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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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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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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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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DUMMY

오전 10시 48분. 그 시각이 되어서야 서지우는 두 요정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돌아온 지 1시간 정도가 지난 지금의 시각은 11시 54분으로, 이제야 목재 가공을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서지우였으나, 몰려드는 허기를 느끼고 일단 점심 식사를 먼저 하기로 마음먹는다.


"잘 생각했어. 식사는 하면서 해야지.“

"맞아요. 사실 저도 배가 고픈데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리고 서지우의 결정에 두 요정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환호의 반응을 내보인다. 허기를 참고 있던 것은 서지우 혼자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식사 마친 후에는 바로 가공 작업에 들어갈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작업할 때는 혼자 있게 둬 달라는 의미지?“

"방해하지 않게끔 멀리서 보는 것은 괜찮죠?“


서지우의 오후 일정을 선언하는 말에 에리아와 사크라 모두 각자의 생각을 담은 의문을 전달한다. 그리고 두 요정의 질문에 서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서지우에게 방해되지 않게 혼자 두는 게 어떻겠니? 사크라?“

"에... 하지만 어떻게 가공되는지 궁금한데... 서지우. 멀리서 보는 것은 괜찮죠?“

"그냥 둬. 에리아. 방해만 안 된다면 상관없으니까.“


'도와주세요.'라는 뉘앙스를 담아 묻는 사크라의 말에 서지우는 에리아에게 충고하는 의미를 담아 말한다. 호기심이라는 것은 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어떻게든 풀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흐응... 그래. 대신에 사크라. 절대 서지우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해. 충분히 거리를 둬.“

"이히힛. 당연하죠~“


당부하는 말을 전한 후, 에리아의 시선은 다시 서지우에게로 향한다. 그러나 서지우가 서 있었던 자리에는 아무도 없다. 이미 주방으로 걸어갔으니 당연하다. 식사 준비를 위해 간 것이 분명하기에, 에리아와 사크라 모두 서지우가 도착한 위치인 주방을 향해 날아간다.


"...“


그리고 두 명이 주방으로 날아가기 시작한 지 몇 초의 시간이 흐른 후, 거실의 한가운데의 공간에 검은색의 균열이 생겨난다. 그와 동시에 검은 머리카락을 한 여성 요정 메이드가 모습을 드러내지만, 서지우도, 에리아와 사크라도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한 채 주방에 모여든다.


#


"감사히 먹었습니다.“

"..."


매우 기품있게 말하는 메이드복 차림의 여성 요정의 모습에 서지우와 에리아, 사크라 모두 시선을 집중한다. 다만 그저 놀란 표정으로 보는 서지우와 에리아와 달리 사크라는 긴장감이 한가득 어린 감정 없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입맛에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

“혹시 요정의 숲에 무슨 일 있어서 온 거야?”

“공주님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일 뿐입니다. 식사를 함께 하게 된 것은 마침 상황이 그러했기에 함께 했을 뿐이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레스의 대답에 서지우는 ‘에리아를 상당히 신경 써주고 있군.’이라고 생각하고 에리아는 ‘별일은 없는 모양이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크라는 고개를 들어올린 후 자신을 바라보는 레스의 얼굴을 계속해서 마주보고 있다.


“어쩐지, 요정의 숲에서 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싶었다만, 여기에 와 있었군.”

“...”


자신과 시선을 마주하지는 않지만, 레스가 지칭하는 대상이 자신이라는 것이 분명하기에, 사크라의 표정이 상당히 일그러진다. 분명히 자신을 요정의 숲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돌아가라고 해도 안 갈 거야.”

“가야 한다. 공주님이야 원래부터 인간계에 관심이 있으셨으니 이러한 일탈에 대해 납득의 여지가 있지만, 너는 그런 말을 한 적도 없지 않나? 서지우 씨에게 있어서 너는 그저 불청객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만?”

"...“


레스의 말에 서지우는 '확실하게 구분하자면, 에리아나 사크라나 불청객인 것은 동일하지.'라고 생각한다. 일단 자신이 딱히 초대한 적은 없으니까. 돌봐주고 있다고는 해도 초대한 적이 없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그러한 생각의 근거가 되고 있다.


"...“

"그리고 사크라. 공주님께서 너를 경계하고, 꺼려한다는 것은 알 텐데도, 함께 있겠다는 말이 잘도 나오는 모양이구나?“

"아, 그건 내 오해였어. 의외로 얘가 고분고분한 구석이 있더라고. 가끔은 내가 혼을 내야 하는 때도 있지만, 생각해왔던 것처럼 경계하거나 싫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자신이 모시는 공주님이 사크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왔던 것을 상기하며 묻는 레스에게 에리아는 자신의 생각이 틀려왔음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 말에 사크라의 표정은 다소 누그러지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미소를 되찾지는 못한다.


