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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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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작성
21.06.0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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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12쪽

22화 남궁연의 슬픔

DUMMY

가지고 있는 모든 내공을 끌어다 쓴 금명하는 다음날 오후가 돼서야 눈을 떴다.


“여긴 어디···?”


금명하가 눈을 끔뻑이며 말하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의원이 말한다.


“남궁세가의 의원입니다. 일단 이걸 먼저.”


금명하는 눈앞의 의원이 내미는 약탕을 받아 마셨다. 굉장히 썼지만 의원이 눈앞에서 먹는 걸 기다리고 있으니 다 마실 수밖에 없었다.

금명하는 다 먹은 그릇을 의원에게 주며 물었다.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죠?”

“가주님께서 업고 들어오셨기에 저도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수련을 하다 탈진하신 것 같습니다.”

“탈진이요?”


금명하는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연무장으로 향하여 검법을 펼치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숙부에게 물어보면 되니 금명하는 침상에서 일어났다.

금명하가 일어나는 것을 본 의원이 다급히 일어나 금명하의 상태를 물었다.


“움직이는데 무리는 없으십니까?”


의원의 걱정도 무리는 아니었다. 어제의 금명하는 기운이 모조리 빠져 탈진했으니 말이다.

금명하는 몸을 대충 움직여 보니 별 특이한 점은 없었다.


“예, 무리는 없어요.”

“다행입니다. 수련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무리하시면 또 업혀 올 수도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의원이 자신을 걱정하여서 하는 말일 테니 금명하는 흘려듣지 않았다.


”예, 그럼 가 볼게요. 감사합니다.”

“예, 조심하십시오.”


남궁성이 금명하에게 기운을 채워줬다지만 그것은 금명하의 몸을 치료해주는 것은 아니었기에 의원은 밤을 꼬박 새워 금명하를 치료했다.

뜸과 침을 이용하여 밤새 금명하의 기운을 북돋고, 무리한 곳들을 풀어주느라 피곤했던 의원은 인제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금명하는 곧바로 남궁성에게로 향했다. 남궁성은 대부분을 집무실에서 보내니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똑똑


금명하가 집무실의 방문을 두들기고는 말했다.


“숙부님,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들어오려무나.”


금명하가 집무실로 들어가니 방안에는 남궁연도 있었다.

남궁연은 금명하를 한번 바라보고는 남궁성에게 인사를 한 뒤 밖으로 나갔다.

금명하는 지나가는 남궁연에게 인사를 건넸다. 같은 항렬이지만 자신이 동생이기에 먼저 인사를 건넨 것이다.

하지만 남궁연은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

뻘쭘한 금명하가 머리를 긁적이며 남궁성을 바라보니 남궁성이 사과한다.


“미안하구나, 명하야. 연이도 원래부터 저러진 않았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너에게까지 알릴 치부는 아니지만 내 아내, 연이 엄마는 병으로 죽었단다.”


금명하는 그저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남의 가정사에 자신이 끼어들 순 없을 테니 말이다.


“남궁세가의 가주라는 직책은 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 했다.

고명한 의원들도 치료할 수가 없어 나는 중경에 있다는 의선에게까지 가보았다. 하지만 의선조차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이라더구나.”


의선(醫仙). 그의 별호는 의술로서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기에 붙여진 별호이다.

금명하 또한 의선을 대충 이야기로는 들은 바 있기에 의선조차도 고칠 수 없는 병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병이었길래 의선도 고치지 못한 건가요?”

“병의 이름도 알 수 없더구나. 무인이 아니었음에도 몸에서 기운이 계속 새어 나가는 알 수 없는 병이었지.

의선이 말하길 자신은 치료할 수 없고, 뛰어난 고수가 필요하다더구나.”

“의선이 고칠 수 없다면 누가 고칠 수 있는 건가요?”

“기혈을 뒤틀어 새로운 단전을 만들고 체질을 바꿀 수 있는 현경의 무인이 필요하다더구나.”

“그렇다면 해결된 것 아닌가요?”


남궁성은 현경의 무인이니 조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아내가 죽었다면 무슨 일이 있었다는 소리다.


“그때의 나는 현경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아내를 데리고 사천까지 쉬지 않고 달려 현경의 무인을 찾아갔지.

그때는 정마전쟁이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던 때라 문제없이 갈 수 있었단다.

