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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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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작성
21.06.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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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12쪽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DUMMY

방천은 혈수마공을 태극권으로 맞상대했다.


“들어와라.”

“여유롭나보군. 도사여, 본좌의 혈수마공을 맛본다는 것을 영광으로 알도록.”


혈수마왕의 주먹에 마기가 모여든다.


“광마제쇄격(狂魔諸碎擊)!”


혈수마왕의 주먹이 빗발친다. 방천은 무수히 많은 주먹을 되돌려줄 틈도 없이 흘려내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어긋난다면 그때부터는 온 몸에 혈수마왕의 주먹이 박혀 들어올 테니 말이다.

하지만 흘리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

혈수마왕의 주먹은 혈수마공으로 강화되어 흘려내고 있음에도 방천의 손을 다치게 한다.

방천은 빗발치는 주먹 하나하나에 모두 집중하며 흘려내고 있다.


‘이 상태로는 저 자에게 승기만 넘겨주는 꼴이다.

일단 뒤로 빠진다.’


방천은 순식간에 손바닥을 펼쳐 장법을 구사했다.


“사상풍뢰장(四象風雷掌).”


방천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풍이 혈수마왕을 뒤로 물러서게 만들었고, 방천은 그 틈에 뒤로 피했다.

혈수마왕은 이 어이없는 광경을 보고는 웃음이 터져버렸다.


“하하하, 뭐하는 것이냐? 본좌를 상대하기가 두려운 건가?”

“마인따위에 두려움을 느낄 이유는 없다.

그저 제대로 싸우기 위하여 거리를 벌렸을 뿐이다.”

“겨우 주먹을 흘려내는 것도 고전하면서 제대로 싸우기 위함이다?

좋다. 뭐든 해보거라. 같잖은 말코놈의 명줄이 잠깐 늘어날 뿐이니.”

“그럼 소원대로.”


방천이 품속에서 부적을 꺼냈다. 도사는 부적을 사용하여 풍운조화를 부리는 이들이다.

하지만 지금의 도사들 중 부적을 사용할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옛 도사들은 부적을 이용하여 천지를 개벽했지만 부적은 배우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부적을 사용하는 것은 사용하고자 하는 능력과 관련된 신에게 약식으로 제사를 바치는 행위다.

헌데 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신은 응답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여 신에게라도 빌어 곡식을 풍요롭게 하였으니 신앙심이 강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먹을 것이 부족해지지 않으니 사람들은 신앙심을 잃어갔다.

신앙심을 잃은 사람들은 배우기 힘든 부적보다는 무공의 길을 선택하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방천의 스승은 부적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언령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내면서 부적의 새로운 시대를 열려 했다.

허나, 언령은 악한 자가 익힐 경우 세상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니 언령과 함께 은거했다.


그의 의지를 이어받은 방천은 부적과 무공을 모두 선택했다. 이는 음소도가 익히고 있는 양의신공보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방천은 해냈다.

무공은 화경의 경지를 이뤘으며 부적으로는 풍운조화를 다룬다.

그는 부적과 무공을 모두 사용하여 부투도사(符鬪道士)라는 별호를 얻게 되었다.


방천은 언제 어찌 싸울지 모르니 미리미리 부적을 준비해 둔다. 부적은 태워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에 방천이 기운으로 부적을 태우려 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혈수마왕이 비웃었다.


“설마 제대로 싸운다는 것이 신에게 비는 건가? 어이가 없구나.

적어도 무기 하나쯤은 꺼낼 것이라 예상했거늘.”

“이것이 나의 무기다.”


방천이 부적 2장을 내던지자 부적이 활활 타오랐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크하하하, 죽기 전에 나에게 유흥거리를 제공하는 것인가? 좋다. 네놈의 노력에 보답하여 고통은 못 느끼도록 죽여주마.”


혈수마왕이 다시 달려왔다. 그는 권법이 뛰어난 만큼 경공도 뛰어나 순식간에 방천에게 도달했다.


