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41,440
추천수 :
6,988
글자수 :
738,274

작성
21.06.16 12:15
조회
4,121
추천
53
글자
12쪽

46화 맹인 의원

DUMMY

맹인 의원은 남궁연의 안내로 금명하의 객실로 안내되었다.

맹인은 시력이 없는 만큼 다른 감각이 발달해 방에 들어오자마자 끙끙 앓고 있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설마 환자가 내는 소리요?”


의원은 맹인이 되기 전까지 의원 활동을 하여 총 50년 정도를 의원직에 있었다.

그의 경험에 의하면 환자의 목소리로는 상태가 꽤나 나빠 보였다.


“일단 진맥을 해 보겠소.”


의원이 금명하의 곁에 앉아 더듬더듬 짚어가며 진맥을 하기 시작했다.


“흠···”


무언가 안 풀린다는 의원의 표정에 남궁연이 걱정되어 질문을 던졌다.


“어디가 많이 안 좋나요?”

“본인의 소견으로는 내공을 주체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소.”


확실히 남궁연이 점혈을 해도 먹히지 않을 정도로 금명하의 몸에는 내공이 발현되어 있었다.

남궁연은 맹인 의원이 어찌 내공까지 알 수 있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아시는 거죠? 의원은 무공을 수련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의술을 특이한 분께 배워 그렇소.”

“특이한 분이시라면···?”

“허허, 그런 분이 있소.”


의원의 스승이 궁금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명하는 치료할 수 있는 겁니까···?”


지금 남궁연의 목적은 금명하를 치료하는 것이다. 이 의원이 치료를 할 수 없다면 배가 도착할 때까지 금명하는 고통 속에 괴로워 해야 한다.


“치료는 할 수 있소만···”


치료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남궁연의 긴장이 풀려 순간적으로 쓰러질 뻔했다.


“다행이다···치료하는데 무엇이 필요한가요?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게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요. 나 혼자서 치료할 수 없어 그렇소.”

“예? 어째서···?”

“기를 다룰 줄 아는 무인이 최소 2명이 붙어서 기운을 붙잡아줘야 하니 말이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저희는 지금 절정 무인이 3명이나 있습니다.”

“그냥 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이 아니오.

기를 정밀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저 사내의 몸이 버티지 못할 테니.”

“그럼 최소 초절정의 고수는 있어야 하는 것인가요?”

“흠···따지자면 그렇소.”


남궁연은 절망했다. 지금 당장 이곳에서 초절정의 무인은 구할 수가 없다.

초절정의 무인이 있었다면 해적과의 싸움이나, 십팔수채주의 싸움에서 이미 튀어나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니 말이다.


“초절정의 고수는 없습니다···”

“허어, 지금 당장 치료해야 할 터인데.”

“확실히 명하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더 지켜보고 싶지 않아요.”

“그것도 그렇겠지만 이러고 있다가는 육체가 내공을 견디지 못하고 내공을 다 사용해버리거나, 몸이 버티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요.”

“그런···”

“이를 어찌하나···”


지금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금명하가 위험한데다 나중에는 치료를 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제가 할게요···”

“하지만 당신은 절정의 무인이 아니오?”

“제가 어떻게든 기운을 조작 해볼게요. 제가 안 하면 명하는 죽는다는 거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실패하면 나도, 당신도 죽을 수 있소.”

“···그럼 안되겠네요. 다른 사람의 목숨을 살리자고 목숨을 건 도박을 하는데 의원님의 목숨까지 쓸 수는 없으니까요.”

“아니, 나의 목숨은 괜찮소. 나도 어엿한 한 명의 의원이니 환자를 구하는데 목숨을 아끼지 않을 것이오.”


의원의 말에 남궁연은 갈등했다. 의원의 말은 진심인 것으로 보였으나, 금명하를 살리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목숨을 거는 것은 더 없이 미안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금명하를 이대로 보낼 순 없던 남궁연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해주세요. 아니, 하겠습니다. 명하의 목숨을 살리는 것은 물론, 저희들의 안전까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의원은 남궁연의 의지에 감동받았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환자를 살리겠다는 의지는 여느 의원과 다를 바 없었다.


