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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쥐 님의 서재입니다.

내 살림살이가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자생
작품등록일 :
2021.07.26 21:39
최근연재일 :
2021.08.26 19: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488
추천수 :
121
글자수 :
188,122

작성
21.08.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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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

DUMMY

“자, 덤비십시오.”

그렇게 말했으나 선뜻 달려드는 이는 없었다.

‘하긴.’

이곳은 협회의 내부.

이곳에서 싸우다가는 협회에게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될지 모른다

‘길드의 이름을 더럽히는건 덤이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여기 있었던 일은 비밀로 해줄테니까.”

웅성거리던 사람들 사이, 누군가 외쳤다.

“그걸 어떻게 믿지?”

“오, 그런 질문좋네요.”

뭐 맹세나 계약 같은 시스템의 능력을 사용하자는거겠지.

하지만 기껏 폼잡아뒀는데 그런 찌질한 행동을 한다?

‘어불성설.’

“말해! 어떻게 보장할거냐!”

성질이 참 급하신 분이다.

“뭐. 이 옆에 협회장 대리분도 있고.”

무엇보다도.

탁!

콰직!

“안 믿으면 어쩔건데.”

손맛이 약한 걸 보니 B급 헌터 수준인가?

휙!

“여러분은 갑자기 날뛴 S급 헌터를 제압하면 되는겁니다. 그럼 사람들도 환호해주지 않을까요?”

움찔!

사람들의 환호라고 하면 좋아라 달려들줄 알았는데 몸만 덜덜 떨고 있다.

하긴 상관없나.

-진짜 미친놈이잖아···

“오? 방금 뭐라고 하셨죠?”

“저, 저저저저요?”

“네, 그쪽에 헌터슈트 입으신 분.”

저벅.

움찔!

“아,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왜 이렇게 놀라?

“그래요? 헌터슈트 입은 걸 보니 싸울 준비 다 하고 오신 것 같은데?”

“이건 소속사가···”

“길드가 아니라 소속사라.”

정신 개조가 필요하다.

콰직.

턱!

“오.”

이 사람 A급이다.

드드득.

그의 슈트 위로 촘촘한 비늘모양이 생겨났다.

“좋아! [야생]의 비밀병기 이자도다! 저 녀석 잘못 건드렸어!”

삼류만화에나 나올법한 설명충을 뒤로 하고 눈 앞의 상대를 보았다.

“전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번뜩.

그의 눈이 세로로 갈라졌다.

“어쩔 수 없···?!”

덜덜덜덜덜덜덜.

털썩!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던 그가 결국 주저 앉았다.

“헉···! 허억!”

식은 땀을 흘리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내 서로의 눈이 마주친 순간.

“컥!”

그는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뭐지?!”

“설마 저주계 능력인가?”

“아니면 마안 같은 눈의 능력일지도.”

“아무튼 간에 눈은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

지켜보던 모두가 공포에 찬 목소리로 한마디씩 거들었다.

하지만···

‘뭐지?’

정작 나도 어안이 벙벙했다.

‘뭔데. 왜 혼자 자빠져서 쓰러지는데.’

그냥 있을 땐 멀쩡하다가 능력을 쓰니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이쯤되니 대강 짐작가는게 있기는 한데···

대충 왜 그런가를 생각하고 있으니 기척이 느껴졌다.

서너명이 동시에 슬금거리는 기분 나쁜 감각.

'굳이 피할 필요는 없겠지.'

“링크-다림판.”

챙강!

“젠장! 뒤돌아 있을 때 쓰러뜨린다는 작전이···!”

뒤를 돌아보니 3명의 헌터가 각각 망치, 검, 철퇴를 들고 있었다.

[싱크로율: 43%]

그리 높지는 않은 싱크로율.

하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뚜둑.

고개를 한 번 꺾으니 화들짝 놀란 녀석들이 뒷걸음질치며 소리쳤다.

“전부 무기 꺼내!”

“아무리 S급 헌터라고해도 신출내기다!”

“다 같이 덤빈다면 녀석도 손쓰지 못할거다!”

호오.

확실히 저 많은 헌터들이 한번에 덤빈다면 나로선 당해낼 재간이 없다.

“맞습니다. 한번에 덤비면 위험할 것 같아요."

고개를 끄덕거리며 긍정하자 뒤에 서있던 녀석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어차피 이대로면 하나씩 깨진다.”

"다들 무기 들어!"

"가자고!"

처억. 챙! 스응.

저벅. 저벅. 저벅.

각개전투로 간다면 좆될 것을 직감한 그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들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으니 망치를 든 놈이 기고만장한 웃음을 지었다.

“설마 이 많은 사람을 혼자 쓰러뜨릴 수 있다고 믿는건 아니겠지?”

“설마요.”

아까도 안된다고 했는데 의심이 많으시네.

