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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요정 공주는 현대시대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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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44
최근연재일 :
2023.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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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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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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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DUMMY

깊은 밤. 요정의 숲 내 궁성 안. 서지우의 집을 방문했던 레스는 자신이 지내고 있는 궁성으로 복귀한 후 요정의 왕에게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보고한다.


"그러게 내가 뭐랬나.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지?“

"... 우려할 것이 없다는 것에는 수긍합니다만, 그것은 믿을 수 있는 인간이 협력자를 자처한 덕분입니다. 즉, 운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


자신을 책망하는 레스의 의견에 요정의 왕은 반박하는 말을 찾지 못한 채 꿀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열지 못한다.


"알았네. 내가 너무 방임하고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나?“


뚱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스의 시선에 요정의 왕은 순순히 자신의 생각에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며 레스가 원하는 바를 알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이미 공주님은 인간계에 자리를 잡았고, 그것을 기회로 인간계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고 있으시니, 억지로 돌아와 달라는 말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이상 당장은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생각입니다.“

"알았네. 그렇게 하게. 다만, 그러다 보면 자네가 인간계에 반복적으로 나가는 것을 보게 될 다른 요정들이 인간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네만, 그것은 괜찮은가?“

"... 어쩔 수 없습니다. 공주님의 안위를 파악해두는 것은 폐하도 아시다시피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공주님 외 타 요정이 인간계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되는 것은 감수해야 할 위험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요정의 왕의 질문에 레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불안감을 담아 대답한다. 서지우가 우려하는 일임을 알고 있지만, 에리아의 안위를 파악하는 것은 요정의 숲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에, 주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물론, 레스 자신 역시 인간계에 흥미가 있다는 것도 아주 작기는 하지만, 명백한 이유가 되고 있다. 다만, 그녀 자신은 그것을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을 뿐이다. 자신은 타 요정들과 달리 스스로를 제어해서 폐가 되지 않을 범위 내로만 인간계에서 지낼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


다음 날. 수요일의 아침이 밝았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서지우는 학교로 출발할 준비를 마친 후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레스가 내가 지내는 곳을 안 이상, 아마 다른 요정이 서지우에게 올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을 거라고 봐.“

"최대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대답했었는데도?“


에리아가 예상하는 말을 하자 서지우는 어젯밤에 레스에게서 들은 말을 언급하며 에리아에게 묻는 말을 전한다.


"말이야 그렇게 했지. 그러면 서지우 앞에서 '그것은 곤란합니다. 앞으로 최대한 많은 요정이 인간계로 나와 서지우에게 신세지게 해야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잖아?“

"...“


나름대로 목소리를 따라하며 대답하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그걸 지금 성대모사라고 하고 있냐?'라고 묻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 대화의 주제가 그것이 아니기에 태클을 거는 것은 참기로 한다.


"뭐,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네가 쓰는 침대와 비슷한 것을 몇 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역시, 각오했구나?“


중얼대듯 말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반색하는 투로 묻는다. 자신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침대를 서지우가 만들어 준다면 웬만한 요정은 전부 만족할 거라는 판단을 품으면서.


"할 일 없을 때 시간 보내기로는 적당할 테니까.“

"... 그럼 침대 다 만든 뒤에는 뭘로 시간 보내려구?“


서지우의 대답에 에리아는 '그냥 시간 죽이기로만 만든다니 뭔가 기분 나빠.'라고 생각하면서 묻는다. 물론 만들기 시작하면 정성을 다할 성격임을 알지만, 지금 자신이 들은 말의 어투는 분명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 침대를 다 만든 뒤에는... 다른 걸 만들겠지. 예를 들어 요정에게 맞는 방이라던지. 2층에 꽤 많은 공간이 남아있기도 하고...“

"흠... 그건 괜찮을지도... 각자 지낼 방이 충분히 있다면 요정의 숲과 인간계를 잇는 공간이 되어줄 수도 있을 테니까.“


'인간계에서 지내고 싶어하는 요정에게는 알맞은 공간이 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며 만족하는 에리아에게 서지우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천천히 할 거야. 급하게 만들 생각은 없어.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니까.“

"계획만 말하는 수준인 거구나.“


'딱 그 정도지.'라고 생각하며 에리아의 의견에 수긍한 서지우는 버스 정류장의 바로 앞에서 멈춰선 후 왼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쪽 방향에서 오는 버스를 타야 제시간에 대학에 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으니 당연하다.


