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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서재입니다.

곤륜파 제자가 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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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15 10:49
최근연재일 :
2022.08.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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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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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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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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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마교와 손을 잡다 (3)

DUMMY

“스승님, 마교의 심법과 정파의 심법을 합칠 수 있습니까?”

“서로 물과 기름 같은 상극이라서 힘들 것 같지만, 만약 그런 심법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그만한 심법이 없겠지.”


스승님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런 걸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나?


“단전 회복되는 동안 심심하면 한번 도전해봐라. 주화입마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심법을 운용하고 있을 때, 공격당하지 않는 이상 주화입마에 걸릴 일은 없다.

한 번 도전해볼 만했다.


- 콜록, 콜록


스승님은 혈화신공의 기초를 모두 알려준 다음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셨다.


“괜찮으세요?”

“괜찮다. 오랜 지병이다. 심법이나 더 연습해라.”


말을 마친 후 사냥을 하기 위해 황급히 산으로 들어가셨다.

저런 고수도 병으로 아파하다니.

우선 복수를 생각하며 혈화신공을 다시 한번 복습했다.

어차피 집안일을 하고 난 후 시간도 있으니 그때마다 심법 합치는 것을 한 번씩 도전해보기로 했다.


#


“드디어, 단전이 완전히 회복되었구나.”


대략 반년이 흘러서 어느새 완전히 부서졌던 단전이 원상태로 돌아왔다.

내공으로 단전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붙여서 단전을 회복시키다니.

스승님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게 내공을 많이 사용하셔서 그런지 처음 봤을 때 보다 몸이 야위신 것 같았다.


“오히려 뼈가 부서진 후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단전이 더욱 강해졌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또 하나의 성취가 있었다.

바로 반년 동안 연구하던 혈화신공과 도룡신공을 마침내 합칠 수 있었다.

스승님도 처음에는 내 말을 믿지 않으셨다.


“곤륜의 심법과 신교의 심법을 합쳤다고? 반년 만에?”


평소에 표정이 없으신 분이 엄청나게 놀라셨는지 눈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커지셨다.


“정말입니다. 확인해보세요.”


당당하게 손을 내밀었다.

내 맥을 만지시고 스승님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정말이구나. 내 제자가 노력하는 천재라니. 천마 녀석보다 훨씬 낫구나.”

“심법 이름은 혈룡신공(血龍神功)이라고 지었습니다.”


스승님은 호탕하게 웃으시다가 정색을 하시고 차분하게 내가 만든 심법을 분석했다.


“신교의 빠른 성취와 곤륜의 깊이가 절묘하게 더해졌군. 이건 고급 무공이라고 칭해도 무방하다.”

“고급 무공이요?”

“지금의 각 문파를 있게 한 뿌리 깊은 무공과 동일한 수준의 심법을 만들다니.”


스승님은 정말 무공에 관심이 많으신지 이런 심법을 만들 수 있던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단전이 부서지고 다시 모으는 과정에서 내공을 수용하는 능력이 크게 성장해서 이런 심법을 만들 수 있던 것 같구나.”

“운이 좋았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보통사람이었으면 서로 다른 기가 부딪쳐서 단전이 파괴되었을 것이다.

단전이 이미 반절 부서진 상태로 심법을 합쳤기에 오히려 성공할 수 있었다.


“운도 타고나는 거다. 너라면...”


스승님은 무언가 말씀하시려다가 이내 침묵을 지켰다.

궁금하긴 했지만, 저러는 경우 절대 말씀해 주시지 않기에 억지로 물어보지 않았다.


“구대 문파와 천마 신교의 심법을 각각 배운 놈은 너뿐일 거다. 너에게는 고통스러웠던 사건이 이렇게 새로운 심법을 만들기도 하는구나.”


다만 새로운 심법 혈룡신공을 아직 1성밖에 성취하지 못했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집안일과 체력 운동을 하면서 남는 시간 동안 정리한 것이 있다.

흰 종이에 먹으로 복수할 녀석들을 하나하나 적었다.


우선 곤륜을 배신한 장문인.

