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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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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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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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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 세 번째 요정 (2)

DUMMY

오후 5시 30분. 서지우의 집 안.


"저게... 뭐야?“


세 명의 요정 중 카리나가 에리아 및 사크라에게 질문하며 보는 대상은 거실 내 책상의 가장자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요정용 미끄럼틀이다.


"미끄럼틀. 오면서 말했잖아?“

"타고 내려가면 상당히 재미있다고 한 그거?“

"맞아. 서지우. 바로 타도 괜찮지?“


집의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재잘거리는 세 요정들에게 서지우는 '마음대로 해.'라고 짧게 말한 후, 세면실 쪽으로 걸어간다.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요의가 느껴져 왔었기 때문이다.


"이걸... 서지우 씨가 만든 거야?“

"응. 서지우는 목재를 가공해서 이런 거 저런 거 만드는 것이 취미야. 저기 있는 그네하고 이 미끄럼틀 모두 서지우가 만든 거고, 저쪽에 보이면 유리로 된 문 너머로 보이는 목공예품도 모두 서지우 혼자서 만든 거래.“


카리나에게 대답하는 도중 에리아는 곧바로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날아 올라가는 사크라를 바라본다. '누군 대답하고 있는데 먼저 가버리다니.'라고 생각하면서 째려보던 에리아는 다시 카리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안 탈 거야?“

"아... 응. 탈게.“


다소의 압박감을 전달하며 묻는 에리아의 말에 카리나가 고개를 끄덕인 후 함께 날아간다. 그러나 문득, 에리아에게 전해야 할 말이 있음을 떠올린다.


"그런데, 에리아. 요즘 요정의 숲이 뒤숭숭하다는 거, 알고 있어?“

"뒤숭숭해? 왜? 무슨 일이라도 있어?“


날아가던 도중 질문해오는 카리나의 말에 에리아는 자신이 들은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 말을 전한다.


"에리아가 인간계에서 돌아오지 않아서인지, 공주가 실종된 상황과 똑같이 되어서 귀족의 영애들이 서로 눈치싸움을 하고 있어. 자기가 차기 왕위에 앉기에 적합하다니 뭐니 하면서.“

"... 그래?“


카리나의 말에 에리아는 '사크라 외에도 그런 생각을 품은 요정들이 있었군. 역시...'라고 생각하면서도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공주라고 하는 위치에 있었기에 느껴진 압박감을 다시 느끼는 것은 절대로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 반응을 보니 별로 관심 없구나?“

"차기 왕위 후계자라는 자리에서 느낀 압박감과 시선이 있으니까. 그걸 떠올려 보면, 난 다시 공주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차라리 여기에서 서지우와 함께 지내는 것이 훨씬 더 평온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구나...“


에리아의 대답에 카리나는 '하기야... 그러니까 돌아오지 않은 거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도중, 서지우가 세면실에서 나오기 위해 문을 여는 것을 본 에리아는 카리나의 손을 잡은 채 미끄럼틀의 가장 상층부로 날아간다.


"서지우에게는 말하지 마. 괜히 나보고 돌아가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니까.“

"으응... 안 하실 것 같긴 하지만, 요정의 일이니 굳이 말하진 않을게.“


서지우에게 입단속을 시키는 에리아의 말에 카리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요정의 일인 이상, 인간인 서지우를 끌어들이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얏호~!“


그러는 도중에도, 사크라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며 환호성을 내지른다. 에리아와 카리나의 근심은 안중에도 없는 마냥. 그 모습을 보며 에리아와 카리나 모두 '사크라에게도 아무 말 하지 말자.'라는 공감대를 품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그 뒤로 5분이 지난 후, 작업실 내부를 보고 싶다는 카리나의 부탁에 흔쾌히 응한 서지우는 즉시 작업실의 출입문을 열고 카리나와 함께 들어간다.


"대단하시네요. 미끄럼틀, 그네, 그리고 저 안에 있는 목공예품들을 혼자 만드셨다니...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위험하고 또 어렵기도 했지. 그래도 익숙해지면 손은 많이 가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깔끔하게 청소되어있는 작업실 내부를 둘러보는 카리나를 바라보던 서지우는 드물게도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려퍼져오는 것을 감지한다. '아버지나 어머니, 아니면 주희겠군.'이라고 생각하며 바지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든 서지우가 스마트폰의 화면에서 본 글씨는 '안주희'라는 세 개의 글자다.


"뭐야. 왜?“

"?“


스마트폰에 수신된 통화를 수락하며 '여보세요.'라는 말은 완벽하게 무시한 채 용건을 묻는 서지우의 질문에 카리나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지만, 서지우가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말을 하고 있는 행동을 하고 있을 뿐임을 파악하고, 다시 작업실 내부를 둘러본다. 저 행동이 원래 스마트폰으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임을 에리아를 통해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온다고? ... 아, 아버지께서 과일을... 알았어. 오면 문 열어줄 테니까 와.“


탐탁치 않다는 듯이 말하는 서지우의 모습에 카리나는 '친구와의 통화인 것 같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인 것 같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서지우는 카리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인가 보네요?“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긴 했는데, 조금 소원하게 지내기는 했지. 잠시 떨어진 채 지내다가 대학에 다니기 위해 여기서 지내게 되면서 다시 만나게 된 경우라서.“


카리나에게 설명하는 말을 전하면서 서지우는 '주희에게 카리나를 맡겨도 괜찮으려나?'라고 생각한다. 자신 외 다른 인간과 함께 지내기를 바라고 있는 만큼, 그나마 믿을 수 있다 싶은 지인은 안주희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카리나는 가능하면 나 말고 다른 사람하고 지내고 싶다고 했지?“

