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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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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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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작성
23.06.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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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DUMMY

오후 4시에서 5분 가량 지난 시각. 서지우가 두 요정과 함께 집에 돌아온 시각이다.


"아무리 서지우라고 해도 이 집 안에 그 공원을 똑같이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거군요.“

"공간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식물을 직접 키우는 것은 해 본 적이 없거든.“

"그렇군요. 어쩔 수 없네요."


출입문이 열고 들어오면서 서지우는 사크라에게 유감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그러나 지금의 대답은 사크라 역시 예상했던 대답이기에 딱히 아쉬워하지는 않는다.


"그 자연공원 수준의 식물을 2층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키운다는 것은 절대 무리지.“

"공간도 공간이지만, 혼자 그걸 다 키우는 건 불가능하니까.“


'자연공원도 십여 명이 관리하고 있을걸?'이라고 생각하면서 서지우는 책상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자신의 뒤로 두 요정 모두 따라오고 있을 것임을 예상하면서. 그러나 에리아와 사크라가 날아가는 방향은 서지우가 가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이다.


"... 아, 물 먹으러 가냐?“

"말했잖아. 목마르다고.“


버스에서 내리는 그 순간에 에리아가 자신에게 목이 마르다고 했었다는 것을 떠올린 서지우는 앉아있던 의자에서 즉시 일어서서 정수기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에리아 스스로 정수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도와주는 쪽이 더 수월하게 물을 마실 수 있게 해 줄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 자.“

"고마워."


즉시 식기세척기에서 소주잔을 꺼내서 정수기의 냉수를 적당히 담은 후 건네는 서지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달한 에리아는 그 즉시 소주잔을 받아 그 안에 담긴 물을 마신다.


"그러고 보니 이것도, 요정의 숲에는 없는 기계네요.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기계..."

"정확히는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걸러내는 기계에 가까울걸?“


'깨끗하게 만드는 기계.'라는 사크라의 의견에 서지우는 부정하는 말을 전한다. 결과만 보면 비슷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도 마셔. 사크라.“

"네.“


자신이 마시고 남은 물이 담긴 소주잔을 받아들어 빤히 바라보던 사크라는 잠시의 고뇌 끝에 소주잔 안에 남은 물을 그대로 마신다. 그 행동에 에리아는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사크라를 흘겨본다.


"내가 마시고 남은 것을 마시는 게 별로 마음에 안 들었어?“

"아... 이게 그... 간접 입맞춤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사소한 거 신경 쓰지 마.“


두 요정의 대화에 서지우는 '간접 입맞춤이라...'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에리아의 말대로 그런 것은 매우 사소한 일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물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병을 앓고 있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겠지만, 둘에게는 딱히 그런 병을 앓고 있는 증세가 없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 자명한 만큼,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쉴 거지?“

"아니. 두 번째 놀이기구 도면 짜야지.“

"내일부터 해. 오늘은 자연공원 갔다 오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잖아?“


서지우가 놀이기구 도면을 짠다는 말에 사크라는 활짝 웃으며 반색하는 표정을 짓지만, 에리아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만류한다. 그 말을 들은 사크라의 시선은 에리아를 향한다.


"도면 짜는 정도로는 별로 지칠 것도 없어. 목재를 가공하는 것은 얘기가 다르지만.“

"지칠 것이 없다고 해도. 휴식은 항상 중요해. 정 하겠다면 저녁에 하고, 오후 동안에는 푹 쉬어.“

"공주님. 서지우 스스로가 괜찮다고 하면 굳이 말릴-“


본인이 괜찮다면 하게 둬도 괜찮지 않냐는 의미를 전달하려던 사크라는 에리아가 자신을 매섭게 째려보는 시선을 보내자 입을 꾹 다문다. 지금 상황에서 한 마디라도 더 말했다간 즉시 분노가 자신에게 향할 것이 분명함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나하고 사크라를 위해서 도면을 짜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서지우에게 피로가 쌓이는 것은 원하지 않아. 스스로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도록 해.“

"그러니까 애초에 건강에 영향이 갈 정도로 지친 것이 아니라니까...“

"아니. 내가 보기에 서지우는 분명 지쳐있을 거야. 그러니까 푹 쉬어.“


고집스레 휴식을 종용하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일단 나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인 것 같으니, 순순히 따르는 것이 좋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책상 앞 의자 쪽으로 걸어가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잘 때를 제외하면 휴식 역시 책상 앞 의자에 앉아서 취하기 때문이다.