그런 퍼포먼스가 가능한 것은 S급 헌터 정도 뿐이다.

‘물론 나도 S급이긴 하지만···’

본신의 힘은 그리 강하지 않다.

자신들의 우세란 생각이 들자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천둥벌거숭이가.”

“먼저 손을 댄 건 당신이니까 말입니다.”

킬킬거리면서 천천히 다가오는 헌터들.

이대로라면 분노한 민중의 손에 끌어내려지는 폭군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뻐억!

“끄억!”

하지만 가스레인지가 나서면 어떨까?

콰직!

다림판까지 나서면?

쩌저적.

“으아아아···아..아아···아.”

“카···카···”

프리지아도 있다면?

콰직! 뻐걱! 쩌정!

삼면에서 들려오는 파괴적인 선율.

그 참극을 둘러보던 눈 앞의 헌터가 삿대질을 했다.

“이 비겁한 놈!”

비겁이라.

"푸흡!"

비겁은 무슨.

“애초에 전 소환사입니다.”

내가 나 혼자 S급 헌터인 게 아니다.

쟤네까지 내 능력인데 참.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젓자 그의 표정이 구겨졌다.

“이익!”

어우 꼴보기 싫어라.

콱!

“물론 당신같은 허접은 이깁니다.”

방금의 공격은 투룡멸영식이고 뭐고 아니다.

기술이라기에도 민망한 주먹질이지.

털썩!

그럼에도 녀석을 쓰러뜨리긴 충분했다.

“이놈이!”

쉬익!

사방에서 날아드는 창과 검, 주먹.

그러나 궤도가 너무 단순하다.

다들 스탯과 특성을 믿고 덤벼댈 뿐 진짜 강자는 없었다.

'이정도면 혼자서도...?'

근거없는 자신감이 차오르는 걸 느끼며.

휙!

쓰러지다시피 몸을 숙였다.

목표가 사라지자 녀석들은 눈깔을 굴렸다.

하지만 늦었다.

살짝 보인 찰나의 틈.

한쪽 손으로 땅을 짚고선 그대로 헤엄을 쳤다.

투룡멸영식-유영.

의미를 알 수 없는 동작의 땅 짚고 헤엄치기.

하지만 온전한 용의 육체를 갖춘 순간.

콰직!

““크아아아악!””

우스꽝스러운 동작은 훌륭한 제압기가 되었다.

"쿨럭!"

무기를 찔러넣은 3명의 헌터가 저멀리서 피를 토했다.

‘다른 애들도 잘 처리하고 있고.’

이놈들도 명색이 헌터라고 열심히 특성을 사용해봤지만.

캉!

물리공격은 다림판에게 막히고.

치익!

마법은 가스레인지에게 막혔으며.

“이건 미친짓이야!”

쩌억!

도주로는 프리지아에게 차단당했다.

한방에 1명. 혹은 3명씩 날리다보니 어느새 그 많던 헌터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거 너무 쉽게 쓰러뜨려서 정신교육이 안됐을 것 같은데.”

하긴. 그딴건 다 핑계니까 상관없으려나.

스윽.

움찔!

남은 헌터들은 공포에 질려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이 정도면 되려나.’

신고식으로는 적당한 것 같은데 말이지.

“꼬···꼼짝마!”

“뭐야.”

눈이 뒤집힌 헌터 하나가 차재명의 목에 칼을 가져다댔다.

“후우.”

얌전히 넘어가지 참.

꼭 과몰입하는 새끼가 있단 말이지.

고개를 저으니 차재명이 웃었다.

“이야. 미리미리 도망칠 것 그랬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한껏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말을 나누자 강도헌터의 눈빛이 더욱 초조해졌다.

“뭐···뭐가 그렇게 웃겨?! 진짜 죽일수도 있다고!”

“죽여보던가.”

“뭐···뭐?”

“고작 매니저 하나 붙잡으면 내가 아이고 죄송합니다~하면서 그냥 갈 것 같았어?”

죽일 생각도 없으면서.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니.

덜덜덜덜덜.

그의 손이 마구 떨렸다.

어, 잠깐만.

스걱.

"아."

베였다.

차재명의 목에서 한줄기 피가 흘러나왔다.

딱히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준은 아닌 약간의 피.

그런데 왜지?

눈이 뜨겁다.

“아. 안되겠는데.”

콰작!

꿈틀!

“너 때문에 죽는거야.”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고 머리에 피가 몰렸다.

“어···수임씨?”

“쟤 왜 저래?!”

‘...뜨거워.'

차재명과 가스레인지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간다.

이내.

"...크르르."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

콰직!

차재명을 잡고 있던 헌터가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감사합니다.”

“아니, 그것보다 쟤 왜 저래?”

“···모르겠습니다.”

차재명이 인질로 잡히는 것도 예상한 범주 내였다.

설마 죽이진 않겠지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백수임의 상태가 이상했다.

