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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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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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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5화 새로운 인연

DUMMY

금명하는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이제서야 깨달았다.

음소도를 때리는 이 손맛과 음소도의 반응은 금명하를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한참을 때린 후에야 금명하는 주먹질을 멈추었다.


“이거지, 이거야.”


금명하는 숨어서 벌벌 떨고 있는 유중호에게 다가갔다.

벌벌 떨고 있는 유중호를 보니 숫기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숫기가 없어서야 앞으로 어찌 살아가려고 쯧.’


금명하가 유중호를 들어올렸다. 금명하의 나이는 18살이고, 유중호의 나이는 10살쯤 되어 보인다. 그렇기에 유중호는 한 손으로도 거뜬히 들어올려졌다.

금명하가 유중호에게 물었다.


“꼬마야, 무섭냐?”


유중호는 애써 금명하와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지만 금명하의 손에 들려 있었기에 시선을 마주치지 않을 수 없었다.


“···네.”


금명하는 숫기 없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유중호를 보며 심기가 불편했다.

이런 성격이라면 무림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 사악한 마교에서 왔다 하는데 어찌 이리 숫기가 없을 수 있는가.


“너, 그렇게 약해서 세상을 어떻게 살려고 하냐?”

“···”

“마교에서 왔다며? 거기서 뭘 배웠어.”

“무, 무공이요···”

“무공을 배웠는데 이렇다고? 안되겠다. 가자.”


금명하가 유중호를 들고서 밖으로 나갔다. 병실 바깥에 마당은 꽤나 넓어 연무장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였다.

금명하는 유중호를 앞으로 던졌다. 패대기 쳐진 유중호는 윽 소리를 내며 떨어졌지만 금명하는 하나도 신경쓰지 않았다.


“꼬맹아, 덤벼봐.”

“예? 그게 무슨···?”

“덤벼보라고.”

“제가 왜···”

“안 오면 내가 간다.”


금명하가 순식간에 움직여 유중호의 복부를 때렸다.

물론 기운도 두르지 않고 힘도 주지 않아 형편없는 주먹이었지만 10살남짓한 유중호에게는 충분히 먹히는 공격이었다.


“커헉.”


유중호가 배를 움켜잡았다. 눈 앞의 사내가 갑자기 자신을 왜 때리려 하는지 연유를 모르겠다.

설마 아까 전 하인을 때리던 것처럼 자신도 때리려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맞을 수밖에 없다.

사내가 보여주었던 무위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길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유중호는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완전히 싸울 의지도 없다는 것이다. 금명하는 그렇다 해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의지를 잃은 유중호를 나무라듯 더욱 많이 때렸다. 그럼에도 유중호는 싸우지 않았다.

결국 금명하는 때리던 것을 멈추고는 쓰러져 있는 금명하의 옆에 앉았다.


“꼬마야, 그렇게 약하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어.”

“···”


유중호는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데리고 나와 때려 패더니 이제는 자신을 가르치려 든다.

자신이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삶이 한탄스러운 유중호였다.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줄 알았어. 아니,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내 나이대에서는 가장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었어.

근데 아니더라고.

나보다 강한 사람은 넘쳐나고 나는 내 실력에 자부하다가 소중한 사람들을 잃을 뻔했어. 이번에는 스승님까지 잃을 뻔했지.

너 같은 꼬마가 나랑 같은 일이 벌어질까봐 이렇게까지 했다. 미안하다.”


금명하의 허심탄회한 말에 유중호가 귀를 귀울였다. 금명하에게도 무슨 이유가 있어서 자신을 때린 것이다.

유중호는 일단 무슨 일이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무슨 일이 있으셨길래···”


금명하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저 공허한 눈으로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이내 고개를 든 금명하가 유중호에게 말했다.


“별일은 아니야. 근데 너는 마교에서 무공도 배웠다면서 왜 반항도 안 한 거냐?”

“그게···저는 무공에 소질이 없어서요. 저는 열심히 노력해도 무공이 늘지를 않아요.”

“혈교에서 너를 빼돌렸다는 것은 네가 뭔가 중요하다는 거 아니야? 무공에 천부적인 재능이라도 있던 거 아니었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럼 마교에서 뭘 한 거야?”