"공주님.“

"아무 말도 하지 마. 서지우에게는 휴식이 필요해.“

"...“


아직 미련이 남은 듯, 에리아에게 입을 삐죽 내민 채 말을 거는 사크라지만, 재차 에리아가 굳은 표정과 함께 더 말하지 말 것을 지시해버린 탓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지우가 가는 방향을 따라 날아간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에리아는 '호의는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 전에 서지우의 건강이 더 중요해.'라고 생각하며 사크라의 뒤를 따라 날아간다.


#


"남은 놀이기구는 이렇게인데, 이 중에서 뭘 먼저 만들면 좋을지 판단해 줘.“


3분의 시간이 흐른 후, 서지우의 모니터 앞. 자신이 수집해 둔 놀이기구의 운용 영상을 순서대로 보여주며 묻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와 사크라가 모니터를 빤히 바라본다. 아직 영상이 계속 재생되는 중이기에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 세 번째 거.“

"저도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세 번째면... 미끄럼틀이군. 알았다.“


동영상의 일부를 다시 재생시켜서 어린아이들이 순차적으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확인한 서지우는 '미끄럼틀은 상당히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어서 좋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타고 내려오는 것만으로 재미있는 걸까요?“

"재미가 없으면 영상에 보이는 인간들이 웃고 있었겠니?“

"아, 그건 그렇네요.“


'공주님의 의견을 따르긴 했는데, 재미있을까요?'라고 생각하면서 묻는 사크라에게 에리아는 영상에서 보인 어린 인간들의 표정을 언급하며 묻는다. 그리고 영상에서 보이는 꼬마들이 해맑게 웃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던 것은 사크라 역시 봤기에, 곧바로 수긍한다.


"미끄럼틀은 꽤 여러 가지 파츠로 나누어서 만들 수 있지. 이번에는 작업이 좀 길어질 수도 있겠어.“

"파츠로 나누어서 만든다는 건 무슨 소리야?“


'재미있는 작업이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혼잣말로 중얼대는 서지우의 말을 들은 에리아는 그 말의 의미를 묻는다. 묘하게 기대하는, 혹은 흥분하는 듯한 뉘앙스로 들렸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내리막 방향으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전하거나 그 외 여러 가지 방향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야.“

"... 난 잘 이해가 안 가지만, 무리하지는 마.“

"뭐어, 서지우가 만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서지우의 대답을 들었음에도 에리아와 사크라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두 요정의 반응에 서지우는 '미끄럼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다고 평가한다.


#


저녁 7시 15분. 약간 늦게 식사를 마친 서지우는 에리아의 동의 하에 미끄럼틀의 도면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여러가지 참고하면서 하는구나?“

"그네와는 달리 미끄럼틀은 그 개성이 상당히 강하거든.“


3D 도면을 작성하기 위해 열 개를 넘는 수의 미끄럼틀의 이미지를 유심히 확인하는 서지우의 모습에 에리아는 '엄청 열심이네.'라고 생각한다.


