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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님의 서재입니다.

Volition : 1988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최근연재일 :
2024.05.14 23:53
연재수 :
2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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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4,850

작성
24.05.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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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3-3)

DUMMY

이때 한강진 국장은 철수하는 병력의 최후미에서 그들을 엄호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꾸역꾸역 진형을 잡고 추적하려는 적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결계생성장치 파괴의 충격에 금방 헤어나지 못하리라는 예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섬뜩함을 느낀 한강진 국장이 소리쳤다.


“격발!!”


순간 추격하는 적 주변에서 다수의 폭발이 일어났다. 폭연과 파편에서 몇 명의 적이 휘말렸다. 그러나 그들은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직접 그들을 저지할 필요가 생겼다.


‘젠장!!’


속으로 욕지기를 뱉은 한강진 국장이 자세를 취했다. 동시에 부상 정도가 덜 한 인원 - 지애림, 이평근, 서창민, 에이든, N 정도 - 과 함께 저지선을 펼쳤다. 선두에 선 하이포크리알레스의 칼과 얽히는 그 순간에도, 한강진 국장이 뒤를 향해 외쳤다.


“채휘부터!!”


그러나 악마 세 체가 한꺼번에 달려든 상황에서 시간을 오래 끌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가까스로 채휘와 부상자를 수용한 뒤, 한강진 국장은 타이밍에 맞춰 일제 사격을 명했다. 그러자 HQ 50m 앞까지 쇄도한 적을 향해 대구경 대물저격총, 기관총, 고속유탄기관총의 유탄이 쏟아졌다. 특히 고속유탄기관총의 화력은 악마를 약간이나마 저지시킬 정도였다.


/“정지!!“/


그리고 포도스트로마의 손이 올라갔다가 내려감으로써 검은색 나무의 전진도 멈췄다. 그들은 건물을 방패삼아 화기를 피하면서, 전력을 다시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HQ 안으로 들어온 한강진 국장의 뒤로, 수 cm는 됨직한 두터운 철문이 닫혔다. 이번 작전에서 농성을 대비해 설치한 철문이었다. 그의 앞에 피를 대충 닦은 양선아가 다가와 물었다.


“괜찮으신가요?”

“괜찮습니다. 곧 적이 돌입을 시도할 겁니다. 계획한 대로 준비하시죠.”

“알겠어요.”


한강진 국장이 옆의 서창민 대리에게 말했다.


“3, 4팀은 옥상으로. 나머지는 1층 로비로 모이도록.”

“알겠습니다.”


한강진 국장이 칼자루를 홀스터에 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다. 그렇게까지 준비했음에도 적의 진공을 막지 못했다. 전술적인 승리가 켜켜이 쌓인들, 적은 전략적 목표까지 도달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폭격이 끝날 때까지 버텨야만 했다. 그가 이어셋을 들고 말했다.


“잠깐 멈췄지만 다시 움직이겠지. 들어오게 할 수는 없어. 주차장에서 방어한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한강진 국장은 불안감 속에서 볼리셔니스트들을 이끌고 1층의 로비를 향했다.


한편, 포도스트로마는 건물에 몸을 숨긴 채 쌍안경으로 9국 HQ를 구석구석 살피고 있었다. 작전 전 정찰했을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건물 벽에 여기저기 붙어 있는 철판과, 고슴도치처럼 튀어나온 장애물은 적이 농성을 준비했음을 말하고 있었다. 그가 쌍안경을 내리면서 중얼거렸다.


/“쉽지는 않겠군.“/

/“어떻게 할까요?“/


역시 같은 자세로 쌍안경에서 눈을 뗀 하이포크리알레스가 물었다. 잠깐 고민하던 포도스트로마가 말했다.


/“정면으로 들어간다.“/

/“정면으로요?“/

/“우리는, 압도적으로 이겨야 한다.“/


포도스트로마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이곳에서 완벽한 승리를 통해 적의 의지를 크게 꺾음으로서, 그 효과는 극대화될 터였다. 하이포크리알레스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포도스트로마가 다시 쌍안경을 들어 HQ 정문을 살피며 명령했다.


