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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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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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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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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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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붉은 비늘 (2)

DUMMY

노호수가 만들어 낸, 폐허가 된 곳에 모인 별동대.

이제 그들이 할 일은 이곳에서 시간을 끌며 최대한 적들을 죽이는 것.

그렇기에 그들의 공격은 화려해야 하며, 강력해야 한다.

지금의 노호수처럼 말이다.


콰과과과!


곳곳에서 솟구치는 거대한 회오리.

이미 일대의 건물은 모두 저것에 집어삼켜져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적룡의 기사단을 노리며 혓바닥과 같은 바람으로 주변을 핥았다.


“흐아아악!”


그것이 지나갈 때마다 비명과 피의 잔치가 펼쳐졌다.

잔혹하기 그지없는 잔치였다.

그 잔치는 바람으로만, 그리고 그곳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푸른 마력으로 이루어진 검기, 오라.

그것이 휘둘러질 때마다 그를 향한 붉은 기운의 공격이 갈라진다.

동시에 그 기운의 주인 역시 갈라졌다.

허우진의 작품이었다.


이어 신민하.

영원 길드의 소속인 그녀는 쌍검이 주 무기로, 오라에는 미치지 못하나 상당한 검 솜씨를 선보였다.

그녀의 두 자루의 검이 지나갈 때마다 갈라지는 적룡의 기사단.

마치 춤과 같은 검의 움직임에 그들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끽해야 C급 정도인가.’


그녀의 물 흐르듯 움직이는 검이 붉은 기사단을 베어냈다.


타앙!


그리고 사수 길드의 김진수.

그는 길드의 이름에 걸맞게 주변에 숨어들며 원거리에서 사격, 다른 이들을 보조했다.

그가 지닌 총이 불꽃을 토해낼 때마다 기사단의 머릿수가 최소 하나 이상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최희연.

과거 정부에서 리터너에 관련해 종합적인 업무를 담당하던 그녀.

평소 사무적인 업무만 해왔으나 그녀도 리터너였다.


정부 측 리터너이며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 주로 사무적인 업무를 해왔을 뿐.

그녀의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란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선보이는 공격의 위력은 타당성을 지녔다.

마력이 휘감긴 주먹.

그것에 얻어맞은 기사단은 피를 토하며 바닥을 굴렀다.


그저 주먹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력의 정교한 운용을 통해 원거리와 근거리를 모두 커버하며 기사단을 상대하고 있었다.


“상당한 실력이로군.”


노호수가 그 솜씨에 순수하게 감탄하며 바람을 쏘아냈다.


“그리고 이제 슬슬 쓸만한 놈들이 나오겠군.”


그의 말대로 저 멀리서 병력이 보충되고 있었다.

마력을 사용하지 않기에 실력이 가늠되지 않으나 그는 알 수 있었다.

저들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



리터너의 본대.

그들은 곧장 포탈로 향했다.

수많은 이들이 뭉쳐 거대한 무리가 움직였으나 신경 쓰는 이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은 자신의 집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리터너의 무리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길거리에 사람 하나 없군.”

“그만큼 박건영이 집어삼킨 아름이 좋지 못하다는 거겠죠. 그러니까 되찾읍시다.”


그의 말에 주변의 리터너들이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되찾을 것이다.

아름에서의 삶을, 그리고 그것을 넘어 지구에서의 삶을 말이다.


그들은 신속하게 움직여 포탈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공격해!”


그것과 동시에 포탈을 지키는 적룡의 기사단을 덮치는 그들.

숫자는 많지 않았다.

포탈 입구에 넷, 그리고 그 바깥에 둘.

여섯 명의 기사단은 순식간에 제압되었고 그들은 포탈을 점령했다.


“이제 길드를 불러오면 되겠군요.”


주은서가 포탈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누군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이 일대도 확실하게 점령해야 하고요.”


본대에 임시 리더, 김지아였다.


최근 마력초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그녀.

그렇기에 그녀가 리더로 지목될 당시 반대가 존재했으나.

가장 많은 전투 경험, 재건 원정 참여 경험, 그리고 스스로 마력초를 이겨낸 의지를 통해 그녀는 지금의 자리에 위치할 수 있었다.


김지아의 명령에 따라 리터너 중 일부가 포탈로 향했다.

길드를 불러오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일부는 주변으로 흩어져 일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이제 박건영이 다스리는 정부와 맞서기 위한 새로운 전초기지였다.

이 소식은 당연하게도 시청, 박건영이 있는 곳에도 들어갔다.


“지하의 놈들이 움직였다더군. 아무래도 자네를 구하려나 보군?”


그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고문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신민우에게 전했다.


“반응이 없군. 재미가 없게 말일세. 하지만 그럴 줄 알고 다른 소식도 들고 왔네. 이 소식이라면 자네도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박건영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오늘 모두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소식일세. 아, 물론 자네를 위해 머리 정도는 가져와 주겠네. 그놈들이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미소가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기대하게.”