“급발진해서 이미 쓰러진 놈을 밟질 않나, 갑자기 주저앉질 않나.”

단순히 화가 났다기엔 이상했다.

애초에 그가 차재명을 그렇게나 아끼는 것도 아니고 피가 좀 났다고 닐뛸 인간은 아니었다.

"불안한데."

뭔가 다른 존재가 된듯한 이질적인 느낌.

그 이질감을 참고선 그녀는 그에게 다가섰다.

“야, 괜찮냐?”

“흐으···”

가슴을 부여잡고 뜨거운 숨을 토한 그가 고개를 들었다.

“뭐야.”

그의 눈은 파충류의 그것처럼 변해있었다.

“크흐···”

“자꾸 왜 그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그녀가 손을 뻗은 순간.

휙!

캉!

짐승과도 같게 된 그가 뒤틀린 손을 흔들었다.

"고, 고마워. 오빠."

다림판이 아니었다면 큰 상처를 입었을 공격.

다림판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물러서. 제정신이 아니야.”

비대하게 부푼 근육. 사납기만 한 기세. 피부를 덮은 비늘까지.

“꼭 손건후 같아.”

지켜보단 차재명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꼭 수화 같습니다.”

그러나 격이 다르다.

“원래의 주인이라면 혼자서도 제압이 가능하지만···지금은 장담할 수가 없어.”

까득.

"마력은 어때?"

화륵!

“그대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네. 서포트 부탁해.”

“알았어.”

투룡멸영식의 기수식을 취한 다림판이 백수임을 응시했다.

“···설마 주인과 싸우게 되다니.”

탁!

“받아!”

화륵!

가스레인지가 날린 불꽃을 흡수한 다림판은 번개처럼 주먹을 뻗었다.

캉!

“크윽!”

같은 금강불괴.

하지만 강도는 다림판이 훨씬 강하다.

아니, 그래야 했다.

“강도가 같다니···설마?”

화륵! 화륵!

백수임의 등, 고리형의 화염이 불타올랐다.

“다중링크···”

불꽃을 만들어서 직접 흡수하는 미친 방식의 운용.

“효율이 쓰레기라서 안 쓰겠다더니.”

이러면 위험하다.

“기술에서 승부를···”

촥! 쉬익!

뻐억!

“···볼 수 있을 리 없지.”

욱체는 동등. 기술은 위.

“너무 강한거 아냐, 주인?”

그나마 다행인건.

탁!

“정신차려, 임마!”

머릿수가 많다는···

콰득!

···건데.

“포탑?”

평소에는 사용도 안하는 포탑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거 제한시간은 있겠지?”

만약 제한시간이 없다면···

‘전멸이다.’

***

‘후우···그래, 그냥 앉아만 있는거니까.’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한 매시아는 커다란 문을 잡아 당겼다.

“···문이 안 열리잖아?”

동도 안하는 문에 고개를 갸웃거린 그녀는 문을 부술까 하다가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다.

만약 행사가 끝났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나올 테니까.

대충 사정을 설명하고 내 의도로 불참한 게 아니라는 것만 증명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매시아는 새어나오는 소리로 아직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짐박할 뿐이었다.

“···언제 끝나?”

그냥 돌아갈까 진심으로 고민할 때쯤. 마침내 문이 열렸다.

콰직!

조금 다른 방식이었지만.

“···주인. 제발!”

애원하다시피 외치는 임판다와.

“크르르···”

짐승의 울음을 토해내는 백수임.

“···어라?”

그녀의 머리로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

백수임의 손아귀에 붙들려 방의 온몸으로 충돌 실험을 한 다림판이 매시아를 발견했다.

“시아씨?”

“왜 그러고 있어요?”

“일단 도와주세요!”

고양이손이라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비록 다른 고양이들은 다 쓰러졌지만.

“아, 네!”

“봐줄 필요 없어요!”

“네!”

매화검을 꺼내든 그녀는 망설임없이 백수임을 찔렀다.

“크르.”

그러나 택도 없었다.

탱그랑!

힘없이 튕겨져 나간 매화검이 바닥에 나뒹굴렀다.

“아···안돼.”

막아야 하는데 몸이 무겁다.

털썩!

주저앉아 매시아가 당하는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걸까?

다림판은 생각하고선 팔을 뻗었으나.

스윽.

“뭐, 뭐야.”

텁.

백수임은 매시아를 쓰러뜨리지 않았다.

꼬옥.

그저 껴안을 뿐.

“저거 미친놈 아냐?!”

가스레인지가 노발대발하며 달려든 순간.

푹!

털썩!

어디선가 나타난 정장의 남성이 백수임을 쓰러뜨렸다.

고개를 저은 그가 중얼거렸다.

"이래서 협회놈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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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21.08.23 28 1 12쪽
29 28. 21.08.22 3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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