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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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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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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작성
23.06.0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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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DUMMY

“오늘은 바로 안 돌아가려고?”


대학 수업이 마무리된 후, 버스를 타고 집 근방의 정류장에서 내린 서지우가 걸어가는 방향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파악한 에리아가 묻는다.


“놀이터에 있는 놀이기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실제로 봐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아하~“


서지우에게서 대답을 들은 에리아는 그제서야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집과 3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놀이터를 향해 걸어가는 서지우의 걸음은 별로 빠르지는 않지만, 느리지도 않은 평범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저기지? 왠지 저기일 것 같은데.“

"어. 그런데 의외로 꽤 많이 나와 있네...“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기 시작한 놀이터의 전경에 서지우와 에리아 모두 시선을 고정한다. 두 명 모두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보고 있지만, 그 신기함을 느끼는 이유는 서로 다르다.


"저렇게 노는 거구나...“

"이 동네의 애들은 게임은 별로 안 하나 보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 및 여자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통해 놀이기구의 사용 방법을 보고 신기해하는 에리아와 달리, 서지우는 집 안에서 게임을 하지 않고 밖에 나와서 노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저기 있는 놀이기구, 다 만들 수 있는 거야?“

"구조만 알면 못 만들 것은 없지. 다만 저렇게 철재로 만들지 않고 최대한 목재로 만든다는 전제하에.“


모든 놀이기구가 철재로 만들어져있는 것을 보며 '난 목재만 가공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어차피 나무도 만들어도 충분해 보이는데 뭘.'이라고 생각하며 시야 안에 보이는 모든 놀이기구를 유심히 바라본다. 그리고 그것은 서지우 역시 다르지 않다. 한창 놀고 있는 아이들을 잠시 보던 그의 시야는 곧 놀이터 내의 놀이기구를 중심으로 주시하기 시작한다.


"저건 뭐야? 대학에서는 못 본 것 같은데?“

"트램펄린. 저게 놀이터에 있는 곳도 있구나... 그런데 저대로만 두면 위험할 텐데.“


네 명의 아이가 높게 뛰어오르며 놀고 있는 트램펄린을 바라보는 에리아와 서지우의 표정은 다시 한번 차이를 보인다. 그저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에리아와 달리 서지우는 상당히 위험할 거라고 생각한다.


"왜 위험해?“

"트램펄린 위에서 뛰다 보면 정확하게 수직으로, 그러니까 위쪽으로만 뛰어오르는 게 아니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도 뛰게 되니까. 트램펄린의 가장자리에 천막을 쳐서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일을 차단해야 안전하거든. 저거 봐.“

"... 그러게. 잘못하면 바닥에 떨어져 버리겠어.“


높게 튀어 올랐다가 겨우 트램펄린의 가장자리에 앉은 남자아이를 가리키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조금만 바깥으로 튕겨 나갔다면 곧바로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을 것임을 파악한다.


"... 저건 못 만들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재료가 좀 더 있어야겠지. 목재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


'저게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는 에리아지만, 서지우가 보유하고 있는 재료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기에 뒤로 미뤄두기로 한다. 만들어달라고 무조건 억지를 부리는 짓은 자신에게도 좋을 것이 없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서지우의 집. 거실. 귀가를 마친 서지우가 책상 앞 의자에 앉는 후 에리아 역시 책상 위에 착지해서 모니터 앞으로 다가간다.


"... 오늘은 스마트폰 안 보냐?“

"응~ 이번에는 서지우가 하는 거 지켜볼래.“

"지루할 텐데? ... 뭐, 알아서 해라.“


대학에서 조사해 두었던 놀이기구의 제원을 기반으로 3D 도면을 그릴 생각이기에 서지우는 에리아에게 미리 경고를 전달해 둔다. 도면을 그리는 입장에서야 이런저런 생각을 해야 할 것이 많기에 집중하다 보니 재미를 체감할 새도 없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그저 지루할 뿐임을 자신 역시 잘 알기 때문이다.


"계속 보다가 정 지루하면 스마트폰을 보거나 TV 보면 되니까 걱정 마.“

"그래라. 억지로 볼 필요 없다는 것만 알아둬.“


에리아의 말에 대답을 마친 서지우는 메일을 통해 보내 둔 놀이기구의 제원 리스트를 다운로드 받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그리고 접속이 되기 위한 몇 초의 시간 동안 3D 도면을 그리기 위한 준비를 병행한다.


"...“

"..."


이메일을 통해 제원 리스트를 다운로드한 서지우가 3D 도면 프로그램을 켠 후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해서 도면을 그려가는 모습을 에리아는 빤히 바라보면서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서지우는 도면의 작성에 집중하고 있기에, 에리아가 모니터 및 자신을 번갈아서 보고 있다는 것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


타다닥, 딸칵, 딸칵, 타닥...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서지우의 양쪽 손이 신속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에리아의 머릿속에는 '잘 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네.'라는 생각이 자리 잡지만, '이해할 수가 없다.'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대강의 형태는 이렇게인데...“

"음... 조금 다르지 않아? 그렇게 각진 것 같지는 않았어.“

"알아. 가장자리 다듬는 작업은 다음 단계에서 할 거야. 지금은 형태를 잡는 게 우선이라서 이렇게 한 거지.“


자신이 놀이터에서 봤었던 형태를 떠올리며 묻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수긍하는 말을 꺼내며 화면을 주시한다. 확실히 놀이터에서 봤던 그네의 기둥 및 상단 부분은 사각형은 하나도 없이 전부 원형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바뀌는 거구나...“

"가장자리의 설정만 변경해 주면 되니까. 그러면 이제... 이걸 2D 도면으로 전환하기 전에...“


작성을 마친 3D 도면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던 서지우는 '이대로 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프로그램의 옵션을 조작한다. 그리고 2D 도면 작성용 프로그램에 맞춰 형식을 변경한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켠다.


