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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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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8,274

작성
21.06.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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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2쪽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DUMMY

방천과 남궁연이 유중호를 가르칠 사람으로 금명하를 택했다.

금명하는 아직 미숙한데다가 남궁연보다 똑똑하지 않고 방천보다 강하지 않다.

헌데 어째서 금명하일까?


“왜 저에요?”


금명하는 이전에 망나니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행동이 개차반이었다.

지금이야 방천의 가르침을 받으며 선행을 하고 있다지만 금명하는 아직도 미숙하다.

그런 금명하에게 나중에 절대악이 될 수도 있는 아이를 키우라니 가능할 리 없었다.


“저도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 제가 누구를 가르칠 때는 아닌 것 같아요.”


금명하의 의기소침한 말에 남궁연이 손을 잡으며 얘기했다.


“명하야,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은 너일 거야. 그 아이랑 너랑 비슷할 정도로?”


금명하는 순간 남궁연이 자신에게 욕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이랑 자신이랑 비슷할 정도로 순수하다니.


“저는 잘 가르칠 자신이 없어요.”

“그냥 평소하던 것처럼 살아가면 될 뿐이야. 뭔가를 하려고 안해도 너는 이미 그 자체로 협객이니깐.”


“제가요?”

“그래. 방 대인께 들은 바에 의하면 너는 완전히 협객이야.

산적에게 당할 뻔한 상단을 구해주고, 비인간적인 객점의 비밀을 밝히고, 살수들에게서 나를 구해준데다, 혈교의 잔당까지 잡았잖아. 넌 이미 협객이야.”

“제가 협객···알았어요. 제가 가르칠게요.”


금명하는 이때까지 자신이 협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망나니라고 불리던 자신이 어찌 협객이라 생각하겠는가.


“그럼 아이를 계속 옆에 끼고 있으면 되는 건가요?”

“어차피 일행이니깐 항상 같이 있을 거야.”

“제가 과연 잘 가르칠 수 있을까요?”


금명하는 불안했다. 혹시나 자신이 잘못 가르쳐 절대악을 만들어 중원을 피로 물들일까봐서다.

하지만 방천과 남궁연은 금명하를 믿고 있다. 금명하와 함께하는 유중호가 악의 길로 빠질 리 없다고 확신한다.

방천은 자신을 못 믿는 금명하를 응원했다.


“명하야, 우리는 너를 믿고 있다. 그 아이도 너와 같은 협객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유중호에 대한 처리가 결정되었다.

남궁적은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금명하를 똑바로 바라보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무림을 피로 물들일 것은 미리 처리해야 하건만 쯧, 만약 조금이라도 엇나간다면 내가 먼저 죽일 것이다.”


남궁적은 협객을 지향한다. 그러니 훗날 절대악이 될지도 모를 유중호를 살려 두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록 아이를 죽인다는 죄책감이 있겠지만 훗날을 생각한다면 그 죄책감은 별것도 아닌 것이다.

남궁적을 보며 금명하는 협객을 지향한다는 이가 아이를 죽이자는 것이 보며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협객은 약한 자들을 돕는 것이 신념일 텐데 힘도 없는 아이를 죽이자 하는 것은 협객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걱정마세요. 제가 잘 지킬 테니깐.”


남궁적이 미간을 찌푸리며 밖으로 나갔다. 금명하는 남궁적에 신경도 쓰지 않으며 방천과 남궁연에게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금명하가 뒤따라 나온 음소도에게 유중호의 행방을 물었다.


“음 노인, 중호는 어디있어?”

“아마 방에 있을 겁니다.”

“그럼 거기로 가자.”


방으로 들어가니 유중호는 막대기를 잡고 휘두르고 있었다. 꽤나 오랫동안 했는지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했다.


“뭐해?”


금명하의 물음을 듣고 나서야 유중호는 금명하가 온 것을 알아챘는지 막대기를 뒤로 숨기며 인사했다.


“노, 놀고 있었어요.”


금명하는 유중호가 놀고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유중호는 미숙하지만 검법을 수련하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검법을 수련한 것이 부끄럽나?”


