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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쥐 님의 서재입니다.

내 살림살이가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자생
작품등록일 :
2021.07.26 21:39
최근연재일 :
2021.08.26 19:0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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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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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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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6.

DUMMY

가스레인지가 뚫은 거대한 구멍.

그 속을 들여다 본 가스레인지는 차재명에게 물었다.

“이거 괜찮은거 맞아? 사방이 얼어붙은거 같은데?”

금색 안광을 흩날린 차재명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무슨 상황인건지···”

“···일단 내려가볼까?”

“음···저도 함께 가야할까요?”

“아니, 그냥 여기 있다가 부르면 와.”

“예?”

탁!

“부르면 오라고오오오!”

“부르면 오라고 하셔도···”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에 차재명은 고개를 흔들었다.

“어떻게 내려갑니까?”

***

탁!

“후우···”

제멋대로 뻗어있는 얼음기둥을 망설임 없이 뛰어다니던 가스레인지는 마침내 걸음을 멈췄다.

“수임이랑...저 애는?”

새하얀 머릿카락과 푸른 눈을 가진 귀여운 인상의 여자아이.

가스레인지가 알기로 저런 인상이 어울릴만한 도깨비는 하나 뿐이었다.

“냉장고구나!”

그렇다면 이 얼음기둥도 다 그녀의 작품일것이다.

“대단하네, 냉장고.”

그 덕분인지 그녀가 걱정하던 상황은 나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근데 장복덕은 어디갔지?”

얼어죽었나? 가스레인지가 그렇개 중얼거린 순간.

「내놔.」

한쪽 벽에서 장복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얜 또 왜 용이야?”

용이 흔한건가?

그래도 완전히 얼어붙어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면 괜히 걱정한 것 같은데?”

다시 올라가서 모른 척하고 기다려야 하나?

가스레인지가 말도 안되는 고민을 한 순간.

털썩!

“어? 뭐야!”

백수임이 쓰러졌다.

“야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가스레인지가 표정을 구겼다.

“아니 왜 갑자기 지 혼자 쓰러져?

냉장고가 호다닥 그에게 달려갔지만···

‘안돼. 냉장고는 너무 어려.’

가스레인지는 냉장고의 자아가 미성숙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저 덩치를 혼자 깰 수도 없고.’

「크크크. 어리석은 놈.」

설상가상으로 빙룡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젠장!”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저 녀석이 쓰러졌으니 불꽃은 쓸 수 없다.’

여게서 마력을 더 땡겨왔다가는 진짜 죽을테니까.

스윽.

하지만 충분하다.

[특성: 기사회생]

“후우···”

「응? 뭐야 고작 그런 막대기로 뭘 할 수 있다는거냐?」

탓!

“재밌는거 알려줄까?”

「그게 무슨···」

“하나.”

촹! 파지지지지직!

가스레인지의 방망이가 새하얀 빛으로 빛났다.

“난 압전식 가스레인지다.”

「얼음에 전기가 통할 것 같냐? 멍청하긴!」

“둘.”

가스레인지가 뿜어낸 전기가 빙룡에게 스며들었다.

「끄아아아아악!」

“마나와 마나는 서로를 당긴다.”

「그래봤자다···! 이 전기로는 날 무너뜨릴 수···」

“셋.”

딱!

가스레인지가 손을 튕겼다.

“이 방망이애는 연료가 조금 저장되어있어.”

장복덕의 몸속으로 스며든 가스레인지의 마나가 불타올랐다.

「아···안 돼···.이렇···게···」

콰각.

쿠구구구궁.

산산조각난 얼음조각을 향해 다가간 가스레인지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난 안일하게 넘어가지 않아.”

콰작!

***

“괜찮으십니까?”

“어? 뭐야 어떻게 내려왔어?”

“그럼 못 내려오실거 알고도···”

“아니 신기해서 그렇지.”

“가스레인지씨가 바닥을 부술때 장치가 조금 망가져서 손쉽게 해제했습니다.”

“그래? 다행이네.”

“근데 수임씨는?”

“맞아. 안그래도 그거 때문에 찾아가려고 했었어.”

그렇게 말한 가스레인지가 뒤돌아 냉장고를 불렀다.

“냉장고.”

“응.”

지익.

허공이 갈라지고 그 틈 사이로 가절한 백수임이 떨어졌다.

‘생명체가 들어가는 아공간이라니···’

차재명은 놀라지 않으려 애쓰며 주인공의 상태를 살폈다.

‘마력과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마나탈진 그것을 넘어선 상태.

