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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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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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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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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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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 왕의 방문

DUMMY

위이이잉-!


“...”

“...”


토요일 오전. 서지우의 작업실 안에서는 목재를 가공하기 위한 원형 톱이 시끄러운 소음을 한껏 발생시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소음을 감수하면서도 에리아와 사크라는 서지우의 작업 현장을 주시하고 있다.


"대충... 파츠별 준비는 마친 것 같은데...“

"어차피 부족하면 그때그때 만들면 된다면서?“

"내가 꺼낸 말이니 뭐라 반박할 말이 없긴 하군.“


바닥에 놓여있는 넓지만 낮은 원기둥 형채의 파츠, 좁지만 높은 원기둥 형태의 파츠, 그리고 낮은 원기둥과 비슷하지만 안쪽이 텅 비어있는 형태의 파츠, 그 외 여러 형태의 파츠를 흘끗 보며 개수를 세어보던 서지우는 자신이 계산한 수와 일치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더 이상의 작업은 필요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바로 사용하지는 않을 거죠?“

"마감작업은 하고 사용해야지. 그게 안전하니까.“

"... 유감이지만 뭐,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긴 하지.“


본격적인 조립 및 설치를 시작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서지우의 말에 에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돌아선다. 바닥에 놓여 있는 파츠는 전부 서지우가 회수해 올 것이기에 사크라와 함께 먼저 작업실을 나선다. 그리고 거실로 향하던 도중, 예상하지 못한 요정 두 명을 보고 잠시 멈춰선다.


"레스, 그리고 아버지...? 여긴 왜...“

"우왓, 국왕 폐하! 여긴 어쩐 일이신가요!?“


두 요정 소녀는 노년이지만 상당히 다부진 인상의 남성 요정을 보자마자 공중에 멈춰선 채로 질문의 말을 꺼낸다. 레스라면 몰라도, 요정의 세계의 국왕이 직접 서지우의 집에 왕림할 것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왕 폐하께서 서지우 씨를 한번 뵙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기 걸어나오는 인간이 서지우인 모양이군.“

"그, 그렇긴 한데... 왜 오신 거냐니까요?“


자신의 아버지가 사크라 및 자신에게는 조금도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작업실에서 목재 파츠를 줍고 있는 서지우를 주시하고 있는 모습에 에리아는 당혹감이 한가득 어린 표정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묻지만, 자신이 보고 있는 두 요정은 그저 서지우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 레스 씨? 그리고 옆에 있는 분은 누구신가요?“


목재 파츠를 든 채 작업실 밖으로 걸어 나오던 서지우는 레스와 그 옆에 함께 공중에 떠 있는 남성 요정을 보고 멈춰선다.


"소개하겠습니다. 요정의 세계의 국왕 폐하입니다.“

"슈리트라고 하네. 에리아가 꽤 많은 폐를 끼치고 있다고 들었네.“

"아아, 에리아의 아버지신가 보네요. 죄송하지만, 이게 좀 무게가 돼서, 먼저 가져다 놓겠습니다.“


슈리트라고 이름을 밝힌 희끄무레한 머리카락을 하고 새하얀 나비 형상의 날개를 달고 있는 노년의 남성 요정에게 미리 양해의 말을 구한 후 책상으로 걸어가는 서지우를 네 명의 요정 모두 일제히 시선을 향한다.


"에리아. 서지우가 들고 가는 저건 뭐냐?“

"사크라가 만들어 달라고 한 놀이기구의 재료 비슷한 거예요.“

"재료라... 레스에게 듣기로 목재를 가공해서 뭔가를 곧잘 만든다고 하더니, 그 말이 틀림이 없는 모양이구나.“


목재 파츠를 우르르 책상 위에 쏟아놓은 서지우는 곧바로 네 명의 요정이 모여있는 위치로 돌아온다.


