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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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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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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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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 안주희의 선물

DUMMY

3일의 시간이 흐른 후. 금요일의 아침 6시 22분경.


“흠... 왕이 통치한 때도 있지만, 국민의 대표를 뽑아서 통치한 때도 있구나...”


잠에서 깨어난 서지우는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책상에 앉아있는 에리아의 모습을 빤히 바라본다. 양손으로 태블릿 PC를 든 채 너무도 자연스럽게 인터넷 검색과 검색의 결과를 읽어나가는 에리아의 모습을 바라보는 서지우의 시선에는 놀라움이라는 감정이 배어있다.


"열심히 하더니, 벌써 읽을 수 있게 된 모양이네...“

"응. 원리를 알았더니 쉽더라구. 애초에 글씨를 읽는 것이 목표다 보니, 굳이 동영상을 다 볼 필요도 없었고.“


일어서며 아직 곤히 잠들어있는 사크라를 흘끗 보던 서지우는 천천히 에리아에게 다가온 후 검지손가락으로 에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대견함이 담긴 그의 행동에 에리아는 '뭐야, 갑자기.'라고 생각하면서 서지우를 올려다본다.


"기분 나쁘냐?“

"그건 아니지만, 갑자기 쓰다듬길래 왜 그러나 해서.“

"대견해서 그런다. 뭔가 배운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거든.“


피식 웃으며 자신을 쓰다듬은 후 주방 쪽으로 걸어가는 서지우의 뒷모습을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던 에리아지만, 서지우의 행동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다시 태블릿 PC로 시선을 돌린다. 인터넷 백과사전이라고 하는, 정보를 검색하기에 최적의 사이트를 찾아냈기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는 최대한 많이 찾아내겠다는 열의를 품은 채로.


"... 뭐, 배워두라고는 했지만, 아버지에게 전달하기 위해 돌아갈 필요는 없겠지. 언젠가 레스가 찾아오면 그때 아버지에게 직접 와 달라고 하지 뭐.“


다시 태블릿 PC를 보며 생각에 잠기던 에리아는 곧바로 자신이 직접 요정의 세계에 돌아갈 마음은 당장으로서는 절대 없다고 중얼대며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다. 인간계와 요정의 세계 두 곳을 비교한다면 당연히 인간계가 훨씬 재미있는 세계이기 때문에.


#


"잘 먹었습니다!“

"오늘은 쉬는 거지? 금요일이니까.“

"어.“


오전 7시 30분. 식사를 마친 후 그릇과 접시, 수저를 담은 싱크대 앞에 선 채 설거지를 시작하려는 서지우에게 에리아가 묻는다. 그 질문에 서지우는 즉시 대답함과 동시에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양손에 끼운다.


"저기에서 나오는 물은 마시면 안 되는 거죠?“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만 마시라고 했었으니 안 마시는 것이 좋지. 애초에 서지우고 저기서 나오는 물은 씻을 때만 쓰고 있고.“

"인간이라면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지. 요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보며 묻는 사크라에게 에리아, 서지우 모두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아 대답한다. 덕분에 사크라는 즉각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지만, 수돗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계속 유지한다.


"...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어제 TV에서 수영장이라는 것에 대해 보여주더라구요. ... 저랑 공주님이 목욕할 때 사용하는 그 대야 안에 저 물을 담으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수영장이 필요하면 만들어 줄까? 다만 옷이 다 젖을 것은 각오해 두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두 요정이 재잘거리는 말을 용케 들은 서지우는 곧바로 질문한다. 정히 필요하다면 기꺼이 준비해 주겠다고 생각하며.


"에... 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은데요...“

"조금이 아니라 많이 곤란하지. 우리가 입을 옷은 지금 이 옷 하나뿐이니까. 목욕할 때처럼 천을 두르거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놀 거라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난 안 할 거야.“


곤혹스러움을 담아 대답하는 사크라에게 에리아는 자신은 굳이 함께 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어필한다. 덕분에 사크라 역시 더 이상의 대답 및 질문을 하기 곤란함을 느끼고 입을 꾹 다문다.