어떤 변명을 하든 곤륜을 버린 건 사실이다.

가족을 버리고 단전을 부순 배신자다.


두 번째는 무림맹이다.

구대 문파 중 하나인 곤륜을 불태우고 멸문시키라고 하는 명령은 한 문파의 장로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마, 무림 맹주.

그자가 명령했을 것이다.

그 밖에도 곤륜을 치는 것에 반대하지 않은 정파의 위선자들도 복수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다.

아버지를 죽인 독.

우물에 누군가가 독을 탔다.


아버지의 경지는 초절정으로 상당히 고수였다.

그런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이라.

정확한 정보는 없었지만, 무림맹인 관계로 아마 사천당가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이건 나중에 하오문이나 다른 기관을 통해서 정확한 정보를 물어볼 생각이다.


- 똑,똑


나무문을 여니 스승님이 검을 들고 계셨다.


“자. 여기 네가 쓸 검이다.”


이런 산속에서 진검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아무튼, 그 당시에 못 배운 검술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비록 마교의 검법을 배우게 되었지만, 만약 그 사건이 없었다면 아버지께 검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런 생각 또한 검을 잡는 순간 사라졌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미래를 위한 복수를 준비할 때다.


“네가 배울 것은 신교의 최강 검법인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이다. 무척 어렵지만, 너라면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넵!”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심법과 검법의 이름이 같았다.


“곤륜은 용을 형상화한 무공이 특징인데 혈룡이라... 우선 나를 따라 해라.”


기본 초식과 진검 잡는 법.

스승님이 알려주는 신기한 도법 등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어려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다리가 풀려도 다시 일어났고 절대 검을 놓지 않았다.

언젠가 복수할 그 날을 생각하며...


“역시 내가 본 녀석 중에 네가 제일 독하다. 독해.”


그렇게 태양 빛이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날.

스승님과 검술 대련을 하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며 훈련을 계속했다.


“지금 흐르는 땀이 복수하지 못하고 흘리는 눈물보다 낫다. 조금만 더!”


스승님은 아무래도 명언을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그렇게 스승님의 응원을 받으며 나의 여름날이 지나갔다.


#


- 휘이잉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마루에 누워계시는 스승님께 갔다.


“저기 스승님.”


오늘은 그 사건이 발생한 지 정확히 1년.

다시 말해 부모님 기일이다.

비록 1년이나 지났지만, 최소한 부모님의 장례를 치러주고 싶었다.


“그래, 다녀와라. 1년이 지났으니 너도 자제력이 생겼을 것이다.”


대략 스승님도 눈치를 채셨는지 흔쾌히 수락하셨다.

당장 짐을 챙기고 곤륜파를 향해 달려갔다.


이미 1년 동안 대략 위치를 알았지만, 분노를 참지 못하고 무림맹으로 달려갈까 봐 가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무작정 달려가면 복수에 성공하지 못하고 개죽음이 되니깐...


“후우...”


1시진 정도 되는 거리는 쉬지 않고 달려왔다.

혹시나 나 이외의 다른 생존자가 있지 않을까?

아니면 왜 무림맹이 곤륜을 쳤는지 비밀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온갖 의문을 품고 곤륜파의 대문을 바라본 순간.

가슴이 무너지는 듯했다.


언제나 굳건하게 곤륜을 지키던 대문은 이미 불타 없어졌고 바닥에 잿빛 명패만 굴러다니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믿기 싫은 현실.


- 터벅, 터벅


무너진 건물 잔해를 밟고 우리 집을 향해 걸어갔다.

정말로 한 명의 생존자도 없는지 마을에 무덤조차 볼 수 없었다.


아름답던 풍경과 사람들의 생기가 가득했던 거리는 이제 없었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

다만 쓸쓸한 낙엽만이 나를 반겼다.


대문을 지나서 집 앞에 도착하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 집 바로 앞에 2개의 묘가 세워져 있는 것 아닌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묘비.

그러나, 이게 부모님의 무덤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누가 이걸?

당장 머릿속에 떠오는 건 배신자가 양심은 남아있어서 묘비를 세운 것이 아닐까 했지만, 녀석은 부모님이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유일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은 사람.