“···마력 회로가 망가진겁니까?”

가스레인지는 태연한 척 대답했다.

“어. 너무 무리한 모양이야.”

냉장고는 그러지 못했지만.

“···나 때문에 주인이.”

그런 냉장고의 머리를 가스레인지가 어루만졌다

“괜찮을거야.”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인 가스레인지는 다시 차재명과 눈을 마주쳤다.

“아무튼. 얘 살릴 수 있겠어?”

차재명의 ‘눈'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일마르이 기대를 가지고 물었으나.

“잠시만요. 수임씨의 몸이 제 지식과는 너무 달라서···”

안타깝게도 그리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투룡강체라는 것 때문인가. 그럼 어떡하지? 여기서 힐러를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투룡강체라···그럴지도. 그렇다면 힐러보다 나은 사람이 있습니다.”

‘힐러보다 낫다고?’

“누군데?”

흠흠거리며 목을 가다듬은 차재명이 어딘가를 보며 소리쳤다.

“구원중씨!”

구원중. 그 이름은 가스레인지도 익히 알고 있었다.

“아저씨?”

이 모든 일의 시작점이었으니까.

“감금되어 계신걸 풀어드렸습니다.”

스윽.

“처음 보는 얼굴들이 가득하네.”

“아저씨!”

냉장고가 후다닥 달려가 구원중을 끌어안았다.

와락!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피하진 않은 구원중은 이내 바닥을 봤다.

“얘네는 누구고 수임이는 또 왜 이렇게···아이고 두야.”

기절한 백수임을 보며 골치아프단 표정을 지어보인 그에게 차재명이 입을 열었다.

“자세한건 나중에 직접 대화하시고 먼저 수임씨부터 봐주실 수 있습니까?”

“그래야겠지.”

척. 백수임의 앞에 앉은 그는 백수임의 심장부에 손을 올리고선 눈을 감았다.

“···흐음.”

“괜찮습니까?”

차재명의 물음에도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으으으으으음.”

꿀꺽.

“으음···”

마침내 그가 눈을 뜬 뒤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모두가 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그 순간.

“좆됐는데?”

그가 심각해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네?”

“일단 목숨에는 지장이 없긴 한데.”

“한데?”

“이제 헌터일은 못할거다.”

“그게 무슨···”

“마나회로가 망가지다 못해 사라졌어.”

“마나회로가 사라졌다고요?”

끄덕.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가능한가라···니도 처음 보는 현상이긴 해. 보통은 육체가 버티질 못하니.”

그러나 용의 육체라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중얼거린 구원중이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엄청난 고통이 따랐을텐데···”

“아무 방법이 없는겁니까?”

그의 회로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차재명이 묻자 구원중은 고개를 슬쩍 끄덕거리며 말했다.

“방법이라···두 개 있지.”

“그게 뭡니까?”

“하나는 목숨을 건졌다는것에 감사하며 숨어사는것.”

이것이 가장 편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다.라며 첨언한 그가 말을 이었다.

“두번째는 드래곤 하트를 만드는 것.”

“드래곤 하트?”

그것이 실존하는 것이 맞는가? 모두가 의규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쳐디봤다.

“하지만 드래곤 하트를 만드는 건 불가능해. 마나룸 자체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새로 건설해야한다. 그것도 용의 마나로.”

“그럼 사실상 방법이 없는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맞는 말이야. 드래곤 하트를 만들려면 용의 비보인 ‘여의주'가 필요하니까.”

여의주라니.

“그게 진짜 있는 물건이었습니까?”

전설로만 들려오는 아이템. [미르]에서도 태초의 무희만이 가지고 있다가 대전쟁 때 유실되었다고 전해지는 그런 아이템이었다.

‘존재 자체가 확실하지 않은 아이템이 필요할 줄이야···’

“여의주···있긴 했지.”

“있다고요?!”

“소리 지르지마. 이젠 없으니까. 없어진지 꽤 됐으니까.”

쯧. 혀를 찬 그가 말을 이었다.

“난 그냥 만족한다. 이 녀석이 더이상 고통받는 걸 보고 싶지가 않아. 장복덕이 죽었다면 당분간 귀찮을 일도 없을테고.”

구원중이 기절한 백수임을 바라봤다.

“이거면 된거야.”

녀석의 여정도 이곳에서 끝이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모두가 나름의 방식으로 헌터 백수임을 보내는 순간.

콕콕.

“응?”

“이거.”

스윽.

냉징고가 뭔가를 내밀었다.

“잠깐···뭐야 이거.”

