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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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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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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27
추천수 :
209
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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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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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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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생사관의 괴물 (1)

DUMMY

“뭐라고?”

“생사관은... 총 10개의 조가 있습니다...”


돼지 녀석의 얼굴을 강하게 쳤더니 입이 돌아갔는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쓰러져있는 뚱뚱한 녀석을 무시한 채 옆에 있던 비실한 놈을 바라봤다.


“네가 설명해.”

“그중에서 저희 10조 실력이 가장 낮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더 강한 놈들이 있습니다.”


다행이다.

만약 수준의 맞는 대련 상대가 없었다면 교관과 직접 대련하려고 했다.


“그럼 1조의 조장은 강한가?”

“네. 검기도 쓰는 일류 고수입니다.”


역시 세상은 넓다.

무공을 배우면서 가장 빨리 강해지는 법은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어서 빨리 그놈과도 겨루어보고 싶었다.


“여기서 사람이 죽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가?”

“이곳에서는 오직 강자존(强者尊)만이 법입니다. 약해서 죽었다면 그놈 잘못입니다.”


강자존.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무림의 기본이다.


하긴, 곤륜파가 다른 문파처럼 훨씬 강하고 인원도 많았다면 무림맹이 공격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강했다면 그런 처참한 결과를 맞이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 땡, 땡


통로 멀리서 종소리가 들렸다.


“이건 무슨 소리지?”

“집합하는 종소리입니다. 이제 모여서 훈련을 하거든요.”


10관에 있는 녀석들.

사실상 이곳에서 제일 최약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떤 영문인지 몰라도 모두 나가기 꺼렸다.


“내가 방장을 맡겠다.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난 목표가 있다.”

“네?”

“네놈들 한 명 한 명을 챙겨주지 않는다는 소리다. 각자 살아남아라.”


말을 마치고 당당하게 방문을 열었다.

뒤에 있던 녀석들도 슬그머니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흠, 벌써 방장이 바뀐 것 같군.”


이곳의 총 관리자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를 바라봤다.

아까 봤던 거대한 공간으로 나오니 대략 10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가니 모두 나를 쳐다봤다.

하긴 갑자기 처음 보는 녀석이 나타났으니 주목을 받을 만했다.


“저기 저 사람이 1조 조장입니다.”


이곳의 최강자라고 해서 장군처럼 생긴 놈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어여쁜 외모를 가진 여자애가 앉아있었다.


“외모로 착각하지 마세요. 이래 봬도 모든 조장이 한번에 덤볐는데도 이겼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역시 스승님이 여자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던 말이 틀리지 않았다.


10조 녀석들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스승님과 일대일로 배우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훈련을 하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곳에서 빼먹을 수 있는 건 모두 독식하고 복수를 위해 높이 올라가겠다.


- 쾅


“주목!”


이곳의 총 관리자로 보이는 남자는 바닥을 발로 세게 밟으며 목소리에 내공을 담아서 이야기했다.

그의 목소리가 커다란 공간을 모두 채웠다.


“기초 체력훈련부터 시작한다. 1조부터 순서대로 뛰어서 수련봉 정상을 찍고 다시 돌아와라.”


수련봉?

등산이라도 하라는 건가?

여긴 동굴인데...


“거기에 있는 깃발을 들고 오지 않는 조에게 오늘 저녁은 없다.”


소중한 밥을 걸고 수련을 하다니.

확실히 잔인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1조부터 순서대로 뛰면서 동굴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곳을 들어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는데, 생각보다 금세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대신 주위에 많은 교관이 동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나갈 테면 나가봐라?

캄캄한 동굴에 있다가 밝은 빛을 쬐니 눈이 부셨다.


“헉헉...”


동굴 밖으로 나가기만 했는데도 우리 10조는 지쳐있었다.

이것도 힘들어하는데, 대체 어떻게 이곳에서 버틴 거지?


“먼저가. 조장이 깃발을 들고 오면 혼나긴 하지만, 밥은 먹을 수 있어.”

“알았다.”


동굴 밖으로 나오니 눈앞에 거대한 산봉우리가 보였다.

아마, 십만대산의 봉우리 중 하나일 것이다.


