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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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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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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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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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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되찾는 일 (3)

DUMMY

‘마력이 없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석 대재해 이후 모든 생명체는 마력이라는 것을 지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저놈들은 뭐지?’


지금 세상에 생물이 마력이 없이 존재할 수 있는가.

아니, 지금의 세상에서 살 수가 있는가.

아공간이든 지구든 그 어느 곳에도 마력이 존재하기에, 그로 인해 살아남기 위해 마력이 깃든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아니, 경우가 하나 있긴 했어. 마석 던전.’


김윤은 최초의 마석 던전, 그것에 대해 떠올렸다.

그곳에 있는 보스몬스터, 비타.

그는 마력이 아닌 다른 종류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박건영이 그의 비늘과 마력초를 통해 마력을 증폭했다고 했었지. 애초에 이걸 위한 단계였던 건가. 그렇다면······.’


박건영 역시 지금 마력이 아닌 저 힘을 다루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일단 생각은 접어두고 우선은 내부의 확인이다.’


그러나 지금 우선순위는 그것이 아니다.

지금은 아름의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길잡이의 건물은 무사한가, 다른 길드가 향했던 포탈은 어떠한가.


김윤은 시선을 돌리고 바삐 발을 놀렸다.


과거 그가 박건영에게 패한 곳, 길잡이의 건물에 있는 곳에 도착한 그.


‘건물은 안 부쉈나?’


그곳은 그가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사라졌으나 길잡이의 건물만 존재하고 있었다.

창고와 영업, 그리고 생활을 함께하는 건물.

이렇게 두 건물만이 이 폐허 사이에 덩그러니 있는 것이었다.


‘하긴 놈도 저 창고에 뭐가 있는지는 알겠지. 이게 무너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김윤은 폐허를 가로질러 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거대한 창고 문 앞에서 상태를 살폈다.

그곳에 걸려 있는 스킬은 다행히도 견고했다.


‘창고가 무사한 건 확인했고.’


김윤은 뒤를 돌아 길잡이의 건물로 향했다.

당연하게도 그 내부는 텅 비어있었다.


‘다들 대피했겠지?’


그가 알려준 지하 대피소.

최현민이라면 그의 뜻에 따라 그곳에 대피했을 것이다.


“금방 돌아갈게.”


그는 내부 창고로 향해 텅 빈 지도용 종이를 챙겨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지도는 이 정도로 됐고, 남은 건 포탈 쪽인가.’


김윤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었다.

박건영의 반란이 있었던 날, 그날은 수많은 길드가 마석 던전을 소탕하겠다고 아공간을 떠났던 날.

그렇기에 박건영은 분명 포탈을 봉쇄하고 일을 저질렀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포탈을 막아두고 있겠지. 혼자서 모든 길드를 상대할 수는 없을 테니까.’


김윤은 길잡이를 빠져나와 다시금 몸을 날렸다.

각 길드가 향했을 주요 포탈이 있는 곳을 향해서였다.


‘역시 여전히 통제 중이군.’


김윤은 포탈을 둘러싼 채 경계하고 있는 적룡의 기사단을 바라보았다.

놈들은 지루한지 입을 쩍쩍 벌려 하품하며 포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경계도 그만 서도 되지 않아? 아무래도 넘어올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도 감시하라는 명령이야. 혹시라도 넘어오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고. 알잖아, 이 힘을 얻은 대신에 마력이라는 커다란 약점이 생겼다는 거.”

“그건 그렇지만 놈들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는 재생까지 되는데, 그냥 넘어오게 하고 쓸어 버리지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나라고 알겠냐. 경계나 잘 서. 괜히 눈에 났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고. 최근에 시청에 갔다 돌아오지 못한 기사단원이 몇인지 알아?”

“쳇, 알고 있다고······.”


김윤은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다가 몸을 날렸다.


‘마력이 없기에 마력이 약점이라는 건가. 그리고 놈들의 힘도 우리에게 치명적이고······. 이건 중요하겠어.’


그는 이곳에 잠입하길 잘했다고 느끼며 자신이 넘어왔던 성벽으로 향했다.

필요한 것은 얼추 확인했다.

그러니 이제는 돌아간다.


