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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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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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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작성
21.06.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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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2화 뱃멀미

DUMMY

약을 먹었음에도 아무 변화가 없어 음소도는 의원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머리속이 의원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


‘내 그 놈을 지금 당장···!’


하지만 음소도가 지금 당장 의원을 벌할 수 있을 리 없다.

일단 배에서 내릴 방법도 없을 뿐더러 효과 없는 약을 먹인 것에 짜증을 내고 있는 금명하가 있기 때문이다.


“음 노인, 그 약들 얼마에 사 온 거야?”

“은화 3냥입니다···”

“내가 음 노인한테 얼마를 줬지?”


금명하는 이전에 음소도가 돈이 없어 숙소를 들어가지 못한 경험이 있었으니 약간의 돈을 맡겨 뒀었다.

헌데 음소도는 맡긴 돈으로 사기를 당하고 왔으니 금명하로서는 어이없는 것이 당연했다.


“은화 5냥입니다···”


은화 5냥이면 일반 무인의 한달치 급여인데 음소도는 약팔이에게 속아 3냥이나 써버린 것이다.


“내가 사기꾼에게 속으라고 그 돈을 준 건 아니잖아?”

“죄, 죄송합니다···금 공자님이 혹시나 힘드실까봐 샀던 것인데 설마 사기꾼일 줄은···”


금명하는 음소도가 자신을 위하여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에 더 이상 음소도를 탓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속이 안 좋아서 탓하지 않는 것이 더 컸다.


“앞으로는 그러지마.”

“봐, 봐주시는 겁니까?”

“왜? 그럼 욕이라도 해줄까?”

“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금명하는 음소도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뱃멀미를 안 하는 음소도가 부럽기도 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처량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 가 봐. 음 노인···어?”

“왜 그러십니까?”

“속이···속이 괜찮아졌어.”

“예?”

“그 약 덕분인가?”

“이것이 정말 효과가 있다는 겁니까?”

“그런 것 같은데? 속이 개운해졌어.”

“그 자가 사기꾼이 아니었군요.”

“은화 3냥에 샀다고? 몇 개나 샀는데?”

“홍보나 해달라며 나머지까지 모두 줘서 총10개를 주었습니다.”

“이 대단한 약이 10개에 은화 3냥이라···좋은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렇습니다. 헌데 이상한 점이···”

“무슨 이상한 점?”

“꼭 하루에 한 알만 먹으라 했습니다.”

“한 알만 먹어도 이리 상쾌한데 더 먹을 수가 있나?”

“그러게 말입니다.”


이들의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할 수 있었다. 한 식경이 자나자 금명하의 울렁거림이 다시 찾아왔다.

몸이 괜찮아져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금명하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음 노인!”


음소도는 금명하의 뒤를 따라다녔기에 곧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또 속이 안 좋아···다시 메스꺼워 머리는 핑핑 돌고.”

“예? 아까 약으로 치료된 거 아니었습니까?”

“몰라···”

“아, 설마 의원이 하루 한 알만 먹으라는 뜻이 지속시간이 짧아서 그랬던 건가요?”

“그걸 내가 어찌 알아. 암튼 됐고, 한 알 더 줘 봐.”

“아, 안됩니다. 의원이 꼭 하루 한 알만 먹으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지금 죽을 것 같으니깐 하나만 더···하나 정도는 괜찮을 거야.”

“안됩니다. 애초에 한 알 더 먹는다 해도 한 식경 후면 또, 이 상태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지금이 중요해. 빨리···”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이상 안됩니다.

이 약은 머릿속을 활발하게 만들어 뱃멀미를 안하도록 만든다 했는데 제가 예상하기론 많이 복용하면 바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보···?”


금명하는 바보라는 말에 고민했다. 지금 당장 죽을 것 같이 힘들었지만 죽는 것은 아니다. 또한, 배를 내리면 이 모든 것은 끝나게 된다.

헌데 바보가 되면 언제까지 바보로 살지 모르니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알았어···”


금명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조금 힘들다고 평생을 바보로 살아갈 수는 없잖은가.

음소도도 약을 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혹시나 금명하에게 문제가 생길까 싶어 줄 수가 없었다.


