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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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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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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0,534

작성
23.06.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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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DUMMY

"별로 안 산 것 같은데, 그걸로 충분해?“


식자재 마트 밖. 자신이 왼손에 쥔 봉투를 보며 묻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에리아가 보는 봉투를 흘끗 바라본다.


"괜찮아. 어차피 더 필요하다 싶으면 그때 또 와도 돼.“

"... 혼자서 지내는 이상, 많이는 필요하지 않나 보네.“


자신이 인간을 관찰하던 때보다 너무도 적은 양의 식재료를 구입해가는 서지우의 모습에 다소 의아함을 품던 에리아는 '혼자서 지내기 때문에 그만큼 양도 줄여서 구입하는 거구나.'라고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부모님과 같이 지낸다면 한 번에 많이 구입해 두겠지만, 난 그런 상황도 아니다 보니, 필요하다 싶을 때마다 오면 되거든. 그래서 그다지 많이 구입할 필요가 없는 거지.“

"응~ 알 것 같아.“


납득하는 에리아의 대답을 듣고 서지우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물론 이러는 동안에도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가는 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


그러나 세 걸음을 더 걸어갔을 때, 서지우는 낯익은 여성이 자신을 보며 미소짓고 있는 것을 파악한다. 하지만 그 여성의 정체가 누구인지를 순식간에 떠올렸기에, 자신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조그마한 요정을 보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서지우를 보고 웃는 거, 맞는 거지?“

"어.“


에리아가 묻는 말에 대답한 후, 서지우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여성에게 다가간다. '안주희'라고 하는 이름의 자신의 소꿉친구가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에리아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님은 확실하게 파악한 채로.


"마트에 갔던 것 치고는 수확물이 적지 않아?“

"필요하면 또 사러 가면 되니까 상관없어.“


흑발을 양갈래로 묶고 붉은 티셔츠와 연보라색의 스커트를 입은 여성의 질문에 서지우는 '뭘 새삼 묻냐?'라고 생각하면서 대답한다. 자신이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을 다니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가 알아봐 준 자취방의 바로 근처에서 지내고 있던 이 소꿉친구의 관심이 지금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음~ 그건 그렇지. 맞아.“

"미리 말하지만, 같이 가 달라고 해도 안 갈 거야. 이미 내가 살 건 사고 나왔으니까.“

"아~ 그래? 그 부탁 하려고 했는데. 아깝네~“


가늘게 뜬 눈으로 자신을 보며 선언하듯이 말하는 서지우에게 안주희는 유감의 의미를 담아 대답한다. 둘 사이의 대화에 에리아는 '사이 좋은 친구 사이인 것 같아.'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야, 혼자서 갈 수밖에. 아, 그리고 혹시 지우, 너. 아저씨하고 아주머니에게 안부 통화는 하고 있어?“

"간간히. 자주는 안 하고 있지만 아예 안 하고 있는 건 아니야.“


'시답잖은 질문이네.'라고 생각하며 대답하는 서지우에게 안주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이 된다는 듯한 미소가 서린 표정을 짓는다. 의절이라도 한 것마냥 통화도 안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품었기 때문이다.


"가끔이라도 하고 있다면야, 걱정하실 일은 없겠네.“

"어차피 목재가 필요할 때마다 통화하고 있어. 그것도 자주는 아니지만.“

"그건 안부를 위한 통화가 아니라 목재를 요구하기 위한 통화잖아? 똑같이 보면 안 되지.“


정론을 말하는 안주희에게 서지우는 언짢음을 담은 표정을 얼굴 위로 드러내 보인다. 매우 무의미한 잔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재를 요청하면서 안부도 전하고 있으니 그 정도면 충분해.“

"정말이지, 왜 이리 무정한 거야...“

"이게 내 성격이야. 그리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고.“


서로 티격태격하는 대화를 보며 에리아는 피식 웃는다. 이런 악우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는 자신에게도 두세 명 정도 있기에, 그들과 대화할 때를 떠올리며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소식이 비소식이지... 그 말 누가 만든 건지 몰라도 잘못 만들었어.“ "내가 보기에는 희소식이야.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는 이상 굳이 연락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니까."