“좋소. 일단 설명을 해주겠소. 이 병은 의식하지 않아도 내공이 계속해서 사용되는 병이니 내공이 끊기면 선천지기까지 모두 사용해서야 끝이 날 것이오.

선천지기를 다 쓴다는 것이 뭔지 알고 있소?”

“선천지기를 다 사용한다면 더 이상 내공을 사용할 생명력도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소. 병을 막기 위해서는 몸에 흩어져 있는 기운들을 다시 단전으로 유도한 뒤, 점혈을 통하여 기운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하오.”

“그렇다면 영원히 기운을 사용할 수 없는 겁니까?”

“며칠 후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되어 있을 것이오.”

“그렇다면 지금만 잘하면 되는 거네요.”

“당신은 단전을 맡아, 모은 기운들이 다시 흩어지지 않도록 해주시오. 나는 온 몸에 퍼진 기운들을 모아올 테니.”

“알겠습니다.”


남궁연이 금명하의 옆에 앉아 기운을 느꼈다.

상태가 꽤나 유지된 탓인지 금명하의 단전이 슬슬 비어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단전이 이제서야 비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아직 선천지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거다···!’


남궁연은 기뻐했다. 아직 금명하가 피해를 입지 않고 회복할 가능성이 남았다는 것이니 말이다.


“자신의 기운을 투입하여 직접 느껴봐야 할 것이오. 익숙해지지도 않은 상태로 하면 위험하기만 할 뿐이니 익숙해지면 말 해주시.”


남궁연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운을 조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금명하의 기운을 끌어오려 해도 금명하의 기운은 흩어지며 남궁연의 기운과 섞이는 것을 거부했다.


‘제발···제발···!’


남궁연은 끊임없이 시도했다. 기운을 끌어오는 것도 하지 못한다면 기운을 잡아 두는 것도 못할 것이니.

남궁연이 눈물을 흘리며 최선을 다했지만 눈물은 이 상황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는 남궁연은 눈물을 닦고는 생각을 거듭했다.


‘기운이 흩어지는 이유는 분명 있을 거야.

무엇일까···내가 무엇을 놓친 것일까···’


그러다 문득 남궁연의 머리를 한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왜 기운을 잡으려 하는 것일까···?’


기운이 잡히지 않는다면 그걸로 좋다. 그 기운을 자신이 포용하면 되니 말이다.

남궁연은 금명하의 기운을 잡으려 하지 않고 자신에게로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명하의 기운이 남궁연에게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으윽.”


사실, 다른 사람의 기운을 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자신의 기운과 다른 이의 기운이 서로 충돌을 일으켜 몸이 받아내지 못하면 단전이 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는 어찌 본다면 극악무도한 마교의 흡성대법과도 비슷한 방식이다.

흡성대법은 상대의 기운을 흡수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무공이니 확실히 남궁연의 방식과 비슷해 보였다.

이를 알고 있음에도 남궁연은 금명하의 기운을 받아들였다.

남궁연은 위험 따위는 아무래도 좋으니 금명하만 살릴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했다.


“지금이에요!”


그 순간 맹인 의원이 금명하의 몸에 흩어져 있는 모든 혈자리에 담긴 기운을 남궁연에게로 보냈다.

남궁연은 기운이 오는 즉시 자신에게로 흡수하며 어떻게든 기운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남궁연이 생각하지 못한 것이 한가지 있었으니 남궁연은 절정의 무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냐면 절정과 초절정의 무인은 단전의 크기부터 다르기에 금명하의 내공을 남궁연이 모두 받아 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남궁연은 금명하의 방대한 내공에 온 몸이 터질 것 같았지만 버티고 버텼다.

이걸 못 버티는 순간 자신은 물론이고, 금명하와 의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말이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던 그 순간에 누군가가 남궁연의 등에 손을 얹었다.


“혼자서만 무리하지 말아라.”


그는 남궁연의 몸에 가득해진 내공을 자신의 몸에 나눠 담았다.

옆에서 지켜보며 남궁연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할 수 있었기에 그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남궁적은 금명하와 좋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눈앞에서 사람이 목숨이 꺼져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기에 도와준 것이다.