#


"... 저런 거, 서지우도 만들 수 있어?“

"?“


대학으로 향하는 버스 안. 창가에 앉아서 바깥을 보고 있던 서지우는 에리아가 묻는 말을 듣고 버스의 중심 근처의 천장에서 송출되고 있는 화면을 바라본다.


"... ...“


화면에서 보이는 것이 아이들의 놀이터임을 파악해낸 서지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은 말로 대답했다간 혼잣말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전부 다?“

"... ...“


화면에서는 아이들의 놀이터의 전경을 보여주고 있기에 '놀이터 전체를 만들 수 있어?'라는 의미가 담긴 질문임을 파악한 서지우는 그럼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다. '시간만 있다면 못 만들 것은 없지.'라고 생각하며.


"그럼... 나중에 만들어 줘. 저런 거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


'나중에'라는 말을 붙이면서 만들어 달라는 에리아의 부탁에 서지우는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담아 고개를 끄덕인다. 집 안의 작업실에 남아있는 목재도 있으니, 목공예품 만드는 셈치고 만들어 두면 나중에 자신의 부모님에게 보여주기에도 적당할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뭐라도 만들면서 실력을 쌓아 목공소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두 부모님이기에 '마음만 먹으면 이런 것도 만들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라는 말을 하기에 적당한 결과물이 될 거라는 판단과 함께.


"...“


자신이 대답을 마치자 다시 버스 내의 TV를 주시하는 에리아를 흘끗 보던 서지우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자신의 집 근처에는 없는, 여러 회사와 공장을 바라본다. '저런 것이 없는 우리 동네는 참 살기 좋은 곳이야.'라고 생각하며.


#


오전 10시 15분. 대학 내 어느 교실 안. 한창 교수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이지만, 서지우와 에리아는 앉아있는 자리의 바로 앞에 앉은 두 명의 학생이 PC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원래는 저러면 안 되는 거지?“

"...“


'화면에 보이는 것이 다른 학생과 달라.'라고 생각하며 묻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당연하지.'라고 생각하며 짧게 끄덕인다. PC를 사용한 수업이라면 으레 있는 학생이고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기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잘못된 행동이라고도 생각한다.


"저런 게 재미있는 걸까... 스마트폰으로 본 적 있긴 하지만,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바로 앞자리의 모니터로 보이는 영상을 주시한다. 그리고 그 영상이 한창 PC의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흔히 보였던 게임의 광고 영상에 나왔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파악한다. 하지만 그 영상은 얼마 가지 않아 다른 창에 의해 가려졌다. 교수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섰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군요. 참 이상하게 말이죠.“

"...“


일어서자마자 천천히 앞으로 다가오는 머리카락이 희끗한 노년 남성의 행동에 게임을 하던 학생은 즉시 마우스에서 손을 뗀 채 다른 학생과 동일한 화면을 띄운다. 그러나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는 미소 지은 표정으로 게임을 하던 학생을 바라본다.


"아무리 입력을 마쳤다고 해도 게임은 하면 안 됩니다. 수업의 분위기를 해치니까요.“

"...“

"정히 하고 싶다면, 쉬는 시간에 잠깐잠깐 하도록 하세요. 수업시간에는 절대로 안됩니다.“


이미 다 들켰음을 파악한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정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교수는 천천히 뒤로 돌아서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보며 서지우는 '과연 관록이 풍부한 교수님다워.'라고 생각한다.


"감각이 엄청 예리한 인간인 것 같아.“

"...“


놀라워하는 에리아의 말에 서지우는 '20년 관록이 어디 갈 분은 아니지.'라고 생각하며 수긍한다. 그 관록으로 자신의 학부 내에서도 상당한 권한이 있고, 졸업생의 취업에도 어느 정도 편의를 줄 수 있는 분이라고 알려져 있기에, 척을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품는다.


