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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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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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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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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DUMMY

남궁성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장로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남궁세가는 정파의 한 기둥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곳의 장로란 자들이 은인을 업신여긴다면 어떤 말이 돌겠는가.

장로들은 헛기침을 하며 남궁성의 눈을 피했다.


“험, 험, 확실히···남궁세가에 살수들이 침입할 수 있게 방비를 허술하게 한 것은 우리의 잘못이니 멸독정고단을 주는 방향으로 하지요.”


한 장로의 말을 시작으로 다른 장로들도 서서히 동의하기 시작했다.


“동감이오. 게다가 남궁세가의 핏줄을 살려주었으니 할 말이 없구려.”

“암, 그렇고말고. 멸독정고단과 은인의 목숨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은 당연히 은인의 목숨이지!”


이런 상황에서도 장로들은 머리를 굴렸는지 남궁세가에 이득을 될 수 있도록 방한을 제시하였다.


“은인에게 멸독정고단을 준 것을 조용히 퍼뜨려 이 소식을 중원이 알 수 있게 되면 참 좋을 것 같구려.”


남궁성은 이득만을 생각하는 장로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세가의 이득만을 쫓는 그들을 가주로서 문책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장로들은 오직 세가의 안녕을 위해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결론이 났다면 남궁성이 여기 있을 필요는 없다. 지금도 금명하는 죽어가고 있으니 당장 가서 멸독정고단을 먹여야 한다.


“그럼 회의는 여기까지 하고, 저는 곧바로 멸독정고단을 주러 가겠습니다.”


남궁성은 집무실로 돌아가 금고 안에 있는 멸독정고단을 꺼내 곧바로 금명하에게 향했다.

회의를 하는 사이에도 금명하는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남궁성은 금명하의 모습을 보고는 멸독정고단을 얼른 금명하의 입에 넣어 삼키게 하였다.

이제 더 이상 남궁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저 멸독정고단의 효능에 기댈 수밖에 없다.


‘멸독정고단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명하야, 꼭 버텨내거라.’


남궁성은 금명하가 분명히 일어날 것이라 믿고 밖으로 나갔고, 매일 아침마다 멸독정고단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6일째 되는 날 금명하가 눈을 떴다.

금명하는 눈을 뜨자마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익숙한 방이 보인다. 그제서야 금명하는 안심할 수 있었다.


“살았다···”


금명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더욱 강했더라면 아무런 피해 없이 그들을 끝장낼 수 있었을 텐데 이제서야 수련을 시작한 자신이 한탄스러웠다.


‘내가 더 일찍 수련을 시작했다면 당할 일도 없었을 거야···내가 더 강했더라면···’


금명하는 문득 남궁연이 생각났다. 자신이 살아있으니 남궁연은 살아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금명하는 밖에다 대고 외쳤다.


“여기! 누구 없나요!”


금명하가 부르자 밖에서 하인 한 명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깨어나셨습니까? 곧바로 의원을 불러오겠···”

“아뇨. 그보다 남궁연 누님은 무사하신가요?”

“아, 예. 금 공자님 덕분에 아씨가 무사하실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무사하시구나···다행이다.”


남궁연이 무사한지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아 금명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헌데 자신이 누워있던 자리에 이상한 것이 있다.


“제가 누워 있던 자리가 왜 이리 더러운 거죠?”

“아, 그것은 가주님께서 절대 금 공자님을 건들지 말라 하셔서 이불을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아, 아뇨. 그것이 아니라 저 검은 것들이 어디서 나온 건지 궁금해서요.”


“저것들은 금 공자님 몸에서 나온 겁니다.”

“제 몸에서요?”

“예. 가주님께 말씀드렸었는데 금 공자님의 몸을 확인하시더니 좋은 일이라 하시며 그냥 가셨습니다.”

“좋은 일이라···그럼 일단 숙부님한테 가볼게요.”

“예, 안내하겠습니다.”


금명하는 하인을 따라 회의실로 향했다. 마침 회의가 끝났기에 금명하는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인이 미리 남궁성에게 알렸기에 회의실에는 남궁성과 남궁연만이 남아있었다.

금명하는 들어가서 남궁성에게 인사했다.


