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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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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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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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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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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0화 – 도서관

DUMMY

“에? 원래 이쪽으로는 안 가지 않았었어?”

“그렇네요. 어디 들러야 하는 곳이라도 있나요?”


월요일. 모든 수업을 마친 후, 서지우의 발걸음이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파악한 에리아와 사크라의 질문에 서지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지금 자신의 주위에는 두 명의 학생이 함께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 어디로 가는 건지 더 물어도 대답해주지는 않겠고...“

"그냥, 따라가 보는 수밖에는 없어 보여요.“


여성 한 명, 그리고 남성 한 명. 이렇게 두 명이 서지우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것을 파악한 에리아와 사크라 모두 추가적인 질문을 해 봐야 서지우가 대답해 줄 리 없음을 파악했기에 그저 서지우가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기로 한다. 어차피 두 요정 소녀만 따로 서지우의 집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다.


"흠...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과제가 있는 걸까?“

"애초에 오늘 수업 중에서는 과제가 나온 게 없을걸요?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그래요.“


'과제 때문인가?'라는 의문을 품는 에리아에게 사크라가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대답을 전한다. 그 대답에 서지우는 '의외네. 사크라가 수업의 내용을 듣고 있었나?'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문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는다.


"흐음... 그보다, 이쪽으로는 처음 가보는데, 여기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하긴 하네.“

"그렇네요. 지하인 것 같은데... 이런 곳에는 뭐가 있을까요?“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는 서지우는 바로 옆에서 재잘거리는 두 요정 소녀에게 '도서관.'이라는 대답을 하고 싶었으나, 같은 방향으로 가는 학생 두 명이 계속 옆에 있기에 대답을 하지 못한 채 계속 걸음만을 옮겨 나아간다.


"오, 도서관이에요!“

"헤에~ 이런 외진곳에 있었구나~“


'도서관'이라 써있는 명패가 붙어 있는 문을 보자마자 신기하다는 듯이 말하는 에리아와 사크라를 서지우는 무시로 일관한 채 출입문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걷던 여성과 남성은 다른 장소에 볼일이 있다는 듯,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덕분에 서지우의 시선은 에리아에게로 향한다.


"독후감 경시대회가 있어서 도서를 빌리러 온 거야.“

"독후감이 뭔데?“

"뭔가 대회라고 하니 엄청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렇죠?“


두 종류의 질문에 서지우는 사크라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에리아에게 시선을 돌린다. 보다 간단하게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을 먼저 대답해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간단한 거야. 도서를 읽고 그 내용에 관한 감상을 작성하는 거지.“

"엥? 책을 보고, 감상을 작성한다고? 그런 짓을 뭐하러 해? 그냥 재미있었다. 볼만했다. 그런 것밖에 생각나지 않을 텐데...“

"... 하라니까 한다. 뭐 이유 있겠냐. 도서관 안에도 몇 명 정도 있을 수 있으니,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에는 입 다물고 있을 거야. 미리 알아둬.“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투로 묻는 에리아에게 깊게 생각하기 귀찮다는 투로 대답을 마친 서지우는 출입문을 열고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는 서지우의 행동에 두 요정 소녀는 서지우보다 더 빠르게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다. 문이 닫히면 자력으로는 다시 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테니까.


#


"이거 한 권 남았다니, 역시 점심 식사시간 중에 올 걸 그랬군...“


갈색 표지의 약간 두꺼운 책을 가방에 넣은 채 도서관 밖으로 걸어나오는 서지우의 표정은 별로 밝지 않다. 그의 투덜거리는 말투에 두 요정들은 '왠일로 짜증을 내네?'라고 생각하며 서지우를 바라본다.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책인 거야?“

"그런 것 같아요. 평소에는 투덜대기는 해도 짜증을 내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이라서. 하긴, 그러니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것이겠지만."


두 요정 소녀의 말에 수긍하는 대답을 하면서도 서지우의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지금으로서 가장 화급히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집으로 귀가하는 것이니 당연하다.


"... 수업에서 주는 과제 말고도 다른 과제가 있을 수도 있구나.“

"강제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단지, 학점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니까 하는 거지.“

"음... ... 잘은 모르겠지만, 필요해서 하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별 의미 없이 하는 건가요?"


에리아의 질문에 대한 서지우의 대답에 사크라는 궁금해서 못참겠다는 듯, 에리아의 뒤를 이어 질문하는 말을 전한다. 그 질문에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일까 했지만, 지금의 질문은 그 방식으로 대답했다간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한다.


"필요해서지. 일단은.“

"흠흠... 그렇군요. 그렇다면 해야죠.“

"서지우가 짜증내는 모습은 별로 보기 안 좋으니까 이왕 하기로 했으면 즐겁게 하는 것이 좋다고 봐.“


지적하는 에리아의 말을 듣자마자 서지우는 '내가 짜증내는 것이 얘네들에게는 꽤 신경이 쓰이는 건가?'라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정일 뿐이기에 에리아와 사크라가 신경을 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 내가 기분 상한 것에 대해 너희 둘이 신경 쓸 필요는 없는데...“

"서지우 씨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저와 공주님은 그렇지 않아요. 서지우 씨가 기분이 상해서 짜증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긴장하게 되니까요.“

"한가족으로 지내고 있는데, 그 가족의 구성원이 짜증내는 모습이 반가울 리 없잖아?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화풀이라던지 하는 건 아닌가 경계하게 되기도 하고.“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화풀이'라고 하는 행동을 이 두 조그마한 소녀들에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한다고 해도 목재를 가공할 때 감정을 담아 가공하는 정도였기에, 그럴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다고 생각한다.