"... 엄청 능숙하게 하는데... 이렇게 하는데 엄청 오래 걸렸지?“

"5년은 넘었지. 물론 적극적으로 한 게 아니라 어깨너머로 배운 수준이라서 그 정도 시간이 걸린 거지만.“


2D 도면 프로그램으로 그네의 도면을 불러온 서지우는 또다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한다. 3개의 다른 시점으로 나눠서 도면을 그리는 작업이지만, 그 작업은 별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 후, 3개의 시점으로 나눠 그린 도면을 하나의 도면 파일로 저장한 후, 도면 인쇄용 프로그램을 켜자마자 인쇄시키는 것으로 PC 작업을 마무리한다.


"프린터랬나? 그거 하는 거야?“

"응. 프린트.“


기계음이 들려오는 것을 들은 에리아는 자신이 처음 서지우와 만난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프린터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한 장의 종이가 출력되어나오는 것을 바라보던 에리아는 인쇄가 끝나자마자 종이를 집어드는 서지우의 행동에 공중으로 날아올라서 종이에 그려진 도면을 바라본다.


"모니터에 보이던 그림 그대로네.“

"이제 이걸 보고 가공하면 그네의 기둥하고 상단은 마무리될 거고... 그네하고 그네를 고정할 줄이 문제군.“


인쇄를 마친 도면을 보며 '너무 이쪽에만 정신이 팔렸군.'이라고 생각하는 서지우를 보면서 에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 역시 지금 도면을 보고서야 자신이나 다른 요정이 타고 놀 그네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음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네까지는 그릴 수 있지만, 줄은 뭘로 하면 되려나...“

"놀이터에 있는 거 다시 보고 오면 되지 않아?“

"거기 있는 그네는 사슬을 쓰고 있거든.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야.“


'이 그네에도 쇠사슬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적으로도 문제지만, 요정의 크기에 맞는 사슬을 만드는 것부터가 난제지.'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내젓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그게 다 사슬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먼 거리에서 본 만큼 평범한 줄로만 봤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일단 기둥하고 상단이라도 만들어 두자. 그네의 도면하고 줄은 그 뒤에 생각하고.“

"응. 급하게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도면을 만든 것부터 준비하자.'라고 생각하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 역시 수긍한다. 그리고 서지우가 목재의 가공을 위해 작업실로 들어가는 것을 에리아도 공중을 날면서 따라간다.


#


"그럭저럭, 괜찮지?“

"응. 놀이터에서 본 것하고 비슷하게 된 것 같아.“


작업실에서의 목재 가공 작업의 결과로 나온 원기둥의 형태로 가공을 마친 다섯 개의 목재를 그네의 기둥 형태로 엮은 결과물을 미소 지은 얼굴로 보며 묻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움을 담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럼 이제 줄하고 그네를 어떻게 할까인데...“

"줄은 생각해 봤는데, 그냥 인간이 사용하는 굵은 줄 아무거나 써도 괜찮지 않아? 연결만 하면 되는 거잖아? 그네하고 저 기둥하고.“


에리아의 의견에 서지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 자체는 맞아.'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그 외의, 특히 끊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수준에는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고무줄은 안 되겠고... 하중에 따라 길이가 들쑥날쑥 해버릴 테니... 노끈도 탈락. 질이 안 좋고 날카로워.“

"그냥 실로 하면?“

"오래 버티지 못하니까 안돼.“


재봉용 실을 생각하며 묻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즉시 기각처리를 선언한다. 그러면서 왜 놀이터에 있는 그네와 기둥을 쇠사슬로 연결하는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


곰곰이 생각하는 서지우를 잠시 바라보던 에리아는 '지금은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고 열려 있는 문을 통해 거실로 나간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서지우는 다시 그네를 연결할 줄로 활용할 물건에 대한 고찰을 재개한다.


"단단하고, 길이의 변화가 없기 때문... 그것을 대체할 수 있을 재질로는...“


철제 쇠사슬을 대체할 수 있을 물건을 생각하던 서지우는 3분의 고민을 거친 끝에 고개를 젓는다. 적당한 것이 생각나지 않고 사용하면 안 될 줄의 종류만 줄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단 그네의 형태부터 도면화하자는 생각을 품은 채 거실로 나오던 서지우는 자신도 모르게 운동화에 시선이 꽂힌다.


"..." "어쩌면... 운동화 끈이라면 적당할지도 모르겠는데?“

"응?"


거실로 나오는 서지우를 빤히 보던 에리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서지우의 말을 듣자마자 현관 쪽으로 날아온다. 그 후 서지우가 보고 있는 신발을 함께 바라본다.


"운동화 끈이라면, 서지우의 신발에 묶여있는 저거?“

"적당한 굵기에, 쉽게 끊어지지 않고,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저거라면 괜찮겠어.'라고 생각하는 서지우지만, 당장 운동화의 끈의 여분을 찾지는 않는다. 그저 낙점만 해 둘 뿐이다. 요정이 탈 그네가 없다면 그네의 기둥도 연결할 끈도 다 무의미한 물건이 될 뿐이기에, 지금 우선해야 할 것은 그네의 도면을 그리고, 그 도면대로 목재를 가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마치고 다시 책상 쪽으로 걸어가는 서지우를 바라보던 에리아 역시 그의 뒤를 따라 신속하게 날아간다. 작은 일이라도 자신이 도울 일이 있다면 돕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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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4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3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6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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