“광마제쇄격!”

“천강복마권(天强伏魔拳)!”


방천이 태극권이 아닌 천강복마권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천강복마권은 마를 굴복시킨다는 이름만큼 도가의 무공답지 않게 거세다.

아무리 거세다 해도 혈수마공을 상대로 방천의 주먹은 너무나도 연약하기에 천강복마권은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방천은 혈수마왕과 동등하게 주먹을 교환하고 있었다.

혈수마왕은 혈수마공과 비슷한 강도를 지닌 방천의 주먹을 보며 놀라워했다.


“무슨 조화를 부린거지? 대성한 혈수마공과 비슷한 강도라니.”

“말하지 않았나. 내 무기라고.”


방천이 방금 전 사용했던 부적에는 수강(手强)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기에 방천의 손이 무쇠처럼 단단해져 있던 것이다.


부적이 신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것에 비하여 방천의 부적은 너무도 단출했는데 그것은 방천의 스승인 무도법사(武道法士)의 영향이다.

무도법사는 이전부터 존재했던 부적이 실전에선 도움이 안 된다 생각했다.

상대가 무공을 사용하여 접근하고 있을 때, 신에게 빌며 부적을 태우기에는 늦다.

그렇기에 그는 간단한 부적을 써 두어 부적을 사용할 때, 신을 떠올렸다.

그것만으로도 부적은 사용되었기에 방천은 이 사용법만을 익혀왔다.

이제는 부적을 사용하는 사람은 방천 혼자뿐이다. 퇴마를 하는 자들이나 부적을 쓰지, 풍운조화를 부리는 자는 오직 방천이 마지막이다.


그는 부적을 사용하여 불을 일으키던지, 번개를 떨어뜨리던지, 바람을 불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까 전 그가 사용했던 부적 2장은 손을 단단하게 만드는 수강과 신체가 빨라지는 쾌속(快速)이었다.

방천이 부적 2장을 사용했다고 갑자기 혈수마왕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느정도 대등해질 수 있는 정도였을 뿐이다. 하지만···


‘수강을 사용했는데도 밀리고 있다.’


방천의 주먹이 충분히 단단해졌음에도 혈수마공은 부적의 힘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단단한 것들끼리 부딪히게 되면 그 속으로 피해가 전해지기에 지금 방천의 손은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이대로는 주먹이 버티지 못한다···!’


방천이 다시 태극권으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혈수마왕이 주먹을 멈추고는 방천에게 말했다.


“도사 따위가 주먹으로 본좌의 공격을 막을 줄은 상상도 못했구나. 제법 버틸만 하더냐?”


여기서 ‘손이 너무 아파 죽겠습니다.’라는 말을 내뱉을 방천이 아니었다.


“혈수마공도 별 것 없구나. 노부라면 혈마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구만.”


방천의 말에 혈수마왕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마교는 교주를 신성시하는 곳이다. 교주의 말에는 어떠한 일이더라도 절대복종뿐이다.

마교에서 떨어져 나온 혈교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혈교의 교도들은 광신도에 가까웠다.

혈교의 교도들에게 교주인 혈마는 신이다. 그를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그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혈수마왕의 안광이 붉은 빛을 띄고 그의 피부색이 빨갛게 변하기 시작한다.


“눈 앞의 하늘도 바라보지 못하는 아해가 감히 혈마님을 모욕하다니. 일백 번 죽어 마땅하다.”


혈수마왕의 손에서 붉은 기가 피어 오르더니 불꽃이 피어난다.


“수라원양기(修羅元陽氣).”


한눈에 보기에도 새빨간 홍염이 혈수마왕의 손에 감겼다.

방천은 조금 떨어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느껴지는 홍염에 간담이 서늘했다.


‘저것에 닿기만 해도 녹아버린다···!’


방천이 품속에서 부적을 하나 꺼내어 혈수마왕을 향해 던졌다.