“숙부님, 저 왔습니다.”


남궁성이 인사를 받는 것보다 먼저 남궁연이 반응했다. 남궁연은 금명하를 안았다.

금명하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른 채 가만히 있었다.

남궁성도 남궁연의 행동에 놀란 채 지켜보고 있다.

잠시간 금명하를 꽉 끌어 안고 있던 남궁연은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떨어졌다.


“···상태는 괜찮아?”

“아, 예. 괜···찮아요. 오히려 전보다 더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딸이 포옹하는 것을 지켜만 보던 남궁성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어험, 명하야. 그것은 내가 알려주마. 온 몸 구석구석 독이 침투하여 가만히 두면 죽을 것 같아 좀 좋은 해독약을 주었다.”


누가 멸독정고단을 조금 좋은 해독약으로 치부할까.

멸독정고단은 사천당가에서도 쉽게 나오지 못하는 해독약이다.

남궁성은 괜시리 금명하가 부담을 가질까봐 일부러 대단한 물건이 아닌 것처럼 말하였다.


“독이 해독되면서 원래 네 몸속에 쌓여 있던 독기들까지 모두 빠진 것 같더구나. 말하자면 환골탈태 비슷한 일이 벌어진 거지.”


“비슷한 것이라뇨? 환골탈태면 환골탈태지 비슷한 것도 있나요?”

“너는 몸 속의 독기는 빠졌지만 신체가 변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굳이 말하자면 반쪽짜리 환골탈태다.”

“그런가요···?”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있구나.”

“뭔가요?”


남궁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금명하의 앞으로 와 머리를 숙였다.


“숙부님! 왜 이러세요!”


금명하의 만류에도 남궁성은 계속 머리를 숙이고 있다.


“명하야, 고맙고도 미안하다. 경비만 허술하지 않았더라도 네가 일을 당할 리는 없었을 텐데···남궁세가의 가주로서 너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마.”

“숙부님, 저를 치료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러실 필요 없으세요. 얼른 고개를 드세요.”

“정말 미안하다.”

“얼른 고개 드세요. 숙부님이 아니셨더라면 저는 살아남지도 못했을 거에요.”

“그게 무슨 말이냐?”


남궁성은 금명하가 살수를 상대하는데 있어서 그 무엇도 도와주지 못했다.

헌데 금명하는 어째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저는 이번 일을 통해서 제가 너무 약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가 더욱 강했더라면 이런 꼴을 당하지도 않았겠죠.

만약 제가 숙부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다면 그놈들한테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에요.”


남궁성이 금명하를 바라보았다. 어린 나이에도 초절정을 바라보는 놀라운 재능을 가진 조카가 자신의 약함을 탓하고 있다.

살수들이 침입을 한 것도, 살수들이 침입한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도 모두 남궁세가의 탓인데 어찌 자신을 탓할까.


“명하야, 너는 충분히 강하다. 네가 아니었더라면 연이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숙부님···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세요.”

“명하야, 너는 이미 충분히 강하다. 지금도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 이 속도라면 너는 분명 최연소로 천하제일십인에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궁성의 눈에 금명하의 다급함이 보였다.


‘다급함은 올라가려는 자에게 다른 길로 새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다. 명하야, 너는 어떻게 될 것이냐?’


다급함은 지름길로 가려 하는 성향을 만들 수 있지만 다급함이 꼭 단점만 생기는 것도 아니다.

다급함은 노력이라는 선물이 따라온다. 이것이 금명하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그 누구도 모른다.

어쩌면 금명하가 벽에 막혀 좌절할 수도, 빠르게 강해지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고, 노력만으로 빠르게 강해질 수도 있다.


남궁성은 어떡해서든 금명하에게 보답을 해야 한다. 멸독정고단은 당연히 주어야 하는 것이고, 그것과 더불어 더 다양하게 보상해야 한다.

금명하가 구해준 남궁연은 멸독정고단보다 훨씬 귀한 아이이니 말이다.


“명하, 네가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마. 아니, 최선을 다하겠다.”

“부탁드립니다.”


이제 가주로서의 사과는 끝났고, 다음은 금명하의 숙부로서 할 말이 남아있다.