그는 성벽을 오른 후 잠시 아름의 모습을 살폈다.


‘역시 조용하군. 마치 유령도시 같아.’


그가 알던 아름과는 너무도 달랐다.


‘박건영.’


그의 잘못된 지도가 도시를 이 꼴로 만든 것이 분명하다.

생기를 잃은 도시, 그곳에 사는 이들이 행복할 리가 없었다.

그러니 더더욱 그를 막아야만 했다.


김윤이 다시 몸을 돌려 성벽을 넘어가려는 순간이었다.

그를 향해 쏘아지는 붉은 기운을 휘감은 포탄.


콰아아앙!


그가 있는 성벽에 포탄이 직격,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으윽······!”


다행히 마력 방패등을 통해 몸을 지켜낸 김윤.

그러나 스킬을 사용해 버렸기에 그의 은신이 풀렸다.


“어딜 나가려는 거지? 마력 사용자.”


그러자 그가 있는 성벽을 향해 누군가 날아와 안착했다.

새빨간 비늘을 두 뺨과 손에 두르고 황금빛 눈동자를 빛내는 남자였다.


“아직 이 도시에 마력 사용자가 남아있을 줄이야. 성벽을 지키고 있길 잘했어. 갑자기 탐지기 약하지만 반응을 보이더라고.”


남자가 씨익 웃으며 손에 들고 있는 나침반 형태의 무언가를 바라보았다.


“역시! 이제야 확실하게 반응을 보이는군.”


그가 그것을 바라보며 환호했다.


“이 정도 마력 사용자라면 나는 더 큰 힘을 하사받을 수 있겠어. 크흐흐!”


놈이 정체 모를 힘을 전신에서 끌어올렸다.


“그럼 죽어서 나의 새로운 힘을 향한 제물이 되어라!”


그의 전신에서 불처럼 타오르는 붉은 기운이 하나로 뭉치며 김윤을 노렸다.

그가 방금 막아냈던 포탄과 같은 것이었다.


“저게 그 힘인가.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김윤은 곧장 인벤토리에서 새카만 채찍, 기억의 지도를 꺼내 들었다.


‘방어 스킬로 막을 때 평소보다 더 큰 마력 소모가 있었다. 놈들의 말이 사실인가 보군.’


그는 그것에 마력을 담은 후 곧장 휘둘렀다.

가속이 부족했기에 위력이 크지는 않았으나 충분하다.

애초에 지금 공격은 닿는 것이 목적이었으니 말이다.


기억의 지도가 가진 능력, 부정적인 감정의 전파.


남자가 붉은 포탄을 쏘아내기 직전, 기억의 지도가 어깨와 접촉했다.

그러자 그것에 담긴 부정적인 감정이 그를 휘감았다.


“컥······!”


순간 숨이 멎었다.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었고, 손발이 덜덜 떨렸다.

그것은 공포였다.


김윤은 공포에 빠진 그를 향해 마력으로 만들어진 검을 내질렀다.

푸른 기운이 응축되어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검의 형상.

투박하지만 그것은 확실한 검, 신혜성에게 배운 것이었다.


푸욱!


그대로 남자의 심장을 꿰뚫는 검.


“아직 완벽하진 않네.”


김윤은 마력을 거두어 그의 심장에 확실하게 구멍을 뚫은 후 주변을 살폈다.

추가로 온 이들이 있나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다행히 당장 쫓아오는 이들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금방 쫓아오겠지.’


그가 하는 말에 따르면 마력을 감지하는 것이 있는 것을 물론, 이곳에서 소란이 일어났으니 말이다.

김윤은 이윤성의 몸을 뒤져 아까 그가 보았던 나침반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이거로 마력을 감지하는 건가? 일단 챙기고.’


그는 다시금 도시를 내려다 보았다.

그곳은 여전히 조용했다.

남자가 던진 포탄으로 큰 소리가 났음에도 그곳을 보는 이가 하나 없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김윤은 성벽 바깥으로 몸을 내던졌다.

그리고 자신이 왔던 길을 최고 속도로 내달렸다.


“아, 김윤씨!”


포탈과 어느 정도 접근했을 때였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두 사람.

신혜성과 최지원이었다.


