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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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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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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작성
23.06.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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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 요정과 인간 (1)

DUMMY

“오늘도 인간계에 나가시는 겁니까?”

"상관없잖아. 어차피 내가 도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초록빛의 울창한 삼림 내. 요정이라고 불리는 생명체가 모여서 지내고 있는 작은 세계 안의 위치한 궁전 내부에서 녹색의 머리카락에 연한 초록색과 진한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일체형 옷을 입고 반투명한 네 갈래의 날개를 드러내고 있는 요정 소녀, 에리아는 자신의 집사가 묻는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며 복도를 걸어나간다.


"그렇지만... 요사이 인간계에 너무 자주 나가시는 것 같습니다. 혹여-“

"왜? 문제 있어?“


자신의 집사가 자신을 귀찮게 한다고 여긴 에리아의 말에는 짜증이 한가득 담겨있다. '안 될 이유라도 있어?'라는 질문에 집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인간계는 요정에게는 별로 걸맞지 않은 세계입니다.“

"걸맞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들을 관찰하는 게 나에게 가장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니까. 말릴 생각은 하지도 마. 어차피 안 들을 거야.“


자신의 집사의 말에 에리아는 '별걱정을 다 해. 내가 바보인 줄 아나 봐.'라고 생각하며 다시 복도를 걸어나간다. 녹색의 카펫 위를 걸어나가는 에리아의 행동을 두 갈래의 반투명한 날개를 등에 달고 있는 검은 정장 차림을 한 노년의 집사는 한숨을 내쉬며 바라본다.


"호기심이 너무 많으신 것도 문제구나...“


노년의 집사의 한탄 섞인 말은 에리아 역시 똑똑히 들었지만, '내가 호기심 많은 게 뭐 문제라고.'라는 생각과 함께 계속해서 걸음을 옮긴다.


"아, 에리아. 또 인간계 탐방 가는 거야?“

"탐방이 아니라 관찰이야. ... 가능만 하다면 아예 인간계에서 지내보고 싶긴 하지만...“


궁전 밖으로 나오자마자 만난 은발을 하고 자신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친구, 카리나에게 에리아는 다소 푸념다는 투로 말하면서 계속 걸음을 옮긴다.


”어려울걸? 인간계에서 계속 지내려면 협력자가 있지 않으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카리나의 질문에 에리아는 대답을 마치자마자 짧게 한숨을 내쉰다. 괜히 아무 인간에게나 말을 걸었다가 요정이라는 존재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신기한 생물이나 구경거리 취급당할 수도 있음을 알기에, 섣불리 인간계에서 지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왕님의 허락도 받아야 하고.“ "그건 필요없어.“

"에~ 국왕님의 허락도 없이 무작정 인간계에서 지내려고?“


카리나의 질문에 에리아는 '적합한 협력자만 찾는다면 당장에라도 인간계에서 지내고 싶을 지경인데 아빠의 허락을 뭐하러 받아?'라고 생각하지만,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공주라는 위치 때문에 압박을 받는다고 해도 너무 제멋대로 하는 거 아냐?“

"... 누가 공주로 태어나고 싶댔나. 칫...“


자신의 신분을 원망하듯이 투덜대는 에리아의 말에 카리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런 말은 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의 시선에 몰리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짜증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의 말은 다소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다녀올게.“

"... 적당히 해. 너무 오래 있지 말고.“

"그래.“


에리아는 자신에게 걱정하는 말을 전하는 카리나를 지나쳐 걸어간다. 그리고 카리나 역시 에리아를 지나쳐간다.


"...“


인간계로 나갈 수 있는 차원문을 향해 걸어가던 에리아는 또 다른 요정 소녀를 보고 표정을 찌푸린다. 밝게 웃고 있는 붉은색 머리카락의 요정 소녀의 얼굴에는 살기가 서려있는 것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인간계로 나가는 건가요? 공주님?“

"... 관찰하러 가는 거야. 그리고, 살기를 훤히 내보내면서 미소짓지 말아줄래? 사크라? 그거 엄청 섬뜩하거든?“

"어머~ 제가 언제 살기를 내보냈다고 그러실까?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요~“


자신이 사크라라고 부른 요정 소녀에게 추궁하듯이 말하던 에리아는 곧 고개를 저으며 가던 길을 걸어간다. 드러내놓고 표현한 적은 없지만 자신이 매우 꺼려하는 대상이기에 얼굴을 더 마주하는 것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


"!? 비!?"


