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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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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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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9
추천수 :
209
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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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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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첫 복수 (2)

DUMMY

“내 무형독에 중독되면 바로 죽는데, 움직이는 건 신기하군.”


느긋하게 말을 나눌 시간이 없었다.

당장 검기로 녀석의 목을 노렸다.


- 챙


녀석도 검기를 두른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았다.

같은 절정고수.

독에 걸린 내가 훨씬 불리했다.


- 쾅


철환을 풀고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독만 걸리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싸울 이유는 없었다.

만독불침이라고 너무 자만했던 것이 문제였다.


“자객이 철환을 찬다고?”

“그럴 수도 있지.”


- 서걱


철환을 빼고 빠른 속도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독룡의 어깨만 살짝 스쳤다.

독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서 거리 조절이 잘되지 않았다.


“어지럽지?”


내가 독에 걸린 걸 알고 무조건 막기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는 녀석.

마치 독으로 내가 지쳐 쓰러지기 기다리는 것 같았다.


“숨쉬기 힘들지 않아?”


이미 숨을 참고 있었다.

유령공을 대성하지 않고 싸웠다면 벌써 온몸에 독이 퍼져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까 살짝 마신 독이 조금씩 온몸에 퍼지는 게 느껴졌다.

더는 시간이 없었다.


이대로 경합이 계속되면 결국에는 죽는다.

이판사판이다.

검을 들고 녀석에게 달려갔다.


“발버둥 치는 놈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검이 부딪히는 순간.

검기가 방출된 검을 놓고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녀석의 목을 이빨로 물어뜯었다.

살기 위해 최대한 발버둥 쳤다.


- 콰직


독룡의 목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녀석은 자객이 검을 쓰지 않고 이런 공격을 했다는 것에 당황한 듯 보였다.


“무슨 짓이지?”

“후우... 너도 살고 싶으면 해독제를 내놔.”


녀석의 목으로 독이 제대로 들어갔을 것이다.

만독불침에게도 통하는 무형독.

이런 부류의 독은 자기 자신에게도 치명적이다.


“완전히 미쳤군.”

“그래, 난 아직 죽으면 안되거든.”


녀석은 어이없게 웃으며 목 부분을 손으로 지혈했다.


녀석의 말이 맞다.

복수에 이미 눈이 멀었다.

이 녀석 말고도 아직 죽여야 할 놈이 많이 있었다.

고작 독으로 이런 곳에서 죽을 수 없었다.


“그거 알아? 네놈은 나보다 훨씬 먼저 중독되었어. 네가 죽으면 해독제를 먹으면 된다는 소리지.”


상관없었다.

녀석도 같이 중독되었기에 이제 단순히 방어에만 매진하지 않을 것이다.

그거면 됐다.


- 챙


계속해서 수십 번 검을 맞댔다.

검이 부딪칠수록 녀석이 힘이 빠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검을 들고 독룡을 바라봤다.

살짝 녀석의 얼굴이 희미해지고 당장이라도 안에서 토가 올라올 것 같았다.


“독으로 천천히 죽이려고 했는데, 이젠 나도 시간이 없겠군.”


녀석도 초조해졌는지 초록빛 검기를 방출하면서 가까이 왔다.

나 또한 점점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일부러 혈룡신공을 끌어올렸다.

이 독특한 심법 덕분에 고통이 계속 정신을 차리게 해주었다.


“왜, 넌 쓰러지지 않지? 분명히 중독되었는데...”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면 초조해지는 건 같이 중독된 녀석이다.

조급해진 녀석은 빈틈투성이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잘됐다.

나도 이제 슬슬 한계였다.


- 서걱


아무리 어지러워도 수천 번 아니 수만 번은 연습한 검술.

빗나가지 않고 녀석의 허벅지를 정확히 베어냈다.

붉은 피가 바닥에 쏟아졌다.


“이러다가 내가 먼저 독으로 죽겠군.”


허벅지 고통으로 살짝 정신을 차린 녀석은 검기를 가득 담은 검을 나를 공격했다.


- 팍


서로 다른 색의 검기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둘 다 절정고수.

내공의 총량은 비슷한 것 같았다.


그저 버티기.

둘 중의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 버티는 처절한 싸움이었다.


