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75
추천수 :
1
글자수 :
160,534

작성
23.06.03 10:10
조회
24
추천
0
글자
12쪽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DUMMY

"이제 10분 뒤에 나가면 되겠군."


월요일 아침. 토요일과 일요일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다시 평일이 되었다. 그로 인해 아침 7시 50분이라는 시간에 서지우는 외출의 준비를 마치고 에리아가 앉아있는 책상 앞 의자에 앉아있다.


"교실 안에 들어가서 인간을 관찰해보는 것은 처음인데, 어떨지 궁금하네...“

"보나 마나 지루할 거다.“


자신과 함께 대학 내로 들어가겠다는 에리아의 요청을 수락한 서지우지만, 그 수락의 의미는 '안 말려.' 정도의 의미였지 권장하는 의미는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심드렁한 투로 대답하게 된다.


"지루한 건 싫은데... 음...“

"결정은 네가 알아서 해. 지금에라도 집에 있고 싶으면 있어도 되니까.“

"그건 더 싫다구. 온종일 혼자 있는 건 더 지루할 것 같단 말이야. 아무리 TV가 있어도.“


'아직 안 늦었다.'라고 생각하며 말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대답한다. 서지우가 귀가하는 시각인 오후 5시 30분경까지 혼자서 TV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실로 지루하기 짝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자서 있다간 식사도 제대로 못 할 거구.“

"요정술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거 아니었냐?“

"어떻게든 할 수야 있지만, 서지우가 준비해 주는 것보다는 훨씬 번거로울 거야. 요정술을 여러번 써야 하는 만큼, 마력의 소모량도 상당할 거구.“


'냉장고 열어야지, 밥솥 열어야지, 식기세척기 열어야지, 주걱이랑 숟가락, 젓가락도 작게 만들어야 쓸 수 있지... 안 돼. 절대 안 돼.'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빠르게 내젓는 에리아를 보며 서지우는 옅게 미소짓는다.


"그러면, 내가 대학에 다니는 동안 평생 따라오려고?“

"그건... 일단, 당분간은. 정 지겨워진다면 요정술을 덜 쓰면서 혼자서 지낼 방법을 찾아봐야지. 그래도 당신의 집에서 벗어날 생각은 없으니까.“


서지우의 질문에 대답하며 '어떻게 발견한 협력자인데.'라는 생각을 덧붙이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본다.


"잘 생각해 봐. 혹시 뭔가 만들어야 한다 싶으면 말하고.“

"우응~ 최대한 없게 할 거야. 신세 지는 것도 정도가 있으니까.“

"폐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은 알겠는데, 무리하지 말라는 거다. 함께 지내는 이상 서로 상부상조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잖냐.“


서지우의 조언에 에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상부상조'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상부상조가 뭐야?“

"서로 돕는다는 거다.“

"... 난 서지우를 도운 게 없는 것 같은데...“


자신이 서지우를 만난 후 도움을 준 것이 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하는 에리아의 행동과는 별개로 서지우는 벽시계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거의 8시에 근접했음을 파악하고 의자에 걸어두었던 가방을 들어 올려 등에 멘다.


"비는 안 오는 것 같은데, 가방에 들어갈 거냐? 아니면 그저께처럼 어깨에 앉아서 갈 거냐?“

"당연히 어깨에 앉아서 갈 거야. 가방에 들어가 있는 것은 어두컴컴해서 싫어.“


창문 밖의 날씨가 비와는 매우 거리가 먼 화창한 날씨임을 파악한 에리아가 내린 결정은 서지우에게 있어서는 예상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결정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에리아에게 양손을 내밀어서 들어 올린다.


"호의는 고마운데, 내가 할 수 있어.“

"그러냐? 그러면 알아서 해.“


자신이 에리아를 들어 올린 지 2초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스스로 날아오르는 자그마한 동거인의 행동에 서지우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 그리고 에리아가 자신의 어깨 위에 앉은 것을 확인하고, 집 밖으로 나서기 위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


"그냥 걸어서만 가는 게 아니었어?“

"대학 근처의 주택은 가격이 상당히 비싸.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좀 거리가 먼 곳의 주택에서 지내고 있는 거야.“


자신의 집에서 나와 10분 정도 걸음을 옮긴 서지우가 도착한 장소는 길가의 버스 정류장으로 자신 외의 인간은 아무도 없는 허름한 정류장이다.


"흐응... 학교에 다니는 것도 쉬운 건 아니구나.“

"딱히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는데...“

"그냥 왔다갔다만 하는 줄 알았거든. 버스라는 것은 학생이 아니라 돈 버는 인간... 아, 직장인만 타고 다니는 줄 알았어.“


자신이 인간을 관찰하며 보았던 기억을 회상하며 말하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수박 겉핥기 수준의 관찰만 했구만.'이라고 생각한다.


"학생 중에서도 버스를 타는 경우는 상당히 많아. 기본적으로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다 싶으면 거리낌 없이 타거든.“

"그렇구나... 아, 그러면 비슷한 옷을 입은 인간이 다 학생이었던 걸까? 유니폼이라고 해서 직장인인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기억을 회상하며 말하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넌 유니폼은 알고 교복은 모르냐?'라고 묻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아낸다. 면박을 주는 투가 되어서는 서로 감정의 골이 패여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분하기가 좀 애매할 수도 있지만, 성인 남성이나 여성이 한 가지 종류의 옷을 입고 버스에 탔다면 직장인이고, 미성년의 남성이나 여성이 한 가지 종류의 옷을 입고 버스에 타면 그건 학생이라고 보면 돼.“

"학생도 같은 옷을 입는 경우가 있어?“

"당연히 있지...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교복을 입는 것이 교칙화 되어있으니까.“


에리아에게 대답하면서 '어쩌면 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본 적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군.'이라고 생각한 서지우는 그렇지 않고서야 교복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혹시 모르니 알려주자면, 초등학생과 대학생은 교복의 개념이 없어서 아무 옷이나 입고 학교에 가는 거야. 교복이 있는 것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뿐.“

"흐응...“


에리아에게 설명하던 서지우는 자신이 타야 할 번호의 버스가 시야에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입고 있는 면바지에서 지갑을 꺼낸다.