“금 공자님, 조금만 더 참으십시오.”

“아직 하루도 안 갔어. 6일이나 남았다고···”

“그, 그렇긴 하죠.”

“하···됐어. 그냥 잠이나 잘게. 잘 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뱃멀미를 할 때에는 머리가 어지러워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피곤한데도 잘 수 없는 것이다.

음소도는 금명하가 잔다는 말에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금 공자님, 점혈이라도 맞아서 6일 내내 자는 것은 어떤 가요?”

“점혈?”

“예, 수혈을 짚는다면 점혈이 풀리기 전까지 깨지 못할 겁니다.”

“그럼 빨리 해줘봐.”

“예?”


음소도는 당황했다. 점혈은 혈자리를 익히고, 그 혈자리에 자신의 기운을 넣어 혈을 자극하는 일이다.

그런 대단한 일을 옴소도가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저는 못합니다···”

“뭐? 그럼 왜 말한 거야?”

“아! 아마 방 대인께서는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스승님께서는 아프시잖아!”

“아···그럼···아! 남궁 아씨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님이?”

“예, 남궁 아씨는 절정의 무위를 가지고 있는데다 똑똑하기까지 하시니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빨리 가자. 더는 못 참겠어···”


음소도는 금명하를 데리고 남궁연에게로 향했다. 음소도는 곧바로 남궁연을 찾았지만 남궁연은 점혈을 해 줄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미안해···도움이 되지 못하네···”

“아니에요. 누님. 음 노인이 멋대로 생각해서 그런 거죠.”


남궁연도 멀미로 인해서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음소도는 잠시라면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약이 있다.


“남궁 아씨, 이걸 드시죠.”


음소도가 약을 하나 건네준다. 처음보는 약이기에 남궁연이 음소도에게 무슨 약인지 물었다.


“무슨 약인가요?”

“한 식경간 뱃멀미가 사라지는 약입니다.”

“예? 그런 게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어요.”

“이미 금 공자님이 드시고 효과까지 확인했습니다.”

“그럼 한번 먹어 볼 게요.”


남궁연은 금명하가 먹었다는 말에 곧바로 약을 먹었다. 역시나 금명하와 마찬가지로 남궁연도 그 효과가 바로 나오지 않았다.

음소도는 남궁연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기에 먼저 말했다.


“금 공자님이 먹으셨을 때도 약간의 시간이 걸렸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예.”


남궁연도 기다린지 얼마 되지 않아 머릿속이 맑아졌다. 배 위에서 이런 멀쩡한 감각은 처음인지라 얼떨떨했다.

남궁연은 이 약이 무슨 약인지 궁금했지만 일단은 금명하가 먼저였다.


“그럼 시작할 게요.

명하야 저항하면 안돼.”


점혈은 기운으로 상대의 혈자리를 짚는 것이기에 초절정인 금명하가 기운으로 저항한다면 남궁연의 점혈이 금명하에게 통할 리 없다.

하지만 금명하는 저항은커녕 구역질을 참는 것도 힘들어 보였기에 남궁연이 점혈을 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남궁연은 지식을 익히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이라 해도 언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니 점혈을 위한 혈자리도 미리 익혀 두었다.

하지만 남궁연이 점혈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이 처음이지만...”


남궁연이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기도 하고, 금명하의 상태가 좋지 않기도 했기에 금명하는 듣지 못하였다.

옆에 있던 음소도는 남궁연의 말을 들었지만 굳이 금명하에게 전하지 않았다.

그저 금명하의 무운을 빌 뿐이었다.


남궁연이 수혈의 혈자리를 짚기 시작했다. 책으로 보는 것과 실제 사람의 혈을 짚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책에서는 보통 남성의 혈자리를 제공했지만 금명하는 그보다 어리고, 체구도 작았기에 혈자리가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었다.


남궁연이 혈을 찌르자 금명하의 다리가 번쩍 들어올려졌다.

이 황당한 일에 혈을 찌른 남궁연과 찔러진 금명하, 옆에서 지켜보던 음소도가 놀랐다. 남궁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이게 왜 이러지?”


