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붉은쥐 님의 서재입니다.

내 살림살이가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자생
작품등록일 :
2021.07.26 21:39
최근연재일 :
2021.08.26 19: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516
추천수 :
121
글자수 :
188,122

작성
21.08.17 19:00
조회
36
추천
2
글자
12쪽

23.

DUMMY

‘장복덕.’

어째서 이곳에 나타난거지?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하다.’

장복덕 또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눈치 챈 듯 능글맞게 웃었다.

“이야. 차재명이가 아주 잘 해줬어. 그치?”

“그게 무슨···”

“응? 몰랐나? 이거 괜히 말했나보네?”

‘차재명이 팔아넘겼다고? 우릴?’

머릿속에서 장복덕의 이야기가 맴돌려고 한 찰나.

가스레인지가 일갈했다.

“저 개소리 계속 들어줄거야? 정말 차재명이 저놈 부하면 진작 찔렀지 이딴짓을 할 필요가 없잖아! 그냥 되는대로 지껄이는거야.”

가스레인지의 말이 맞다.

“그래, 우선은···”

우선은 뭐?

차재명이고 뭐고 애초에 저놈을 이길 수가 없는데?

자꾸 생각이 다른 곳으로 빠진다.

짝!

“주인, 정신줄 잡아.”

등이 아려오는 감각에 겨우 멘탈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봐야지.’

장복덕의 능력을 바닷물을 조종하는 것.

이곳은 바닷가와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었다.

“후우···다림판!”

탓!

다림판이 곧장 뛰어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다가감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여유롭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촤악!

다림판의 다리가 그대로 장복덕을 통과했다.

“어차피 소용없으니까.”

‘물?’

몸이 물로 이뤄져있는건가?

“슬라임 같은 놈.”

“그런 잡몹이랑은 비교하지 말라고 섭섭하니까. 봐봐.”

촤악.

장복덕의 몸이 순식간에 물로 변해 사라졌다.

‘그냥 물로 변했어?’

지성이 현저히 낮은 슬라임조차도 핵이 있다.

그런데 인간이 완전히 물로 변했다고?

“그런게 가능할 리가···”

“가능하네?”

움찔!

“···어느틈에?”

“그을쎄?”

섬뜩한 웃음을 지은 장복덕의 팔이 창의 형태로 변했다.

“링크-다림판!”

[싱크로율: 57%]

캉!

‘크윽!’

“오 꽤 단단한데?”

육체만 변화시켜 만든 창임에도 상당한 공격력이었다.

‘링크까지 했는데도 이 정도로 박히다니.’

거의 손가락 한마디가 등에 박혔다.

“이 새끼가!”

후웅!

다림판의 재빠른 공격에도.

촤악!

재빨리 물로 변해 사라졌다.

“아가씨 가까이서 보니까 꽤 예쁜데?”

나타난 곳은 가스레인지의 뒤.

“뭐래 아저씨가.”

가스레인지는 기겁을 하며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턱.

가볍게 막혔다.

“연약한 점도 귀엽네?”

“미친 새끼.”

화륵!

치이이이익!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일었다.

“오, 위험하잖아.”

순식간의 장복덕의 손이 증발했으나.

꿀렁.

곧바로 돋아났다.

그 손으로 날 가리키며 그가 외쳤다.

“그냥 얌전히 따라가주면 안되겠니? 응? 그럼 너만 빼고 다 풀어줄게.”





“어림도 없는 소리.”

다림판이 대신 답하며 발을 날렸으나 이번에도 그는 피하지 않았다.

‘아니, 물로 변하지도 않았다?’

푹!

다림판의 다리가 장복덕의 배를 관통한채 고정됐다.

“징그러운 놈!”

휘익!

촤악!

가스레인지가 공격하고나서야 물로 변해 사라진 장복덕은 제자리에서 나타났다.

‘알았다.’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그대로 계속 때려!”