김윤이 약속 시간이 되었음에도 오지 않아, 그의 마력을 추적해 오는 듯했다.


“다행히 무사하셨군요.”


신혜성이 김윤의 상태를 살폈다.

딱히 겉으로 보기에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제가 좀 늦었네요.”

“무슨 일이 생기신 줄 알았습니다.”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김윤은 그들에게 자신이 늦은 사유를 설명했다.

자신이 향한 방향에 아름이 있다는 것과 도시 내부의 상황.


“마력이 약점이고 그들의 공격 역시 우리에게 약점이라······. 그리고 도시 내에서 강한 마력의 소유자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셨습니까?”

“네, 맞아요. 서로 약점이라 놈들이 먼저 손을 쓴 걸 수도 있고, 아니면 대피소로 도망간 걸 수도 있고요.”

“대피소 말입니까?”

“네, 도시 지하에 있는 대피소에요. 그곳은 마력으로 감지가 불가능해서요.”

“그렇다면 그곳에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신혜성이 팔짱을 낀 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우선은 지구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끼리 판단을 내릴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신혜성이 자신이 지나온 길을 가리켰다.

포탈로 향하자는 뜻이었다.


김윤은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들은 다시 아공간을 지나 포탈을 통과했다.

포탈 특유의 울렁거림이 그들을 휘감자, 그들은 어느새 지구에 도착해 있었다.


“그렇군요.”


캠프의 야영지, 그곳에 도착한 이들은 곧바로 이유진에게 정보를 전했다.


“역시 그 지하에 있을 이들과 협력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게 봐요. 하지만 어떻게 접촉할지가 문제인데······.”


이유진이 시선을 김윤에게 옮겼다.


“아름의 경비 상태는 어떤가요?”

“아까 말한 그 기이한 힘을 지닌 이들이 가끔 순찰을 돌기는 하지만 빡빡한 편은 아니에요. 아공간은 다른 도시와의 거리가 멀고, 외부를 돌아다니는 존재가 따로 없어서 보통은 빠져나가는 것을 잡는 편이죠.”

“침입보다는 탈주를 막는다는 거군요.”

“맞아요. 아, 맞아.”


김윤이 잠시 품을 뒤져 나침반과 닮은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건?”

“마력 감지기라고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놈들이 이걸 통해 일정 이상의 마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는 것 같더라고요. 은신 상태인데도 약하지만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렇군요······.”


이유진이 마력 탐지기를 건네받아 그것을 살폈다.


“이걸 다들 가지고 있는 거라면 잠입은 더욱 어렵겠네요. 아, 이건 우리가 가지고 있어도 될까요? 관련 능력 보유자에게 맡기면 대응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공간 내부와 도시는 거리가 조금 있다고 했죠?”

“맞습니다.”

“그럼 내일 해가 뜨는 데로 아공간으로 향해도 되겠네요. 당장 움직이고 싶지만 이미 야영 준비도 끝났고, 다들 휴식 중인 있는 상황이라. 아공간 내부는 어떤가요?”


신혜성이 팔짱을 끼며 답했다.


“확실히 이곳보다 마력이 옅더군요. 그리고 엄청나게 공허합니다. 온통 새하얗고 넓은 공간, 길을 잃기 좋을뿐더러 오랜 시간 머물면 사람의 정신에도 좋지 못하겠더군요.”

“그렇군요.”

“그래도 이쪽, 김윤씨가 길을 잃지 않는 법은 물론 되돌아오는 법도 알고 계셔서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이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내일 아공간에 들어가도 큰 문제는 없겠군요. 문제는 어떻게 지하의 이들과 접촉하냐인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은신을 통하면 어느 정도 마력을 감출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걸 이용해 저와 김윤씨가 지하로 향해 접촉, 그리고 그들과 협력해 소란을 일으킨다면 캠프의 이들이 성벽을 넘어올 기회가 생길 겁니다.”


신혜성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죠. 그동안 우리를 학살해 온 자를 죽이고, 우리의 생존을 보장받고.”


그가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래요.”


이유진 역시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그렇게 될 거예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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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용살검 (1) 23.12.08 55 2 12쪽
79 붉은 비늘 (4) 23.12.07 5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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