/“발바토스에게 마탄(魔彈)을 준비하라고 해. 정문을 뚫고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문을 파괴하면 볼리셔니스트가 후행한다.“/


3분도 지나지 않아 전열을 정비한 검은색 나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건물 그림자에 숨어있던 발바토스가 거대한 머스킷 총을 들었다. 그리고 폭발 소리와 함께 날아든 대구경의 마탄은, 단 한 방으로 정문에 큰 균열을 내었다. 그 충격은 1층 로비에 모여 있던 9국 볼리셔니스트들도 느꼈다. 한강진 국장이 채 명령을 내리기도 전이었다. 두 번째 마탄이 날아들었다.


“큭!!!”


순식간에 바람구멍이 난 정문을 향해 악마들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9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HQ 옥상과 근처 건물에 설치된 기관총과 유탄발사기가 불을 뿜었다. 곧 HQ 정면은 터지는 파편과 화염에 휩싸였다. 하지만 한강진 국장은 알고 있었다. 저 짙은 연기를 뚫고 악마들이 튀어나올 것을. 그가 소리쳤다.


“막아!!”


한강진 국장을 선두로 하여 9국 볼리셔니스트들이 정문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거대한 선풍기가 회전하듯 연기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강한 풍압의 뒤로 거대한 손톱이 모습을 드러냈다. 발바토스였다. 그 뒤로는 그레모리와 단탈리온이, 그리고 더 뒤에서 다가오는 적 볼리셔니스트들이 다수 보였다.


/“크어어어어!!!“/


발바토스의 포효는 HQ 전체를 울릴 정도로 강렬했다. 하지만 귀를 찢는 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9국 볼리셔니스트들은 침착하게 방어에 나섰다. 공방의 와중에 한강진 국장이 명령했다.


“에이든!! 적 볼리셔니스트들의 합류를 저지한다!!”

[“알겠습니다!”]


동시에 옥상에 있던 에이든을 비롯한 3, 4팀 5명이 HQ 옥상에서 건물 밖을 향해 뛰어 내렸다.


“합류를 막는다! 빨리!!”


에이든의 외침과 함께, 9국 볼리셔니스트들이 악마의 뒤를 이어 달려오던 검은색 나무 볼리셔니스트들과 교전을 시작했다. 그렇게 악마와 볼리셔니스트들을 분리시킨 9국은 주차장에서 맹렬히 저항했다.


/‘대단하군...’/


9국의 기민한 반응에 포도스트로마가 속으로 감탄을 삼켰다. 적은 그 짧은 시간에 병력을 둘로 나눠 기동방어를 시도했다. 아마도 농성전까지 꼼꼼하게 준비했음이 분명했다. 그는 선두에서 방어 중이던 에이든을 향해 달려들었다. 꽉 당긴 칼날과 함께 포도스트로마가 소리쳤다.


/“죽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포도스트로마를 보며, 에이든은 이를 깨물며 반격에 나섰다. 곧 두 사람의 칼이 몇 번이나 오가며 폭발음을 뿜어냈다. 그 사이 생긴 찰나의 순간에, 포도스트로마가 외쳤다.


/“SOSS의 그런트인가! 이런 곳에서 볼 줄이야!!“/


에이든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마왕이 직접 오셨나... 일이 편해지겠는데!“/


둘의 경합이 이어졌다. 어쩌면 이번 전역(戰域) 전체를 통틀어 포도스트로마와의 직접 전투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이든은 포도스토라마가 의외로 강한 것을 깨달았다. 철저한 방어 속에서 공격 타이밍을 잡는 모습은 정석적이면서 효과적이었다. 테러조직이라 한들 보스다운 실력이었다. 두 칼날이 얽힌 시점이었다. 에이든이 실소를 섞어 말했다.


/“강한데.“/

/“고맙군.“/


그렇게 에이든을 비롯한 5명의 9국 볼리셔니스트들이 적을 막았지만, 스물이 넘는 적을 완전히 저지하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중과부적으로 다시금 HQ 방향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짧게나마 번 이 시간은 귀중했다. 악마를 붙잡고 있던 나머지 9국 인원들 사이에서, 채휘가 벡터 캐논 준비를 완료한 것이었다. 정문을 등지고 로비로 진입하기 위해 여념에 없던 악마를 향해 벡터 캐논이 날아들었다. 악마 셋을 다 감싸고도 남을 넓이였다. 이어진 폭발과 폭음에 모두의 귀와 눈이 막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가라앉는 먼지 사이로, 악마 셋의 실루엣이 천천히 들어왔다.


