단단하게 굳은 녀석의 살을 베어내기 충분했다.


강시는 나를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는지 여유롭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강시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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