“그게···마교에서 저는 누구랑도 어울리질 않았어요.”

“왜?”

“사람들이 저 보고 괴물이라면서 피해 다녀서요.”

“괴물? 너처럼 연약한 놈이 무슨 괴물이라는 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유일하게 저를 잘 대해주신 분이 계셔요.

그분께서 무공도 가르쳐 주시고 대화도 나눠주셨어요.”

“누군데?”

“수라마제(修羅魔帝)님이요.”

“수라마제?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혈교라는 분들이 훔쳐간 칼이 수라마제님의 칼이에요.”

“그걸···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설마 귀기를 다루는 거냐?”


금명하는 강대한 귀기가 담긴 칼을 사용한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아뇨. 마교의 사람은 모두 마기를 다뤄요.”

“그럼 그 사람은 검을 어떻게 다룬 거야?”

“그 분이 검을 다루시는 것은 제가 본 적이 없어서요. 죄송해요.”

“아냐, 그냥 물어본 거니까 네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금명하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자, 이제 들어갈까?”


유중호는 대답이 없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금명하가 뻘쭘해져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설마 때린 것 가지고 꿍해 있는 거야? 미안하다니깐.”

“그게 아니라···”

“그럼?”

“못 일어서겠어요···”


금명하는 그제서야 자신의 손속이 과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유중호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 미안하다. 괘, 괜찮냐?”


유중호의 몸을 확인한 금명하는 유중호의 몸이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유중호를 안아들었다.


“가, 가자.”


금명하는 유중호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유중호는 지금 손님용 방으로 가는 것보다는 병실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유중호는 그 사이 기절해서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금명하는 유중호를 침상에 눕혀 두고는 헝겊에 쌓인 도를 들고는 밖으로 나와 마루에 걸터앉아 도를 바라보았다.


‘이런 도를 다룬다니···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마교의 장로면 엄청 강하겠지?

나도 이 도를 다룰 수 있으면 그렇게 강해질 수 있을까···?’


금명하가 헝겊을 약간 열어 흘러나오는 귀기를 자신의 기운으로 최대한 억눌러본다.


‘약간만 열었을 뿐인데도 이 정도인데 어떻게 다룬다는 거야?’


금명하는 귀기를 감당하지 못하겠는지 다시 헝겊을 닫았다.


‘이걸 대체 어떻게 감당하는 거야···’


귀기는 몸을 아프게 하는 것도, 기운을 침범하는 것도 아닌, 사람의 정신을 침범한다.

귀신은 사람에게 해로운 존재이고, 그런 귀신들이 기운이다 보니 사람의 정신을 망치게 하는 것이다.

귀기는 특이한 힘이다. 도사들의 기운인 선기와 승려의 기운인 불기를 제외하고는 정기도, 사기도, 마기도 상성으로만 따진다면 전부 우위를 가진다.

같은 무위를 가졌다 해도 귀기를 가진 무인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하다 해도 그것이 귀기에 미친 자라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금명하는 귀기에 먹히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 도가 아무리 힘을 준다고 해도 뭔가 꺼림칙 해.’


금명하는 헝겊을 꽉 조였다. 실수로라도 열린다면 감당할 수 없을 테니 더 강해지기 전까지는 검을 열어볼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초절정의 경지라도 안된다면 화경의 경지라면 될까···?’


무공을 수련하는 무인중에서 절정의 경지에 드는 이들은 10할도 안 된다.

이들중에서도 초절정의 경지에 들 수 있는 이는 3할 정도이고 그 다음인 화경의 경지는 1할, 사람이 닿을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현경의 경지는 1할도 되지 못한다.

금명하가 바라는 것이 헛된 허상일 수 있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초절정의 경지에 든 금명하라면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금명하가 마루에서 일어나 수련을 하러 가려는데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나랑 이야기 좀 하는 게 어떻겠나?”


금명하가 깜짝 놀랬다. 마루에 앉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생각에 빠졌다 하더라도 옆에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모를 정도로 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고수···!’