스승님만 내 사연을 알고 부모님의 위치를 안다.

돌아가면 보약이라도 한 채 지어드려야겠다.


무덤 앞에 진달래를 올려놓았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꽃.

아직도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부모님의 무덤을 향해 절을 했다.

도망친 그 순간이 떠오르며 부모님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결국,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은 참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나도 꼭 복수하겠습니다. 필요하면 마교 아니 천마를 이용해서라도 복수하겠습니다.”


혼잣말이자 나의 각오였다.

당장이라도 이대로 무림맹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다시 힘을 기르기 위해 원래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 끼익


“스승님 제자 돌아왔습니다.”


집 안은 고요했다.

이제 슬슬 저녁 시간이라서 사냥 가셨나?

이참에 장례를 치러준 것에 감사 인사도 할 겸 스승님을 배웅하려고 다시 집 밖으로 나갔다.


어느 정도 걸으니 산속이 순식간에 안개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햇빛도 구름에 가려져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터벅, 터벅


희한하게도 앞으로 계속 걸어가도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이런 안개 속에서 스승님은 대체 어디로 가신 건지.

그렇게 안개에 의해 같은 곳을 빙빙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커억.”


점점 목이 따가워서 숨을 쉬기가 괴로웠다.

퀴퀴한 냄새와 안개 속에서 살짝 보이는 초록색 연기.

이건 설마 독인가?


설마 무림맹에서 먼저 선수를 친 건가?

아니면 마교?


최대한 숨을 참았지만, 이미 독에 중독되었기에 뿌연 안개 속에서 서서히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진홍아. 진홍아.”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무림맹이나 마교에 납치될 거라는 생각과 다르게 스승님이 눈앞에 계셨다.


“스승님도 잡히시다니...”

“무슨 소리야. 얼른 정신 차려라.”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약간 찌근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주위를 둘러보니 장소도 감옥이 아니라 원래 있던 집안.


게다가 독에 중독되었는데 아직 살아있었다.

사실 예상가는 게 하나 있었다.


이곳은 깊은 산골.

찾아올 사람도 없었고 잔인한 무림맹에서 이렇게 가벼운 독을 쓸 이유는 없었다.

이런 짓을 버릴 사람은 단 한 사람.


“스승님이 하신 거죠?”


스승님은 당황한 듯 두 눈이 커졌다.

그리고, 흰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입을 여셨다.


“나 원 참. 머리도 비상하네. 내 말이 맞다. 내가 했다.”


답은 맞추었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대체 왜 제자에게 독을 쓴 거지?

스승님은 당황하고 있는 내게 따뜻한 차를 건네면서 말씀하셨다.


“무림고수들이 제일 조심해야 하는 대상이 뭐일 것 같냐?”

“스승님같이 힘을 숨긴 노인이죠.”

“틀렸다.”


뭔가 톡 쏘는 향을 지닌 뜨거운 차를 스승님은 한번에 들이켰다.

맛이 궁금했기에 나도 따라서 한 모음 마셨다.


“무림에서 제일 위험한 건 독을 쓰는 사람이다. 잘못하면 고수도 순식간에 죽을 수 있거든.”

“스승님 같은 경지도 독에 당할 수 있습니까?”

“당연하지. 정말 위험한 극독은 나도 당해봤지.”

“근데,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이유가 뭐죠?”


스승님은 사악하게 웃으면서 잔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이거 독이야.”

“네?”


그 순간.

다시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스승님의 목소리가 마치 물속에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울렸다.


“독에 적응하는 훈련이다. 이정도 독은 계속 먹으면 적응돼.”

“이런 무식한 방법이...”


한 번 더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 후로 스승님의 독 적응 훈련은 계속되었다.

스승님이 음식에 몰래 약한 독을 넣어서 몇 번은 기절하고 토하기 일쑤였지만, 스승님도 생각은 있으신지 고기에는 절대 독을 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 순식간에 5년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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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교와 손을 잡다 (2) 22.07.17 711 12 12쪽
1 마교와 손을 잡다 (1) +1 22.07.16 97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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