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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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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8,274

작성
21.06.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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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1화 익지 않은 열매

DUMMY

적거마는 곧바로 오 마군과 함께 총채주에게 향했다.

총채주는 오 마군이 보고한 사항을 듣고는 곧바로 산동성으로 향했기에 적거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총채주를 만날 수 있었다.


총채주를 보자마자 적거마가 부복하며 충성을 표시했다.


“총채주님을 뵙습니다.”


녹림에서 총채주가 가지는 권위는 상당하다.

총채주의 말 한마디로 중원의 모든 산적들이 모일 수 있고, 총채주의 말 한마디로 직위가 바뀌고, 사람의 목숨이 사라진다.

십팔산채주의 직위를 가진 적거마도 총채주의 앞에서는 그저 평범한 산적에 불과하다. 그를 자리에 앉힌 것이 총채주였으니 말이다.

총채주는 십팔산채주의 인사를 받고는 손짓으로 그를 일으켰다.


“본좌가 듣기로는 위치에서 벗어났다 하던데?”

“그렇습니다.”

“왜 벗어난 거지?”


적거마는 이를 사실대로 말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자신의 부하가 녹림을 그만두고 다른 곳에 붙었다는 것을 말해야 하는 것인가.

만약 그 사실을 들킨다면 십팔산채주의 권위가 떨어지는 일이기에 총채주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만약 사소한 이유로 자리를 벗어나 이곳까지 왔다는 것이 들킨다면 십팔산채주에서 물러나거나 심하다면 죽을 수도 있으니 적거마에게는 핑계거리가 필요했다.

적거마에게는 좋은 핑계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금명하였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녹림은 쉽게 말하면 도적 집단이다. 방대한 인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수준이 처참할 정도로 낮기에 항상 뛰어난 고수가 절실한 곳이다.

그런 상황에서 금명하는 총채주가 관심을 보일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으니 금명하만한 핑계가 또 없었다.


“뛰어난 인재를 찾아 영입을 위하여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녹림의 전대 총채주들은 인재를 발굴하는 것보다 이미 뛰어난 이들을 십이마군으로 들였다.

하지만 지금의 총채주는 어린 아이들의 재능을 직접 확인하고, 무공을 가르칠 정도로 인재 발굴에 관심을 들인다.

그 덕분인지, 총채주가 현경의 무인이기 때문이지 지금의 녹림은 역대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었기에 총채주는 인재라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무슨 인재를 말하는 거지?”


인재라 하였지만 총채주는 적거마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적거마는 어이없을 정도로 커다란 덩치 때문에 십팔산채주의 자리에 앉힌 것이지 그의 무위가 특별히 뛰어나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초절정의 무위와 커다란 덩치에서 나오는 무지막지한 힘은 꽤나 강력하지만, 그래봐야 화경의 무인들만 못하다.

그런 적거마가 발굴한 인재이니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일단 들어나 보지.”

“그 아이는 약관에 달하기도 전인데 초절정의 무위에 올라있습니다.”

“허?”


이 이야기는 총채주도 혹할 정도로 굉장한 이야기였다.

보편적으로 문파에서 수련하고 강호로 나가게 되는 나이가 약관이다.

어릴 적부터 무공을 수련하는 문파의 특성상 10년을 수련한다고 가정했을 때 절정이라는 경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큰 문파의 무인들은 약관 전에 절정의 경지를 이루지만, 약관이라는 나이는 되어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약관에 나가는 것이 불문율이 되었다.

헌데 적거마가 발견한 아이는 벌써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대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재능이라면 그 아이는 최소한 화경의 경지는 보장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확정은 아니다. 그저 그럴 가능성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것이다.


“확실하게 아이가 맞느냐?”


총채주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강호의 고수들, 그 중에서도 화경 이상의 고수는 반로환동을 할 수도 있으니 의심할 여지가 다분했다.

지금 총채주의 모습만 보더라도 60년을 살아왔지만 그 모습은 30대의 청년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적거마는 지금까지 산채삼존이 수집해 온 정보를 꿰고 있었기에 금명하가 18살의 아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확실합니다.”