제일 높은 산봉우리를 향해 100명이나 되는 인원이 함께 달려가기 시작했다.

달리기는 이미 익숙하다.

다리를 풀고 바로 달렸다.


“뭐야?”

“10조 조장 아니야?”


지쳐있는 다른 조를 제치고 그대로 정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대략 1시진 정도 쉬지 않고 달리니 각 조의 한자가 적힌 깃발이 박혀있었다.


十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다시 동굴로 달려갔다.

물론 돌아갈 때도 한번도 쉬지 않았다.


“벌써 내려와?”

“저놈은 지치지도 않나?”


걸어서 올라오는 다른 조를 뒤로 한 채로 하산했다.

그 와중에 1조 녀석들은 줄을 지어서 단체로 등산을 하고 있었다.

녀석들은 무인이 아니라 마치 관부에서 일하는 병사 같았다.

서둘러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대단하군. 네가 1등이다. 어디서 튀어나온 녀석인지 모르겠지만, 체력이 좋군.”

“감사합니다.”


동굴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교관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최약체 10조가 네 녀석으로 인해 얼마나 버틸지... ”

“뭐, 그놈들 하기 나름이죠.”


스승님도 위기에 빠진 나를 도와주셨으니 나도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도와줘야겠다.

그때 절하면서 부딪친 이마가 아픈 듯했다.


가만히 앉아서 아이들을 기다리니 1조가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 후로 다들 지친 모습으로 걸어서 들어왔다.

그러나, 유독 1조 녀석들은 전혀 지쳐 보이지 않았다.

역시나 우리 10조가 제일 늦게 들어왔다.


“일단은 1시진 동안 자유롭게 훈련시간을 주고 그다음 개인별로 평가를 하겠다.”


- 챙


서로 검을 주고받으며 대련을 하기도 하고 주먹 단련을 하거나 암기를 던지는 녀석도 있었다.

수련하기 위해 검을 꺼내 들었다.


- 부웅


검술 하나하나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힘을 준다.

용이 승천하듯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검을 움직였다.


여기까지는 기초다.

이제 혈룡신공을 사용하면서 다시 한번 검술을 반복한다.


스승님이 강조했던 움직이면서 심법을 운용해 내공을 모으는 방법.

보통 심법과 다르게 조금씩 고통이 있었지만, 집중력이 잃지 않았다.


- 뚝, 뚝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렸다.

눈을 감고 한 번 더 반복했다.

역시 이건 몇 번을 해도 힘이 들었다.


“후우...”


검술 훈련을 마치고 눈을 뜨니 모두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괴물이 들어온 것 같군.”

“확실히 다른 놈들과 달라.”


교관들은 내 검술을 보며 뭐라고 중얼거렸다.

다들 수련을 하지 않고 앉아서 나를 바라봤다.

검술 수련하는 거 처음 보나.


그때, 1조 조장 녀석이 다가왔다.

긴 생머리에 작은 얼굴.

딱 우리 엄마 정도로 예뻤다.


“난 설이라고 해. 1조 조장이지.”

“진홍. 무슨 일이지?”


그러나, 사부님이 여자를 조심하라는 말씀을 새겨듣고 방심하지 않았다.


“그냥, 가벼운 인사야. 진홍. 너랑은 좋은 상대가 될 것 같네.”

“그래.”


이곳에서 무조건 1등을 하고 나갈 것이다.

어차피 이겨야 할 경쟁자.

녀석이 건넨 악수를 받지 않았다.


“계속 훈련해라.”


총 교관이 말하니 다시 모두 각자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교관들은 지나다니면서 충고는 했지만, 게으름 피우거나 자는 녀석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강한 자만 살아남는 곳.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놈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우선 자리에 앉아서 가부좌를 틀었다.

심상 수련.

정신을 집중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전에 싸웠던 녀석과 다시 싸우는 복습을 할 수 있는 좋은 수련이다.


객잔에서 싸운 장님을 상대로 설정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그 검객이 나타났다.

물론 그냥 이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 할 건 철환은 풀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철환을 풀지 않아도 괜찮겠나?”


장님 검객은 마치 나를 도발하는 듯했다.

어차피 가상의 공간.