자신이 지내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풍경의 장소를 보고 있는 에리아지만, 그녀가 놀라는 이유는 풍경이 다르기 때문이 아닌, 기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에잇... 비가 올 줄이야...“


하늘에서 후두두둑하고 쏟아지고 있는 비 덕분에 에리아는 날개를 사용해 나는 것이 상당히 방해받는 것을 느낀다. 그렇지만 자신은 평범한 인간의 8분의 1밖에 안 되는 크기인 이상, 걷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기에, 신체에 가해지는 빗물의 감각을 참으면서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 오가는 인간이 없는 것은... 아, 수업시간이어서 그렇겠구나.“


인간을 관찰하며 얻은 자신의 지식을 통해 현재 시간이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있을 시간임을 파악한 에리아는 인간이 오가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을 해결한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비를 피할 수 있을 만한 장소를 향해 날아간다.


"후우... 이제 좀 안심이네...“


비에 흠뻑 젖은 자신의 머리카락과 옷, 양팔 및 양다리를 훑어보던 에리아는 최대한 많은 빗물을 바닥을 향해 털어낸다. 비에 젖은 몸은 너무도 불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 ...“


최대한 많은 빗물을 털어낸 후, 에리아가 향하는 곳은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의 창문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외부에서 인간들이 오가는 모습을 관찰했겠지만, 지금은 비가 오고 있기에 창문 근처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는 인간을 관찰하기로 마음먹는다.


#


"... 어?“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에리아는 자신이 깜빡 졸았음을 파악한다. 그러나 정신을 차린 순간, 주변에 보이는 것은 오직 어둠뿐인 상황에서 자신의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


오직 어둠만이 보이는 도중, 머리 위에서 옅은 빛이 비추어져 오는 것을 느낀 에리아는 즉시 머리 위를 올려다본다. 좁디좁은 틈새를 통해 보이는 것이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임을 파악하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걸음 소리?"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경각심을 느낀 에리아는 즉시 양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려 빛이 비추어져 오는 틈새 쪽으로 뻗어 올린다. 그리고 열려있는 틈새 안으로 양팔을 집어넣은 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는 것으로 틈새를 더 넓게 벌린다.


"읏! 비!“


벌어진 틈새로 비 한 방울이 들어와서 자신의 얼굴에 들이받는 상황에 에리아는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느끼는 흔들림이 잠시 멈춘 것을 파악한다. 그러나 흔들림은 다시 한번 더 일어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멈춘다.


"... 인간!“

"... 일어났냐?“


틈새를 통해 보이는 하나의 눈동자. 그리고 그 주변의 얼굴로 추정되는 윤곽. 그것을 보자마자 에리아는 깜짝 놀라 주저앉는다. 어째서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어떻게... 너, 내가 보여?“

"똑똑히 잘 보이지. ... 교실 창틀 앞에 작은 인간의 형체가 놓여있어서 인형인가 했는데, 곤히 잠들어있는 날개 달린 조그마한 사람이라서 얼마나 놀랐는지.“

"...“


자신을 보며 대답하는 남자 인간의 대답에 에리아는 혼란에 빠진다. 이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생각만을 되풀이하는 에리아를, 틈새를 통해 보이는 눈동자는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빤히 바라보고 있다.


"... 곧 집에 도착하니까, 안에서 쉬고 있어.“

"집?“

"내 집. ... 지금 비가 오고 있으니, 가방 안에 있는 게 안전할 거야. 가져온 우산이 망가져 버려서 그냥 비 맞으면서 걷고 있거든. 그러니 긴 이야기는 조금 뒤로 미루자.“


무감정하게 말하는 남자 인간의 말에 에리아는 '도망칠까?'라는 생각을 잠시 접어둔다. 지금 자신이 앉아있는 공간인 가방의 밖에는 한창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탈출을 노리는 것은 뒤로 미루기로 마음먹는다.


