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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빗 님의 서재입니다.

망겜 속 주술사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솔빗
그림/삽화
솔빗
작품등록일 :
2023.05.15 00:15
최근연재일 :
2023.10.04 01:22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5,452
추천수 :
119
글자수 :
716,143

작성
23.09.07 00:29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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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105. 권속화 (5)

DUMMY

*


현수의 권속들이 마녀 베파나, 석씨 해룡 남매 관련 일들에 집중하는 동안.


현수가 공들여 만든 화신은 던위치에서 마교도들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바빴다.


다만 도중에 벌어진 사고로 던위치의 마교도 문제는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던위치, 웨이틀리 농가에 사는 투명한 거대 반신반인. 그 존재가 귀환자들, 요정들, 마교도들이 시끄럽게 느껴지자,


그 소음의 원인 제공자들을 이계 촉수들로 빨아먹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계 화신 혼혈인 그 형제 사이에서 신화적인 형제 다툼이 벌어질 뻔했고.


이 싸움은 형제 중 투명한 반신 쪽이 현수 화신을 황색 목신의 분체로 인식하며 금방 멈춰버렸다.


뒤이어 지성체들의 괴물 같던 모습들 대부분이 미국의 현세에 맞는 페도라, 정장을 걸친 인간들 형체로 바뀌니.


그런 자들 중 먼저 입을 연 것은 반신 형제 중 염소 닮은 윌버였다.



「우선 두 일에 대해 사과드릴까 하오.


황열병 그릇께서 보내신 사자에게 제대로 된 접객을 하기는커녕 모자란 고인류들처럼 굴었단 점.


그리고 지금 악취의 근원인 놈에 대해서요.」


악취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그곳에 겹쳐진 투명 반신이 뭐라 이계 말들로 뇌까렸다.


그래서 역사조정 위원회의 요원들 몇몇은 코에서 뇌수를 흘리며 그들이 있는 거실에서 도망쳤고.


이제 투명 반신이 그들의 체액마저 마시기 직전.


윌버는 탁자를 쾅! 내리쳐 투명한 형제의 시선을 제 쪽으로 돌렸다.



<소들을 잔뜩 처먹어 놓고 양들마저 건들면 안 된다!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투명 반신은 조심성 있는 형제를 비웃더니 현수 화신을 관찰하는 일에 집중했다.


「음, 방금 전 형제의 무례함도 대신 사과할까 하오.


요즘 귀환자들의 장난으로 많이 굶주려 있어서 그렇소. 소들을 툭하면 훔쳐가는 도둑놈들이 있거든.


그건 그렇고 황열병의 사도여.


숫양의 간과 별자리들로 점을 친 결과, 귀환자들에 문제없이 대적할 수 있는 건 인마궁 신격체라는 사실을 알아냈소.


한데 아직도 당신은 관련 문제들의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소. 대체 왜?」



「어린 신으로서 신성을 갈무리해야 해서 그렇다.


그러는 너희도 그 실력이라면 귀환자들과 충분히 대적하고도 남을 텐데?」


「우리에겐 더 무거운 짐이 있소. 속세로부터 탈출해야 한다는 의무지.


그리고 이는 세상들과 이계에도, 우리 형제에게도 큰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일이라오.


따라서 얘기하건대, 당신이 헤르마누비스의 지팡이를, 그 개 머리의 사냥꾼을 본 적이 있다고 알게 됐소.


그가 시공을 넘나들 수 있게 만드는 지식들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겠지.


그러니 혹 가능하다면 나와의 만남을 주선해줬으면 좋겠소.」



「나하브와 그 쥐 사역마와 배우는 게 더 좋을 텐데.」


「늙고 발정난 약쟁이들은 삶 전반에서 멀리해야 하는 존재들이오. 당신도 알고 있을 텐데.


그리고 시공을 넘나드는 개 마물들은 대개 주술사나 마법사 등을 먹잇감으로만 알지.


하지만 헤르마누비스의 지팡이는 당신이란 사례를 보면 그 예외였지 않소?」


「대가는 뭐지?」


「원탁 기사들의 성배요. 아서왕 쪽 귀환자들과 맞서며 얻은 것이지.」



현수는 이제 보이지 않는 전갈 신 꼬리를 휘둘러 몽환시로의 틈새를 만들었다.


