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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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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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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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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DUMMY

한편, 요정의 숲 내의 궁성 안.


"공주님이 돌아오지 않으신 지 4일이 지났습니다만, 찾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


왕족을 모시는 메이드 중 최고위의 위치에 있는 요정의 질문에 요정의 왕은 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젓는다. 검은 상의와 하얀색 치마의 단조로운 복장을 입고 있는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의 여성 요정의 모습은 누가 봐도 메이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외모를 하고 있다.


"그렇게나 인간계에 흥미를 보이고 있었으니, 잠시 쉬게 두는 것도 좋지 않겠나?“

"안전한 장소에서 지내고 있다면 모르지만, 혹여 불온한 목적을 품은 인간의 손아귀에 잡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을지 걱정됩니다.“

"에리아가 그렇게 바보는 아니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때가 되면 알아서 돌아올 것이니.“


최고위 메이드의 걱정 어린 말에 요정의 왕은 '걱정할 것 없다.'의 의미를 전달한다. 그러나 그 의미를 파악했음에도 최고위 메이드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기에, 잠시 인간계로 나갔다 오겠습니다.“

"자네가 직접 갈 생각인가? 수하의 메이드를 보내도 될 것이네.“

"현재 궁성 내의 메이드 중에서 탐지술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자는 저 혼자뿐이니 다른 요정을 보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최고위 메이드의 말에 요정의 왕은 부정하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지금 자신이 들은 대로 궁성 내의 메이드 중에서 마력의 자취를 탐지하는 요정술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은 단 한 명 외에는 없고, 그 요정술이 없으면 에리아의 위치를 찾을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알았네. 그렇게 하게. 다만, 무리해서 찾으려고 하지는 말게. 정 찾기 어렵다 싶으면 그냥 돌아와서 다음 기회를 노리도록 하게.“

"예.“


요정의 왕의 허락을 받은 최고위 메이드는 즉시 궁성 밖으로 나가기 위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주시하던 요정의 왕은 '에리아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을 것 같다만...'이라는 생각을 품으며 최고위 메이드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본다.


#


"어라? 지금 바로 돌아가도 되는 거야?“


오전 수업이 마무리된 후, 가방을 등에 메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 서지우에게 에리아가 질문한다.


"어. 원래는 교양 수업이긴 한데, 휴강이라니 가야지.“

"휴강이 뭔데?“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재차 질문한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서지우는 설명해 줘야겠다는 판단을 내린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교수에게 개인적인 일이 생겨서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거야.“

"개인적인 일이라면... 병원에 가거나, 그런 거?“


서지우의 설명을 듣자마자 에리아가 떠올린 것은 병원에 가는 인간의 모습이다. 안색이 매우 안 좋은 상태로 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 모습을 관찰했던 경험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지.“

"흐음... 그러니까... 너무 아파서 여기에 와서 수업조차 할 수 없으니까, 굳이 여기 있을 필요도 없게 되었으니 빨리 돌아가라고 하는 거구나.“


스스로 납득하는 에리아의 모습에 서지우는 '뭔가 조금 다르게 이해하는 것 같지만, 상세한 것은 집에 가서 설명하자.'라고 생각한다. 일단 집 밖에서는 에리아에게 길게 말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나에겐 좋은 일이네. 집에 돌아가는 게 빨라지는 거니까.“

"... 그렇긴 하지.“


밝은 투로 말하는 에리아에게 서지우가 수긍하는 말을 꺼낸다. 비록 이번 휴강으로 인해 자신에게는 추가적인 프린트가 전달될 것임을 알지만, '어차피 원래 대학에서 수업할 것을 집에서의 자습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에게도 딱히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 쉬어야 할 시간을 대학에서 보내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경우 가끔 쉬는 날에 불러서 수업을 진행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는데...“

"수업을 안 했으니 나중에 추가로 하는 거지?“

"그렇지.“


'의외로 빨리 이해하네?'라고 생각하며 대답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약속해놓고 빼먹었으면 나중에라도 함께 해 주어야 하긴 하지.'라고 생각한다. 수업을 하나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 빠르게 이해한다는 것을, 서지우는 알지 못한다.


#


"오늘의 버스는 상당히 인간이 없었어.“

"보통 이 시각에 퇴근하는 직장인은 거의 없으니까.“


서지우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버스 정류장. 버스의 뒷문을 통해 내린 후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서지우의 오른쪽 어깨 위에는 에리아가 앉아서 풍경을 둘러보고 있다.


"여기는 공장 같은 게 없어서 다행이야.“

"덕분에 공기는 깨끗하긴 하지. 그만큼 인구 밀도가 낮은 편에 속하지만.“


걸어가는 길의 좌우로 넓게 펼쳐진 공터를 보며 미소짓고 있던 에리아지만, 별 생각없이 정면을 보는 그 순간 두 눈을 크게 뜨며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응? 왜 그래?“

"... 서지우에게는 안 보이겠지만, 좀... 번거로운 요정이 저기 있거든...“


검은 상의와 하얀색의 치마를 입은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의 여성 요정. 그 모습을 본 에리아는 '올 게 왔구나.'라고 생각하며 불안함을 가득 담은 시선을 보내지만, 그 대상은 에리아를 보며 안도감이 가득 담긴 한숨을 내쉰다.


"요정이 더 있다는 거야?“

"한 명. 요정의 숲의 궁성 내의 최고위 메이드인데... 아마 날 찾으러 온 것 같아. 다만 신경 쓰지 마. 긴 얘기는 서지우의 집에서 하자고 할 테니까.“


자신이 예상한 대로 최고위 메이드가 서지우에게 보이지 않고 있음을 파악한 에리아는 일단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동행하는 것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성 요정을 빤히 바라본다.