바다를 담은 듯한 진파랑.

완벽.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티 하나 없는 구슬이 그곳에 있었다.

“이게 왜 이곳에?”

“그거 장복덕이 가지고 있던 핵인데. 놈이 죽으니까 마나가 전부 그 쪽으로 들어갔어.”

상황 파악을 마친 구원중의 얼굴에 팟줄이 불거졌다.

“장복덕 이녀석···”

까득.

[미르]의 여의주를 훔친게 이 녀석이었던건가.

간신히 분노를 가라앉힌 그가 다시 여의주를 보았다.

“이거 참 아이러니하군.”

자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쳐박은 아이템을 가장 절실한 순간 다시 보개 될 줄이야.

“이 여의주를 판다면 자손 대대로 떵떵거라면서 살 수 있겠지.”

길드의 뿌리를 뽑아서라도 사려는 이들이 줄을 설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여의주를 들었다.

“자식도 없는데 뭐.”

그대로 백수임의 몸 위에 여의주를 올린 그가 입을 열었다.

‘까마득한 옛날 배운 영창.’

그럼에도 생생한 기억으로.

“주인의 피를 이은 이가 간청하오니.”

용혈을 이은 자만이 가능한 여의주의 진짜 사용법.

“진정한 그대의 후계를 굽어살피시길.”

이무기를 용으로.

“동해의 바다의 용왕이여.”

용을 용왕으로 만드는 기적의 힘.

“새로운 용왕의 탄생을 축복하십시오.”

백수임의 육체에 드래곤 하트가 생겨났다.

“후우우···”

“괜찮으십니까?”

“난 괜찮아. 다만 수임이는 요양이 필요할거다.”

“요양이라니?”

“여의주를 다 흡수했을 리가 없어. 저 녀석은 용혈을 잇지 못했으니까.”

애초에 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였다.

용의 기술과 육체 모두 후천적으로 얻어낸 것.

용의 모든 것을 이어받는 용의 무희조차 소화해내기 버거운 여의주를 그가 완전히 취할 수 있을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아마 당분간은 마나도 쓰기 힘들겠지.”

그렇게 말한 구원중은 등을 돌렸다.

“아니, 어디 가십니까?”

“마무리하러.”

“예? 그게 무슨···”

“그 눈으로 대충 보면 알걸?”

그렇게 말한 그는 백수임을 살피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를 보며 미소지었다.

***

구원중의 뒷모습을 본 차재명은 턱을 긁적였다.

“···마나 딸려서 이제 못 쓰는데요.”

그러나 그는 이미 떠나간 후였다.

***

“허억! 하아아···”

사방이 검게 칠해진 방 안.

밝게 빛나는 것은 한 구석애 놓인 오락기 뿐이었다.

“젠장...젠장!!!”

쾅! 쾅! 쾅!

한참을 벽을 두드리던 그가 발작했다.

“제일 강한 캐릭이었는데···젠자아아아아앙! 컥!”

발작을 멈춘 그가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아냐. 가짜야. 이 고통은 가짜야아아아···”

몸이 조각조각 나눠지는 고통.

“그건 내꺼가 아니라고···”

‘캐릭터'가 죽을 따 느꼈던 그 통증이었다.

간신히 몸을 제어한 그가 오락기의 화면을 바라봤다.

“남은 목숨···”

♥×1

“하나?”

손톱을 물어뜯으며 의자에 앉은 그는 화면을 자세히 살폈다.

스타트지점은 전 캐릭터의 아지트 아래.

그러나 강한 침입자들이 바글댔다.

“이 정도면 나쁜 편은 아니야···”

[미르]의 금고에서도 생성 직후의 캐릭터로 살아남은 전적이 있지 않았나.

“그래. 난···난 살아남을 수 있어.”

뚝.

그의 손톱이 부러졌다.

그와 동시에.

우둑.

그의 목도 부러졌다.

"살아남긴 개뿔이."

♥×0

오락기의 화면을 확인한 구원중은 주먹을 휘둘렀다.

"이 씨발 여의주 도둑놈 새끼가!"

콰작!

"그거 하나로 내쫓겼다. 씹새야!"

파직!

"네 가벼운 입을 탓해라!"

여의주를 훔쳐간 캐릭터와 S급 헌터 장복덕.

그 둘을 모두 만나고 나서야 게임계 특성이란 걸 깨달을 수 았었다.

"후."

오락기를 산산조각낸 구원중은 그제서야 뒤돌아 방을 나갔다.

"특성 한 번 지랄 맞네."

한마디를 남기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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