“후···명하야. 지금까지는 내가 가주로서 해야 했던 말을 했던 것이다.

이제부터는 너의 숙부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

“예.”

“네가 이번에 연이를 구해준 것에는 감사하지만 너무 섣불렀다.

너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 같이 가야했다.

살수가 어떤 존재인지 아느냐? 살수는 오로지 사람을 죽이기 위하여 단련하는 자다.

그런 자들이 5명이나 있었다면 싸우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었다.”

“하지만···”


남궁성은 금명하가 말할 틈도 주지 않았다.


“그래, 네가 없었다면 연이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명하야, 너의 목숨도 돌볼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절정에 오른 살수들이다. 이번에는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만 다음에는 어찌 될 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나는 현경의 경지에 올랐지만 살수는 현경의 무인도 쉽게 볼 수 없는 자들이다. 그러니 다음에는 이러지 않겠다고 약속하거라.”

“네, 약속할게요···”


남궁성은 말을 끝내고 금명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명하야, 그래도 네가 있어서 연이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너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마.”

“네···참, 그들의 목적은 밝혀졌나요?”

“아쉽게도 시체에서는 그 무엇도 건질 수가 없었다. 다만 연이가 의심 가는 구석이 있다 하더구나.”


금명하가 남궁연을 바라보자 남궁연이 말했다.


“전부터 모용세가라는 곳에서 계속해서 선물과 함께 혼인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현하기는 했어.”

“그것으로는 범인으로 몰기에 부족하지 않나요”

“증거는 없어. 하지만 심증이 너무 많아. 모용세가는 오대세가에서 빠지게 된 이후로 다른 오대세가들의 힘을 입어 다시 오대세가로 들려고 해.”

“그런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그들이 어째서 누님을 납치하려고 한 거죠?”

“날 납치해서 강제로 범한 후에 그걸로 어쩔 수 없이 혼인하려 한 거겠지.”

“그런 방법이 통하나요···?”

“흔한 일은 아니지. 헌데 내가 남궁세가에서 납치를 당했다면 그만큼 남궁세가의 경비도 허술하다는 게 돼.

그리 되면 남궁세가의 위신이 떨어질 테니 세가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금명하는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어본다. 정의를 추구하는 정파에서 그런 악독한 행위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파에서 그런 일을 벌이다니···사파랑 다를 게 없네요.

그 놈들은 제가 찾아서 꼭 벌 줄 거에요.”

“아냐. 너가 날 구해줬으니 그들을 찾는 것은 내가 할 일이지.

혹시 그들한테서 기억에 남는 특징 같은 건 없었니?”


금명하가 흐릿한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에는 본능적으로 움직였기에 기억이 흐릿했지만 떠오르는 장면은 있었다.

떨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온 힘을 다하여 검기를 쏘아 보냈던 것이 기억났다.


“확실하진 않지만 제가 도망간 놈의 어깨를 맞췄어요.”

“정말이니?”

“예, 그리고 그 놈의 목소리도 들었으니 모용세가에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확실히···나도 목소리를 들었고 눈도 보았으니 보면 알 수 있겠구나.”

“헌데 아니면 어떡하죠···? 만약 없다면 그들이 반대로 뭐라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일단 그들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도록 확실하게 준비 해볼게.”

“그럼 저는 그동안 더욱 강해질게요. 더는 그들이 덤빌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질게요. 더 이상 누님을 건들지 못하도록.”

“지금···고백하는 거니?”


누가 들어도 고백하는 말이었기에 금명하의 얼굴이 벌게졌다.

금명하가 남궁연을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예쁜 얼굴과 비상한 머리를 가졌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금명하는 아직 좋아한다는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 말만은 진심이었다. 더 이상 남궁연이 다치는 것은 싫다.

그것이 숙부님을 뵐 낯이 없어서인지 남궁연을 좋아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남궁연이 다치는 것은 싫었다.


‘이게 좋아한다는 감정인가···?’


17세 금명하는 처음으로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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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7화 대련시 도착 +4 21.06.16 4,205 52 12쪽
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2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38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4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2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60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2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14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2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39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3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0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55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1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3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1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26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07 64 13쪽
»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4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199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3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3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3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2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1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3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69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34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8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26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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