“녹림에 들어올 의사는 있는가?”

“아직 접근해보지 못했습니다. 성향을 파악하여 회유하려 했습니다.”

“쯧, 알게 되었다면 바로 회유를 할 것이지 성향을 파악해? 그게 녹림의 방식인가?”

“죄, 죄송합니다. 워낙 뛰어난 재능이라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됐다. 이제부턴 본좌가 알아서 할 터이니 너는 산채로 돌아가거라.”

“존명.”


적거마는 아쉬웠지만 음소도에 대한 복수보다는 자신의 직위가 더 중요했기에 총채주의 말에 거역할 수도, 반항할 수도 없이 산동성을 떠나야만 했다.


총채주는 금명하의 생김새를 모르지만 오 마군이 적거마를 미행했기에 모든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흠···금씨세가의 자제라. 그런 놈이 녹림으로 들어올 거라 생각하는가?”


총채주의 질문을 당연했다. 녹림은 사파이다.

사파의 무인은 정파에게는 손가락질을, 마교에게는 하등하게 여겨지니 죄인이 아니라면 녹림에 들어올 이유가 없었다.

총채주의 질문에 적거마를 따라다니면서 금명하의 모든 정보를 수집한 오 마군이 답했다.


“그의 성격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어릴 때는 망나니라고 불릴 정도로 다혈질이었지만, 무당의 도사를 스승으로 모시고는 협객질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녹림으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늘 하던 방식대로 해야겠군.

지금 그 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가 누구냐?”

“지금으로서는 무당의 도사일 것 같습니다. 아, 남궁세가에서 계집 하나를 지키기 위하여 제 몸을 불사하고 죽기 직전까지 간 것으로 보아 계집도 쓸만할 것 같습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늘 하던 방식이란 가장 소중한 이를 납치하여 인질로 잡고, 녹림으로 들이는 방식이다.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나 그 효과는 굉장했으니 녹림으로 들이지 못할 이는 이런 식으로 영입하는 것이다.


“그럼 바로 가서 납치해오겠습니다.”

“아니, 기다려라. 일단은 내가 며칠 기다리며 확인해보지. 내 직접 보고 판단할 테니.”

“존명.”


총채주는 녹림의 최고직에 오른 이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삶의 허무함이 찾아왔다.

총채주는 사파의 왕으로 원하는 것은 모두 얻을 수 있었고, 천하제일십인에 들어갈 정도로 고강한 무위를 지니고 있으니 재미있는 것이 있을 리가 없다.

너무도 무료하여 제자까지 길러 무공을 키워봤지만, 자신의 무위에 근접할 수 있는 도무지 없었다.

재밌는 것이 없어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한 채로 하루하루 죽어가던 총채주에게 금명하라는 재능이 넘치는 아이는 새로운 흥미를 가져다 주었다.

총채주는 솔직한 마음으로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 금명하를 납치해오고 싶었지만 그리 한다면 새로운 재미가 쉽게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다.


‘과실은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맛있는 법이지.’


금명하는 알게 모르게 점점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다. 정파도, 사파도, 심지어 황실까지도 그에게 관심을 들이고 있다.

물론, 그 관심이 좋은 감정인지, 나쁜 감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 * * * *


금명하 일행은 하구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새벽 일찍부터 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금명하는 처음으로 보는 배의 위용에 감탄하고 있었다.


“저런 거대한 것을 타는 건가요?”


금명하가 타게 될 배는 강이 아닌 바다를 건너야 하는 배기에 그 크기부터가 달랐다.

사람이 100명은 넘게 들어갈 것 같은 크기는 실로 대단했다.


“바다를 건너는 배는 강을 건너는 배보다 훨씬 커서 처음보는 사람들은 너처럼 놀라더라구.”


금명하는 배를 보며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른 표정을 바꿨다.


“놀라긴요. 생각보다 커서 잠시 구경했을 뿐이에요.”