팔이 베어나가거나 죽어도 상관없기에 수백 번 수천 번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럼, 이번에도 내가 먼저 가지.”


여전히 장님 검객의 속도는 빨랐다.

철환이 있는 상태로 쾌검에 하나하나 반응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검객의 움직임을 놓쳤다.


“빈틈이군!”


내가 살짝 실수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의 검이 내 왼쪽 눈을 찔렀다.

눈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방심하면 죽는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아프지 않은가? 나 또한 그랬다네.”

“후우...”


심상 수련은 다 좋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이곳에서 받은 고통이 그래도 느껴진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건 그렇게 상관이 없었다.

고통은 이미 익숙하니깐.


- 쾅


그렇게 7번 만에 별다른 상처 없이 철환을 풀지 않고 검객을 쓰러뜨렸다.

이제 일류 고수도 철환을 풀지 않고 이길 수 있었다.


그렇게 심상 수련을 마치려는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천마와 한 번 싸워볼까?

상상하는 순간.

눈앞에 건방진 천마가 등장했다.


“호오, 짐에게 감히 도전하려는 건가?”

“일단 한번 해봐야지.”


철환을 모두 풀었다.

그리고, 검에 모든 내공을 담기 시작했다.

약간의 상처라도 낼 수 있지 않을까?


“붉은 검기라 아름답군.”


천마는 검을 꺼내지도 않고 뒷짐을 쥐고 있었다.

어디를 바라보든 온통 빈틈투성이였기에 천마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붉은 검기가 부드러운 궤적을 그리며 천마의 목에 거의 다가왔을 때였다.


“어?”

“왜지? 이정도 검기가 짐에게 닿을 줄 알았나?”


천마는 가소로운지 손가락으로 가볍게 내 검을 잡았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경지.


“이건 짐의 기다.”


빛도 삼킬 것 같이 어두운 묵기.

그 강한 기가 천마의 엄지손가락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팍


보통 사람과 차원이 다른 속도.

도저히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질 한번에 순식간에 내 목이 날아갔다.


“커억...”


너무 강한 고통에 심상 수련이 깨지자마자 목을 만졌다.

과연 7년 안에 저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

보통 이렇게 높은 경지를 보면 경외심이 들겠지만, 오히려 승부욕이 자극되었다.


게다가 천마의 경지까지 올라가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장문인 아니 배신자의 단전을 파괴하는 무공.


내가 알기론 이 무공은 같은 경지의 고수나 그 아래의 녀석들에게 통하지만, 더 높은 경지의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삼촌의 경지는 화경.

내가 본 사람 중에 그보다 강한 사람은 천마뿐이다.

최소한 그 경지에는 올라가야 한다.


스승님은 제대로 본 실력을 보여주신 적이 없어서 어느 경지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천마와 비슷한 경지이지 않을까?


“어이.”


그렇게 심상 수련을 끝내니,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실눈을 뜨고 있는 남자애가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지?”

“네가 10조의 조장이야?”

“맞는데?”

“난 5조 조장이다. 할 말이 있거든.”


녀석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였다.


“10조 녀석들은 여기서 훈련 못 하는 거 몰라? 이정도 썼으면 알아서 방으로 돌아가야지.”

“왜지?”

“어차피 무술을 배워봤자 쓸모없는 녀석들. 우리 5조 훈련하는 공간을 양보하는 게 더 이득이거든.”


이쯤 되니 스승님이 나를 골탕 먹이려고 이곳에 보낸 게 아닐까?

안 그래도 짜증 나는데 나보다 덩치도 작은 놈이 뭘 믿고 이렇게 시비를 거는지.


- 펑


녀석은 눈앞에서 자루를 터뜨렸다.

그리고, 녀석은 실눈을 뜨면서 말했다.


“그건 내가 만든 독이야. 순식간에 온몸에 마비가 오지.”

“치사하네.”

“치사하긴. 이곳에서는 방심한 놈 잘못이지.”


목구멍이 따끔하고 퀴퀴한 냄새.

분명한 독이었다.


“신입. 10조 따위 우리 5조에 비길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지.”


독이라.

오랜만에 항상 내 음식에 독을 넣으시던 스승님의 훈련이 생각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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