하지만 아내는 그 기간을 못 버티고 그만 세상을 떠나버렸다. 내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웠던 것이지.”

“그런···”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가주의 일은 내팽개친 채, 술만 마셨다.

연이는 그때부터 저렇게 말수가 없어졌다. 나를 위해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돌아간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내가 그리 행동하니 어쩔 수가 없던 게지.

연이는 그때부터 남궁세가에 관여하기 시작해 가주가 일을 돌보지 않는데도 남궁세가가 몰락하지 않도록 버텨주었다.”


남궁성이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자신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남궁세가의 식구들에게 미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혼자만의 상실감 때문에 다른 이들을 2년간 힘들게 했으니 말이다.


“2년간 그리 살고 있으니 연이가 연못에서 울고 있더구나.”

“연못은 왜요?”

“연못은 연이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지.”

“아, 그래서···”


금명하가 연못에서 남궁연을 봤을 때를 떠올렸다. 그런 일 때문에 남궁연의 모습이 처량해 보였다.


“연이가 우는 모습을 본 뒤로 나는 잘못을 깨닫고 다시 열심히 살았다.

가족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죽을힘을 다해 노력했지.

그 덕분에 지금은 현경의 경지를 이룬 데다 남궁세가의 상황도 많이 좋아졌다.

명하야, 내 이 말을 꺼냈던 이유가 있다.”

“어떤 이유인가요”

“연이를 웃게 만들어 주려무나.”

“예?”

“벌써 그 아이의 웃음을 보지 못한지 몇 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구나.

네가 그 아이의 아픔을 지워줄 수 있겠느냐?”

“그 말씀은···저보고 연 누님과 혼인하라는 건가요?”

“음?”


남궁성이 금명하를 쳐다보았다. 금명하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남궁성을 쳐다보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내 말은 친하게 지내 달라는 것이다.”

“아, 그런 거였군요.”

“왜, 연이를 좋아하느냐?’


남궁성이 주먹을 꽉 쥐었다. 저 주먹은 좋다고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금명하는 남궁연의 외모에는 관심 있었지만 외모를 제외하고는 딱히 마음에 드는 점이 없었기에 부인했다.


“아뇨, 아뇨. 그럴 리가요.”

“음? 연이가 별로라는 것이냐?”


남궁성이 더욱더 거세게 주먹을 쥐었다. 저 주먹은 자신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딸이 마음에 안 든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주먹이었다.


‘나보고 어쩌라고!’


금명하는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궁리하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닙니다! 저 같은 게 어찌 감히···저는 너무도 미약하여 연 누님의 남자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허허, 아직은 그렇기는 하지.”


그제야 남궁성이 기세를 풀고는 자세를 편히 했다.

금명하의 대답이 마음에 든 것이다.


“연이를 좋아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외모, 지혜, 재력,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아이이니 명하, 네가 사모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니! 내가 강해지게 만들어주마. 비록 연이가 너의 마음을 받아줄지 모르겠다만 연이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되어야지!”

‘어라···이게 아닌데···?’


금명하는 의도치 않은 상황에 어이가 없었지만, 자신은 남궁연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한다면 남궁성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부정할 수 없었다.


“가자꾸나!”


남궁성은 금명하를 잡고 빠르게 연무장으로 향했다.

경공까지 펼치며 연무장에 도착한 남궁성은 곧바로 금명하를 가르칠 생각이다.

남궁성이 의욕이 넘치게 되면 고생하는 것은 금명하일 것이 뻔했다.

방금도 금명하는 남궁성의 손에 잡힌 채, 이곳으로 왔는데 내공으로 몸을 보호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다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남궁성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듯 금명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 명하야. 일단 너는 내공이 너무도 미약하다.”


금명하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의 내공으로도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는데 내공이 부족하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이것은 절정의 무위에 빠져 자신의 문제점을 모르는 금명하와 의욕이 넘쳐 한계점을 높게 잡은 남궁성이 함께 만든 오해였다.


금명하는 내공이 부족한 것이 맞다. 내공심법 자체가 삼류이니 내공이 비약적으로 늘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금명하는 삼류 내공심법으로도 내공을 꽤나 모았다.

금명하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절정의 경지가 가지는 내공은 어마무시했지만 다른 절정 무인에 비한다면 보잘것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의욕이 넘치는 남궁성이 기준점을 초절정의 초입으로 잡았다는 것이 가장 문제였다.