“쿡쿡, 그래. 이제는 탈 시간이 되었나보다. 준비는 됐어?”

“준비할게 뭐 있어요. 그냥 몸만 타면 되는 거죠.”

“과연 명하가 뱃멀미를 안 할까?”

“당연하죠. 그런 건 약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에요.”


금명하는 자언한 대로 배에 올라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육지를 벗어난 느낌이 신기한듯 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남궁연은 그런 금명하를 보며 뱃멀미가 없어 보여 아직까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배가 출발하고 몇 시진 후, 배의 갑판에서 누군가 구역질을 하고 있다.


“우웨에에엑.”


구역질을 하고 있는 자는 금명하였다.

배가 출발하고 한 식경간은 신나고 재밌었지만 점점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하더니 머리가 핑핑 돌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남궁연도 뱃멀미 때문에 뭘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기에 쉬기만 할 뿐이었다.

헌데 신비하게도 음소도는 뱃멀미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음소도는 금명하의 등을 두드려주며 속을 편하게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


“금 공자님, 괜찮으십니까?”

“말 걸지, 우웁···우웨에에엑.”


금명하는 지금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음소도는 금명하가 걱정되어 배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뱃멀미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물을 마시는 것과 간식을 먹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방법이 있었다. 배를 타기 전 의원에 들려 비상약들을 구매할 때, 의원에게서 뱃멀미를 순간적으로 완화하는 약을 살 수 있었다.

의원은 뱃멀미의 원인이 흔들거리는 배를 머릿속에서 받아들이지 못해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은화 3냥에 이상한 약을 팔았다.


음소도가 약효의 효능을 물으니 의원은 머릿속을 활발하게 만들어 흔들리는 것에 저항하도록 하는 것이라 했다.

그런 말을 음소도가 이해할 수 있을 리 없었지만 혹시나 금명하가 뱃멀미를 하게 될 경우를 생각해 이 시덥잖은 약을 산 것이다.


지금까지 이 약을 사 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는데 음소도가 사가니 의원은 좀 더 살 것을 권유했지만 음소도는 의원이 미덥지 않아 거부했다.

그러자 의원은 혀를 차며 이상한 약을 모두 주었다. 어차피 지금까지 한 번도 팔린 적도 없이 없으니 홍보나 제대로 해주라며 준 것이다.

음소도는 이게 웬 떡인가 싶어 약을 모두 받고는 돌아갔다.


의원이 약을 모두 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약을 만드는 데에는 희귀한 약초가 들어가는 것이 아닌, 흔한 풀로 만들었기에 약을 만드는데 필요한 돈은 동화 10냥 정도밖에 안 된다.

약을 모두 주어도 의원은 남는 장사를 한 것이다.

물론, 이 사실을 모르는 음소도는 엄청난 이득을 본 것으로 착각핫겠지만 말이다.


음소도는 이 약을 힘들어하는 금명하에게 한 알 먹이려 했다.

의원이 말하길 머릿속을 활발하게 만드는 만큼 많이 복용하게 되면 머리가 버티지 못할 테니 하루에 한 알만 복용하라 말했다.

음소도는 약 한 알을 꺼내어 금명하에게 주었다.


“음 노인, 이게 뭐야···?”

“뱃멀미가 사라지는 약이라 합니다.”

“그래?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 줬어야지. 쯧.”


약을 입에 머금고 물과 함께 삼켰다. 하지만 약을 삼켰음에도 아무 이변도 일어나지 않아 금명하는 짜증을 냈다.


“달라지지 않잖아.”

“그, 그럴 리가요···분명 뱃멀미가 낫는 약이라고···”

“뭔 이상한 것을 사 온 거야!”


절정의 무인인 음소도는 다른 곳에 가서 약팔이에게 사기를 당하고 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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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7화 대련시 도착 +4 21.06.16 4,209 52 12쪽
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6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42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9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5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63 51 12쪽
»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6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21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5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43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8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5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61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5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7 64 12쪽
33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6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31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12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8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203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7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6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7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5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4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8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73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42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9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33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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