그는 마법적 성배 하나의 파괴를 통해 이계 오염의 확산을 막고자 윌버와의 거래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헤르마누비스의 지팡이, 레프로보스와 만났던 가고일 권속들이 그 틈 너머에 있을 거다.


그들과의 직접적인 거래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군.」


「오오, 드림랜드 달로 가는 지름길이라니! 혹 그들과의 거래가 꼬이더라도 보상은 있을 것이오.


부디 그때까지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소.」



이윽고 윌버는 이계 주언으로 자신을 둘로 쪼개더니, 흉측하게만 보이는 제 반쪽을 몽환시 통로 쪽으로 밀어 넣었다.


그렇게 웨이틀리 농가의 주인이 가부좌를 틀고 잠에 빠져들고.


한 불청객이 현 시점을 기다리기만 했던 자로서 꿈의 틈새 너머에서 수인을 맺었다.


하지만 투명 반신이 내뱉은 주언에 불청객의 마법은 허상으로 변화했기에.


이제 그 불청객은 시몬 권속이 된 엘프 장로의 모습을 내보이며 그 농가의 귀한 손님인 것처럼 굴었다.



「몽환포영 화신의 아들들이여. 날 적대하진 말게. 난 그저 신격을 얻은 아들을 오랜만에 보러 왔을 뿐이거든.」


곧 염소 닮은 윌버는 자면서도 대화를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영지주의의 화신도 많이 몰락했군. 악하고 우둔한 조물주는 성장의 기회를 놓친 건가?」


「글쎄. 굳이 시몬 마구스가 그런 이야기를 되다만 사티로스들에게 해야 할까?」


「나의 형제는 깨어나 있소. 가능한 한 평화롭게 행동해야만 할 거요.」


「이 권속 몸은 투쟁 용도로 쓰는 게 아니다만.」



「공세에 집중하는 전투용 권속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에 더 적합한 권속을 만들어 온 건가?」


「아무래도 그렇지. 난 이 장소, 시점이라는 기회만을 기다리고만 있었거든.


미래들의 관측을 방해하는 것들 때문에 폭력 없는 순간들을 꾸준히 놓치고만 있었다네.


한데 귀환자란 무지렁이들이 난리를 친 덕분에 난 끝내 자네와 마주 보고 대화할 수 있게 됐지.」



「그래서. 소감이 어떻지?」


「식인하는 요정들이나 마녀들의 심정에 이제야 공감할 수 있게 됐다고. 그리 말할 수 있게 되었다네.


어린 것의 달콤한 육즙과 약동하는 생명을 취한다면,


비로소 난 예수와 야훼를 정복하는 신화들과 종교들을 새로이 현세에 써내려갈 수 있겠지.」


「현실 일신교의 신 겸 예언자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지 마시오.


여긴 이계와 깊게 연결된 곳임에도 분명한 현실이니 말이오.」



「몽환포영의 아들아. 내 합당한 신성 모독을 부정하지 말고 네 형제의 황폐한 마음이나 돌보아라.


네가 저 아이에게 양들을 먹지 못하게 윽박지른 탓에, 저 아이는 형제 싸움에서의 감정들을 삭이느라 그 정신 상태가 나빠졌다.」


시몬의 그런 말투에는 신경을 긁는 듯한 음성이 섞여 있었고.


그 까닭에 웨이틀리 형제의 보이지 않는 촉수들이 권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화는 그리 쉽게 낼만한 감정이 아닐세.


만일 자비와 사랑이 자네들 마음속을 채우고 있었다면, 자네 둘은 이계의 흉한 모습들이 아니라 우주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을 걸세.


한낱 사티로스 화신의 아들로서 사티로스 머리 달린 몸이나 이계 거신의 머리 꼴로 살 필요가 없는 거지.


어쩌면 자네들은 화신 아버지에게 진정한 친자로 인정받아 신격체 둘로서 승천의 길에 닿았을지도 몰라.


