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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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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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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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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DUMMY

저녁 7시를 조금 넘은 시각. 서지우는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 안주희와 함께 식탁에 앉은 채 대화하고 있다.


“...”


믹스 커피를 각자의 커피 잔에 담은 채 마시며 대화하고 있는 두 명의 인간의 옆에 서 있던 요정 소녀, 카리나는 자신의 친구들이 계속 서지우의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호기심을 느낀다. '대체 뭘 저렇게 보고 있는 걸까?'라는, 매우 자연스러운 호기심을. 그리고 그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즉시 서지우의 책상 쪽으로 날아간다.


"뭐하고 있어? 둘 다?“

"... 지금 바빠.“

"인간계의 글씨를 배우고 있는 거야.“


카리나의 질문에 에리아가 굳은 표정으로 대답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사크라는 자연스럽게 대답한다. 그 대답에 카리나는 '글씨를 배운다고?'라고 생각하며 두 요정 소녀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린다.


"... 동영상이구나?“

"한글 교습 동영상이라는 거야. 서지우가 준비해 준 동영상인데, 이걸 보면서 글씨를 배우고 있는 중이야.“

"...“


아주 잠시도 시선을 떼지 않는 에리아가 그렇듯, 사크라 역시 카리나에게 대답하면서도 자신의 시선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문답이 끝나자 카리나 역시 동영상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음... 그럼 이걸 들으면 한글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거야?“

"예. 서지우 씨가 준비해 주셨으니 분명 배울 수 있을 거라고 봐.“

"카리나. 나 지금 집중해야 하니 사크라하고 대화할 거면 좀 멀리 있어 줄래?“


자신과 사크라의 대화가 상당히 거슬린다는 투로 말하는 에리아의 말에 카리나가 입을 꾹 다문다.


"... 갑자기 한글은 왜 배우려고 하는 거야? 혹시 알고 있어?“

"인간계의 통치 방식을 배워오라고 하셨거든. 국왕 폐하께서 공주님께 내리신 지시래.“


자신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묻는 카리나의 질문에 사크라가 똑같이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대답한다. 그 대답에 카리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인간계에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인간계에서 사용하는 글씨를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구나...“

"나는 그냥, 공주님께서 배우시니 함께 배우는 정도지만.“

"알았으면, 조용히 해 줘. 이거 배우는 거, 의외로 지루하지는 않으니 모처럼 배울 마음이 들었을 때 최대한 배워두고 싶거든.“


에리아의 의도를 완전히 납득한 카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선 후 다시 안주희에게로 날아간다.. 지금 자신이 계속 옆에 있는 것 자체로 에리아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사크라도 오게?“

"계속 공주님 곁에만 있었더니 조금 지루해서.“


자신과 함께 가겠다는 사크라에게 카리나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함께 날아간다. 그리고 두 요정이 함께 날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에리아는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 태블릿 PC의 화면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한글이라고 하는 글씨 체계에 대해 상당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


"헤에~ 이런 것으로도 물을 마실 수 있구나~“

"그냥 스트로우를 요정이 사용하기 편하게 잘랐을 뿐이야.“


주방 내 식탁 위. 다소 갈증을 느낀 사크라는 언제나 그렇듯, 서지우가 물을 채워 준 소주잔을 양손으로 들어 올리며 물을 마시려고 했지만, 그 모습을 본 안주희가 짧은 길이의 스트로우를 준 덕분에 신기함을 느끼고 있다.


"이런 것 정도는 쉽게 만들어 줄 수 있었을 텐데, 안 만들어 준 거야?“

"마실 수 있다면 그뿐이라고 생각해서 굳이 만들어주지는 않았지.“


인간의 기준으로는 매우 작고, 좁은 구경의 평범한 스트로우일 뿐이지만, 사크라에게 있어서는 입을 어느 정도 벌려야 물 수 있는 수준의 구경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크라는 냉수가 찰랑거리는 소주잔에 스트로우의 끝을 댄다.


"카리나 언니. 이거 어떻게 하면 돼?“

"끝부분을 입안에 넣고 빨아들이면 돼.“

"우음...“


카리나에게서 간단한 사용 방법을 듣고 그대로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스트로우의 한쪽 끝을 입안에 넣은 사크라가 곧바로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푸확! 학!“

"너무 세게 빨아들였어. 천천히, 조금씩 빨아들이면 돼.“


갑작스레 입 안으로 들어온 과도한 양의 물로 인해 사래가 들린 사크라가 입 안의 물을 전부 뿜어내는 모습을 보이자 카리나가 미소 지은 얼굴로 바라본다. 주변이 작은 물방울 투성이가 된 것을 본 서지우가 곧바로 일어서서 벽 쪽에 돌돌 말려있는 키친타올을 뜯어온다.


"... 무엇이든지 처음 할 때는 시행착오를 겪는 법이지.“

"응. 맞아. 몇 번 하다보면 자연히 익숙해질 거야.“


신속하게 바닥에 뿌려진 물방울을 닦는 서지우의 손길을 바라보던 사크라였지만, 이내 다시 한 번 도전하려는 듯, 스트로우의 끝을 입 안에 넣는다.


"천천히. 조금씩.“

"...“


재차 조언하는 카리나의 말에 사크라가 다시 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방금과 달리 매우 느리게, 천천히 빨아들인 덕분에 별 문제없이 물을 마시는 데 성공한다.


