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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쥐 님의 서재입니다.

내 살림살이가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자생
작품등록일 :
2021.07.26 21:39
최근연재일 :
2021.08.26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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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8,122

작성
21.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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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

DUMMY

안돼. 누가봐도 제대로 빡쳤다.

‘이대로면 진짜로 [미르]와 척을 진다.’

“잠깐···”

가스레인지를 말리려 입을 떼며 발을 옮겼으나.

척.

‘차재명?”

그가 손을 뻗으며 나를 제지했다.

“어째서?”

“일단 지켜보시죠.”

“이러다가 살인나게 생겼는데요?”

이광철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

어르신도 한 말씀하셨다.

“지금까진 웃고만 있었지만 광철이는 본성이 사나운 녀석이야. 아직까지 참는게 기적이구만.”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은 가스레인지가 도리어 장난기어린 웃음을 지었다.

‘불길한데.’

안타깝게도 그 예상이 맞아들었다.

“오, 근데 잘 참네? 역시 강약약강이구나? 왜 그래, 힘의 차이가 느껴지냐?”

그렇게 말한 가스래인지는 명치를 찌르던 배트로 이광철의 뺨을 쓰다듬었다.

콰직.

“오.”

가스레인지의 배트가 우그러졌다.

“재밌네요. 제가 어르산과의 정이 있어서 대충 넘어가려 했는데 말이죠.”

그가 머리를 털며 중얼거렸다.

“이런 모욕까지 참아갈 정도로 깊은 정은 아니거든요.”

“그럼 한 번 뜨면 되잖아. 싸워봐. 엉?”

“정식으로 길드전 요청을 하겠습니다만.”

스윽.

이광철이 차재명을 바라봤다.

“그닥 좋은 매니저는 아니신가 봅니다?”

그 매서운 시선에도 차재명은 너스레를 떨었다.

“하하. 사자를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중이라고나 할까요?”

난 별로 떨어지고 싶지가 않은데?

‘애초에 정식계약도 안했는데.’

그래도 믿어보자. 차재명은 그만한 능력을 보여줬으니.

이광철은 차재명을 보다가 내 눈을 바라봤다.

-진심인가보군.

“응?”

“왜 그러시죠?”

“방금 뭐라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런가요.”

고개를 돌린 이광철이 마지막으로 돌아봤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보시죠.”

-저런 얼빠진 놈이 꽃을 얻다니. 안타깝군.

머랏속을 울라는 목소리와 함께, 이광철은 떠났다.

‘이게 대체 뭐지?’

독심술인가?

“휴···이제 자세히 말해보시죠.”

진이 빠진듯한 표정을 지은 차재명이 다가왔다.

찌릿.

“왜 그러시죠?”

찌릿.

“아니···대화를 하자니까요?”

“안되네.”

실망이다.

“예?”

차재명이 얼빠진 표정을 짓자 어르신이 말했다.

“내가 설명해주겠네.”

어르신이 차재명과 대화를 시작했다.

‘음. 이쪽도 할 말이 있지.’

저벅저벅.

“오, 왔어?”

“가스레인지.”

마음같아서는 콱 쥐어박고 싳지만···

“나 잘했지?”

콩!

“악!”

“차마 참을 수가 없네.”

“왜 이러는건데!”

“[미르]길드를 자극하면 어떡해! 위험하다니까?”

“위험? 뭐가?”

머리를 만지작거린 가스레인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길드전이라니까? 길드전! 단순히 헌터끼리 싸우는게 아니야!”

길드전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어그로를 끌게 된다.

“내가 그런거도 모를까봐?”

가스레인지는 되려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어차피 다림판 오빠 때문에 숨어살기는 늦었어. 차라리 유명해지는 게 낫지.”

“유명해지라고?”

유명해지면 뭐하나. 류화곤도 한순간에 훅 갔는데.

“물론 아무렇게나 유명해지면 안되지. 일단 넌 지금 마인드부터 틀려먹었어”

“뭐가 틀려먹었는데?”

“넌 이미 충분히 강해. 그 힘을 그대로 내보이기만 하면 유명세는 알아서 따라와. 대중은 영웅에 환장하니까.”

“대형길드가 그런걸 반길리가 없잖아.”

“병신아. 그 새끼들 눈치보지말라고. 넌 그냥 게이트나 좆빠지게 돌면 되는거야. 그 다음 길드를 차려서 기득권에 합류하면 그만이라고.”

“그 말이 맞습니다.”