물론, 남궁연이 힘들어하기에 도와준 이유가 가장 컸지만 말이다.


드디어 맹인 의원이 금명하의 기운을 모두 단전으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아직 점혈이 남아있었다.


“후···이제 점혈을 시작할 테니 조금만 더 힘내주시오.”


기운을 모두 받아들인 남궁연과 남궁적은 꽤나 버거워 보였다.

아무리 둘이 협력한다 해도 금명하는 그들보다 더 높은 경지에 속해 있는 무인이니 그들이 나눠 받는다 해봐야 죽지만 않을 뿐이지 힘든 것은 같았다.


기운이 흐르는 혈맥은 꽤나 많았기에 모든 것을 점혈하는데는 한 식경이 소요됐다.


“후···끝났소. 이제 단전에 기운을 보내도 되오.”


그 말에 남궁연이 자신의 몸에 담겨 있던 기운을 조금씩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한 번에 모두 보내면 금명하의 육체가 받아들이지 못할 테니 조금씩 흘려보내는 것이다.

비로소 남궁적까지 기운을 모두 쏟아내고 나서야 금명하의 몸은 안정될 수 있었다.

금명하는 계속해서 기운을 사용하고 있느라 피곤했던 탓에 세상 모른 채 잠에 빠져 있었다.


의원과 남궁적, 남궁연은 자칫 잘못했다면 죽을 뻔한 치료를 막 끝낸 뒤였기에 힘이 빠져 세명 다 제자리에 주저 앉아있었다.

진이 빠졌다 해도 남궁연은 의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의원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존성대명을 알려주신다면 후에 이 은혜를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무인이 아니오. 그저 의원일 뿐이니 별호가 있을 리 없소.”

“그렇다면 이름이라도 알려주십시오. 아니, 일하고 계신 의원이라도···”

“그렇다면···나는 중경에서 의원 일을 하고 있소.”


의원의 말에 남궁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놀랐다.


“중경이라면 설마···의선님과 관계된 분이십니까?”

“알고 계시오? 그 분이 나의 스승되시는 분이시오.”

“의선님을 모를 리가요···”


의선은 정마전쟁 당시 정마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치료하여 정마의 존경을 받고, 동시에 그 의술이 너무나도 뛰어나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명의로 불리운다.

남궁연은 중경과 이곳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 의선의 제자를 만났다는 것이 마냥 놀라웠다.


“그리 놀랄 것 없소. 그리 오래 배운 것도 아니니.”

“헌데 의선께서 운영하시는 의원은 중경에 있을 터인데 어찌 이곳까지···?”

“보다시피 내 눈이 이렇게 되어 눈을 고치기 위하여 흑룡강성으로 향하고 있소.”


남궁연은 의원의 말 한마디에 그가 어째서 그곳으로 향하고 있는지까지 전부 유추해냈다.


“국경으로 향하시는 건가요?”


“그렇소. 신강성은 마교 때문에 가지 못하겠고, 내몽고 쪽은 향해 봤자 오랑캐들에게서 얻을 만한 것은 없을 테니 흑룡강성을 넘어갈 것이오.”

“헌데 국경에 무슨 대단한 것이 있다고 가시는 겁니까?”

“듣기론 만병통치약이 있다 들었소.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의선께서도 나의 눈은 치료할 수 없다 하시니 내가 직접 가야하지 않겠소?”

“음···그렇군요. 저희가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저희도 목적지가 있는 지라···”

“허허, 됐습니다. 저의 문제점은 저 혼자서 치료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이만 원래 자리로 돌아갈 터이니 몸조리 잘하시오.”

“예, 감사합니다. 의원께서도 부디 원하시는 것을 찾으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하오.”


사람에겐 욕구가 있기 마련인데 의원은 그 무엇도 원하지 않았으니 남궁연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의원과의 만남이 신기했다.

남궁연은 의원을 돕고 싶었지만 지금은 모용세가의 일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47화 대련시 도착 +4 21.06.16 4,204 52 12쪽
»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2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37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3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2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59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3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1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8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3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0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5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2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3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8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3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2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1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7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3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6 7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