“고작 자객에게 죽을 수 없다.”


녀석은 이를 꽉 물고 참고 버텼다.

나도 이미 체력은 한계였다.

오직 정신력 하나로 버티기 시작했다.

끈기 하나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검을 잡은 손에서는 피가 나고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검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 나는 더 강해진다.

끝까지 참으니 녀석의 검이 살짝 느슨해졌다.


- 서걱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녀석의 가슴팍을 정확히 베어냈다.

이미 체력의 한계였는지 녀석은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후우...”


나 또한 순간적으로 다리가 풀렸다.

오른손으로 벽을 집고 정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혈룡인가? 얼마나 피를 흘렸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군.”


피를 흘리고 있는 녀석은 바닥에 누워 거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미 죽은 목숨.

숨이라도 편하게 쉬러는 듯했다.


“왜, 곤륜을 멸하기 위해 독을 제작했지?”

“위에서 시켰지. 무림맹에서 말이야.”


녀석은 피를 토하며 나를 바라봤다.

녀석의 얼굴이 살짝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넌 단순한 자객이 아닌 것 같군. 대체 정체가 뭐야?”

“곤륜의 마지막 생존자. 그리고 이제는 천마 신교의 마장이지.”


어차피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죽이기 전에 왜 죽는지 정도는 알려주고 죽여야 한다.

그래야 복수가 성립된다.


“곤륜파?”

“그래.”

“곤륜파에 생존자는 그 사람뿐일 줄 알았는데, 의외네. 게다가 마교라니.”

“그 사람 어디 있지?”


당장 녀석의 멱살을 잡았다.

그 녀석의 이름이 나오자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배신자의 행보를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녀석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나도 몰라. 자기 문파를 배신한 녀석을 무림맹도 별로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

“쳇.”


몇 년이 지난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

대체 장문인은 곤륜을 왜 배신 한 거지?

그리고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죽을 때가 되니깐. 별소리를 다 하네...”


녀석은 허탈한 듯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마침 좋은 생각이 들었다.


“너, 내 편 할래? 그럼 살려줄게.”


이왕 이렇게 된 거.

독룡을 이용해서 배신자를 찾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녀석의 눈빛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거절하지.”

“왜지?”

“난, 승산 없는 쪽에는 붙지 않거든.”


확신에 찬 눈빛.

무림맹 오룡 중 한 명이 무조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다니.


설마 무림맹 그 이상의 존재라도 있는 건가?

사천당가의 유력한 장문인 후보인 녀석은 어떻게라도 살고 싶을 텐데...


“죽기 전에 편하게 가야지.”


- 꿀꺽


녀석은 소매에서 해독제를 꺼내서 자기 입안에 집어넣었다.

바로 녀석의 혈색이 좋아졌다.


“그렇지만, 그 영감들보다 젊은 내가 먼저 죽는 건 짜증이 나는군. 자, 받아라.”


녀석은 내게 해독제를 주었다.

자기를 죽이러 온 상대에게 해독제를 주다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이걸로 무림맹 영감들에게 복수를 해봐라. 곤륜파의 마지막 생존자여. 네 녀석이 거대한 흐름에 저항하다가 죽는 모습도 나름 보는 맛이 있겠어.”


이제 슬슬 의식이 끊어지기에 바로 녀석이 들고 있는 해독제를 삼켰다.


사실 내 편으로 들어왔어도 결국 우리 아버지를 죽인 독을 만든 놈.

배신자 위치를 찾는 순간.

이놈도 바로 죽여버렸을 것이다.


“넌 내 아버지와 곤륜파 사람들을 죽인 독을 만든 놈이다. 그건 알고 죽어라.”

“곤륜파 녀석이 마교가 되어서 복수하면서 말이 많군.”


- 푹


검으로 녀석의 심장을 찔렀다.

독룡은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해독제는 고맙지만, 그렇다고 배신자 위치도 모르는 녀석을 더는 살려줄 이유는 없었다.


드디어.

8년의 기다림 끝에 내 첫 번째 복수를 할 수 있었다.


“후우...”


확실히 해독제를 먹으니 시야가 또렷해졌다.

정말 잘못하다가 죽을 뻔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일어났다.