“차재명씨까지···”

“제가 말리지 않은 이유가 았습니다.”

“그게 뭐죠?”

“백수임씨 이미 찍혔어요.”

“예?”

찍혔다고?

‘아니, 지금까지 활약한건 다림판인데 왜 내가?’

“임판다씨가 백수임씨.능력으로 소환한 거. 알만한 사람들은 압니다.”

“예?”

그게 무슨 말인가.

차재명은 또 언제부터 알고 있던거지?

“물론 레인보우 얼라이언스 정도만 파악한듯 하지만···[야생]이나 [미르]측에서는 그것과는 별개로 백수임씨를 찾아다닌고군요.”

대체 뭘 하고 다니신겁니까?라며 고개를 저은 그가 밀을 이었다.

“결국 백수임씨는 최대한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게이트는 제가 수임씨에게 내준 시험이기도 합니다.”

스윽.

가스레인지를 바라본 차재명이 웃었다.

“다행히 훌륭하게 완수하신 모양이군요. 새로운 소환체에 열매라는것도 얻었다고 하고 용의 행방까지 아셨다니까요.”

“그래서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뭡니까? 이미 찍혔으니까 상관없다 이겁니까?”

“아뇨. 이번 길드전을 통해 데뷔하시는 겁니다. 새로운 S급 헌터로 말이죠.”

꿀꺽.

“새로운 S급 헌터?”

“아, 물론 지금 수임씨가 S급에 도달했다. 이런건 아닙니다. 현재는 잘쳐줘야 A급 하위 수준.”

“아니 그건 너무 짠거 아냐?”

“아뇨, 객관적으로 이게 맞습니다. 어르신께 들은 이야기론 이번 게이트도 상성으로 겨우 클리어한 정도니까요.”

“그런가요.”

“예. 하지만 제가 준비한 방법만 따라오시면 충분히 S급, 아니 그 이상까지도 가능할겁니다.”

“얘 너무 사짜같은데.”

확실히 사기꾼 같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좋았으니까.’

방법이나 들어보자.

“어떻게 하려고요?”

“불법 게이트 공략입니다!”

“···어르신, 나가시죠.”

“자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아! 같이 가!”

슉!

아까 그 장소로 다시 튀어나왔다.

이광철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어르신과 악수를 한 뒤 차재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빌런이 될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알량한 신념이라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아저씨의 가르침이었으니까.

***

“···가셨네.”

차재명은 관자놀이를 긁적였다.

“불법이라는 단어가 너무 그렇긴 했네. 방치 게이트 정도로 말했으면···”

아니, 반응을 보니 칼같이 거절했을 게 틀림없다.

“반협회적, 반권위적이면서도 사회질서는 꼭 지켜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협회를 그렇게나 싫어하면서?”

물론 그가 손 쓸 방도는 없었다.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하고 넘어갈 수 밖에.

“그래도 정석 루트로 돌리는건 아까운데.”

이런저런 예약에 협회에서 들어올 시비까지 포함하면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불법으로 클리어하면 1달이면 떡을 친다.’

한 달만에 S급 헌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싶진 않았다.

‘그쪽도 요새는 잠잠하니까 말이지.’

“에휴···이러면 [미르]한테 털리실 것 같은데.”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그게 매니저의 일이니까.

***

“후우.”

말은 그렇게 하고 왔지만···

“이대로면 필패다.”

이광철이 말한 것으로 미뤄보아 자신의 공략대를 이끌고 올 것이 뻔했다.

“[미르]의 공략대라···”

공략대는 대중에게 알려져있지 않았다.

‘하지만 공략대야말로 길드의 중심이다.’

물론 [미르]가 공략을 중시하는 길드가 아니며 B급 게이트에서 낙하산이나 케어해주고 있던것으로 봐서 그렇게 대단해보이지는 않지만.

‘이광철은 A급 헌터가 맞다고 했지.’

어르신이 직접 증언한 것이니 맞을거다. 그것 하나만으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공략대라는 명칭을 쓰려면 최소 20명은 있어야 한다.’

겨우 1명을 잡겠다고 우르르 데려오는 건 길드의 명예 때문에라도 허가가 되지 않을거라곤 생각하지만···

‘이건 모르는거고.’

맥시멈으로 생각했을때 A급 헌터 1명. B급 헌터 5명. C급 헌터 10명 정도?

길드전의 참가인원에는 100명 제한이지만 실제로 100명까지 동원한 길드전은 없다시피 하다.

아니. 없었다.

