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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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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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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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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 세 번째 요정 (3)

DUMMY

8분의 시간이 흐른 후, 문을 자신의 집의 출입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서지우는 즉시 현관 쪽으로 걸어가서 문을 열어준다.


"자. 여기.“

"바구니 채로 들고왔네... 고맙다.“

"그 말을 아저씨에게도 전해드려. 전화해서.“


가족에게 연락 좀 자주 하라는 의미가 담긴 안주희의 말에 서지우는 알았다는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인다. 순순히 수긍하는 서지우의 반응에 안주희는 씨익 웃는 표정을 짓는다.


"그럼 난-“

"좀 있다가 가. 급한 일 없잖아?“

"어라? 진짜로? 그래도 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안주희는 서지우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며 묻는다. 여태까지 단 한번도 자신의 집에서 쉬었다 가라는 말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들고 오느라 고생했잖아. 그에 대한 감사 대신이야. 들어와서 좀 쉬었다 가.“

"헤에~ 어릴 때와 달리 차가워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구나?“


'그렇다면 감사히~'라는 생각과 함께 대답을 마친 안주희는 곧바로 서지우의 집의 거실로 들어선다. 그렇게 받아들여진 '손님'을 거실의 한가운데에서 공중에 떠 있는 세 명의 요정이 빤히 바라본다.


"저 여자 인간이 안주희인가 봐.“

"맞아. 서지우의 친구.“

"아직은 은신술 풀면 안되겠죠? 서지우의 지시가 없으니까...“


서지우에게는 선명하게 잘 보이는 세 요정들이지만, 안주희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서지우는 세 요정들을 무시하며 안주희와 함께 주방 쪽으로 걸어가서 미리 물을 담고 끓여둔 주전자 쪽으로 걸어간다.


"커피 마실래?“

"응. 모카로 타 줘.“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서지우와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안주희의 모습을 세 명의 요정은 서서히 거리를 좁혀가며 바라본다.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자신이 카리나를 맡기기 위한 말을 꺼낼 테니, 그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습을 보이라는 서지우의 지시를 기억하면서.


"그런데, 웬일이야? 이런 호의, 별로 안 보여주지 않았어?“

"고생한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푸는 호의인데, 싫어?“

"그럴 리가. 그냥, 뭔가 이유가 있는 건 아닌가 해서.“


의구심을 담은 안주희의 질문에 서지우는 다소 두루뭉술한 대답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 대답에 안주희는 의구심이 담긴 대답을 다시 꺼내는 것으로 응수한다. 그럴 정도로 서지우가 자신을 집 안에 들이는 일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그런대로 다닐만해?“

"불만은 없어. 내 고집 밀어붙여서 다니고 있는데, 불만있답시고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말했다간 바로 때려치라고 하실 게 뻔하니까.“


주방의 장롱을 열고 커피믹스 두 개를 꺼내서 식탁 위에 올려놓은 후 식기세척기 안에서 찻잔 두 개를 꺼내오는 서지우의 행동을 안주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미소 지은 얼굴로 바라본다.


"...“

"...“

"...“


그리고 그 모습을 녹색과 붉은색, 하늘색 머리카락을 한 세 요정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서지우의 신호가 올 때까지는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자신들의 할 일이기에 지루하더라도 참고 있는 것이다.


#


"그렇네. 나도 조금 고집을 밀어붙였다면, 아예 의상디자인학과 쪽으로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의 이야기겠지만.“


서로의 찻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모습에서는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다소 먼 거리에서 두 인간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세 요정은 서지우가 검지 손가락으로 식탁을 세 번 가볍게 두드리자마자 일제히 모여든다.


"... 아까 안주희, 네가 말했었지?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냐고.“

"응? ... 응. 그랬었어. 뭔가 부탁할 거라도 있는 거야?“


'일부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에는 역시 이유가 있었구나?'라고 생각한 안주희가 묻는 말에 서지우는 즉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식탁 위로 모여든 세 명의 요정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어? 뭐야, 그 조그마한 거?“

"요정. 언제부턴가 여기서 함께 지내고 있는 일종의 동거인이야.“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묻는 안주희에게 서지우는 덤덤한 투로 대답하며 카리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부탁할 일이라는 것은, 얘네 셋 중에서 여기, 푸른색 머리카락의 요정을 돌봐달라는 거야.“

"우와아~ 귀여워~ 요정이라니 신기하네. 정말 내가 데려가도 되는 거야?“


예상한대로의 반응을 보이는 안주희를 보며 서지우는 '맡겨도 괜찮으려나?'라고 생각한다. 그저 마냥 귀여워만 할 뿐,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이니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본인이 그러기를 바란다니 어쩔 수 없지. 정확히는 나 외의 다른 사람이 돌봐주기를 바란다고 해서 너한테 맡기려는 거야.“

"헤에... 카리나가 누구야? 이리 와 볼래?“


요정이라고 하는 처음 보는 존재를 보고 경계심이나 수상함보다는 그저 귀여움만을 느끼고 있는 안주희의 모습에 서지우는 자신이 직접 당부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 안주희. 요정을 돌본다는 것을 너 외의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안 돼.“

"응... 그건 뭐, 당연한 거지. 그런데 어머니하고 아버지에게도 알리면 안 돼?“


서지우의 당부에 안주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마냥 대답하지만, 자신의 부모에게도 알리면 안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꺼낸다. 그 질문에 서지우는 즉답하기보다는 잠시 생각해 보기 위해 두 눈을 감는다.


"... 카리나. 이리 와 볼래? 누구야?“

"저에요.“


서지우가 생각에 잠긴 동안 안주희는 자신이 돌봐야 할 요정의 이름을 부른다. 그러자 푸른색 머리카락의 요정이 곧바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보며 밝게 미소짓는다.