"그보다,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아버지?“

"딸이 신세 지고 있는 협력자에게 인사하러 온 거다. 아버지가 되어서 그대로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


반론의 여지가 없는 슈리트의 말에 에리아의 시선은 서지우를 향한다. 그리고 슈리트의 시선 역시 서지우에게로 향했기에, 사크라와 레스 역시 서지우를 바라본다.


"만나게 되어서 반갑네. 내 딸이 조금, 제멋대로에 말괄량이 기질이 있는데도, 잘 돌봐주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네.“

"별로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요. 고집이야 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딱히 폐를 끼치거나 한 적은 없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미안하다는 투로 말하는 슈리트에게 서지우는 별일 아니라는 투로 대답을 마친다. 그 대답에 슈리트는 만족스러운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말해주니 안심이 되는군... 에리아. 그리고 사크라도. 서지우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항시 조심해야 한다. 알겠지?“

"걱정도... 제가 알아서 잘 하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되요.“

"조심하겠습니다.“


슈리트의 걱정 어린 말에 대한 두 요정 소녀의 대답은 매우 대조적이다. 그러나 결국 자신에게 폐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은 동일하기에 서지우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한다.


#


"오호...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다니, 확실히 손재주가 뛰어난 것 같구만.“

"가업이다 보니 자연히 배우게 되었죠. 다만, 여기 있는 목공예품은 실용성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요즘은 이런 것보다는 쟤네 둘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로 만들고 있죠.“


장식장에 한가득 채워져있는 목공예품을 보며 감탄하는 슈리트와 그의 옆에서 적당하게 대답하고 있는 서지우에게 레스, 에리아, 사크라의 시선이 집중된다. 다만 세 명의 여성 요정은 전부 책상 위에 앉아있기에, 두 남성과는 다소의 물리적인 거리가 있다.


"이걸로 뭘 만들어 달라고 하셨나요?“

"놀이기구. 회전무대라고 하는 건데, 인간 어린아이들의 놀이터에 있는 것을 만들어 달라고 한 거야. 그리고, 부탁한 건 내가 아니라 사크라고.“

"서지우 씨가 먼저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셔서 말한 거예요.“


자신과 에리아를 흘겨보며 묻는 레스에게 사크라는 지극히 면피성으로밖에 파악되지 않을 말을 꺼낸다. 그 덕분에 레스의 시선은 온전히 사크라에게로 집중된다.


"... 그래. 확실히 서지우 씨는 에리아 공주님과 사크라의 편의를 봐 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은 그런 말을 하시는 것도 납득이 가긴 하는구나.“

"우리 둘 말고, 카리나에 대해서는 안 궁금해?“


자신과 사크라를 향한 레스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다고 생각한 에리아는 카리나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것으로 주제를 바꾸기 위한 시도를 펼친다. 그리고 레스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궁금하다는 대답을 대신한다.


"알아둬야 할 필요는 있겠죠. 어차피 사크라를 책망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에, 혼내려는 거 아니었어?“

"혼나길 바란다면 혼내줄 수도 있는데, 그러길 바라는 거니?“


자신에게 표정을 굳히며 묻는 레스에 대한 사크라의 반응은 어떤 대답도 없이 세차게 고개를 반복해가며 젓는 것이다. 그 반응에 레스의 시선은 에리아에게로 향한다.


"들어보죠. 카리나는 서지우의 친구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잘 지내고 있나요?“

"걱정할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지내고 있어. 어쩌면, 나나 사크라보다 더 편하게 지내고 있을지도 몰라.“

"무슨 의미인가요?“


책상 위에 앉으며 대답하는 에리아에게 레스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뉘앙스로 다시 묻는다. 두 요정 소녀보다 더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말의 의미는 자세하게 듣기 전에는 명확하게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안주희는 옷을 만드는 실력이 뛰어난 것 같았거든. 서지우가 목재를 가공해서 물건을 만드는 실력이 뛰어난 것처럼. 덕분에 나하고 사크라도 꽤 많은 양의 옷을 받기도 했고.“