그 말과 함께 다른 곳도 찔러 보기 시작하는데 잠에 들기는 고사하고, 다른 신체 부위만 반응하더니 이제는 몸이 꺾여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


남궁연은 자신이 만든 결과를 보고는 뻔뻔하게 말했다.


“휴~재웠네.”

“누님!”

“하하, 장난이야. 그나저나 왜 이런 거지. 분명 책에서 본 혈자리대로 눌렀는데.”


남궁연이 금명하의 몸을 다시 한번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남궁연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음소도가 명안을 내놓았다.


“방 대인께 묻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방천은 화경의 무인이고, 나이를 지긋이 먹은 노고수이기도 하다. 그런 방천이라면 혈자리 정도는 꿰고 있을 것이 당연했다.


“혹시 데려와 주실 수 있을까요? 너는 명하의 몸을 조금 더 확인해 볼 게요.”

“예, 알겠습니다.”


음소도가 방천을 데리러 가고, 몸을 기괴하게 꾀고 있는 금명하와 그 몸을 확인하고 있는 남궁연만이 남아있다.

남궁연은 금명하의 몸 여기저기를 만져보며 자신이 혈자리를 제대로 찌른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남궁연의 손길이 금명하에게 닿으니 금명하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몸이 간질간질한 이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순 없었지만 절대 나쁜 감정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남궁연이 잠시간 금명하의 몸을 더듬고 있던 때에 음소도가 방천을 데리고 나타났다.

방천은 금명하의 몸이 기괴하게 꼬여 있는 것을 보고는 혈자리를 잘못 눌렀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자네가 한 건가?”

“네, 책에서 본대로 했는데 다른 부위만 반응해서···”

“점혈을 처음하는 자들이 대게 이런 실수를 하게 되네.

보통 흔히 하는 착각이 모든 인간의 혈자리가 같은 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책은 그저 보통 체격의 남성을 상대로 적혀 있기에 명하와는 혈자리가 다를 수밖에.”

“아, 그래서 제 점혈이 통하지 않았던 거군요.”

“명하는 약관의 나이도 되지 않았으니 혈자리는 조금 더 안쪽에, 더 낮은 곳에 존재할 것이네.

그리고 점혈을 할 때에는 기감으로 상대의 혈자리를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군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가르침 감사합니다.”

“별거 아닐세. 자, 그럼 명하의 혈자리를 풀어야 하니 내가 짚어주는 곳에 혈을 짚게.”

“예? 하지만 방 대인께서는 지금 기감을 느끼지 못하시는 거 아닌가요?”

“기감은 느끼지 못하지만 평소 봐오던 것이 있으니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혈자리는 한눈에 볼 수 있네.”

“아, 알겠습니다.”


방천이 혈자리를 알려주고, 남궁연이 그곳을 찌른다. 이것은 남궁연에게는 더 없는 공부가 되었다.

고수가 직접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니 말이다.


지금 짚고 있는 혈은 수혈이 아닌 금명하의 몸을 풀기 위한 점혈이다. 남궁연의 점혈이 풀린 금명하는 뻐근한 몸을 연신 풀었다.


“누님, 힘들었어요.”

“미안, 명하야.”

“근데 한 식경이 지났는데도 누님은 힘들지 않으신가봐요?”


금명하의 말대로 남궁연이 약을 먹은지 한 식경은 넘게 지났음에도 남궁연은 멀미를 하지 않고 있었다.

남궁연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방천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약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하지만 방천도 약의 정체에 대해선 그저 추측만 할 뿐 확실히 알고 있지 못했다.


“약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자네가 멀미를 안 하는 것은 약이 자네의 체질을 바꾼 것 같네.”

“그럴 수가 있나요?”

“어떠한 약도 많이 먹게 되면 그 사람의 체질을 변화시키게 되지.

이번 경우는 자네의 몸에 약이 잘 받았던 것 같구만.”

“다행이네요.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


금명하는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은 왜 체질이 바뀌지 않는지 의문이었다.


“음 노인, 약 줘 봐.”


한번으로 체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먹으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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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2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37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3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2 53 12쪽
» 42화 뱃멀미 +2 21.06.14 4,160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3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1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8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3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0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5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2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3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9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3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2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1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7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3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6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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