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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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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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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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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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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 요정과 인간 (2)

DUMMY

"옷까지 같이 씻냐...“

"응. 괜찮다구. 요정의 옷은 요정의 숲에서 자라나는 나뭇잎과 요정의 마력을 배합해서 짜는 거라 이렇게 물에 씻는 정도로만 해도 항상 깨끗하거든.“


샤워를 마친 후 티셔츠와 얇은 바지로 갈아입은 채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 인간의 질문에 에리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지만, 남자 인간은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네가 괜찮다면 된 거겠지.'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럼 물 버린다. 더 안 쓸 거지?“

"응.“


마침 '다 씻었는데, 이제 이 물은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던 에리아였기에, 남자 인간의 질문은 매우 반갑게 들려온다. 대답하자마자 스스로 치워주는 남자 인간의 행동을 보면서 '꽤 배려심이 있는 것 같네.'라고 생각한다.


"...“


남자 인간이 초록색 대야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던 에리아는 책상의 맞은편 벽 쪽에 위치한 높고, 커다란 유리로 된 문이 달려있는 사각형의 상자 쪽으로 걸어간다. 장식장이라는 것은 알지 못하지만,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물체는 에리아로 하여금 호기심을 품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저 인간의 취미인 걸까...“


의아함을 한가득 품은 얼굴로 단순한 사각형과 오각형, 육각형에서 시작해서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으로 만들어진 물체들을 주시하던 에리아는 '물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자 인간이 다시 거실로 나오기를 기다린다.


"저기, 여기 있는 것들은 뭐야?“

"... 목공예품.“

"목공예... 그러니까 나무로 만들었다는 거지?“


자신이 이해한 것은 그저 '목'이라는 단어를 통한 '나무로 만들었다.'라는 것 뿐이기에,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한 목적을 담아 다시 묻는 에리아에게 남자 인간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


'나무를 이렇게 쓰는 건 낭비같아.'라고 생각하는 에리아지만, 괜히 남자 인간을 자극하게 될 법한 말임을 파악하고 입을 꾹 다문다.


"우리 가족, 목공소를 운영하고 있어서. 뭐, 가업을 잇겠다거나 그런 생각은 없지만, 계속 보게 되어서인지 자연스레 익히게 되더라고. ...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은 아니야.“

"아항...“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는 것은 알지만, 딱히 자신이 알아야 하는 대답은 아님을 파악한 에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주제로 대화하는 게 좋겠어.'라고 생각한다.


"저기, 그러니까... 그 교실 창틀? 거기에서 내가 잠들었던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고 했지?“


그리고 에리아가 정한 대화 주제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보게 된 것인가?'에 관한 주제가 되었다. 아직까지도 그것이 전혀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어.“

"이상하네... 보통은 인간의 눈에 띄지 않게끔 은신의 술법을 사용해두는데... 왜 풀린 거람?“

"...“


'지금까지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라고 생각하며 의문을 표하는 에리아를 보며 남자 인간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라는 생각을 품는다.


"... 인간계로 나오기 전에 만난 요정이... 카리나하고 사크라, 유이리, 나기, 코로에니까... 아마 사크라의 짓이겠지... 그 녀석...“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에리아를 3초 동안 바라보던 남자 인간은 흥미를 잃은 채 자신의 책상 앞 의자에 앉는 것과 동시에 PC의 부팅을 시작한다. 에리아가 남자 인간이 자신에게 흥미를 잃은 것을 파악한 것은 PC의 부팅이 완전히 끝나고 나서이다.


"저기~ 이걸로 뭐 하는 거야?“

"PC로 할 수 있는 것은 수두룩하게 많지... 다만 지금은 내가 그린 도면을 인쇄할 거야.“

"... 인쇄?“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한 채 묻는 에리아에게 남자 인간은 언제나 하던 작업을 반복하는 기계마냥 무감정한 투로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를 조작해서 이미지 문서를 실행한다.


"인쇄가 뭐야?“

"모니터에 보이는 그림이나 사진을 출력하는 거.“

"... 잘 모르겠네... 인간계의 기술은 까다로워.“


나름 인간의 관찰을 상당히 해 왔다고 자신하는 에리아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모르는 것이 아직 많다는 것을 체감하며 인간 남자의 행동을 가만히 선 채 주시한다. 그리고 그녀가 보게 된 것은 남자 인간이 키보드를 몇 번 조작하는 행동 뿐으로 그 행동이 끝나자 기계음이 들려오는 것을 느낀다.