"후아... 이거, 엄청 편하네요.“

"들고 마시지 않아도 되니 힘도 덜 들고 편하지.“


사크라와 카리나의 대화를 보며 '물을 그렇게 흩뿌려놓고 할 말은 아니지.'라고 생각하는 서지우였지만, 굳이 지적하는 말을 꺼내서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 필요는 없기에 어떤 말도 하지 않은 채 안주희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아주머니와 아저씨 모두 카리나와 함께 지내는 것에 동의하셨다니 걱정할 건 없겠지만, 그 외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게 조심해.“

"응. 어차피 학교 외에는 딱히 가는 곳도 없는걸.“

"지금은 그렇겠지만,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는 거니까. ... 뭐 그건 나에게도 해당하겠지만.“


안주희에게 주의를 준 후, 서지우는 자신의 책상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너무도 조용히, 혹은 얌전히 태블릿 PC를 주시하고 있는 에리아의 모습을 몇 초간 바라보던 서지우지만, 곧 카리나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에리아는 뭐하고 있는 거야?“

"한글을 배워야겠다고 해서 동영상 틀어줬더니 계속 보고 있는 거야.“

"한글을?“


서지우의 대답에 안주희의 시선이 에리아에게로 향한다. 의아함을 담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안주희는 몇 초 지나지 않아 다시 서지우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요정이 한글을 배워야 할 이유가 있는걸까...“

"몰라. 난 쟤가 갑자기 한글을 배워야겠다고 하길래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을 뿐이야. 내가 가르치는 것은 자신 없어서.“


이상하다는 투로 말하는 안주희에게 서지우는 지극히 무심한 투로 대답한다. 그 대답에 안주희는 곤란함이 담긴 표정을 지으며 서지우를 바라본다.


"...“

"쉿.“


두 명의 인간을 번갈아보던 카리나는 자신이 아는 '이유'를 말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주시하고 있던 사크라가 입에 검지손가락을 대는 제스처를 보이며 제지하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문다. 대신 사크라에게로 시선을 돌리나, 의아함을 드러내는 표정을 하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뭔가 이유가 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그걸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 계속 배우고 싶으면 계속 볼 거고, 흥미가 없어지면 중간에 포기하던가 할 테니까.“

"방임주의구나. 지우는.“

"... 쟤는 저렇게 둬도 돼.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확실한 녀석이니까.“


유감이라는 투로 말하는 안주희에게 서지우는 잠시 고개를 내저은 후 대답한다. '무작정 방임하려는 것은 아니야.'라는 의미를 담아서.


#


"... 적당히 보다가 자.“

"응.“


안주희와 카리나가 돌아간 후, 서지우는 사크라와 함께 에리아가 태블릿 PC를 보고 있는 책상 옆으로 다가온다. 현재의 시각은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아직 자기에는 이른가?'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의자에 앉은 서지우에게 사크라가 걸어온다.


"... 공주님이 너무 오래 보는 것 같아요.“

"냅둬. 알아서 하게.“


우려 섞인 투로 말하는 사크라에게도 서지우는 무심하게 대답한다. 형식적이기는 해도 '적당히 해라.'라는 말을 한 만큼, 더 이상 말리는 말을 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각 역시도 아직 9시라고 하는, 그리 늦은 시각은 아니기에 '공부'를 하고 있는 에리아의 행동을 제지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기도 했다.


"... 서지우. 이거 봐 줘.“

"?“


PC의 모니터를 주시한 지 2초 만에 에리아가 자신을 부르자 서지우는 곧바로 에리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에게 내민 포스트잇을 바라본다.


"자음, 모음, 그리고 가에서 하에 오에서 유까지. 한 번씩 다 써본 거냐?“

"응. ... 오늘은 여기까지 할래. 들리는 글자가 어떻게 생긴 건지는 대충 파악했어.“

"헤에~ 공주님. 벌써 다 배우신 거예요?“


포스트잇에 빼곡하게 적혀있는 자음과 모음, 그리고 다수의 글씨를 보며 서지우는 '한글은 원래 하루만 배워도 겉핥기 수준으로는 배울 수 있다더니, 틀린 말은 아니었군.'이라고 생각하며 에리아를 바라본다. 이미 사크라가 대단하다는 투의 말을 하며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게 대견하다는 시선을 보내면서.


"다는 아니야. 아직, 모르는 게 많아. 동영상의 시간도 상당히 많이 남았고.“

"으음... 확실히, 48시간인가 했었죠. 모든 동영상에 써 있는 시간을 다 합친 게...“


자신을 보며 묻는 사크라에게 에리아는 '아직 멀었어.'라는 의미를 담아 대답한다. 그 대답에 서지우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아무리 한글이 쉽다고 해도 완전히 마스터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문법까지 전부 알려주는 영상 리스트라서 길긴 할 건데, 제대로 보고, 배워두면 쓸 데가 꽤 있을 거다. 이왕 시작한 이상, 제대로 배워 봐.“

"말 안 해도 그럴 생각이었어. 제대로, 완전히 배워 둬야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검색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자신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에리아에게 서지우가 재차 짧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언젠가 완전히 배울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왠지, 피곤해. ... 사크라, 나 먼저 잘 테니, 넌 알아서 해.“

"에? 먼저 주무시려고요? 아직 9시인데..."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태블릿 PC를 보고 있었으니 안 피곤한 게 이상하겠지. 뭐, 어두운 천이라도 가져다 줄까?“

"됐어. 그냥 이대로 침대에 누워서 잘 거야. 서지우도 마음대로 해. 굳이 나 잔다고 억지로 일찍 자려고 하지 말고.“


자신에게로 엄습해오는 피로의 이유를 서지우의 말을 통해 깨달은 에리아는 당장 잠에 들기 위해 책상의 벽 바로 앞에 위치한 침대 쪽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곧바로 침대 위에 올라가서 눕는 에리아에게로 서지우와 사크라 모두 시선을 집중하지만, 이내 '방해하지 말자'라는 공통된 생각을 품고 함께 모니터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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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1 1 12쪽
»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2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1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9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0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4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3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1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5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4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5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18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3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6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4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4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1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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