"...“


그리고 두 요정 소녀의 대답에 서지우는 '주희에게 쟤네들 여벌 옷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해 봐야겠군.'이라고 생각한다. 옷을 만드는 것은 목공예품을 가공하는 기술과는 서로 분야가 달라도 너무 다르기에 자신이 해 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


오전 9시 15분. 서지우는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손님을 맞이한다.


"미리 만들어 둔 것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인형극에 사용하는 의상은 꽤 많이 만들어 두었거든.“

"그랬냐...“


두 개의 백팩을 가지고 온 손님, 안주희를 서지우가 맞이하는 동안, 에리아와 사크라는 3일 전과는 전혀 다른 복장을 입고 있는 카리나를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바라본다.


"어때? 이 옷. 주희가 만들어 두었던 건데, 잘 어울려?“

"어울린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인간의 옷을 그대로 입은 것 같은데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하긴 해.“


하얀 원피스형 선드레스를 입고 있는 카리나를 바라보는 두 요정 소녀의 시선은 곧 책상 앞에서 서지우와 함께 앉아있는 안주희에게로 향한다.


"우리도 언니가 입고 있는 옷을 받을 수 있는 거야?“

"주희는 지우가 달라고 해서 가져가는 거라고 했으니까, 아마 받을 수 있을 거야.“


예전과는 다른 호칭을 사용하는 카리나지만, 에리아와 사크라 모두 그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자신이 가져온 가방을 여는 안주희를 빤히 바라본다.


"이 가방에 있는 옷을 그냥 통째로 주면 된다고?“


서지우의 질문에 에리아, 사크라 모두 반색하는 표정을 짓는다. 각자의 신체보다 커다란 저 가방 안에 있는 모든 옷을 입어도 된다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응. 만들어 두었던 인형옷 중에서 적당한 옷을 담아온 거니까.“

"흠... 세탁 방법은? 그냥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되는 거야?“


보통의 옷에 비해 너무 작은 크기임을 감안해 묻는 서지우에게 안주희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덕분에 서지우는 별 걱정 없이 두 개의 가방을 들고 일어서서 책상의 한가운데에 남은 빈 공간 위에 올려놓는다.


"열어 둘 테니 아무거나 입어.“

"네~!“

"알았어.“


무심한 투로, 하지만 세심하게 가방을 열어두는 서지우의 행동에 안주희와 카리나 모두 미소짓는다. '겉으로는 무심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여러모로 신경 써 주고 있구나.'라는 동일한 생각을 품으면서.


"꽤 숫자가 많아서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거랑 이거 입어볼래요.“


두 개의 가방 안에 차곡차곡 개어져 있는 옷을 가만히 바라보는 에리아와 달리 무차별적으로 꺼내던 사크라는 이내 오렌지색 브이넥 티셔츠와 갈색의 체크무늬 스커트를 꺼내든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카리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도와주기 위해 사크라에게 다가간다.


"곧바로 흥미를 보이는 걸 보면, 쟤네들도 여자는 여자인가 보네.“

"훗. 지우는 안 그렇겠지만, 여자의 본능이란 원래 저런 거야. 여러 가지 옷을 입어보고, 또 악세사리도 써 보고 싶은 거라구.“


카리나의 조력 하에 옷을 갈아입고 있는 사크라와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에리아. 총 세 명의 요정의 행동을 안주희와 서지우는 가만히 바라본다. 다만 서지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보고 있지만, 안주희는 흥미로움을 드러내는 표정을 지으며 바라본다는 차이점은 있었다.