"응? 이건 무슨 소리야?“

"인쇄하는 소리.“


위이잉- 하는 소리와 부우웅- 하는 소리가 4초 정도의 시간동안 반복해서 들린 후, 남자는 모니터 오른쪽에 위치한 복합 프린터에서 인쇄되어 나온 도면을 집어 든다.


"헤에... 인쇄라는 것은 결국 그림을 그리는 거구나.“

"... 결과만 본다면 비슷하긴 하지.“


'인쇄 =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에리아를 보며 남자 인간은 '결과물을 본다면 틀린 말은 아니네.'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무언가가 그려진 종이를 결과물로 얻는다는 것만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저 그 그림의 질적인 차이가 있을 뿐.


"그런데 그림이라는 건 보통 나뭇잎 펜에 잉크를 묻혀서 종이 위에 그려내는 것이 요정의 방식인데, 인간계에서는 안 그런가 봐?“

"PC와 프린터가 없을 때는 다들 그렇게 했겠지. 하지만 두 가지가 발명된 후에는 직접 펜을 써서 그리는 일은 현저히 줄었어.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거든.“


'써 본 적 없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답한 남자 인간은 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들고 의자에서 일어선다.


"어디 가?“

"작업실. ... 구경할 거냐?“

"응! 궁금해.“


'궁금하다'라는 말을 진심을 다해 전달하는 에리아의 모습에 남자 인간은 '그럼 오던지.'라는 말을 전한 후 출입문의 바로 옆에 위치한 방을 향해 걸어간다. 자신의 취미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듯한 조그마한 요정 소녀의 행동에 '별난 녀석이야.'라고 생각하면서.


#


인간 남자의 작업실 안. 문을 열고 들어온 인간 남자와 그의 옆에서 공중에 뜬 채 날고 있는 요정 소녀가 보고 있는 것은 전방의 벽에 위치한 커다란 나무 상자를 제외하고는 휑하니 비어있는 공간이다.


"저 상자 안에도 당신이 만든 물체가 있는 거야?“

"아니. 저 안에 있는 것은 목재하고 연장이야.“


목재와 연장이 들어있는 상자라고 대답한 후 즉각 걸어가는 인간 남자의 뒤를 에리아가 따라간다. 호기심을 한가득 품은 요정 소녀가 따라오는 것에 인간 남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언제나 하는 일을 반복하는 마냥 상자를 열고 도면과 목재, 그리고 연장을 번갈아가며 살핀다.


"... 줄자하고 줄톱... ... 절단기까지 쓰는 건 좀 오바인데... 쓸까...“

"...“


도면을 보며 중얼거리는 인간 남자의 행동을 보던 에리아는 연장이 모여있는 부분을 보며 '왠지 살벌한 도구가 많네...'라고 생각한다. 날카로운 쇠붙이가 몇 개 보이기에, 자칫하면 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이다.


"... 에이, 됐다. 절단기까지 뭘... 그냥 목공용 칼로 대체해야지. 그럴 정도로 큰 작업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안전한 걸로 하라구. 베이면 아프잖아?“

"아픈 선에서 끝나면 다행이지. 절단기에 베이면 손가락이 그냥 잘려나가.“


절단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며 꺼낸 인간 남자의 대답에 에리아는 '그건 더 무섭잖아.'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상상을 했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 이거면 되겠군. 저쪽에 가 있어. 부딪힐라.“

"응.“


목재를 꺼내는 인간 남자의 행동에 에리아는 즉시 문 쪽으로 날아간다. 작업에 방해가 되는 것도 사양이지만, 인간 남자가 사용하는 목재 및 연장에 충돌하는 것도 사양하고 싶기 때문이다.


"... 난 에리아라고 하는데, 당신은 이름이 뭐야?“

"서지우.“

"서지우...“


다소 현재 상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에리아지만, 그래도 이름은 알아두자고 생각하며 묻는 말에 인간 남자는 다시 한번, 무감정하게 대답한다.


"...“


목재를 꺼낸 후, 연장을 꺼내는 서지우를 보며 에리아는 '이 남자라면... 협력자로 괜찮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한다. 인간계에서 지내보는 것을 강하게 소망했던 에리아이기에, 서지우가 자신의 협력자가 되어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품으면서 지금의 작업이 끝나면 다소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여 보기로 한다.