"알아. 서지우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우리에게 화풀이를 할 일은 없겠지. 그런데 그것을 빼고 생각해봐도 짜증내는 모습 자체를 보는 우리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생각해 줘.“

"알았다. 알았어. ... 어쨌거나 남은 한 권이라도 사수한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뭐.“


짜증내는 모습을 더 보여주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서지우는 '좋게 생각하자.'라는 판단을 내리며 지금의 상황에 대한 시각을 전환한다. 자신보다 늦게 온 학생에게는 볼 책마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품는 것으로.


#


"오늘부터 바로 읽기 시작하는 거야?“


자신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마친 직후, 평소와 달리 소파에 앉은 채 독서를 시작하는 서지우의 행동에 에리아가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빨리 읽고 빨리 써 두는 것이 좋아. 이제 곧 중간고사 기간이라 준비해 둬야 해.“

"중간고사... 그거 뭔지 알아. 모든 학생이 필수로 치러야 하는 시험이지? 그 성적에 따라 대학- 잠깐, 서지우는 이미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중간고사를 또 보는 거야?“


자신이 아는 단어가 서지우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수긍하며 재잘재잘 떠들던 에리아는 문득 떠오른 의문에 서지우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서지우는 그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대학을 가기 위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수능시험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에 가고도 그걸 다 보는 거야?“

"수능은 안 보는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봐야 해. 학점을 정하는 기준이 되거든. 학점이 높아야 취업에 유리하고.“


두 개의 시험을 계속 봐야 한다는 서지우의 대답에 에리아는 엄청나게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지우와 시선을 마주한다. 그녀의 시선을 보는 서지우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왜? 갑자기 그 표정은 뭐야?“

"중간고사하고 기말고사는 엄청나게 어려운 시험이라고 들어서... 서지우도 그 힘든 시험을 대학에서도 계속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불쌍하게 보여.“

"... 수능이야 그 정도로 동정하는 시선을 보내는 것이 납득이 가지만,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닐 거다. 게다가 우리 학과 시험은 죄다 오픈 북이라서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


서지우의 대답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에리아는 그저 두 눈을 끔뻑인다. 자신이 아는 지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에 납득하기 위한 두뇌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공주님! 무슨 대화 하시는 거예요?“

"어... 그러니까, 그렇게 어려운 시험은 아니라는, 그런 말이지?“


자신의 바로 뒤로 날아와서 묻는 사크라의 말은 조금도 듣지 못한 채로 자신에게 묻는 에리아에게 서지우의 대답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신 전달된다.


"오픈 북이 무슨 의미인지 모를 테니 설명하자면, 교과서를 보는 것이 허용되는 시험이야.“

"에에!? 뭐야 그게! 그러면 시험을 보는 의미가 있어? 시험이라는 것은 교과서의 내용을 다 암기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거 아니야?“

"... 저, 무슨 대화인 건가요?“


중간에 끼어든 사크라는 좀체 이해가 안 된다는 투로 묻는 말을 전하나 에리아와 서지우는 사크라의 질문은 안중에도 없이 서로에게 시선을 마주한다.


"원래는 그렇지만, 우리 학과는 실무, 그러니까 회사에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목표로 되어있어.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책을 참조하는 경우는 흔하디 흔하고. 그렇기에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도 교과서를 참고하는 것이 허용돼. 대신 시험 문제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고.“

"아... 그러면, 교과서의 내용을 다 알아야 문제를 풀 수 있는 거야?“


에리아의 질문에 서지우가 '그래.'라고 대답하는 것을 사크라는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볼 뿐이다. 지금의 대화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으니, 끼어드는 것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흐응... 역시 내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구나...“

"시험 시간 이내에 문제를 풀어야 하다 보니 교과서의 어느 페이지에 내가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는 알아야 해. 그렇기에 시험 전에는 나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거고.“

"음... 하지만 서지우 씨는 수업 시간에 선생이라는 인간이 내리는 지시대로 잘 했는데도, 공부를 더 해야 하는 건가요?“


아주 약간이나마 대화의 주제, 그리고 내용을 파악하자마자 끼어드는 사크라에게 서지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업이니, 그 내용을 전부 기억할 수는 없어. 그러니 시험을 앞두고 며칠에 걸쳐서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 어떤 내용이 수록되어있는지 암기해 둬야 해.“

"음... 그렇구나. 사크라. 우린 이만 책상으로 가서 쉬자. 서지우가 독서하는 거 방해하면 안 돼.“

"엣, 전 이제... 하아, 알았어요.“


자신의 질문을 마친 에리아가 먼저 책상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던 사크라는 곧바로 독서를 시작한 서지우의 모습을 보고 에리아의 뒤를 따라 날아간다. 대화에 제대로 끼어들지 못하고, 그로 인해 질문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독서에 집중하고 있는 서지우를 방해하는 행동을 한다면, 에리아가 자신에게 어떤 불호령을 내릴지 모르기에 순순히 따라가는 선택밖에는 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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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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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 도서관 23.06.16 9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2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9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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