"... 너에게는 그렇겠지... 뭐, 그래. 가끔이라도 연락 좀 하라는 말을 하려던 거였어. 그럼 나도 이제 슬슬 가 봐야겠다.“


'더 말해봐야 안 듣겠네.'라고 판단을 내린 안주희는 서지우를 지나쳐서 걸어간다. 서지우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에리아의 존재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걸어가는 안주희의 뒷모습을 보는 서지우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자리 잡는 것과 동시에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서지우도 친구가 있었구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의외로 몇 명 있어."


다소 무례하게 들려오는 에리아의 말을 납득하면서도, 서지우는 부정하는 의미를 전달한다. 목요일부터 지금까지 스마트폰에서 단 한 건의 통화가 수신되지 않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 의외네... 아무도 없는, 외톨이는 아닐까 했는데.“

"그럴 리가 있냐...“

"그런데 저 안주희라는 여성하고는 조금 안 좋은 사이야?“


'대화로 보면 별로 사이가 좋아보이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라고 생각하며 묻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고개를 저으며 에리아의 예상이 틀렸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나름 가까운 사이야. 어릴 때부터 서로 알고 지냈으니까. 부모님끼리 친하게 지내던 사이인 덕분이지만.“

"호오... 하지만 대화하는 것을 보면, 별로 사이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는데도?“

"원래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허물없이 대화하게 되니까. 듣기 싫을 말도 서로 주고받다 보니 사이가 나쁜 것처럼 왜곡되어 보이는 경우도 흔하지.“


서지우의 대답에 에리아는 '그렇구나.'라고 생각하며 납득한다. 비록 자신이 아는 다른 요정과의 관계에서는 경험해 본 적 없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경험에서 비추어 본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안주희라는 여성은 서지우의 집에 오기도 해?“

"그렇지는 않던데? 전화해서 만나자고 부르는 일은 있어도, 집에 쳐들어오는 일은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어.“

"그렇다니 다행이네. 갑자기 들어와서 내 존재가 들킬 일은 없을 테니까.“


에리아의 의견에 서지우는 '그건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엄청 다행스러운 일이군.'이라고 생각하며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에리아, 아니 요정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신 외 다른 인간에게 알려지는 일은 최대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서지우의 집. 식자재 마트에서 구입한 채소 및 고기가 담긴 봉투를 식탁 위에 올려놓은 서지우는 즉시 냉장고를 열고 각각의 위치를 배정한 후 옮기기 시작한다.


"...“


식탁 위에 놓여있는 고기와 채소를 보던 에리아는 '돕고는 싶지만... 역시 너무 커.'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내젓는다.


"안 도와도 되니까 쉬고 있어.“

"어라? 보고 있었어?“

"당연하지.“


자신의 의도를 눈치채며 말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다소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그 반응에 서지우는 별다른 반응 없이 고기와 채소를 냉장고 내에 옮기는 것에 집중한다.


"...“


그 모습에 에리아는 잠시도 시선을 떼지 않는다. '도와줄 수는 없지만, 지켜보는 것 정도는 해 줘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먼저 날아가서 TV를 보는 것도 자신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이긴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행동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 한 거지?“

"그래. 조리는 저녁에 하면 될 거고. 어차피 내일도 쉬는 날이니까.“


고기를 담은 팩을 냉장고에 넣는 것을 마지막으로 냉장고의 문을 닫는 서지우의 행동을 본 에리아는 그제서야 자신이 자주 앉는 책상을 향해 날아간다, 그리고 책상 위에 다다르자마자 외출 전에 올려놓은 리모컨을 자신이 다룰 수 있게 작게 만든 수 전원 버튼을 눌러 TV를 켠다.