인간 에녹이 유대교 유일신의 대행자, 메타트론으로 승천한 것처럼 말이다.」



「그건 그렇고 이제 살이 쪘으니 더 자라나기 전에 자식을 먹겠다는 건가?


보건대 당신은 네르갈의 망집도 손에 넣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벌써부터 인마궁 주술의 마지막 단계에 닿겠다고?」


「너야말로 인마궁 주술의 끝에 닿았을 때, 아들의 상징을 덧붙인 존재를 잡아먹을 수 있을지나 의문이군.


신격체로 완성되어 갈수록 인간적이 돼가는 신이라. 정말 못 미덥기 짝이 없어.


과연 네가 훗날 이 행성의 폭군으로서 제대로 군림할 수 있겠나, 응?」



「그래서, 평화를 강요받는 이곳에서 네가 내 수준을 확인한 것 이외에 더 뭘 할 수 있지?」


「외부 간섭자들, 작가와 독자들, 게임 개발자들과 플레이어들, 빙의자 후보들.


내 권속들의 본질에 대해 연구하며 알아낸 정보들이지.」


「황색 목신처럼 내 기억 속 고향으로 귀환시켜 준다며 유혹하는 건가?」



「설마. 그 정도로 단순할 리가.


그 황색 신은 인간 목동에게 베풀던 자비를 자신에게서 떼어 내버리면서 지성체들에 대한 이해 수준도 떨어졌다네.


인류란 개미집을 부술 수 있는, 그런 순수함을 품은 신격체가 된 셈이고 말이지.


아무튼 방금 한 얘기를 더 이어가도록 하겠네.


빙의자들이 아는 지식들 중엔 시뮬레이션 우주 학설에 대한 게 포함돼 있었거든.」



「빙의자 후보들은 그런 학설 기반의 지구에서 살다가 이런 곳으로 빙의됐다는 건가?」


「그곳으로 회귀시켜 주겠네. 목신이 보여준 그런 오염된 지구 말고 그 평화로운 고향으로 귀환시켜 주겠네.


그 대신, 인마궁 신격체로서의 그 격 일부와 육신 대부분을 내게 주게나.」



「조용히만 있었더니 뭔 괴상한 얘기들을 하고 있구려.


우리의 아버지께서 엄연히 실존하시는데, 인마궁의 어린 신이 지구의 폭군이 된다는 소리는 무엇이오?


황열병의 그릇이라면 지배할 수 있는 항성계들이 별도로 점지된 걸로 아는데?


게다가 지구는 암녹색 심해의 것이오.


설마 황색 목신께서 심해와 행성 점유권을 놓고 또 전쟁이라도 일으키시려는 것이오?」



「몽환포영의 화신들께서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하는데도 여태 침묵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화신의 아들들이여. 그대들이 이 지구에서 벗어날 때에야 알 수 있는 지식들이 있는 법이다.


몽환포영께서 내보이신 선악과를 함부로 따먹지 말라.」


「하지만 우린 당신 둘의 대화들을 듣고 추측하고 그 정보들을 궁구할 것이오.


감히 거기까진 방해하지 마시오.


황색 목신과 몽환포영께 귀의한 손님들이라 우리가 접객의 예를, 그 섭리의 인과를 지키고 있음을 명심하시오.」



그때까지 반신 형제를 접해 괴로워하던 요원들 중, 윌버와 교류하던 자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무책임하다고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저흰 이제 그만 이곳에서 떠날까 합니다.」


「우직한 아들들아, 우아한 딸들아, 이곳이 평화의 장소라 하나 너흰 인질이다.


윌버의 반쪽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내게 품은 악의를 드러낼 때까지의 제물이지.


귀한 존재들이 이곳에 묶여 있는 동안, 귀환자들에게 고통 받을 인간들 역시 그러하다네.」



그때쯤 꿈의 벌어진 틈새가 찢기며, 검고 끈적거리는 가고일 머리들이 제각각 얼굴 없는 형체들을 내보였다.


