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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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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6.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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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7화 악의 씨앗

DUMMY

의원에 들어온지 2주가 지나갈 즈음에 드디어 방천이 눈을 떴다.

몸에 있는 상처들은 아물기 시작하여 큰 상처들은 작은 상처로 탈바꿈했지만, 지금 방천에게 가장 큰 상처는 내상이다.

혈수마왕과 싸우며 얻은 내상은 지독한 마기 때문인지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음소도가 선기를 전해주고 있기에 망정이지 음소도가 없었다면 방천이 회복하는데 1년···아니, 몇 년이 걸리더라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중상이던 방천과는 달리 금명하의 상처는 이제는 구멍의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 모두 나았다.

무인의 육체는 일반인보다 더 강한 힘을 내는 것뿐만이 아닌 이렇게 상처의 회복에서도 큰 효율을 보여준다.

또한, 무인이 익히는 내공심법은 내공을 쌓는 것뿐만 아니라 내공의 회복과 육체의 회복을 모두 도와주기에 금명하가 이렇게 빠르게 회복할 수 있던 것이다.


금명하는 의원에 들어온 날부터 눈을 뜨면 방천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수련을 하러 간다.

오늘도 여전히 방천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금명하를 방천이 침상에 앉아서 마주했다.


“명하, 왔느냐.”

“스승님! 일어나셨습니까!”


금명하가 방천이 일어난 것을 기뻐하며 맞이했다.


“그래, 방금 일어났단다. 그보다 얼마나 지난 것이냐?”

“2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2주라···꽤나 오래 누워있었구나.”

“아닙니다. 스승님, 푹 쉬십시오. 저도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주에나 출발하자꾸나. 내상은 여정을 하면서도 회복할 수 있으니 굳이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 외상만 회복된다면 출발하자꾸나.”

“완쾌하시고 가시는 것이···”

“그럴 순 없지. 모용세가는 지금도 증거를 지우고 있을 거다. 그러니 빨리 가야하지 않겠느냐.”


방천의 뜻이 이리도 확고한데 금명하가 어떻게 더 말할 수는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출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거라.”

“참, 스승님. 스승님께서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금명하가 유중호를 데려오고, 아수라도를 꺼내 보여주었다.


“스승님, 그때 혈교와 싸우고 얻은 것들입니다.”


금명하가 도를 먼저 보여주니 방천은 보자마자 범상치 않은 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방천이 도의 헝겊을 약간 벗기자 귀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건 대체···”

“마교 장로의 신물이라 했습니다.”

“혈교가 어째서 마교의 신물을···그럼, 저 아이는 누구냐?”

“이 아이의 이름은 유중호라고 합니다. 마교에서 키우던 아이라고 하는데 무공도 못하고 재능도 없는데다 겁도 많은데 어째서 마교에서 키운지 모르겠습니다.”


방천이 유중호를 유심히 보았지만 방천이 보아도 특별한 것은 찾을 수 없었다.

유중호는 극히 평범하고 약하디 약한 아이일 뿐이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마교에 있을 적에 마교인들에게 괴물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괴물? 흠···이리 와 보거라.”


유중호가 방천에게로 다가갔다. 방천은 아무리 유심히 봐도 평범한 아이가 어째서 괴물이라 불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 가까이 오거라.”


방천은 유중호의 몸을 매만졌다. 특이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몸에도 특이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흠···기운이 이상한 것인가?’


방천이 유중호의 몸을 잡고 기운을 느껴보았다. 무공 수련이 안되어 있다는 점과 척 보았을 때에도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그럴 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마교가 유중호를 키울 리도 없고 괴물이라 부를 이유도 없었다.

방천이 내상을 입어 기운을 운용할 순 없었지만 어떠한 성질을 띄고 있는지 정도는 확인이 가능했다.

역시나 유중호의 기운은 너무도 미약하여 확인할 것도 없었다. 헌데 점점 기운을 느낄수록 불길한 느낌이 엄습해왔다.


‘기운은 너무도 미약하지만 확인해갈수록 무언가에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설마···혈맥이 막혀 있는 건가?’


무인이 아무리 수련을 하더라도 내공이 쌓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바로 누군가 일부러 혈맥을 막아 놓은 경우이다.


‘아니, 뭔가 다르다. 이것은 그런 정도가 아니다. 조금만 더 확인해보면···!’