실제로는 30명선이니까.

‘그 정도만 생각해도 힘든데.’

차라리 S급 헌터 1명을 상대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길드전까지는 보통 몇 개월 간 의 시간을 주는 편이지만 이광철이 제대로 빡친.상태로 떠나서 이것도 잘 모르겠다.

“아아악!”

“무슨 일 있어?”

가스레인지가 태연하게 물었다.

“있지. 너 때문에!”

“왜, 내가 너무 예뻐서?”

그렇게 말하며 가스레인지가 이상한 포즈를 취했다.

갸아아아아아아악.

정신 나갈거 같다.

‘다림판···빨리 회복돼줘.’

왜 시스템이 다림판을 첫 동료로 강력히 권했는지를 알 것 같았다.

[미르]와의 길드전을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인 가스레인지는 오는 길에 옷을 사달라고 졸랐다.

찢어진 청바지에 검은 티, 빨간색 야구 점퍼에 초커까지.

‘그래. 갑옷은 너무 눈에 띄니까 오히려 좋다고 치자.’

근데 저렇게 속 편하게 말해대는걸 보면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거기에다가.

“아 맞다.”

낄낄대던 가스레인지가 품애서 뭔가를 꺼냈다.

화륵.

“실내에서 담배 피지마!”

이 녀석 흡연자다.

가스레인지가 무슨 담배를 피냐고 묻는다면 그건 나도 궁금하다.

“케헥! 컥! 크흡!”

“야.”

“어, 왜?”

“너 담배 못 피지.”

“케헤헥···하하하! 사소한건 넘어가자구.”

“너 진짜 나 괴롭히려고 이러는거지?”

띵동!

“어? 손님왔다, 손님!”

“하아.”

진이 빠진다, 진이.

“누구세요?”

“저···신유진인데요.”

“아.”

덜컥.

“여긴 무슨일로 오셨어요?”

혹시나 이번에도 뭔가 소식을 들은건가?

“아뇨, 그냥···축하하는 의미? 아, 상대가 실종됐으니 뭔가 찝찝하실지도 모르겠지만···우선 수임싸는 멀쩡하시니까···그러니까.”

“교류전 말씀하시는거군요.”

아직 길드전이나 게이트에 관한 이야기는 못 들은 모양이다.

우선 들어오라고 해야하나? 생각한 순간 가스레인지가 튀어나왔다.

“그냥 걱정돼서 왔다고 하면 되지, 뭘 그리 더듬어? 그리고 이번 교류전은 임판다씨가 한건데 임핀다씨는 지금 없거든? 용건 더 없으면 이만 가볼래?”

“저기···이 분은?”

“아···그러니까.”

뭐라고 해야하지?

‘그냥 사촌 동생 정도로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래, 그게 낫겠다.

그러나 이번에도 가스레인지가 빨랐다.

“말하자면 복잡한 관계라고나 할까?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톡.

가스레인지가 초커에 장식된 사슬을 건드리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주인님?”

하지마.

“그쵸?”

그런거 하지마. 어깨에 뺨 비비지 마.

“으응?”

홍조 띄우지마.

“아.”

신유진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아···안녕히 계세요오!”

음.

‘대충 조졌네.’

“까불고 있어.”

어쩐지 승리의 미소를 지은 가스레인지는 웃으며 침대로 몸을 날렸다.

“응? 뭐라고? 하, 너무하네.”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내려가긴 했지만.

‘그러고보니 신유진 헌터를 볼 때마다 뭔가 까먹은 느낌인데···”

고민을 하고 있으니 가스레인지가 중얼거렸다.

“멍청한 주인놈아. 저 불여시 같은 년한테 넘어가기만 해봐. 엉?”

“뭐래.”

물론 신유진 헌터를 완전히 믿으면 안되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그녀가 속한 [청]은 차재명이 경고한 레인보우 얼라이언스의 일원이었으니까.

반응을 보니 모르는 것 같기는 했지만···

“응?”

뭐야, 이 소포는?

“왠 편지가···”

“뭐야? 뭐야?”

편지의.내용을 주욱 훑은 순간.

까득.

쾅!

나는 집을 박차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

“네, 뭐라고요?”

하아하아...까드득.

그런 소리가 화면 너머로 들려왔다.

"하겠습니다. 게이트 공략.”

넘치는 박력에 일순간 멈칫한 차재명은 담담히 말했다.

“무슨 바람이 분건지는 모르겠지만...알겠습니다."

새로운 한국의 S급 헌터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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