“수룡포(水龍砲)!”


부적이 태워지며 방대한 양의 물이 혈수마왕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혈수마왕은 그저 손을 앞으로 뻗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방천이 쏘아낸 물은 혈수마왕에게 닿지도 못한 채 소멸해버렸다.

그 굉장한 열기에 방천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주먹에 냉한(冷寒)을 둘러 싸우는 수밖에는...’


부적으로 몸을 강화시킨다 하였을 때, 몸 전체에 두르는 것과 한 부위에만 두르는 것에는 전달되는 힘 자체가 달랐다.

몸 전체에 둘러 돌멩이 하나를 들 수 있다면 팔에만 집중한다면 바위를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다.


방천은 품속에서 냉한이라 적힌 부적을 꺼내 찢었다.

그러자 방천의 주먹에는 더 이상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정도면 어느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방천이 먼저 뛰쳐나갔다. 부적은 한번 두른다고 평생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부적마다 지속시간은 다르겠지만 방천의 실력으로는 한 시진정도가 한계다.

고수들의 싸움은 몇 날 며칠을 가는 경우도 있기에 지속시간이 끝나기 전에 되도록 빨리 끝내기 위해 방천이 달린 것이다.


혈수마왕은 방천이 오는 것을 보고는 또다시 광마제쇄격을 사용했다.

방천도 똑같이 천강복마권을 응수했다. 단시간에 끝내기 위해 방천은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다.


방천이 혈마의 모든 공격을 주먹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삐끗한다면 방천의 몸은 홍염에 타들어 가버리고 말 것이다.

헌데 주먹을 교환하던 방천은 이상한 점을 느꼈다.


홍염을 봤을 때, 주먹에 불을 두르는 무공인 줄 알았는데, 상대해 보니 혈수마공 때보다 주먹이 훨씬 단단해진 것이다.


방천은 수강과 냉한을 손에다 때려 박았음에도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주먹이 부딪힐 때마다 뼈가 흔들려오며, 시간이 갈수록 방천의 주먹이 서서히 터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방천은 물러서지 않는다. 주먹이 터져 나가는데도 맞서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방천이 밀려나면 제자인 금명하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무너진다면 명하와 다른 아이들마저 모두 죽게 될 것이다.

최소한 애들이 피할 시간은 벌어줘야 한다.’


하지만 점점 방천의 주먹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고, 혈수마왕의 공격은 점점 방천의 주먹을 넘어 몸을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방천의 몸은 너덜너덜해지고 주먹에는 뼈가 다 드러나고 있다.

방천은 아직 쓰러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움직일 형편은 아니었다.


“이 기운은 네놈의 부하들인가. 나의 권속들을 처리하다니 제법이군. 뭐, 그래 봤자. 권속을 처리한 것이 다일 뿐이다.

교주님을 모욕한 네놈부터 처리하고, 나머지 놈들을 죽여주마.”


혈수마왕이 방천의 목을 쥐고, 한 손으로 그를 들어올린다.

방천은 점점 숨이 막혀오는데도 몸에 힘이 없어 반항도 하지 못하고 있다.

반항도 못하고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펑


금명하가 혈수마왕의 팔을 꿰뚫고 방천을 구했다.

혈수마왕은 그 모습에 놀라워했다.


“호오? 그 나이에 초절정의 무인이라···꽤 대단하군. 정파에서 썩기 아까울 정도야. 본교에 입교할 생각 없는가?

네놈이 입교한다면 다른 놈들은 살려주지.”


혈수마왕의 말에 금명하는 대답 없이 혈수마왕을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크크, 표정으로 대답하는구나.

좋다. 다른 이들이 모두 찢겨 나가는데도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한번 지켜보자꾸나.”


혈수마왕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나타났다.


“일단 한 명.”


혈수마왕의 손이 금의위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곳에 있는 누구도 혈수마왕의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자, 다음은 누구냐?”


