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독자님께 부족한 글을, 따로 세계관 설명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한 글을 쓰게 되어 결국 이런 글까지 쓰게 됐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된 이상, 떡밥 관련 스포일러 없이 그 글을 써볼까 합니다.
1)
작중 시대, 공간 배경은 1910~1920년대쯤의 미국입니다.
하지만 제게 관련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그 오류를 가능한 한 줄여보기 위해,
주인공인 구현수는 휴식할 때 보통 정령계에서 머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작중의 정령계는 빙의자들의 개척 활동으로 인해 20~21세기의 역사 속처럼 변화한 상태입니다.
현실(작중의 지구)로 가는 통로가 여기저기 뚫려 있고요.
하지만 그 정령계가 빙의자들의 향수를 달래주진 못합니다.
작중 마법, 주술, 비의 등 초현실적인 것들 대부분이, 완전한 물리적 실체, 현상, 진짜가 아니거든요.
(작중 이계신들이나 그 존재들과 관련된 것들이 토착신들을 상대로 강한 이유입니다.
설정 상, 이계신은 물리적 실체가 있거든요.
빙의자들 역시도 이계신들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들이 사는 현실처럼, 작중에서도 신비해 보이는 건,
대부분 이야깃거리거나, 혹은 감각을 속이는 기예일 뿐이라는 거죠.
그래서 작중의 무신론자들, 회의론자들은 나름대로 힘이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그 균형을 맞추고자, 아브라함계 일신교를 믿는 존재들 중,
신앙심이 강한 자들 역시 작중, 신비스러운 것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그 종교인들이 그런 무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악마 같은 인외지성체를 상대로 신앙심을 무기로 쓸 수 있다. 이런 거로요.
그걸 작중에서는 인외 지성체들이 마기와 신성력에 약하다는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작중 설정 상 마기는 무신론자가 미신에 완전히 홀렸을 때,
독실한 종교인이 타락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힘입니다.)
그렇지만 작중의 세상은 현상과 허상,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군데군데 조금 흐릿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작중 마법사, 주술사, 무인, 사교도, 이능력자들은 초월적인 힘을 다루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게다가 그 경지의 상승 중에, 그들 대부분은 종종 그 거짓 힘들을 완전한 현실의 것으로 믿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막연한 믿음이 없는데도 그 거짓 힘을 현실의 것처럼 쓸 수 있는 존재들.
그 소수의 존재들은 자신이 부리는 거짓 힘을 한없이 물리적 실체에 수렴하는 걸로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작중 설정 때문에 그 거짓은 실질적인 현상과 거의 같게 됩니다.
(주인공의 경우, 그 나무 본체를 그런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구현수가 처음에 게임에 없었다는 금속을 주웠듯,
작중 세상은 게임 세계관과 여러 다른 세계관들이 섞여 있습니다.
이계 게이트가 생기며, 작중 세상 인간들 중 몇몇이 종 분화로 엘프, 드워프, 트롤 등으로 변한 게 그 예시들 중 하나입니다.
물론, 작중에 원래부터 인외 지성체들도 있었지만 정령계에 숨어 있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존재를 몰랐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예 : 용족, 인외 지성체들 중, 순혈인 존재들)
(작중 흡혈귀, 가고일 등은 이계신들이 토착신들이나 용들, 인간들을 갈아 만든 존재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피조물들입니다. 옛 흡혈귀들은 잡귀 같은 모습으로 따로 있어요.)
하지만 상태창이 그 위화감을 덜어주는 일을 빙의자 몰래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인공처럼 처음부터 우연한 기회로 작중 세상의 이상함을 알아챈 빙의자도 있습니다.)
참고로 주인공이 빙의 당한 원래 게임 세계관엔 인외 지성체가 없었습니다.
그 게임은 그냥 크툴루 나오는 똥겜이었어요.
2)
태그에 오컬트가 있는 이유는 작중에 성전기사단 음모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성전기사단 음모론과 관련된 존재에 빙의한 상태입니다.
시몬 마구스라고 하죠. 기독교 쪽 성경에서 요술쟁이, 사기꾼으로 나오는 인물입니다. 영지주의 관련 신화 속에서의 경우, 헬레나라 불리는 여인과 계속 환생을 거듭해 만난다고 하고요.
영지주의 신화 속 헬레나는 신격화된 지혜(소피아)와 비슷하게 볼 수 있는 까닭에,
전 소설, '푸코의 진자' 속 음모론 관련 인물들처럼, 헬렌이든 헬레네든 소피아든 (작중에서만큼은) 같은 존재로 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현 시몬 마구스로 불리지만, 빙의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해 그 시몬, 소피아 식의 관계를 거부 중입니다.
이번 소피아인 브리짓은 꽤 악랄한 존재라서요.
다만 작중 설정+연금술 상징으로만 보면 그 둘은 서로 잘 어울려야 하는 존재들입니다.
작중에서, 주인공은 소금, 현 소피아는 황을 상징하거든요.
여기에 수은을 더하면 이 셋을 모아 연금술 속, 현자의 돌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3)
작중 성전기사단의 계승자들, 추종자들은 대부분 마기를 쓰기에 마교도라고 불립니다.
설정 상 그들이 기독교, 이슬람교 양 쪽에서 이단이 된,
기독교도인척 했던 수피(이슬람 신비주의) 현자에게서 배운 거예요.
작중 그 현자가 십자군 전쟁 시절, 성전기사단과 이슬람, 마니교 간 교류의 연결 고리 역할을 했거든요.
작중 위구르 쪽의, 원래 마교는 중국 군벌들에 의해 이미 망한 상태고요.
4)
작중 지성체들이 주인공을 인마궁 주술사, 혹은 파빌사그의 마구스라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작중 고고학자들, 이능력 연구자들 덕분에 페르시아 관련 연구 중 성좌계 주술이란 게 발견되는데,
주인공의 상태창 오류로 이 성좌계 주술 중 하나가 그 능력에 포함되게 됩니다.
그래서 성좌계 주술의 계보를 잇는 자들 중 인마궁, 혹은 파빌사그의 힘, 기예를 잇는다 하여,
주인공은 인마궁 주술사나 파빌사그의 마구스라 불리게 됩니다.
참고로 작중 프롤로그 속 주인공의 등뼈, 부모 나무의 생명, 육면체 방주, 석함을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건 그가 주술사로서 지닌 기본 능력입니다.
유라시아 신화, 전설 등에서 뼈를 나무와 비슷한 것으로 취급하고,
부모의 뼈, 혹은 그 뼈를 먹고 자란 나무가 계속 증식한다는 이야기들.
뼈를 나무, 나무함, 석궤, 여의주 등의 기원으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에서,
그런 소재를 따와 주인공의 능력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해서 작중에 그런 걸 넣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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