#


"패션쇼하는거 아니면 너무 자주 갈아입지는 마.“


흡사 옷가게에 온 것 마냥 여러 벌의 옷으로 갈아입는 에리아와 사크라의 행동에 서지우가 핀잔을 준다. 저렇게 한 번씩 입고 나면 전부 세탁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괜찮잖아?“

"저거 다 세탁해야 하잖아. 번거로워.“

"잠깐 입는 걸 가지고 굳이 세탁하지 할 거 뭐 있니?“


자신의 예상을 부정하는 안주희의 말에 서지우는 '그런가? 안 해도 되나?'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옷에 대해서는 안주희가 자신보다 훨씬 잘 알 것이라는 이성적 판단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나 많은 옷을 원하는 대로 입을 수 있다니, 카리나도 좋은 협력자와 지내게 된 것 같네.“

"지우가 권해주었는걸. 지우에게 고마워해야지. ...“

"...“


에리아에게 대답을 마치자마자 자신을 보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 카리나의 행동에 서지우는 별 대답 없이 짧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아, 그런데 에리아. 한글을 배우는 건 어떻게 되었어? 잘 배우고 있어?“

"이미 필요한 정도는 배워두었어. 아침에도 태블릿 PC 사용해서 인간계의 통치 방식에 대해 검색해 봤고.“


카리나의 질문을 들은 에리아가 곧바로 대답하는 말을 들은 안주희는 서지우에게 시선을 돌린다.


"벌써 검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운 거야?“

"난 딱히 관여하지 않았어. 자기가 스스로 배운 것일 뿐. 즉, 배울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의미겠지. 대학에 있을 때와 집에 있을 때를 가리지 않고 동영상을 보는 데 집중한 것을 보면 한 번 마음 먹으면 독하게 마음먹는 것 같더라고.“


자신에 대한 서지우의 판단에 에리아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지만, 내심 '할 때는 한다라고 이해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대단하네... 카리나. 혹시 카리나도 배우고 싶어? 한글.“

"아... 난 사양할게. 주희랑 주희 어머니, 아버지하고 같이 지내는 이상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감탄의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에게 묻는 안주희에게 카리나는 즉각 거부의 의사를 밝힌다. 그리고 그 대답에 사크라와 에리아 역시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아, TV 연예대결 시작하겠다. 나 TV 봐도 괜찮지?“

"마음대로. 그럼 난 새 도면이나 짜야겠다.“

"무슨 도면? 새 목공예품 도면 짜는 거야?“


TV 리모컨을 손에 쥐며 묻는 안주희에게 서지우는 고개를 내젓는다. 그리고 즉시 일어선 후 자신의 책상 앞 의자 쪽으로 걸어가서 의자 위에 앉는다.


"휠 만들어 주는 거죠?“

"해 주겠다고 한 이상, 해 줘야지. 자 어디 보자... 놀이터에서 봤던 그 회전무대의 구조가 어떻게 되려나...“


컴퓨터를 켜며 모니터의 전원 버튼을 누른 서지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팅을 마친 채 바탕화면을 비추는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를 조작한다. 신속하고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켜는 서지우의 손놀림을 바라보던 카리나는 곧 안주희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주희는 저렇게 빠르게는 안 하던데...“

"지우하고 내 방식은 서로 다르니까.“

"카리나 언니. 안주희도 옷 만들 때 도면 그려?“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던 카리나에게 사크라가 묻지만, 그 질문을 들은 안주희가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사크라를 바라본다.


"옷을 만들 때는 도면이 필요하지 않아.“

"신체의 치수를 재고, 색을 지정하고, 옷감을 자르는 과정이 있긴 해도 도면까지 그리지는 않거든. 지우가 만드는 목공예품은 정밀하게 만들어야 해서 도면이 필요하지만, 옷은 어느 정도 여유분을 두어도 되기 때문에 굳이 도면이 필요하지는 않아.“


안주희의 설명에 카리나와 사크라 두 명 모두 수긍한다. 특히 사크라는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훑어보며 안주희의 설명이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을 흘끗 보던 서지우는 곧 사크라가 요청했던 '회전무대'라는 이름의 놀이기구의 제원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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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8 0 12쪽
29 29화 – 왕의 방문 23.06.16 8 0 12쪽
»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2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9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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