초절정의 초입이라면 사실상 초절정으로 봐도 무의미하니 절정 무인에게는 바라면 안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숙부님, 저는 의기발현을 할 수 있는데요?”

“어허! 너의 내공심법이 너무도 허접하여 너의 재능을 못 따라오고 있다.”

“재능이요···?”

“그래. 너의 재능은 지금 당장 초절정에 있더라도 문제없을 만한 재능이다. 그렇기에 내공심법을 하나 알려주려 한다.”


의욕이 넘친다 해도 남궁성은 현경의 경지를 이룬 무인이다. 그가 금명하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할 리 없었다.


“어떤 내공심법인가요?”

“천뢰제왕신공(天雷帝王神功). 남궁세가의 내공심법이다.”

“이름부터가 대단해 보이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지. 가주에게만 주어지는 내공심법이니 말이다.”

“예? 그런 것을 저에게 알려주셔도 괜찮으신 건가요?”

“다른 곳에 가서 말하고 다닐 것이냐?”

“아뇨, 그런 건 아닌데···”

“그럼 된 것 아니냐.”

“하지만···”

“어허, 내가 그리한다 했으면 그리하는 것이다. 너는 구결이나 잘 듣고 외거라.”

“옙.”


천뢰제왕신공은 남궁세가의 가주만이 배울 수 있는 내공심법이다.

세가의 가전무공을 외부인에게 알려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가주가 그리한다는데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더군다나 가주가 검왕이라면 장로가 말한다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었다.


남궁성이 구결을 읊어주자 금명하가 머리에 익힌다.

금명하는 꽤 좋은 두뇌를 가졌기에 한 번 읊어 주었음에도 정확히 기억할 수 있었다.


“자, 전부 기억하였느냐? 아무래도 한 번에 모두 기억하기는 어렵겠지. 한 번 더 읊어주겠다.”

“아뇨, 숙부님. 외기는 다 외웠는데 문제가 있어요···”

“음?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냐?”


그 문제는 간단했다. 그건 바로 금명하가 구결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방천이 금명하에게 내공심법을 알려줄 때에는 구결을 풀이해주고 그에 더불어 방법까지 알려주었기에 쉽게 할 수 있었다.

헌데 남궁성이 구결만을 알려주니 금명하는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궁성은 당황하지 않고 금명하의 나이를 생각하며 이해했다.


“그래, 너는 아직 어리니 모를 수 있지. 내가 쉽게 설명해주마.”


남궁성이 천뢰제왕신공의 구결을 풀어서 쉽게 알려주었고, 거기에 더불어 기운을 어떻게 이행하여야 하는지까지 알려주었다.


“자, 어떠냐. 할 수 있겠느냐?”

“한 번 해 볼게요.”


금명하가 가부좌를 튼 상태로 천뢰제왕신공을 운용했다.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별다른 점은 느끼지 못하였으나 어쩐지 상쾌한 기분이 느껴졌다.


“숙부님, 아직은 처음이라 잘 모르겠네요.

어? 근데 왜이리 하늘이 어둡죠?”


금명하는 신시부터 천뢰제왕신공을 운용했다.

잠깐 운용한 것 같았는데 하늘이 어두워져 있었다.


“명하야, 네가 그러고 있는지 두 시진이 지났다. 굉장한 집중력이구나.”

“예? 그럼 지금이 유시인가요?”

“그래.”


금명하는 두 시진이나 부동자세를 유지했는데도 몸은 결리는 것이 없고, 오히려 상쾌한 것이 이상하기만 했다.


“앞으로 매일 천뢰제왕신공을 운용하거라.”

“예, 알겠습니다.”

“돌아가자꾸나.”


남궁성이 금명하를 데리고 가는데 어쩐지 금명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제 겨우 천뢰제왕신공을 한 번 운용했을 뿐인데 미약하지만 내공이 좀 더 늘어난 것만 같았다.


작가의말

숙부가 백부로 잘못 쓰여있는 것 보고 수정했습니다.


백부 -> 숙부

장문인에서 가주로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 수정이 불가능해서 이렇게라도 알립니다

장문인 -> 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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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1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37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3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2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59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3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1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7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3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0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5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2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3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8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2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2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1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7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3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6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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