방천이 약간 무리해서 기운을 운용하여 유중호의 깊은 곳의 기운까지 확인하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대한 마기. 아니, 마기보다 더욱 본질적인 그것은 악의 근원과도 같았다.

마기는 선기에 약하지만 방천의 선기는 그 악의 근원 같은 마기에 비한다면 한낱 보잘 것 없는 기운이었다.


방천은 얼른 유중호의 몸에서 손을 땠다. 황급히 손을 때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몸에서 그 마기가 느껴진다.

방천은 식은 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였다.


“스승님! 왜 그러십니까! 스승님!”


방천은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고는 금명하에게 말했다.


“아니다, 아니다. 명하야. 그만 가보거라. 혼자 있고 싶구나.”

“괜찮으신 겁니까?”

“괜찮다. 그만 나가보거라.”

“예, 알겠습니다···”


금명하가 유중호와 함께 밖으로 나가고 방천만이 병실에 남게 되었다.

병실에는 다른 환자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중환자들이었기에 말도 못하는 채로 누워만 있어 병실은 너무도 고요했다.

방천은 방금 전 느꼈던 유중호의 기운을 되뇌었다. 악으로만 가득 찬 그 기운은 한낱 어린 아이에게 있을 만한 기운이 아니었다.

마교 교주도 그만한 기운을 가졌을 지가 의문이 들 정도로 유중호에게 있는 기운은 너무도 악독했다.


유중호가 수련을 하더라도 무공이 늘지 않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유중호가 무공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만약 자신의 몸안에 있는 기운을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최강최악의 무인이 탄생하여 그 누구도 유중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유중호가 기운을 다뤄 옳은 일을 행한다면 잘 된 일이겠지만 유중호의 몸 속에 있는 기운은 악독하다.

그 기운이 유중호를 잡아먹고 유중호의 몸을 지배한다면 중원에는 또다시 피바람이 불지도 모른다.


방천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당장 유중호를 죽이고 후에 일어날 대참사를 막던지, 유중호가 힘을 잘 다룰 수 있도록 기대할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아이를 죽이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둔다면 후에는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

고민이구나...’


명목상 악의 씨앗을 처리하는 것이지만 지금 유중호는 한낱 어린아이에 불구하다.

방천은 뼛속부터 도사인지라 차마 아이를 죽인다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일행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금명하는 방에서 나가 곧바로 남궁연에게 향했다.

방천이 깨어났으니 남궁연과 남궁적, 음소도에게도 알려야 한다.


“누님! 스승님께서 깨어나셨어요!”


남궁연이 놀라 되물었다.


“정말? 방 대인께서 깨어나셨어?”

“네, 누님. 방금 가보니 깨어 계셨어요.”

“그럼 바로 가봐야겠다.”


남궁연이 바로 병실로 향하려 하자 금명하가 남궁연을 막아섰다.


“누님. 안 가셔도 돼요.”

“응? 왜?”

“스승님께서 혼자 있고 싶으시다며 나가라 하셨어요.”

“음···그래도 방 대인과는 해야 할 얘기가 있어.

방 대인의 몸 상태도 확인해 봐야 하고.”

“아, 스승님께서 다음주에 출발하자 하셨어요.

내상은 가면서도 치료할 수 있으니 외상만 낫고 바로 가자고 하셨어요.”

“하지만 내상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는 것은 좋지 않은데···”

“뜻이 확고하셔서 저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점심쯤에 가서 만나봐야겠어.”

“그러시죠. 그럼 저는 그때까지 수련이나 하고 있을 게요.”

“그래. 수고해.”


금명하는 남궁연의 방을 나가 마당으로 향했다.

지금 금명하는 초절정에 걸맞는 육체와 내공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곧, 다음 경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말이 된다.

금명하는 다음 경지로 나아가기 위해서 두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했다.


‘검법을 수련하는 것이 육체를 단련하는 데에는 가장 좋은데, 내공심법을 수련할 때는 정좌를 틀고 해야 되니 두가지를 한번에 할 수 없다는 게 제일 아쉽네.’


금명하는 자리에 앉아 내공심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내공심법은 종류가 수도 없이 많아 방법 또한 그만큼 많다.

그럼에도 통일되는 것은 자리에 앉은 채로 자연에 떠도는 기운 중 불순물을 제외한 기운만을 단전으로 들이는 것이 기본적인 틀이다.