상대는 고수라는 것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평범했다. 무인이라면 자고로 몸에 기운을 지니고 있다.

헌데 금명하에게 기운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면 금명하에게 완전히 기운을 차단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라는 것이 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다. 적인지, 아군인지 구별도 안 가는 사람에게 이 정도의 거리를 내줬다면 금명하가 대항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명하로서는 일단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먼저였다.


“누구시죠?”

“본인은 금의위의 첨사 지전국이라고 하네. 이번에 본인의 부하가 신세를 졌다고 하던데?”


“아, 왕량의 상관인가요?”

“그렇네.”

“헌데 무슨 일로 찾아오신 건지요?’

“부하의 일에 감사를 전하는 것도 있고, 물건에 대한 것도 있고 해서 왔네.”


지전국의 눈빛이 아수라도를 향하는 것을 보고는 금명하는 지전국이 찾아온 이유를 깨달았다.


‘이걸 챙겨가려고 왔고만.’


지전국의 의도가 너무도 뻔히 보였기에 금명하로서는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혈교를 해치운 것은 자신들이고, 금의위는 오히려 금명하 일행들에게 목숨을 빚진 것인데 말이다.

금명하는 정당하게 이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아니었다면 이것들은 혈교에게 넘어갔을 테니 말이다.


“이 물건은···”

“그 물건들은 자네들 덕분에 무사히 구할 수 있었으니 부하의 약속대로 자네들에게 주도록 하겠네.”

“···예?”

“왜 싫은가?”

“아, 아뇨!”

“그럼 가지게나.”

“그···저희가 그냥 가져도 상관없는 건가요?”

“자네들 덕에 가질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그건 맞죠. 근데 그냥 주니 조금 이상해서요.”

“무엇이 이상한가?’

“마교 장로의 신물하고 마교의 아이라면 당연히 귀한 물건일 것 아닙니까. 근데 이렇게 그냥 줘도 괜찮은 건가요?”

“음···그러면 대가를 하나 주게나.”

“역시···뭘 드려야 됩니까?”

“별건 아니네. 그냥 앞으로 본인과 친하게 지내지 않겠나?”

“예? 그게 무슨···”

“별 의도는 없네. 본인과 친하게 지내기 싫은 건가?”

“그것은 아닌데···”


지전국의 표정은 굉장히 순수해 보였다. 그저 자신과 친하게 지내고 싶을 뿐이라는 얼굴이었다.

물론 친하게 지낼 수야 있다지만 그 말을 하는 지전국의 분위기가 너무도 음험해 보였다.


“황실과 친해지라는 것도 아니고, 금의위와 친해지라는 것도 아니네. 그저 나와 친하게 지내자는 것일 뿐일세.”


금명하는 음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지전국과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있겠나. 마교 장로의 신물이라는 이 도도 가지고 싶었고, 금의위가 유중호를 데려가서 뭔 짓을 할지 모르니 유중호도 줄 수는 없었다.


“알겠어요. 친하게 지내시죠.”

“그래, 자네 이름은 무엇인가?’

“금명하라고 해요.”

“금명하? 흠···금씨세가의 자제인가?”

“어찌 아셨어요?”

“중원에 금씨가 흔한 성씨는 아니지. 혹시나 찍어본 것인데 맞았구만.

뭐, 아무튼 반가웠네. 나는 한가한 사람이 아닌지라 이제 그만 가봐야겠어. 그럼 다음에 또 보세. 금 공자.”

“아, 예, 뭐.”


금명하는 엉겁결에 인사까지 하며 금의위의 위에서 3번째 직급인 첨사와 친한 사이가 되어 버렸다.


떠난 지전국은 다른 건물의 지붕에서 금명하가 있는 의원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재밌는 아이군. 저 어린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다니. 일단은 친한 사이부터 시작하는 거지.

그 자와 같이 만들 수도 있겠구나. 크크.”


그러고는 지전국의 신형이 사라졌다.

지전국이 어째서 저런 말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금명하가 좋지 않은 인연을 만들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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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2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38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4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2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60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4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2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9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4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1 59 13쪽
»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6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3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4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9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3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3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2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9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5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3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7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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