#


4교시 수업이 끝난 후, 점심 시간. 하지만 서지우와 에리아는 금새 식사를 마친 후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것도.“

"...“


그리고 서지우는 에리아가 아침에 버스 안에서 봤던 놀이터의 놀이기구의 형태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식사를 마친 후 5교시 수업이 시작할 때까지는 남는 시간이 꽤 있기에 이동안 어떤 놀이기구가 에리아에게 필요한지 알아두기 위해서.


"시소하고 그네, 정글짐, 그리고 저건 이름이 뭐더라...“

"모르겠어. 나도.“


다행히 교실 안에는 아무도 없기에, 서지우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노트에 각 놀이기구의 명칭을 기록해 나간다. 물론 이름을 알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은 형태를 간략하게 그려두는 것으로 대체한다.


"아예 요정 전용 놀이터를 만드는 셈 쳐야겠군.“

"응. 그것도 좋을 것 같아.“


투덜대듯이 말하는 서지우에게 에리아는 활짝 웃으며 대답한다. 서지우가 힘을 써서 놀이터를 만든다면, 계속 스마트폰만 보는 것보다 더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이런 것이 있는 것을 더 빨리 알았다면 요정의 숲에도 만들어달라고 했을 텐데. 아쉬워.“

"이런 게 하나도 없냐?“

"응. 없어. 아무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이런 것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는.“


요정에게는 놀이기구라는 개념이 아예 없다는 것을 파악한 서지우는 '이런 게 없으면... 아, 요정끼리 모여서 노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니, 아예 지루하지는 않았겠군.'이라고 생각한다.


"유년기 시절의 경험은 어른이 된 후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것을 너무 무시하는군.“

"...“


서지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에리아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서지우가 딱히 추가로 의견을 꺼내지는 않기에 더 하려는 말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오른손으로 잡고 있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서 인터넷에 접속한다. 버스에서 자신이 봤던 놀이기구에 대해서는 전부 전달했으니, 자신이 더 부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지우 역시 에리아에게 더 물을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각 놀이기구의 제원을 파악하기 위한 검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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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 새로운 도구 23.06.14 11 0 12쪽
25 25화 – 변화의 전조 23.06.14 9 0 11쪽
24 24화 – 세 번째 요정 (3) 23.06.13 10 0 12쪽
23 23화 – 세 번째 요정 (2) 23.06.13 10 0 12쪽
22 22화 – 세 번째 요정 (1) 23.06.11 13 0 12쪽
21 21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4) 23.06.11 10 0 11쪽
20 20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3) 23.06.10 14 0 12쪽
19 19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2) 23.06.10 10 0 12쪽
18 18화 – 두 번째 놀이기구를 만들자 (1) 23.06.09 17 0 12쪽
17 17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2) 23.06.09 9 0 12쪽
16 16화 – 요정과 인간의 산책 (1) 23.06.08 12 0 11쪽
15 15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3) 23.06.08 13 0 12쪽
14 14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2) 23.06.07 11 0 12쪽
13 13화 – 붉은 머리카락의 요정 (1) 23.06.07 15 0 12쪽
12 12화 – 요정의 놀이터 (3) 23.06.06 15 0 11쪽
11 11화 – 요정의 놀이터 (2) 23.06.06 15 0 12쪽
» 10화 – 요정의 놀이터 (1) +2 23.06.05 19 0 12쪽
9 9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2) 23.06.05 13 0 12쪽
8 8화 – 최고위 메이드 요정의 방문 (1) 23.06.04 16 0 12쪽
7 7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2) 23.06.04 15 0 12쪽
6 6화 – 요정의 인간 대학 탐방 (1) 23.06.03 24 0 12쪽
5 5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2) 23.06.03 18 0 13쪽
4 4화 – 요정과 청년의 외출 (1) 23.06.02 24 0 11쪽
3 3화 – 요정과 인간 (3) 23.06.02 21 0 13쪽
2 2화 – 요정과 인간 (2) 23.06.01 24 0 13쪽
1 1화 – 요정과 인간 (1) 23.06.01 5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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