금명하는 내공심법을 수련할 때마다 이와 같은 내공을 쌓으면서 다른 수련도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을 했다.

하지만 다른 자세로 내공을 수련하려 하는 경우, 원래 자세만큼의 내공이 쌓이질 않는다. 아니, 아예 쌓이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이러한 고민을 방천에게도 말했었는데 방천은 이 문제를 이미 모든 무인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현경의 고수들은 이미 내공에 통달한 상태가 되어 어느 자세에서도 내공을 수련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싸우는 중에는 안되겠지만 말이다.


금명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경의 무인이 할 수 있다면 나도 못할 거야 없지. 비록 내가 초절정이라지만 방법만 깨닫는다면 할 수 있을 거다.’


금명하가 일어서서 천뢰제왕신공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천의 말대로 내공은 미약하게 쌓였다.


‘역시 안되는 건가···’


금명하가 포기하려던 때, 문득 생각지도 못한 것이 떠올랐다.


‘미약하게 모인다는 것은 모이긴 한다는 거잖아···!

어차피 처음에 앉아서 내공심법을 수련할 때는 내공을 느끼지도 못했으니까 계속해서 수련하다 보면 앉아서 하는 것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명하는 그 자리에 서서 계속해서 천뢰제왕신공을 수련하였다. 하지만 한 시진을 수련해도, 두 시진을 수련해도 미약한 것은 똑같았다. 그래도 금명하는 포기하지 않았다.

처음 앉아서 내공심법을 수련할 때도 내공은 느껴지지 않았고, 내공이 느껴지더라도 그것은 매우 미약했다.

이미 겪어본 현상을 다시 겪어보는 것일 뿐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또 천천히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슬슬 누님한테 가볼까?”


금명하는 두 시진 넘게 서있어 저리는 다리를 이끌고 남궁연에게로 갔다.

남궁연도 딱 방천에게 향하려 했었는지 자신에게로 향하는 금명하와 마주칠 수 있었다.

남궁연이 남궁적과 음소도에게도 이야기했는지 그 둘도 남궁연과 함께 가고 있었다.


“어? 누님?”

“마침 잘 왔어. 나도 나가려 했는데. 같이 가자.”

“옙.”


다 같이 병실로 향하니 방천은 아직도 침상에 누워있었다.

금명하 일행은 방천의 상태가 아직도 심각한 것 같아 걱정으로 가득했다.


“저, 스승님···저희 왔습니다.”


금명하의 말에 방천이 침상에서 서서히 일어났다.


“명하 왔느냐?”

“예, 스승님. 다른 사람들도 같이 왔습니다.”

“그렇구나. 마침 할 말도 있었는데 잘 왔다.”

“예? 할 말이요?”

“그래. 모두 이리 오거라.”


방천의 말에 금명하 일행이 방천의 침상 옆으로 다가갔다.

방천은 금명하 일행에게 유중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방천의 이야기를 들은 이들의 반응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금명하는 별 상관없다는 듯한 반응이었고, 음소도는 호들갑을 떨며 두려움에 떨었다.

남궁적은 처음부터 마교의 아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지금 당장 죽이자 하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남궁연은 유중호가 남궁세가에 어떠한 이득을 가져올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 대단한 기운이라면 분명 큰 전력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렇다면···’


남궁연은 자신의 생각을 방천에게 이야기했다.


“지금 유중호라는 아이의 성격은 겁 많은 어린아이일 뿐이니 죽이는 것보다는 정파의 무인으로 키우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대단한 기운이라면 후에는 큰 전력이 될 텐데요.”


방천도 생각하고 있던 것이기에 남궁연의 생각에 동의했다.


“확실히 그렇지. 그 아이가 후에 옳은 일만을 행한다면 약한 자를 구하고, 악한 자를 벌하는 협객이 될 수 있겠지.”


“그렇다면 누가 그 아이를 가르쳐야 할까요?”

“마음에 생각해두기는 했단다.”

“아무래도 저랑 같은 생각이신 것 같네요.”


금명하는 둘이서 누구를 상정하고 이야기하는지 궁금했다.


“그게 누군데요?’


금명하의 말에 방천과 남궁연이 동시에 말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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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60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4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2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9 58 12쪽
»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4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0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5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3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4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9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3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3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2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9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4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6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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