어차피 이곳에는 아무도 오지 않는다.

쓰러져 있는 독룡을 무시한 채로 책을 살피기 시작했다.


어쩌면 녀석이 두려워했던 무림맹에 대한 비밀이 숨겨있을 수도 있었다.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또한, 자객으로 위장하기 위해 녀석이 연구한 독공이 적힌 책을 찢거나 바닥에 흩트려놓았다.

이걸로 충분히 형제들 싸움으로 생각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다가 책에 적힌 어떤 글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전귀(錢鬼)?

돈에 영혼이라도 판 녀석인가?


하오문 꼭대기에 있다는 녀석.

어쩌면 배신자의 행방을 알 수도 있었다.


몇 년 전에도 하오문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별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전귀.

그놈을 직접 만나야 했다.


그러나, 천마가 허락한 시간은 고작 한 달.

오고 가는 시간과 여기서 보름 동안 일한 시간이 있기에 하오문에 가서 전귀라는 놈을 찾는 건 너무 늦었다.


- 휘이잉


다시 철환을 차고 창문을 열었다.

아쉽지만, 다음번에 나갈 때 하오문을 가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상대로 장문인과 만나면 그때처럼 단전이 부서질 것이다.

일단은 참고 더 강해져야 한다.


#


천마 신교로 가는 길에 부모님 산소도 잠깐 다녀왔다.

어느새 완전히 망해버린 문파.

부모님의 산소도 관리가 되지 않아서 풀에 뒤덮여 있었다.


산소 정리를 마치고 그 근처에 있는 스승님에게도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도통 모습이 보이지 않으셨다.



결국, 그대로 무영대까지 다시 돌아왔다.


“진홍아 무사히 돌아왔네. 혼자 임무 나갔다면서?”

“뭐, 그렇죠.”


다행히 무영대주는 임무를 나갔다고 다른 대원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나가 있을 수 없었다.

누님은 내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에 안심하는 것 같았다.


“우리 신입 대단하네. 벌써 단독 임무를 나가고.”

“뭐, 열심히 훈련했으니까요.”

“고기 구웠으니까 와서 먹어.”

“감사합니다.”


독룡 그 녀석을 죽이기 위해 한 달 동안 무영 대주님과 특별 훈련을 했으니 누님도 별소리 없이 넘어가는 듯했다.


“요즘 무림맹의 후지 기수 중에 독룡이 죽었다고 난리가 났더라. 너 뭐 아는 거 있어?”

“글쎄요. 처음 들어보는데요.”


벌써 여기까지 소문이 퍼지다니.

조금이라도 지체했다면 신교로 돌아오지 못 할 뻔했다.


“그건 그렇고 돌아왔으니 이제 천마제를 준비해야지.”

“예?”


갑자기 천마제?

뭐, 축제라도 하나?

천마 신교의 행사는 스승님이 알려준 적이 없었다.


“아, 우리 막내는 잘 모르겠구나. 서로의 직위를 걸고 전투를 하는 피의 축제지.”

“피의 축제요?”

“대신 죽어도 전혀 신경 쓰지 않거든. 더 높은 곳을 탐하면 그만큼 위험은 감수해야지.”


현재 마장.

한 단계만 올라가면 천마가 약속했던 마군.

금방 소교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최소 약관이 지나기 전에 소교주가 된다면 어쩌면 천마에 오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장문인의 단전 파괴 무공도 무시하고 무림맹 위선자에게 복수할 수 있었다.


“왔어?”


형님은 열심히 고기를 굽고 계셨다.

그 와중에 무영대주는 옆에서 고기를 묵묵히 먹고 있었다.

가족 같은 사람들.

어느새 아주 친해졌다.


“근데, 천마제는 언제 해요?”

“2년 뒤.”


고기를 먹던 무영대주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준비를 해야 하나?

누님은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무영대 기대주는 너야. 생사관도 최고의 성적으로 통과했잖아.”

“네?”


무영 대주님과 싸워본 결과.

마군은 마장과 격이 다르다.


천마제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뜻은 저기서 고기를 뜯고 있는 무영대주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복수하고 싶다면 초절정의 영역.

2년 안에 그 벽에 도달해야 한다.


내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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