「시몬 마구스여. 지구의 뜻을 받들지 않는 타락한 마도사여. 그대는 이렇게 행동할 수 없다.」


<자격이 없다. 토착신들을 배신했음에도 환생하는 요술쟁이에게 적합한 응보를.>


「신들을 거듭 속이고 업보를 피하기만 한 비겁자에게 복수를.」


「어리석은 것들, 나이트건트 권속들 따위가 위대한 환생자에게 대적하겠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군. 물벼락이나 맞고 여기서 썩 꺼져라.」


작가의말

오늘도 이런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D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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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6. 알레샤의 탑 (4) 23.10.02 12 1 11쪽
125 125. 알레샤의 탑 (3) 23.09.30 10 1 10쪽
124 124. 알레샤의 탑 (2) 23.09.29 12 1 11쪽
123 123. 알레샤의 탑 (1) 23.09.28 13 1 12쪽
122 122. 기둥들의 도시 (5) 23.09.27 12 1 11쪽
121 121. 기둥들의 도시 (4) 23.09.26 16 1 12쪽
120 120. 기둥들의 도시 (3) +2 23.09.25 16 1 11쪽
119 119. 기둥들의 도시 (2) 23.09.23 14 1 12쪽
118 118. 기둥들의 도시 (1) 23.09.22 14 1 12쪽
117 117. 대전사들 (4) 23.09.21 12 1 12쪽
116 116. 대전사들 (3) 23.09.20 10 1 11쪽
115 115. 대전사들 (2) +2 23.09.19 19 1 11쪽
114 114. 대전사들 (1) 23.09.18 13 1 13쪽
113 113. 귀환할 주인공을 위한 미래는 없다 (5) 23.09.16 13 1 10쪽
112 112. 귀환할 주인공을 위한 미래는 없다 (4) +2 23.09.15 20 1 12쪽
111 111. 귀환할 주인공을 위한 미래는 없다 (3) 23.09.14 17 1 12쪽
110 110. 귀환할 주인공을 위한 미래는 없다 (2) 23.09.13 14 1 12쪽
109 109. 귀환할 주인공을 위한 미래는 없다 (1) +2 23.09.12 18 1 11쪽
108 108. 백일몽의 자손들 (2) 23.09.11 13 1 12쪽
107 107. 백일몽의 자손들 (1) +2 23.09.09 17 1 12쪽
106 106. 권속화 (6) 23.09.08 16 1 11쪽
» 105. 권속화 (5) 23.09.07 14 1 11쪽
104 104. 권속화 (4) +2 23.09.06 16 1 12쪽
103 103. 권속화 (3) 23.09.05 15 1 12쪽
102 102. 권속화 (2) 23.09.04 16 1 12쪽
101 101. 권속화 (1) +2 23.09.02 18 1 12쪽
100 100. 노쇠한 조상신들 (7) 23.09.01 14 1 12쪽
99 99. 노쇠한 조상신들 (6) +2 23.08.31 15 1 12쪽
98 98. 노쇠한 조상신들 (5) 23.08.30 12 1 11쪽
97 97. 노쇠한 조상신들 (4) 23.08.29 14 1 12쪽
96 96. 노쇠한 조상신들 (3) +2 23.08.28 17 1 13쪽
95 95. 노쇠한 조상신들 (2) 23.08.26 16 1 12쪽
94 94. 노쇠한 조상신들 (1) 23.08.25 17 1 11쪽
93 93. 구더기들의 돌 (5) 23.08.24 15 1 12쪽
92 92. 구더기들의 돌 (4) +2 23.08.23 20 1 12쪽
91 91. 구더기들의 돌 (3) 23.08.22 14 1 11쪽
90 90. 구더기들의 돌 (2) 23.08.21 17 1 12쪽
89 89. 구더기들의 돌 (1) 23.08.19 13 1 12쪽
88 88. 인조 습합신 (7) 23.08.18 16 1 12쪽
87 87. 인조 습합신 (6) 23.08.17 15 1 13쪽
86 86. 인조 습합신 (5) 23.08.16 15 1 11쪽
85 85. 인조 습합신 (4) +2 23.08.15 21 1 12쪽
84 84. 인조 습합신 (3) 23.08.14 14 1 12쪽
83 83. 인조 습합신 (2) 23.08.12 14 1 11쪽
82 82. 인조 습합신 (1) 23.08.11 1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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