#


2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작업을 마친 서지우가 다시 한번 샤워를 마치고 나서야 에리아는 서지우에게 자신이 품고 있던 질문을 전달했다.


"그러던지."


그리고 에리아의 질문에 대한 서지우의 대답은 조금이나마 긍정 쪽으로 기울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적어도 질문을 전한 에리아는 그렇게 생각한다.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해. 안 말려.“

"...“


무심한 투로 대답하는 서지우를 '뭐야 그게?'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에리아는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거절하지 않은 이상 허락받은 것과 다를 거 없어.'라는 대답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는다.


"인간계에서 지내보고 싶었는데, 서지우가 협력자가 되어준다니 다행이네~“

"협력자? ... 그냥 마음대로 하게 두는 것을 가지고 뭘...“

"응. 하지만 결국 내가 함께 지내는 것을 허락해 준 거잖아? 협력자라는 건 그런 의미야.“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별 의미는 없군.'이라고 생각하며 주방으로 향한다. 현재 시간은 6시 50분.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적당한 시각이기 때문이다.


"어디 가?“

"저녁 식사 하러. ... 너도 먹을 거야?“

"음... 인간계의 음식은 처음 먹어 보는데... 응! 먹을래.“


자신과 서지우의 크기의 차이를 알면서도 에리아는 함께 식사하겠다는 의미를 전한다. 자신 역시 허기가 지고 있었기에, 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와. 이 안은 차갑네...“

"냉장고 안은 원래 차갑지.“


냉장고를 열고 그 안에서 반찬 통을 꺼내는 서지우의 행동을 빤히 보던 에리아는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가 없겠네...'라고 생각한다. 반찬통 하나하나가 자신의 무게보다 무거울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요리... 다 서지우가 만든 거야?“

"어. 자취하려면 어느 정도 요리 실력은 기본으로 필요해.“


냉장고 안에서 꺼내져서 식탁 위에 흩어진 채 올려진 4개의 반찬통에 담긴 반찬을 한 번씩 둘러본 에리아는 하나하나가 먹음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느낀다. 다만, 서지우와 자신의 크기 차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떠올리고, 요정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


"...“


그러나 에리아는 서지우가 식기세척기 안에서 자신의 밥을 담을 그릇 하나와 에리아의 밥을 담을 종지 하나, 그리고 에리아가 물을 마실 때 쓰게 할 소주잔 하나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네.'라고 생각한다. 서지우가 가져온 종지는 자신이 식사할 음식을 담을 그릇으로 쓰기에 적당하고, 소주잔은 물을 담을 컵으로 쓰기에 괜찮겠다고 생각한 만큼, 식사에 사용할 다른 도구 역시 챙겨줄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으니까.


"이거면 어때? 괜찮겠냐?“

"으음... 먹을 수는 있을지도...“


그릇과 종지에 안에 밥을 담은 뒤 식탁 위에 내려놓은 후, 다시 식기세척기 앞으로 간 후 티스푼을 꺼내서 자신에게로 건네주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일단 한번 써보자.'라고 생각한다. 물체를 자신이 사용기 편하게끔 작게 만드는 하는 요정술 역시 익히고 있는 만큼, 평범한 수저와 젓가락, 그릇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마력을 아끼기 위해서 및 인간계의 도구를 그대로 사용해 보기 위해서 일단 서지우가 주는 대로 사용해 보고 정 불편하면 그때 요정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린다.


"... 반찬도 먹어. 뭐 먹고 싶냐?“

"어... 이거.“


'조금 불편하지만, 못 쓸 건 없겠어.'라고 생각하며 식사를 시작한 에리아는 서지우의 질문에 계란말이를 가리키며 대답한다. 그 대답을 듣자마자 젓가락으로 계란말이를 작게 잘라서 종지 안의 밥 위에 올려주는 서지우의 행동에 에리아는 감사하는 마음을 품으며 티스푼 위에 밥과 계란말이를 함께 올린 후 입안에 넣는다. 그러면서 '역시 불편하네...'라는 생각이 다시금 고개를 들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이번만은 그냥 참자.'라고 생각하며 계속 식사를 지속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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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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