"공주님! 걱정했잖아요!“

"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기는 한데... 일단은 가서 이야기하자.“


자신에게 가까이 오자마자 걱정했다는 말을 전달하는 여성 요정에게 에리아는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기 위한 지시를 전달한다. 설령 여성 요정이 거부한다고 해도 무조건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품은 채로.


"가다니? 어디를요?“

"어디긴... 서지우의 집이지. 긴 이야기는 거기서 하자구. 일단 따라오기나 해. 여기서는 더 말하지 않을 거니까.“


다소 강경한 투로 말하는 에리아의 말에 최고위 메이드 요정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에리아의 의견에 따르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며 에리아의 바로 옆으로 다가온다.


"이 인간은, 믿어도 되는 인간인 건가요?“

"응. 서지우는 내 협력자가 되어주기로 했으니까 믿어도 돼.“

"...“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혼잣말하는 인간을 보는 느낌이 어떤지 대충 알 것 같군.'이라고 생각한다. 에리아로서는 최고위 메이드 요정과 대화하고 있는 것이지만, 서지우에게는 에리아 혼자서 말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지우는 집 밖에서 에리아와 대화하는 모습이 다른 인간에게 보이지 않게 해야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힌다.


#


서지우의 집 안. 자신의 가방을 거실 바닥에 내려놓은 서지우는 자연스럽게 책상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 뒤로 에리아와 '레스'라는 이름의 최고위 메이드 요정 역시 따라서 날아온다.


"... 이제 은신술은 풀어. 그래야 서지우도 레스를 보면서 대화할 수 있잖아?“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요.“


서지우의 뒤를 따라 날아오며 지시하는 에리아의 말에 레스는 즉시 자신에게 걸어 둔 은신술을 풀고, 서지우를 바라본다. 하지만 서지우는 PC의 본체에 전원을 넣고 있기에 당장 레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지는 않는다.


"인간계는 지낼만한가요?“

"응. 나쁘지 않아. 물론 협력자를 잘 만난 덕분이겠지만.“

"..."


처음으로 레스의 목소리를 들은 서지우는 그제서야 두 명의 요정에게 시선을 돌리고 처음 보는 요정의 외형을 확인한다. 검은 상의, 하얀 치마, 짧은 갈색의 머리를 하고 있는 성인 요정을 본 서지우는 '궁성에서 지낸다더니, 메이드도 있었군.'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레스라고 합니다.“

"아, 예... 혹시 얘 데리러 오신 건가요?

"그건 아닐걸? 애초에 가자고 해도 안 갈 거야.“


먼저 인사하는 레스를 보며 얼떨떨한 대답한 후 묻는 서지우를 보며 에리아는 돌아갈 마음이 없다는 대답을 전하면서 '아직 인간계에서 경험해 볼 게 엄청 많이 남았는데, 절대 안 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닙니다. 그저 안전하게 지내시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왔을 뿐입니다.“

"그렇군요.“

"... 매우 걱정했습니다만, 의외로 마음씨 착한 협력자와 만나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귀띔이라도 한 번 주셨다면, 걱정할 필요도 없었을 것인데 말이죠.“


레스의 말에 분노와 격앙된 감정이 담겨있는 것을 파악한 에리아는 일부러 벽으로 시선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지금 시선을 마주하는 것은 잔소리를 재촉하는 것이 될 것은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에리아 공주님이 폐를 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그다지 폐 끼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조금 번거롭게 하는 일은 있지만, 그 이상으로 도움이 되고 있으니까요.“


고개 숙여 사죄하는 레스를 보며 서지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부정하는 말을 꺼낸다. 그 모습에 에리아와 레스 표정에는 놀라움이 자리 잡는다.


"진짜로?"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고요?“

"... 혼자 지내는 동안에는 온종일 조용하고 적막하다 보니 말조차 할 일 없는,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뿐이었지만, 그나마 에리아가 같이 지내게 된 뒤로는 조금은 생기있는 생활이 된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전 에리아가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폐가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단 한 번도요.“


의아함을 가득 담은 두 요정의 질문에 서지우는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전달한다. 솔직함이 담긴 그 말에 레스와 에리아 모두 서지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으흠... 그렇다면야... 제 걱정은 전부 불필요한 걱정이었던 모양이군요. 혹시 불온한 생각을 품은 인간에게 붙잡혀야 다시는 요정의 숲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했습니다만...“

"아, 나도 처음 서지우를 봤을 때는 그런 인간인가 생각하긴 했는데... 다행히 아니더라구.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눈앞에서 자신을 오해하는 두 요정의 말에 서지우는 가늘게 뜬 눈으로 흘겨보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오해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기에, 금방 평상시의 표정으로 돌아온다.


"레스. 이왕 왔으니까 인간계의 생활을 체험해 보는 건 어때?“

"아닙니다. 전 이제 돌아-“

"조금은 쉬어도 되잖아? 자. 앉아서 쉬자구. 지금 안 쉬면 언제 쉬려는 거야? 안 그래도 궁성 내에서 매일 바쁘게 일하면서.“


자신의 팔을 잡아끌면서 책상 쪽으로 날아가는 에리아의 행동에 레스는 못 이기겠다는 듯이 끌려간다. 뿌리치려면 뿌리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실 내의 위치한 인간계의 물건들을 보자 그녀 역시 호기심이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두 여성 요정을 바라보던 서지우도 '에리아가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모니터로 시선을 돌려버렸기에, 레스는 에리아의 바람대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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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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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1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4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3 0 12쪽
»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1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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