"버스 안에서는 어지간하면 말 걸지 마. 대답하기 곤란하니까.“

"나도 알아. 서지우가 혼잣말하는 것처럼 보일 거라는 것 정도는.“


당부하는 자신의 말에 대한 에리아의 대답에 서지우는 안도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 외 다른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조그마한 동거인과의 대화하는 모습은 분명 버스 안에 있을 승객에게는 혼잣말을 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 뻔하기에 해서는 안 될 행동이기 때문이다.


#


"... 인간들은 고생이겠어. 매일매일 이런 버스를 타야 하다니...“

"익숙해지면 별일 아니야.“


학교 근처의 정류장. 버스의 뒷문이 열리고, 서지우를 포함한 다수의 승객이 내리기 시작한다. 약 20~30여 명의 승객이 우르르 내리고 난 후, 버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출발한다.


"그나마 서지우는 상황이 좋은 것 같아.“

"앉아서라도 갈 수 있으니 다행이지.“

"응.“


대학의 출입문 방향으로 걸어가며 묻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작게 대답하며 공감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자신 역시 몇 정류장만 뒤에서 탔다면 불가피하게 서서 가야 했을 것이고, 그에 따른 불편함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


걸음을 옮기고 있는 서지우의 어깨에 앉은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에리아는 서지우 주변에 인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는 것을 파악한다.


"인간이 꽤 있는데, 다 말을 안 걸어오는 것 같아.“

"아직 나하고 안면이 있는 인간이 없으니까. 학기 초인 이상, 당연한 거야.“


의아하게 생각하며 묻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다시 한번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물론 그 이유에는 자신이 별로 친구를 만들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도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는 해도 그것을 일부러 입 밖에 내지는 않는다. 부정적인 면을 일부러 드러낼 필요는 없는 이상 당연한 것이다.


"안면이 없어서라는 게... 친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이해하면 되는 거지?“

"거의 그런 의미라고 보면 돼.“


'두 가지를 똑같이 보는 것은 어폐가 있지만, 얘의 수준에 맞추자면 그 정도가 가장 적당하지.'라고 생각한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걸음을 옮긴다. 아직 첫 수업 시간이 시작할 때까지는 30여 분 이상의 시간이 남았기에, 다소 느긋한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있다.


#


대학 내부, 복도를 걸어가던 서지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이 신청한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에 도착한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인 여학생에게 인사하는 서지우의 모습을 본 에리아는 '어떻게 봐도 아무 생각 없이 꺼내는 인사구나.'라고 생각한다. 감정이 전혀 묻어있지 않은, 기계적이라 봐도 무방할 인사말임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


교실 안에 있는 인간의 수가 서지우를 포함해 5명밖에 안 된다는 것을 파악한 에리아는 '생각보다 인간이 적네.'라고 생각한다. 요정의 숲에서 지내면서 인간계를 관찰할 때는 이것보다는 훨씬 많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서지우에게 말하지는 않는다. 교실 안이 너무도 고요하기에 자신의 질문에 대한 서지우의 대답이 교실의 인간에게 너무도 잘 들리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지우 또한 그것을 알기에 에리아에게 시선을 주는 일 없이 자신에게 배정된 자리를 향해서 걸음을 옮긴다.


걸어가는 동안 교실 내의 인간을 둘러보던 에리아는 서지우 외 4명의 인간의 표정을 훑어본다. 그리고 그 인간들 모두 표정에 생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파악하고 '억지로 끌려온 듯한 표정이네.'라는 생각을 품는다. 그러던 도중 서지우가 자신의 자리에 앉는 것을 파악하고 살며시 날아올라서 서지우의 바로 앞의 책상에 착지한다.


"!“

"...“


착지하자마자 보이는 PC의 본체 및 모니터를 보고 반색하는 에리아의 표정에 서지우는 즉시 PC의 본체의 전원을 켠 후 대기한다. 몇 초만 지나면 부팅이 완료될 것을 알기에, 추가적인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에리아 역시 책상의 가장자리에 선 채 모니터를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외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


'아무도 없었으면 대화라도 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아쉬워하는 에리아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은 상황임을 알기에 계속 입을 다문 채 서지우가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해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바라본다. 지금은 그것 외의 딱히 할 만한 행동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에리아는 서지우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보나 마나 지루할 거다.'라는 말을. 그리고 만일 지금 자신 혼자서 서지우의 집에 있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었을지에 대해 생각하지만, 이내 세차게 고개를 내젓는다.


"?“

"...“


갑작스레 고개를 내젓는 자신의 행동을 보고 서지우가 자신을 바라보자 에리아는 천천히 오른손을 내젓는다. '아무 일도 아냐.'라는 의미를 담은 그 행동에 서지우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려 인터넷 뉴스를 읽기 시작하고 에리아는 책상에 편하게 앉은 채 대기하기 시작한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1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1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4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3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6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1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