유중호가 당황했다. 검법을 수련한 것이 사실이지만 정말 검법으로 보이지도 않을 만큼 휘두르는 것이 다였는데 그것을 어찌 알아챘단 말인가.


“아니요···”

“그런데 왜 숨기는 건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아, 아니요.”


금명하가 유중호를 세밀하게 관찰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몸과 바닥을 향하는 시선, 움츠러든 어깨를 보니 유중호가 말은 저리해도 유중호의 육체는 무슨 일이 있었다고 충분히 말해주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 말해봐.”


금명하의 말에 유중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유중호가 답답했는지 금명하는 주먹을 들어올리려 했다.


하지만 유중호를 잘 가르쳐보자고 한지 일 다경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주먹을 사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금명하는 주먹을 내리고는 유중호의 앞으로 가 앉았다.


“무슨 일이야? 앉아서 이야기해봐.”


금명하가 자신의 앞에 앉자 일단 유중호도 자리에 앉았다. 금명하가 부드러운 태도로 다가왔기에 유중호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유중호의 몸은 아직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어 금명하는 유중호의 몸에 손을 댔다.

유중호는 흠칫 놀라며 금명하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느껴지는 상쾌한 기운에 긴장을 풀었다.

그것은 금명하가 유중호의 몸에 퍼뜨려 준 기운 덕분이었다.


“이제 얘기할 수 있겠어?”

“···네.”


유중호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유중호가 하는 이야기는 과거 마교에 있었을 적의 이야기였다.

마교에서는 유중호에게 무공을 가르쳤었는데 유중호의 재능이 형편없다 보니 무공을 과하게 가르쳤다.

유중호도 강해지기 위해 노력을 해봤지만 털 끝만치도 재능이 없어 지나가는 마인들이 자신을 놀리고, 때리고, 짓밟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유중호는 다른 이에게 무공을 연습하는 것을 보여주려 하지 않은 것이다.


잠자코 듣고 있던 금명하는 유중호를 감싸 안아주었다. 지금도 10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때라면 7살 정도나 되었을 것이다.

그런 유중호가 겪었을 아픔은 금명하로서는 감히 이해해 줄 수도, 공감해 줄 수도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금명하가 자신을 안고 토닥여주자 유중호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마교에서는 마음 놓고 울 수도 없었다. 언제나 자신을 감시하는 눈들이 있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구박을 받는다.

그런 곳에서 눈물을 내비쳐 약한 것을 보여줄 순 없었다.

더 이상 유중호가 있는 곳은 마교가 아니다.

자신을 감시하는 자도 없고, 자신을 구박하는 자도 없다. 이곳에는 자신을 안아줄 수 있는 따듯한 이들만이 있다.

유중호는 살면서 처음으로 마음 놓고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한참 후, 유정호는 눈물을 흘리다가 탈진해 버렸다. 어지간히도 눈물을 참아왔었는가 보다.

금명하는 유정호를 눕혀 놓고는 이불을 덮어주었다. 유정호를 바라보는 금명하의 눈에는 동정심이 어려 있었다.


자신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생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유정호에게 공감해 줄 수는 없지만 이렇게 동정은 해 줄 수 있었다.

금명하는 유정호를 반드시 협객이 되도록 만들겠다 생각했다.


‘무공도 똑바로 할 수 있도록 알려줘야겠다.’


금명하는 유중호에게 무공을 가르칠 것이다. 지금 유중호는 너무도 나약하지만 혼자서라도 검술 훈련을 하는 것을 보니 열정은 있어 보인다.


‘좋아, 최선을 다해 가르쳐주마.’


하지만 금명하의 생각은 금방 깨질 수밖에 없었다.


“검 똑바로 잡아!”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유중호에게 무공을 가르쳐주기 위하여 아침 댓바람부터 무공을 가르치고 있는 금명하는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유중호를 가르치자고 마음먹었지만 유중호의 재능은 너무도 형편없었다.

검을 휘두르는 법을 알려주어도 자세가 어정쩡한데다 힘도 없고 검도 제대로 잡지를 못했다.