다림판의 공격은 몸을 관통하게 두면서도 가스레인지의 공격은 피하는 이유.

“포탑 설치.”

다시 다림판의 공격이 이어진 순간.

“발사.”

장복덕에게 냉기를 뿌렸다.

비록 아주 잠깐동안 얼릴 수 있었지만.

푹!

가스레인지의 방망이가 닿기는 충분한 시간.

“가스레인지! 불꽃!”

“잠ㄲ···”

치이이이이익!!!

미친듯이 솟아오르는 수증기에 장복덕은 처음으로 당황하며 물로 변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곳은 멀찍이 떨어진 길바닥.

“역시나.”

그러나 여유로운 미소 따윈 없었다.

“그 몸. 다 날아가면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

“후우...”

확연하게 작아진 모습의 장복덕이 주저앉아 고개를 저었다.

“역시 여기에서 싸우는 건 무리가 있네.”

촤악.

장복덕의 하반신이 사라진 순간 시야가 검게 변했다.

“응?”

아니, 시야가 변한 것이 아니었다.

‘게이트?’

눈 앞에 게이트가 생겼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뭔가가 등을 떠미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기분만이 아니었다.

“이게 무슨···"

바닥에서 돋아난 장복덕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알림이 울렸다.

[M@estro-T에 진입하셨습니다.]

***

“아.”

낯선 천···

“주인!”

아니, 익숙한 얼굴이다.

“여긴 어디야?”

등이 차갑다. 아니, 그냥 냉장고나 다름없는 온도다.

“모르겠어. 주인이 게이트로 들어간 다음 장복덕이 뛰어들길래 우리도 달려들었는데···”

“는데?”

“들어가니까 부하들이 한가득이더라고?”

본거지로 이어지는 게이트였나보다.

'처음부터 작정했던거구만.'

하기야 녀석의 입장에서도 불리한 곳에서 싸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잡힌거야?”

다림판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부하들이 문제가 아냐. 장복덕 그 놈. 끔찍하게 강해. 특히 놈의 영역에서는 결코 이길 수 없어.”

'다림판이 이 정도로 말할 정도면...'

어마어마하게 강하다는 뜻이다.

“가스레인지는?”

“장복덕과 함께 갔어.”

까득.

“그 새끼가···”

가스레인지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게 아닐까.

“당장 소환을···”

“아니, 가스레인지가 주인에게 소환하지 말라고 했어.”

“그건 무슨 소리야?”

소환을 하지 말라니?

“장복덕과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고 하면서 제발로 따라갔거든.”

“대화는 무슨 대화를 하겠다고.”

벌떡!

“주인?”

“일단 뭐라도 해봐야지.”

“아니, 내가 이미 살펴봤는데 뭣도 없어.”

확실히 아무것도 없긴 했다.

그저 회색의 벽이 사방을 둘러쳤을뿐. 특별한 장치가 보이지도 않았다.

이런 단순한 곳일수록 빠져나가기가 힘들었다.

'특성을 이용해서 만든 곳일테니까.'

당연히 다림판도 수많은 시도를 해봤을거다.

‘다림판이 하지 못한걸 할 수는 없다.’

기껏 해야 마나 컨트롤 정도. 그러나 이 벽은 마나의 흐름을 막고 있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수는 없어. 가스레인지랑 아저씨를 구해야지.”

그리고 장복덕에게 한 방.

‘아니, 죽여야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다.

그런 다짐을 한 순간.

“역시 사이 좋으시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동료부터 구하신다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차재명?”

벽 뒤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네, 접니다.”

“살아있었습니까?”

“그럼 죽길 바라신건가요?”

“그런건 아닙니다만.”

어떻게 적진의 한복판에서?

'배신자라선가?'

아니.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젠장. 장복덕이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나.’

어쩌면 차재명이 배신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아른거렸다.

그 순간. 차재명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딱 하나만 묻겠습니다.”