‘...!!’


채휘와 한강진 국장을 비롯한 9국 볼리셔니스트는 당황했다. 벡터 캐논이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악마들은 순식간에 물러나 방어진형을 폈고 살아남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악마들이 온몸에서 흘리는 피와 헐떡이는 호흡에서 부상이 심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끝을 낼 수 없다는 건 충격이었다. 벡터 캐논조차 효과가 없다면 방법이 있는 걸까. 그때 고통을 이겨내려는 듯, 선두에 선 발바토스가 또 다시 포효를 내질렀다. 이때 소음을 뚫고 한강진 국장이 이어셋을 들고 외쳤다.


"에이든! 악마들이 멈췄다!! 후방에서 협공한다!!“

[“알겠습니다!!”]


잠시 뒤, 3, 4팀은 방향을 바꿔 악마의 후방을 쳤다. 갑작스러운 후방에서의 공격에 놀란 악마들이 황급히 흩어졌다. 그리고 악마와의 합류를 위해 달려온 검은색 나무 볼리셔니스트와 다시 공격을 시작한 한강진 국장을 비롯한 9국 볼리셔니스트들이 한데 엉기며 혼전이 벌어졌다. 그 와중에서 한강진 국장은 침착하게 지휘하며 전선이 형성되도록 병력을 모으고, 적들을 HQ 정면 주차장에 묶어두었다. 잠시 뒤. 전선이 서서히 형태를 갖추면서 HQ 건물을 앞에 두고 쌍방이 대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투와 전투 사이에서 약간의 소강상태가 발생했다. 적들을 살피던 한강진 국장이 한 발 앞으로 나오면서 크게 소리쳤다.


/“포도스트로마-!!“/


그리고 지체없이 다음 말을 이어갔다.


/“듀얼을 신청한다--!!”/


순간 모두의 움직임이 멈췄다. 흐르는 정적은 양 측 모두 크게 당황했음을 뜻했다. 다시금 공세를 준비하던 포도스트로마도 그의 제안에 멈칫한 상태. 그는 적이 위기 상황에서 던진 듀얼의 의미를 곱씹으며 생각을 이어갔다.


/‘......’/


이 싸움의 가장 큰 목적은 그릇의 확보에 있었지만, 그와 비등할 정도의 다른 목적도 있었다. 바로 적의 심장을 점령하여 의지를 꺾고, 이 나라의 의지흐름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따라서 승리 자체만큼이나 승리의 형태도 중요했다. 여기서 듀얼을 거부하고 악마를 통해 승리하는 것은, 그 형태의 무결성을 깎아먹는 행위였다.


/‘......’/


생각을 길게 가져갈 수는 없었다. 이리저리 잰다는 것 자체가 실리를 챙기는 모습으로 비춰질 테니까. 지금 생각하는 일 초 일 초가 무결성을 저해하고 있으리라. 이때 그의 옆에 선 하이포크리알레스가 말했다.


/“응해서는 안 됩니다. 공격을 시작하시죠.”/

/‘......’/

/“여기까지 와서 일을 그르칠 생각입니까?!”/

/“......”/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픈 욕망은 포도스트로마를 장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하이포크리알레스의 말도 맞았다. 큰 희생을 치루며 여기까지 밀어붙였는데, 자칫 자신이 당하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컸다. 결국 한동안 표정을 구기던 포도스트로마가 칼을 쳐들며 소리쳤다.


/“응할 수 없다! 공격!!”/


발바토스를 비롯한 적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전열이 밀린 9국은 1층 로비를 지나 2층까지 밀려날 정도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한강진 국장은 선두에서 포도스트로마를 노리며, 계속해서 소리쳤다.


/“겁쟁이 자식!! 쫄은 거냐?!!”/


서로 칼을 섞는 중에도 한강진 국장은 조소를 띄우며 거듭 외쳤다. 그는 포도스트로마를 도발하면서 듀얼을 종용했다.


/“넌 이미 진 거야!! 그리고 여기를 점령해 봤자다!! 나를 꺾지 못하면, 넌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할 테니까!!!”/

/“뭣...!!”/


그리고 한강진 국장이 공격 하나하나에 단어를 실어서 말했다.


/“넌, 내, 의지를!! 꺽지, 못 해!!”/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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