"후훗. 귀여워~“

"... 부모님에게는 적당히 말하거나, 사실대로 다 말하거나 네가 알아서 해. 대신에 아주머니 혹은 아저씨가 요정에 대해 외부에 발설하는 일 없게 알아서 조치하고.“

"응.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입은 무거우신 분들이니 안심해.“


매우 당당하게 말하는 안주희의 말에 서지우는 '안심은 안 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의심하는 말을 하는 것은 감점요소지.'라고 생각하며 에리아와 사크라를 바라본다.


"그럼 오늘 안주희가 집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부터 카리나하고는 따로 지내게 되겠는데, 둘은 불만 없지?“

"스스로 정한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여기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쉬워.“

"그러니까요. 여기에 있으면 서지우가 이런 거 저런 거 많이 만들어주는데.“


카리나의 결정에 에리아 및 사크라는 다시 한번 못내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정작 카리나는 안주희의 손가락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현재의 상황이 기쁜 듯 미소짓고 있기에 더 이상 불만이 담긴 말을 꺼내지 않는다.


"글쎄. 안주희하고 함께 지낸다면, 여러 가지 옷을 입을 기회가 생기겠지.“

"에? 옷?“

"쟤, 취미가 의상 디자인이라서. 정장이라던지 교복, 메이드복, 게다가... 왜인지는 몰라도 바니걸 복장까지 만들어 본 녀석이거든.“


'스스로 입기까지 하면서 말이지.'라고 생각하며 서지우는 안주희를 흘겨보며 에리아 및 사크라에게 설명하듯이 말한다. 그리고 그 말에 안주희는 씨익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즉, 서지우하고 함께 지내면 목재를 가공한 물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고, 안주희하고 함께 지내면 옷을 만들어 준다는 거지?“

"둘이서 한 집에서 같이 지내면 둘 다 받을 수 있겠네요.“

"...“


매우 자기중심적으로 이해하는 두 요정의 말에 서지우는 감정을 잃은 표정을 지으며 어이없다는 투로 피식하는 소리를 낸다.


"그런데, 카리나는 이렇게 자그마한데, 식사나 그런 것은 내가 직접 먹여줘야 하는 거야?“

"얘네 둘의 경우... 아니지, 사크라는 못하지. 에리아는 숟가락이나 젓가락은 자기가 사용하기 편하게끔 작게 만들어서 사용하곤 했는데, 카리나는 그런 거 할 수 있어?“

"... 배운 적 없어서 할 수 없어요. 죄송하지만, 식사할 때마다 안주희가 도와주세요.“


서지우의 질문에 카리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말을 꺼냄과 동시에 안주희의 도움을 요청하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그 말에 안주희는 '너무 귀여워~!'라고 생각하며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응. 당연히 도와줘야지. 최대한 도와줄게.“

"감사합니다.“

"...“


무언가에 매료당한 듯한 안주희의 반응에 서지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내젓는다. 흡사 아기 고양이, 혹은 강아지를 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 것과 비슷한 표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서지우. 카리나가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서 안주희가 카리나에게 주는 옷과 교환해 달라고 하면 안 돼요?“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나도 그건 동감이야. 뭐, 무조건 교환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인간계의 옷을 입는 것도 꽤 괜찮겠다고 생각해.“


서지우에게서 들은 정보를 통해 안주희가 옷을 만드는 실력이 뛰어나다는 판단을 내린 에리아 및 사크라가 자신에게 전달해 올 것을 요청하는 부탁 내용을 들은 서지우는 '갑작스럽게 왜 옷에 흥미를 갖는 거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말은 해 보기로 한다.


"~“

"안주희. 혹시 나중에 카리나가 입을 옷을 만들 때, 에리아하고 사크라의 것도 만들어 줄 수 있어?“


웃는 표정으로 카리나와 마주보던 안주희에게 서지우는 곧이곧대로 질문하기보다는, 자신이 만든 것과 교환하는 것은 후속 조건으로 걸기로 하며 무상으로의 공급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전달한다. 질문하는 자신의 뒤에서 에리아와 사크라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는 알지 못하지만, 지고 들어가는 질문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 응. 알았어. 한 벌 만들 때 세 벌 만든다고 생각하면 안 될 건 없지.“

"그렇다니 다행이군. 대신에 뭐 바니걸 복장을 만들거나 코스프레 복장을 만들지는 마.“

"그건 내 자유야. 작은 치수로 만들면 되니까 만들기도 쉽겠고.“


자신의 당부에 대한 안주희의 대답에 서지우는 '가장 먼저 만들 복장이 바니걸 복장이겠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옷을 무상으로 공급해 달라고 한 처지에 강하게 나갈 수는 없기에 더 이상 따지지는 않기로 한다.


"음... 서지우. 바니걸 복장이 뭐야?“

"...“


다소 심란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서지우의 표정을 본 에리아는 '대체 뭐길래 만들지 말라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서지우가 상의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는 모습을 빤히 바라본다. 그리고 단 10초 만에 서지우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에리아와 사크라에게 보여준다.


"아, 아아... 이런 옷이구나...“

"상당히, 맨살이 많이 보이네요...“

"바니걸 복장이라고 다 야한 복장은 아니라구.“


사크라의 반응에 안주희는 다소 욱해지는 감정을 느끼며 반박한다. 자신 역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바니걸 복장이 무엇인지 알기에, 서지우가 어떤 사진을 보여주었을지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서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찻잔을 들어 올린 후 안에 남은 커피를 입에 부어 넣는다. '어떻게 보면 카리나가 불쌍하게 됐네.'라고 생각하면서. 원하지도 않은 옷을 안주희가 시키는 족족 입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카리나는 안주희가 맡게 되었기에,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짧게 한숨을 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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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9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9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2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1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9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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