남아있는 이들은 본능적으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본능이 말하고 있다. 지금 당장 움직이라고, 그러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여기 있는 이들은 혈수마왕에게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죽을 힘을 다해서 혈수마왕을 죽여야만 한다.


사방에서 자신을 노리는 검들이 찔러져 오는데도 혈수마왕은 여유로웠다.

이들은 벌레다. 자신에게 닿는 것조차 할 수 없는 벌레.

이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위협은 없을 것이다.


“일단 금의위 먼저.”


혈수마왕이 또다시 사라졌다. 혈수마왕은 이들의 포위망을 뚫고 멀리 떨어져 있다.


-털썩


금색 옷을 입은 금의위 3명이 쓰러졌다. 처음 혈수마왕의 손에 죽은 금의위까지 벌써 4명이 죽은 것이다.

남은 금의위는 부천호 왕량 뿐이다. 왕량은 혈수마왕의 움직임에 겨우 대응하여 목숨을 건졌다.

그마저도 왼쪽 어깨가 뜯겨 나갔지만 말이다.


“남은 놈들을 살리고 싶다면 본교에 입교하거라.”


금명하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혈수마왕의 오른팔을 뚫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혈수마왕의 방심 때문이었다.

지금 금명하는 혈수마왕의 움직임을 쫓는 것조차도 힘겨웠다.


자신이 혈교에 입교해야만 남은 이들을 살릴 수 있다.


“나는···”


작가의말

오탈자가 있을 경우 말해주시면 곧바로 고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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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맹인 의원 +2 21.06.16 4,126 53 12쪽
46 45화 감각의 발달 +3 21.06.15 4,142 53 12쪽
45 44화 과다복용 +3 21.06.15 4,278 50 12쪽
44 43화 해적 +2 21.06.14 4,225 53 12쪽
43 42화 뱃멀미 +2 21.06.14 4,163 51 12쪽
42 41화 익지 않은 열매 +3 21.06.13 4,425 50 11쪽
41 40화 앞을 가로막는 수적떼 +2 21.06.13 4,521 54 13쪽
40 39화 습격 하루 전 +3 21.06.12 4,625 50 11쪽
39 38화 악의 씨앗을 기르다 +3 21.06.12 4,643 58 12쪽
38 37화 악의 씨앗 +2 21.06.11 4,808 55 12쪽
37 36화 녹림이 움직이다 +3 21.06.11 5,135 59 13쪽
36 35화 새로운 인연 +4 21.06.10 5,160 60 12쪽
35 34화 전리품 +4 21.06.10 5,294 60 12쪽
34 33화 화경의 고수를 꺾다 +2 21.06.09 5,286 64 12쪽
» 32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 +2 21.06.09 5,055 62 12쪽
32 32화 혈교(血敎) 혈수마왕 +4 21.06.08 5,130 65 12쪽
31 30화 요녕성으로 +2 21.06.08 5,512 64 13쪽
30 29화 영약. 멸독정고단 +4 21.06.07 5,378 61 12쪽
29 28화 맹독 +6 21.06.07 5,203 62 12쪽
28 27화 진퇴양난 +5 21.06.06 5,307 59 11쪽
27 26화 살수들 +4 21.06.06 5,426 60 12쪽
26 25화 금씨세가 대(對) 남궁세가 +2 21.06.05 5,617 63 11쪽
25 24화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3 21.06.05 5,445 64 11쪽
24 23화 새로운 검술 +5 21.06.04 5,684 65 13쪽
23 22화 남궁연의 슬픔 +8 21.06.04 5,817 67 12쪽
22 21화 음소도의 욕구 +3 21.06.03 5,872 67 11쪽
21 20화 검왕의 수련법 +3 21.06.03 5,942 67 12쪽
20 19화 남궁세가에서의 1년 +4 21.06.02 6,092 64 11쪽
19 18화 남궁세가 입장 +2 21.06.02 6,033 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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