"네. 서지우 씨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미 에리아하고 사크라가 먼저 와서 함께 지내고 있으니, 저도 함께 지내는 건 서지우 씨에게 너무 심한 부담을 지워드릴 것 같아서요.“

"... 일단 나가자. 곧 주희가 올 모양이니, 에리아하고 사크라의 의견도 들어봐야겠어.“


'10분 후면 온다고 했으니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군.'이라고 생각하며 서지우는 카리나를 데리고 작업실을 나선다. 에리아와 사크라의 의견을 들어보고 두 명 모두 카리나의 의견을 옹호하는 의견을 낸다면, 잠시 후 방문할 안주희에게 세 요정을 보여준 후 그녀의 의향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응? 이제 그만 보는 거야?“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후 다시 타기 위해 날아가던 에리아가 작업실에서 나오는 카리나 및 서지우를 보며 묻자 카리나는 미소지으며 '응.'이라고 대답한다.


"작업실 안에 있는 공구하고 목재들까지 봤다고 보기에는 짧은 시간인데...“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 생겨서. 이리 와 봐. 사크라도.“

"저도요?“


미끄럼틀을 타고 있던 자신까지 부르는 서지우의 말에 사크라가 즉시 날아올라 서지우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세 명의 요정이 자신의 주위에 모여든 것을 확인한 서지우는 중대 사항을 전달하는 마냥 짧게 한숨을 쉰다.


"잠시 후 주희가 방문할 거야. 원래 방문 이유는 아버지가 과일을 보내 주셨는데 절반을 나에게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별 상관없고. 카리나가 여기서 지낼 마음이 없는 이상 주희에게 맡기는 것이 그나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에리아하고 사크라의 의견은 어떤지 묻고 싶어.“


진지하게 묻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와 사크라 두 명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것은 서지우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닌, 어떤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마 사크라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난 카리나가 여기서 함께 지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니, 카리나의 의견대로 하려면 그 안주희라는 인간의 집에서 지낼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좋긴 하겠지.“

"마음에는 안 들지만, 카리나 언니가 그렇게 하길 바란다면 어쩔 수 없네요.“


이성적으로 카리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의견을 말하는 에리아와 감정적으로 함께 지내고 싶다는 의견을 말하는 사크라를 번갈아 본 서지우는 '일단 둘의 의견은 동의하는 방향이라고 봐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에리아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러면 두 명 다 동의한다 보면 되겠군. 주희가 집 안에 들어오면 내가 거실에서 잠시나마 쉬라고 하면서 들어오게끔 유도할 테니까 내가 지시하면 주희에게 모습을 보여 줘. 카리나를 데리고 지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그 뒤에 하자.“

"그냥 바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안 좋은 방법인가요?“

"무대도 없이 배우가 난입하는 것은 보기 안 좋잖냐.“


사크라의 질문에 서지우는 비유법으로 대답하지만, 당연하게도 사크라는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무슨 의미인지 묻기 위해 서지우에게 시선을 집중하지만, 서지우의 시선은 카리나에게로 향한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요.“


그 덕분에 사크라는 서지우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 채, 볼멘소리를 내뱉는다. 그 말을 듣고서야 서지우는 다시 사크라에게 시선을 돌린다.


"준비도 안 해 놓고 다짜고짜 '카리나라는 요정인데 함께 지내 줘.'라고 하면 주희가 이해할 것 같지 않다는 말이다.“

"... 다를 게 있는 건가요?“

"더 묻지 마. 분명 생각하고 있는 게 있겠지.“


다시 한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크라의 어깨 위에 에리아가 오른손을 올린다. 그러면서 '서지우가 하라는 대로 해.'라는 의미를 전달한 덕분에, 사크라는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이제 8분 정도 지나면 올 거니까, 그때까지는 마음대로 쉬고 있어.“

"네~“

"...“


서지우의 말을 듣자마자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날아가는 사크라와 달리 에리아는 싸늘하게 느껴지는 표정으로 카리나를 바라본다. 표정만으로도 '기어이 우리와 함께 지내지 않겠다는 거구나.'라는 말을 하는 듯한 에리아에게 카리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카리나가 어디에서 지낼지는 카리나가 정하는 것이 올바른 거야. 그렇게 보는 것은 부담만 지울 뿐이니 그만둬.“

"아쉽고 섭섭해서 그러는 거야. 반대할 생각은 없어."

"반대할 생각이 없다면, 더 이상 부담 주는 행동은 하지 마.“


설교하는 투로 말하는 서지우의 행동에 에리아는 이해했다는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인 후 사크라를 따라 미끄럼틀의 위치를 향해 날아간다. 그리고 둘만 남은 카리나와 서지우는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주희하고 지내겠다는 카리나의 결정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그 결정에 따라오는 불이익이나 불편함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감내해야 해. ... 그건 알고 있지?“

"예. 알고 있어요.“

"뭐, 주희가 허락할 때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결국 주희가 거절한다면 카리나는 계속 여기서 지낼 수밖에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서지우는 내심 안주희가 거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는다. 에리아와 사크라가 그러기를 바라고 있기에 협력자이자 보호자의 입장에서 두 요정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안주희의 결정을 들어봐야 하는 만큼, 카리나의 거취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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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1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2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1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0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4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3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1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5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4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5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18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3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6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4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4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1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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