“···뭡니까.”

“절 믿고 계십니까?”

믿냐고?

'믿는 편이다. 믿기는 한다. 어느정도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빌런의 말에 흔들릴 정도의 믿음이지만.

“네, 믿습니다.”

“역시 의심하시고 계시네요. 그럴만도 합니다. 상황이 워낙에 절묘했으니까. 심지어 지금 대화하는 것도 의심스럽겠죠.”

“아뇨, 믿고는 있습니다.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만.”

"그런걸 보통 믿지 않는다고 하죠."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차재명은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니까.

‘내 머리 위에서 날 가지고 노는 거라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을 도무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럼 이건 조금 접어두고. 가스레인지씨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갑자기요?”

이게 접어둘 문젠가 되물어보려 했으나 그의 말이 빨랐다.

“가스레인지씨를 잘 아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잘 아냐고?

“잘···알겠죠?”

어느정도는 안다고 생각한다.

“아뇨. 모릅니다. 수임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그럼 왜 물어본건데.'

이러나저러나 차재명의 말은 끊이지 않았다.

“수임씨의 능력의 장점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능력의 장점?’

당연히 여럿을 기용한 상성 대처와 소환체의 강함 아닌가.

“믿음. 수임씨를 향한 애정.”

“애정···이라고요?”

그렇개 되묻자 차재명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확실해졌네요. 수임씨가 다음 동료를 소환하지 못하는 이유.”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게임계 특성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입니다.”

아니 무슨 소리냐고.

“빙 두르지 말고 바로 말씀해주십시오.”

잠시 뜸을 들이던 차재명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자격의 부재.”

‘자격? 자격이 없다고?’

욕이라기엔 차재명의 어투가 너무 덤덤했다.

“뭐, 대화는 이정도 하시죠.”

“아니, 결론이 뭡니까?”

“결론이 필요합니까?”

당연한거 아닌가.

그래서 차재명은 배신자인가 아닌가.

그 자격이란건 어떻게 얻어야 하는건가.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때.

철컥.

벽이 열렸다.

“뭐, 결론은 간단합니다.”

푸른빛의 배경 앞, 차재명이 손을 내밀었다.

“조금 더 사람들을 믿어봐도 괜찮다. 이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이 금빛으로 반짝였다.

***

위스키 한 병을 심장에 꽂은 장복덕이 옆 자리에 앉은 가스레인지를 보며 웃었다.

“직접 따라오다니. 역시 관상은 틀리질 않아, 그치?”

“”예! 맞습니다!””

장관이라면 장관인 절도있는 인사.

그러나 장복덕은 인상을 구겼다.

“야.”

“”네?””

“시끄럽잖아.”

그 한 마디에 같은 공간에 있던 모든 장정이 스스로의 뺨을 후리기 시작했다.

짝! 짝! 짝! 짝! 짝!

그 불협화음이 클래식 음악이라도 되는 냥 고개를 까닥이던 장복덕은 옆에 앉은 여성을 보며 물었다.

“어때?”

“뭐가.”

“멋지지 않나? 절대적인 권력!”

장복덕은 만면에 미소를 피운채 양팔을 벌렸다.

그러나 옆자리의 여성, 가스레인지는 표정을 굳히며 중얼거렸다.

“병신 같아.”

“하하하하하! 역시 아직 어리구만그래?”

“나이의 문제가 아닌것 같은데. 이 미치광이야.”

되도 않는 자랑을 하면 정색하며 욕하는 패턴의 반복.

그러나 장복덕은 이것마저 즐겁다는듯 껄껄댈 뿐이었다.

“이 더러운 곳에 더 있고 싶지 않은데. 협상이나 하지그래.”

“그러고보니 내가 이름도 모르네.”

“자꾸 말 돌릴래?”

“사실 아까 말한 얘기도 너한테 한건데 말이지. 옷도 이런 넝마나 입고···”

탁!