"그렇습니까? ... 하지만 서지우 씨에게 있어서 불청객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들은 서지우는 '어쩐지 나보고 결정하라고 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 대답을 하기 위해 서지우는 레스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 네가 스스로 돌아갈 마음이 없다면, 서지우 씨에게 물을 수밖에 없지. 사크라가 원하는 대로, 공주님과 함께 지내도 괜찮으신가요? 서지우 씨?“

"흠, 제가 대답해야 한다면... 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요. 사크라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둬 주세요. 어차피 딱히 말썽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저나 에리아의 말도 나름 잘 듣는 편이니, 함께 지내도 문제 될 건 없다고 봐요.“

"!“


자신에게 매우 큰 힘이 되는 서지우의 대답에 사크라의 표정에는 기쁨이 들어차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레스의 표정은 딱히 그와 대조적이지는 않다. 마치 서지우의 대답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공주님과 사크라를 돌봐주시고 계시니, 서지우 씨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다만...“


꾸벅하고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것으로 서지우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레스는 곧 사크라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서지우 씨나 공주님, 두 분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정의 숲으로 강제송환할 것이니, 잘 알아두어라. 두 분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게 하라는 말이다.“

"알았다구.“


경고 어린 레스의 말에 사크라가 입을 삐죽 내민 채 대답한다. 자신을 사고뭉치로 보는 듯한 레스에게 불만을 선명하게 드러내지만, 레스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표정을 지은 채 다시 한번 서지우에게 시선을 돌린다.


"...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 뭐, 에리아나 사크라에게 더 할 말은 없으시고요?“


식사를 마치고 바로 돌아가려는 레스를 보며 묻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의 시선도 레스를 향한다. 다만 사크라는 별로 레스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듯, 정수기를 빤히 바라보는 것으로 일부러 시선을 돌린다.


"... 기껏 협력자로서 돌봐주시고 있는 서지우 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거든? 괜한 걱정이야. ...“


'할 말 다 했으면 이만 돌아가 봐.'라고 덧붙이고 싶었던 에리아지만, 그런 말을 꺼냈다가는 서지우가 핀잔을 줄 것이 뻔하기에 입을 꾹 다문 채 레스와 시선을 마주한다. 그러나 레스는 더 말을 하는 일 없이 즉시 날아올라 거실 방향으로 날아간다.


"... 고마워요. 서지우. 그렇게 말해줘서.“

"응? ... 별 거 아냐.“


레스가 충분히 멀리 날아가고, 공간의 균열을 통해 사라진 후 사크라가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말을 들은 서지우는 가볍게 대답한 후 식사를 마친 그릇을 들고 뒤돌아서서 싱크대 안에 하나하나 내려놓는다. 무감정하게 대답한 자신에게 약간의 원망을 품은 채 째려보는 사크라의 시선은 전혀 알지 못한 채.


#


위이이잉---! 서지우의 작업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에리아는 자신이 앉아있던 책상의 가장자리에서 고개를 내밀어 서지우의 작업실 내부를 흘끗 바라본다.


"...“


평소와 달리 원래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서지우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소리이기는 하지만, 싫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사크라가 작업실의 출입문 밖에서 서지우가 작업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시선을 돌린다.


"... 사크라는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군요.“

"!? 안 갔어!?“


다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린 지 단 5초 만에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에리아는 전신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느낀다. 말 그대로 깜짝 놀라 자신의 뒤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행동을, 레스는 아무 표정도 없이 바라본다.


"정확한 정황은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흥미가 동하는군요. 저는 가서 직접 볼 생각입니다만, 공주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자신에게 묻는 레스의 말에 에리아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함께 가지 않는다면 엄청난 잔소리를 퍼부을 것이다.'라는 레스의 의도를. 그리고 그렇게 된 이상,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 될 것임을.


"아, 응... 가서 봐야지. 물론...“

"그렇죠? 자. 함께 가서 직접 보시죠.“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자신의 시선을 들어 올리며 일어서는 에리아의 행동에 레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에리아가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요정은 동시에 날아올라 서지우의 작업실을 향해 날아간다.


"!?“


두 요정이 날아오는 것을 느낀 사크라는 의아함에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보인 두 명의 요정 중 한 명의 모습에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움을 드러낸다.


"레스!? 요정의 숲에 돌아간 거 아니었어?“

"전언할 말이 떠올라서 다시 방문했다. 다만 지금은 서지우 씨가 다소 바쁘신 모양이니, 전언은 뒤로 미뤄야겠구나.“


사크라 역시 에리아가 그랬듯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그 덕분에 상당히 큰 소리로 질문하게 되었지만, 레스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듯 서지우가 전기원형톱으로 목재를 절단하는 것을 주시한다.


"상당히 살벌한 도구로 보이는군요.“

"응. 잘못하면 손가락이 잘려나갈지도 모른댔어.“

"... 레스 씨. 다시 오셨군요.“

"작업에 집중해! 작업에!“


레스의 목소리를 듣고 흘끗 고개를 들어 올리며 묻는 서지우의 행동에 에리아는 깜짝 놀라 큰 소리로 지시하는 말을 전한다. 저런 작업을 하면서 이쪽에 신경 쓰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한 행동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커다란 목재를 절단하는 작업... 지금 서지우 씨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 거죠?“

"미끄럼틀. 그네처럼 놀이기구 중 하나인데, 이번에는 좀 만들어야 할 것이 많다나 봐.“


서지우가 다시 재개한 작업을 주시하며 묻는 레스에게 에리아가 대답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목재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듣기 껄끄러운 소리가 작업실 안을 가득 메운다. 그럼에도 세 명의 요정은 딱히 싫은 티를 내지 않고 서지우의 작업 현장을 주시한다. 전달해야 할 전언에 대해서는 세 명 모두 잊어버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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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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