"옷이라... 인간인데, 요정이 입는 옷을 만들 수 있었던 건가요?“

"인간의 옷이지만, 저와 에리아 공주님이 입을 수 있는 크기의 옷을 만든 거예요.“


'설명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것이 이해하기 쉽겠지.'라고 생각한 에리아는 곧바로 바닥을 향해 날아간다. 자신의 옷을 정리해 둔 나무 상자가 위치한 장소인 책상 바로 옆의 가장 아래쪽, 바닥에 맞닿아있는 그 위치에 자신과 사크라의 옷을 따로 보관한 두 개의 나무 상자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오호... 이게 다, 카리나의 협력자에게서 받은 옷인 거군요.“

"취미 삼아 인형 옷을 만들었다더라고. 그 중에서 일부를 나와 사크라에게 선물로 주었어. 여러 벌 입어 봤는데, 요정의 세계에서 만든 옷은 아니어도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고.“


나무 상자 안에 있는 옷들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레스의 뒤로 사크라 역시 따라내려온다. 그리고 자신의 옷이 들어있는 상자 쪽으로 날아가서 차곡차곡 쌓여있는 옷들을 마음에 든다는 듯, 미소지으며 바라본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여기처럼 안전하고, 식사도 제공해 주면서 옷까지 제공해 주는 협력자와 지내고 있으니까. 그리고, 물어볼 것이 있어.“


자신의 대답에 대한 레스의 반응은 별 관심이 없는 듯, 에리아는 질문하겠다는 사전 예고를 전달한다.


"무엇을 말이죠?“

"지금 요정의 세계에서 나와 사크라, 그리고 카리나 외에 인간계로 넘어오려는 요정이 있어?"

"... 뭘 물으시려는건가 했더니, 걱정 마세요. 적어도 지금 제가 알기로는 아무도 없어요. 다만... 이미 행방이 묘연해진 요정은 있지만요.“


레스의 대답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었기에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이려던 에리아는 그 뒤에 덧붙여지는 대답에 레스를 빤히 바라본다. '빨리 대답해.'라는 말을 대신하는 그 행동을 보고 사크라 역시 궁금하다는 듯, 레스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레인이에요.“

"레인? ... 그 남자애? 말수는 적지만 호기심은 꽤 많아 보였던 애로 기억하는데...“

"예. 벌써 10여 일이 지났지만, 지금껏 행방이 묘연해요. 요정 사이에서는 인간계로 넘어갔다는 말이 퍼져 있-“

"무슨 대화를 그리 하고 있나?“


레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슈리트가 서지우와 함께 돌아오며 질문의 말을 전한다. 세 명의 여성 요정이 책상 위가 아닌 책상 아래에 모여있는 모습에 대해 의문을 느끼면서.


"아... 별다른 일은 아닙니다. 지내기에 불편함은 없는지에 대해 묻고 있었습니다.“

"... 그런가? 뭐, 상관없지.“


둘러대는 레스의 말에 슈리트는 이상을 파악하지 못한 듯, 고개를 끄덕인 후 레스를 계속 바라본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기는 것으로 요정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통로를 생성ㅎ해낸다.


"그럼, 레스. 이만 돌아가세나.“

"그러시겠습니까? 서지우 씨. 뭔가 더 하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음, 제 목공예품에 대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네요.“

"...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겠네. 에리아, 사크라. 언제고 돌아올 마음이 들면 돌아와도 된다. 알았지?“


요정의 세계로 돌아와도 괜찮다는 슈리트의 말에 에리아는 고개를 내젓는다. 사크라 역시 그럴 생각이 없다는 의미를 고개를 내젓는 행동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행동을 마지막으로 슈리트는 레스와 함께 요정의 세계로 돌아간다.


두 요정이 보이지 않게 된 후, 에리아는 사크라와 함께 다시 책상 위를 향해 날아가고, 서지우 역시 자신의 의자로 가서 앉는다. 잠시의 시간 동안 손님의 접대를 마쳤으니, 이제 원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재개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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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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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도서관 23.06.16 9 0 12쪽
» 29화 – 왕의 방문 23.06.16 9 0 12쪽
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2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9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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