“할 말 없으면 간다?”

허벅지를 향해 오던 손을 쳐낸 가스레인지가 으르렁댔다.

그제서야 장복덕은 마구 웃으며 외쳤다.

“오, 협상! 그래 협상 좋지!”

“딱 두명만 풀어주면 안되냐.”

“뭐 누군진 알 것 같구만.”

“그래?”

“그런데 걔네를 풀어주고 내가 얻을 수 있는건 뭐지? 그놈들 꽤 비싼 몸이라고?”

“원하는게 뭔데?”

“흐흐흐···글쎄?”

노골적으로 위아래를 훑는 시선을 느끼면서도 가스레인지는 옆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 하기야 네 부하들보다야 내가 훨씬 낫지 않겠어?”

"부하는 약한 편이 낫다. 그리고..."

장복덕이 가스레인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모르는 척 하긴. 끌끌끌!”

탁!

장복덕의 손길을 쳐낸 가스레인지가 인상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한껏 풀어졌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자 가스레인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진짜 내 몸이라도 원해?”

싸늘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 그러나 장복덕은 실실 웃었다.

“이야, 동료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이건가?”

장복덕의 눈에 음욕이 맺혔다.

“뭐 안될거야 없지."

"호오. 정말?"

스윽.

턱.

흉부로 올라가는 장복덕의 손을 막은 가스레인지가 말을 이었다.

"네가 정말로 그 둘을 풀어준다면야.”

“근데 네가 착각하는게 있는것 같은데 말이지.”

스윽.

장복덕이 가스레인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비릿하게 웃었다.

“내가 왜 거래 따위를 해야하지?"

멀찍이 떨어져있던 장복덕의 수하들이 천천히 다가왔다.

“후.”

화륵. 치이이이익.

“귀찮아질텐데?”

“귀찮은 정도면 괜찮갰지.”

***

“후우···설마 바다에다 감옥을 지어뒀을 줄이야.”

“해상게이트에 진입하려고 가져온 장비들이 쓸모가 많네요.”

“응?”

뭐지?

갑자기 말을 멈춘게 이상했는지 차재명이 물어왔다.

“왜 그러세요?”

“마나가···나가고 있습니다.”

차재명 또한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렇다는건?”

가스레인지가 싸우고 있다는거다.

“주인, 저기!”

콰앙!

다림판이 가리키는 방향에서 연기가 치솟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살림살이가 이상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32. 21.08.26 20 2 12쪽
32 31. 21.08.25 20 1 12쪽
31 30. 21.08.24 27 2 12쪽
30 29. 21.08.23 30 1 12쪽
29 28. 21.08.22 36 2 13쪽
28 27. 21.08.21 31 2 12쪽
27 26. 21.08.20 33 1 12쪽
26 25. 21.08.19 33 2 12쪽
25 24. 21.08.18 34 2 12쪽
» 23. 21.08.17 37 2 12쪽
23 22. 21.08.16 40 2 12쪽
22 21. 21.08.15 51 3 14쪽
21 20. 21.08.14 53 2 13쪽
20 19. 21.08.13 49 1 11쪽
19 18. 21.08.12 54 2 12쪽
18 17. 21.08.11 58 2 12쪽
17 16. 21.08.10 56 2 13쪽
16 15. 21.08.09 64 2 13쪽
15 14. 21.08.08 69 2 13쪽
14 13. 21.08.07 71 2 12쪽
13 12. 21.08.06 78 2 13쪽
12 11. 21.08.05 94 3 15쪽
11 10. 21.08.04 99 3 12쪽
10 9. 21.08.03 116 3 14쪽
9 8. 21.08.02 126 4 17쪽
8 7. 21.08.01 137 4 14쪽
7 6. 21.07.31 141 4 14쪽
6 5. 21.07.30 173 5 13쪽
5 4. 21.07.29 215 4 17쪽
4 3. 21.07.28 297 8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