#


남자 인간이 '집'이라고 칭한 장소 안. 넓은 공간의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책상 위에 자신의 가방을 올려놓은 남자 인간은 자신의 손으로 가방의 입구를 연다.


"... 당신 혼자서 지내는 거야?“


남자 인간이 거실과 연결된 다른 방을 향해 걸어가는 것을 보던 에리아는 현재 이 공간에 있는 것이 자신과 남자 인간 둘 뿐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질문한다.


"어. 대학 통학하느라 자취중이라서.“

"흐응...“


'자취'가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 못하는 에리아지만, 혼자서 지낸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답을 들었기에 남자 인간이 혼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은 파악한다.


"비 그치면 창문 열어 줄 테니까, 나가고 싶으면 나가.“

"... 마음대로 해도 돼? ... 억지로 가두거나 하는 거 아니었어?“

"내가 뭐하러?“


인간이 자신을 본다면 신기한 생물이나 구경거리로 취급할 거라고 생각하며 묻는 에리아에게 남자 인간은 역으로 '왜 그래야 하는데?'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질문으로 대답한다.


"아니... 나, 요정이니까... 신기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신기하기야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가둘 이유는 없어. 난 씻고 나올 테니, 쉬고 있어.“

"아! 그럼 나도 씻게 해 줘. 비 잔뜩 맞아서 온몸이 꿉꿉해!“


아무 생각 없이 씻고 나오겠다고 꺼낸 남자 인간의 말에 에리아는 자신 역시 씻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다. 그 말을 들은 남자 인간은 걸음을 멈춰선 채 생각에 잠긴다.


"... ... ...“


그리고 에리아를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걸어가던 방향으로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 행동을 보는 에리아는 '기다리라는 의미겠지?'라고 생각하며 책상 위에 다소곳이 앉아서 기다린다.


"인간의 집... 처음 와 보는 곳이지만, 역시 나에게는 상당히 넓구나...“


자신에게는 너무도 커다란 책상 위에 앉은 채 주변을 둘러보는 에리아의 시선에는 검은색 사각형의 물체 여러 개가 보인다. 크기와 형태가 제각각인 물체를 보고 호기심에 사로잡힌 에리아지만, 누군가 자신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면 짜증이 나는 것은 자신 역시 숱하게 경험해 왔기에 남자 인간이 다시 자신의 시야에 보이게 되면 질문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 그건 뭐야?“

"대야. 물 담아 온 거야.“


십수 분이 지난 후, 남자 인간이 양손으로 들고 나온 초록색의 넓은 원통형 물체를 보자마자 묻는 에리아가 묻는다. 그 말에 무감정한 투로 대답한 남자 인간은 '이걸 이대로 책상 위에 올렸다가 PC에 물이라도 묻으면 곤란하지.'라고 생각하며 거실의 바닥에 살며시 내려놓은 후, 양손으로 에리아를 살며시 들어 올려서 바닥에 내려놓는다.


"따뜻한 물 받아두었으니, 여기서 씻어. 수건도 지금 가지고 나올 테니까.“

"헤에...“


살짝 날아 올라 대야 안의 물에 팔을 넣어 본 에리아는 '딱 적당한 온도네.'라고 생각하며 만족한다. 그 모습을 보던 남자 인간은 '씻는 것은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한가지 잊은 것이 있음을 떠올린다.


"비누, 필요하냐?“

"응? 으음... 아냐. 그냥 물로만 씻어도 돼. 평소에도 그렇게 씻었고.“

"그러냐? 알았다.“


'비누가 뭐지?'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반응을 보이는 에리아를 본 확인한 남자 인간은 그제서야 씻기 위해 세면실을 향해 걸어간다. 그러는 동안 자신이 입은 옷 채로 대야 안에 들어간 에리아는 전신에 느껴지는 따뜻함에 만족감을 느끼면서 전신욕을 시작한다. '이렇게나 넓은 욕조는 처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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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 안주희의 선물 23.06.15 12 1 12쪽
27 27화 – 학습하는 공주님 23.06.15 14 0 12쪽
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2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1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5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8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4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2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7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6 0 12쪽
10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21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4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7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5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9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5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2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5 0 13쪽
»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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