"그냥, 재미있게만 만들면 돼. 그네처럼.“

"물론 재미있게 만들어야 하지만, 이왕 만들 거라면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 더 좋으니까.“

"여러 가지 목적?“


서지우의 의견에 에리아는 이해가 안 간다는 투로 묻는다. 자신에게 묻는 에리아를 잠시 바라보던 서지우는 '설명해 주는 게 좋겠군.'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미끄럼틀로만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여름이나 그 외 더운 날에는 워터 슬라이드로도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아, 워터 슬라이드는 물을 흐르게 해서 미끄럼틀을 타면서 시원함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야.“

"... 재미와 시원함을 함께 즐길 수 있다라... 마음에 드는걸.“


'얘는 워터 슬라이드가 뭔지 절대 모르겠지.'라고 생각하며 부연설명이 뒤따라오는 서지우의 설명에 에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가 동한다는 의미를 담은 대답을 전달한다.


"다만 그러려면 단순한 마감으로는 좀 불안하니... 방수처리를 해야겠는데, 이게 조금 곤란할 것 같단 말이지...“

"그러면 그냥 미끄럼틀로만 쓸 수 있게 해 줘. 괜히 고생하지 않아도 돼.“


곤란할 것 같다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는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지킬 것을 권유한다. 어차피 자신이 원한 것은 워터 슬라이드가 아니라 미끄럼틀이기 때문이다.


"일단 도면하고 목재 가공까지는 양쪽 모두 해야 하는 과정이니 진행부터 해야겠다. 달라질 것은 마감 처리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니까.“

"그냥 그네 만들 때처럼 해. 괜히 고생할 필요 없어.“

"...“


자신이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왕 마음먹은 이상 워터 슬라이드로도 쓸 수 있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방수처리에 필요한 마감용 오일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부탁하면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


"입장하는 부분은 계단으로 한 건데... 이거, 우리에게는 의미 없는 거 알지?“


3D 도면 화면을 보여주는 서지우의 행동에 에리아와 사크라 모두 모니터를 빤히 주시한다. 그 화면에서 보이는 미끄럼틀의 입장 부분에 20여 개의 계단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본 에리아는 '날개가 있는 우리들에게 계단은 별 의미 없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다.


"이건 입장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미끄럼틀을 지탱하는 부분이기도 해. 그리고 누가 본다면 '미끄럼틀을 만든 겁니다.'라고 말하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해야 해서 계단의 형태로 만든 거야.“

"음... 다른 인간이 보는 경우도 있나요?“

"만일은 모르는 거니까. 최대한 대비는 해 둬야지.“


'지금껏 서지우 외의 다른 인간은 한 명도 들어온 적 없는데요?'라고 생각하며 묻는 사크라에게 서지우가 나름의 근거를 대며 대답한다.


"어차피 문도 굳게 닫혀 있는데 뭘...“

"그래도. 혹시 주희가 방문하기라도 하면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으니까. 또 그 외 찾아오는 인간이 절대 없다고는 할 수 없고.“


'다른 인간은 절대 올 리 없을걸?'이라고 생각하며 대답하는 에리아게에 서지우는 다시 한번 나름의 예시를 들이밀며 대답한다.


"그래. 뭐, 입장하는 부분이 어떻든 무슨 상관이겠어. 중요한 것은 타고 내려가는 부분이지.“

"맞아요. 그리고... 빙글빙글 도는 구조로 만든 건가요?“


흡사 꽈배기마냥 꼬여있는 미끄럼틀의 내리막 부분을 본 사크라의 질문에 에리아 역시 흥미를 느낀 듯 시선을 돌린다. 두 요정의 시선이 집중된 것을 확인한 서지우는 마우스를 조작해서 미끄럼틀의 내리막 부분이 더 쉽게 보이게 한다.


"내리막 부분은 여러개를 만들 거야. 필요할 때 교체하거나, 결합해서 쓸 수 있게.“

"오호라... 그렇게 만든다면, 기분에 따라 다르게 쓸 수 있겠네요. 괜찮아 보여요.“

"... 워터 슬라이드는 너무 신경 쓰지 마.“


매우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크라와 달리 에리아는 서지우를 걱정하는 의미를 전달한다. 서지우가 우려를 표했던 만큼,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오해를 품은 채. 그러나 서지우는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이니만큼, 에리아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어떻게든 방수 처리를 해서 워터 슬라이드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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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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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1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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