‘마교의 무인들이 어째서 때렸는지 알 것 같···’


금명하는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해도 될 생각이 있고, 하면 안 되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중호가 하고 있는 꼴을 보니 속에서 열불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참다못한 결국 금명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안되겠다. 너는 이것만 따라해.”


금명하가 유중호의 검을 들고는 가장 기본인 내려베기를 보여주었다.

유중호는 재능이 없어도 너무 없으니 기본만 가르치려는 생각인 것이다.

기본은 가장 쉬운 것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 지금 유중호에게는 기본기가 필요했다.


“이것을 천 번하고 나한테 말해. 알았어?”


유중호가 들고 있는 검은 아이용으로 만들어진 보통의 검보다 작은 검이었다.

어른의 검보다 훨씬 작은 검이지만 유중호와 같은 10살짜리 아이가 내려베기를 천 번이나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유중호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유중호는 곧바로 내려베기를 시작하였다. 가장 기본이다 보니 유중호는 틀리는 동작 없이 내려베기를 하고 있다.

금명하는 유중호가 틀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신의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서서 내공심법을 수련하는 걸로···’


금명하는 모든 자세에서 내공을 수련하는 꿈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만약 이것이 잘 된다면 걸어 다니면서도, 자면서도, 싸우면서도 내공을 몸에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내공심법을 수련할 때는 운기조식을 할 때와 같이 무방비해진다.

그 말은 주위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유중호에게는 검을 천 번 휘두르라는 지시가 있었으니 아마 오늘 하루 동안은 마음 편히 수련을 해도 될 것이다.


세 시진이 정도가 지났는데 유중호가 금명하를 불렀다.


“금 공자님! 천 번 다 했습니다!”


금명하가 눈을 뜨고 몸을 풀었다. 한 시진을 서 있었으니 몸이 찌뿌둥한 것이다.

몸을 어느정도 푼 금명하가 유중호를 바라보았다.


유중호의 온 몸에 땀이 나고, 숨을 헐떡이고 있다. 얼마나 열심히 명령을 수행했는지 눈에 훤히 보일 정도다.

금명하는 유중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며 칭찬했다.


“잘했다. 다음은 올려베기인데 할 수 있겠어?

“네! 할 수 있습니다!”


내려베기를 배웠으면 그 다음은 올려베기다. 금명하는 유중호에게 시범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올려베기도 내려베기와 같이 기본기였기 때문에 설명을 해주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일단은 조금 쉬었다가 해. 물도 좀 마시고.”

“괜찮습니다. 바로 하겠습니다.”


유중호는 자신을 혼내지 않고,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가르쳐주는 금명하에게 보답하기 위하여 노력했지만 금명하가 보기엔 안쓰러울 뿐이었다.


“아냐, 조금 쉬어. 쉬지 않고 하면 몸만 상할 뿐이야.

물 마시고 몸이 식으면 시작해. 알았지?”

“알겠습니다...”


유중호의 대답을 들은 금명하는 다시 내공심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유중호도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수련을 시작하였다.


다음으로 유중호가 말을 건 것은 한 시진하고도 사 각이 지났을 때였다.

아무래도 수련을 하면 할수록 지치기 마련이니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이다.


“금 공자님! 다 했습니다.”


금명하는 기본기 중 마지막인 찌르기를 알려주었다. 도는 베는 것에 중점을 두었기에 찌르기를 배우지 않아도 되지만 유중호가 배우고 있는 것은 검이니 찌르기를 배워야 했다.

금명하는 유중호가 알아들을 정도로 쉽게 찌르기를 설명해주었다.


“할 수 있겠어?’

“예, 할 수 있습니다.”


금명하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내공심법을 수련했다.


그렇게 그 날의 수련이 끝나고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같은 수련만을 반복했다.

유중호는 기본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금명하가 또다시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둘은 밥 먹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마당에 나와 수련만을 반복했다.

그렇게 방천이 말했던 일주일이 지나고 방천의 외상은 모두 회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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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2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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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4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2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60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3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2 50 11쪽
»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9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3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0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5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3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3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9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3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2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1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8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3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6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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