"... 기다리면 내가 알아서 켜 줬을 텐데.“

"뭐, 잠깐 쓰는 것은 괜찮으니까.“


잠시 후 책상 가까이 걸어온 서지우는 자신의 손바닥으로 감출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진 TV 리모컨을 주시하며 중얼댄다. 그리고 에리아의 대답을 들으며 리모컨을 잠시 보던 서지우는 이내 PC로 시선을 돌리며 전원 버튼을 누르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의자 위에 앉는다.


"그리고 채널을 돌리려면 이렇게 하는 것이 편하기도 하고.“

"하긴, 넌 채널을 꽤 자주 돌리는 편이었지.“

"재밌겠다 싶은 게 아니면 볼 이유가 없으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며 채널을 돌리기 시작한 에리아의 행동을 서지우는 별로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하며 PC의 모니터를 주시하는 것으로 화답한다. 어차피 자신에게 있어 TV는 가끔 인터넷 뉴스와 정보 교차를 목적으로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면 볼 일이 전혀 없는 것과 다름없기에, 에리아가 어떻게 쓰던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기도 했다.


#


"생각해 봤는데.“

"뭘?“


PC의 모니터를 주시하던 서지우가 꺼낸 말에 TV를 바라보던 에리아가 시선을 돌리며 묻는다.


"네 방, 필요하냐?“

"...?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무도 뜬금없는 말을 꺼내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두 눈을 끔뻑이며 묻는다. '방이 필요하냐?'라는 말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냥, 누구나 자신의 방은 가지고 지내니까. 뜬금없기는 해도 너도 혹시 너 자신의 방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음... 있으면야 좋겠지만... 글쎄. 지금 당장 필요하지는 않다고 봐. 나중에는 어떨지 몰라도, 당장은 별로.“


에리아의 대답에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나중엔 어떨지 모른다 이 말이군.'이라고 생각하며.


"만들어 주려고?“

"시간도 남고 하니, 목공예품 만드는 연습하는 셈 치면 못할 것은 없지.“

"...“


서지우의 대답에서 '못 만들 것도 없지.'라는 의미를 전달받은 에리아는 '있다면 나쁠 것은 없겠네.'라고 생각하지만,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은 자제한다. 스스로 만들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함께 지내면서 도움받은 것이 적지 않다고 생각해왔기에 참을 것은 참자는 판단을 내린다.


"괜찮아. 굳이 내 방이 없어도 서지우하고 함께 지내는 것에는 지장 없는걸.“

"... 그렇다면야. 좀 뒤로 미룰까... 단지, 밖에서 네가 했던 말이 좀 마음에 걸려서 만들어 두려고 했던 건데.“


서지우의 대답을 듣자마자 에리아는 '내가 했던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후 자신이 했던 말 중에 서지우가 신경 쓸 만한 말이 있었는지를 되짚기 시작한다.


"다른 요정이 올 수도 있다고 했잖냐.“

"아...! 에이, 그거 너무 신경 쓰지 마. 나 외의 다른 요정은 인간계에 별로 흥미 없을 거야. 잠깐 오더라도 금방 요정의 숲으로 돌아가려고 할 걸?“

"그건 모르는 거지. 너처럼 호기심 많은 요정이 또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


'자신처럼 호기심 많은 요정'이라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는 두 눈을 끔뻑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처럼 인간계에 흥미를 가진 요정이 없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을지언정, 인간계에 나온 모든 요정이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할 수 없으니 당연하다.


"그건... 아닐 것 같긴 한데...“

"그렇지? 만약에 너 외의 다른 요정이 여기서 지내겠다는 말을 하면, 그때는 네 방이나 그 요정의 방이 필요하게 될지도 몰라.“

"...“


서지우의 의견에 에리아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시선을 내려서 생각에 잠긴다. 당장은 아니어도, 언제가 될지 모를 일이기에 미리 대비하자는 의미를 파악한 것이다. 그렇기에 에리아의 생각도 약간은 달라진다. '미리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급하게는 하지 않아도 될 거야.' 정도로. 그리고 그 말을 서지우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올려 서지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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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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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1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9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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