그는 다시금 어둠으로 몸을 숨기며 그곳을 빠져나갔다.

그것과 동시에 문 앞에서 대기하던 부하에게 명을 내렸다.


“붉은 비늘을 보내게.”


부하는 고개를 꾸벅 숙인 후, 곧바로 그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



포탈을 점령하고 작전대로 순조롭게 일대를 점령한 본대.

그들은 이제 전초기지를 지키며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동시에 별동대의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당할 걱정은 없었다.


그들의 실력은 월등하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 아름에는 적룡의 기사단 중 정예가 존재하지 않았다.


‘놈들은 아직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다. 그러니 그 기회를 이용해 최대한 빠르게 몰아쳐야 해.’


놈들의 주요 전력이 오기 전에 다시금 정비하고 몰아쳐야 했다.


‘물론 포탈을 점령한 이상, 전력이고 물자고 부족할 일은 없을 테지만.’


이 작은 전쟁이 지속되어 좋을 것은 없으니 말이다.


“별동대가 돌아왔습니다!”


그때였다.

전방에서 들려오는 외침.

별동대가 돌아온 것이었다.


그들 역시 작전에 성공하고 생환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

일부는 다급해 보이기까지 했다.


“모두 대비해라!”


동시에 노호수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대비?”


김지아는 그 외침에 그들이 온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선 붉은 무언가가 가득히 들어차 있었다.


“저건?”


그녀는 노호수가 있는 곳을 향해 도약했다.


“모른다. 박건영, 그놈이 만들어 낸 거겠지.”


그제야 확실히 보이는 붉은 무언가의 정체.

그러나 그럼에도 그것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없었다.


그것은 인간도, 용인도, 기사단도, 드래곤도, 그리고 도마뱀도 아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생물이었다.


인간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닌다.

아니, 일부는 그렇다.

네 발로 걸어 다니는 개체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신에 뒤덮은 붉은 비늘.

그것의 크기 역시 모두 제각각이었다.

마치 갑옷처럼 커다란 비늘을 한두 개를 들고 있는 놈이 있는가 하면, 촘촘한 뱀의 비늘과 같은 것을 잔뜩 두르고 있는 놈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늘만이 아닌 그것을 두른 몸의 형태 또한 모두 달랐다.

인간과 비슷한 것이 있다면, 도마뱀 혹은 악어와 비슷한 것도 있었다.


통일성이라고는 그들이 지닌 비늘이 하나같이 붉다는 것 단 하나.

뭐라고 하나로 묶을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런 것을 하나로 정의한다면.


“몬스터······?”


그러나 그것은 아공간에 존재할 수가 없는 존재이다.

그들은 살아있는 상태로 아공간의 포탈을 통과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니, 놈들은 ‘인간’이다.”


적룡의 기사단과 상대하며 시간을 끌던 도중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놈들.

그들은 별동대는 물론 적룡의 기사단 역시 피아식별을 하지 않은 채 공격을 가했다.


덕분에 편하게 장소에서 이곳으로 향할 수 있었으나, 그들은 적룡의 기사단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그들 역시 뒤쫓아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현재의 모습이었다.


노호수가 폭풍으로 장벽을 만들었다.

평범한 사람은 만들어 낼 수 없는 거대한 크기였다.


거대한 바람이 벽을 이루고 그 내부에선 거센 폭풍이 소용돌이쳤다.

장벽을 함부로 통과할 수 없게 내부에 폭풍을 여러 개 만들어 마구잡이로 뒤섞은 것이었다.


노호수와 이들을 쫓아오던 괴물들은 일체 망설임도 없이 방벽에 대가리를 들이박았다.

돌아가거나 넘어간다는 생각조차 없는 것이었다.


쾅! 쾅!


그들은 순식간에 그것을 뚫어버리며 쏟아지는 폭풍을 몸으로 받아냈다.


“인간이라고요······?”


김지아가 멍한 표정으로 방벽에 처박히는 놈들을 바라보았다.


“그래, 마력을 감지해 봐라. 인간의 마력이다. 동시에 기사단이 지니고 있던 기이한 힘도 가지고 있지만.”


노호수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외쳤다.


“모두 대비해라! 방벽은 금방 뚫린다!”


그의 외침대로 놈들은 방벽 내부에 폭풍을 견디며 점점 앞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카가가각!


날카로운 바람이 그들의 외피를 긁어댔다.

그러나 흠집 그 이상의 결과는 없었다.


“인간의 마력과 용의 생명력. 그것을 뒤섞기 위해 만들었던 실패작들. 혹은 용의 힘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한 것들이지.”


박건영이 시청 옥상에서 저 멀리 보이는 바람의 장막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것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존재들을 바라보았다.


“‘붉은 비늘.’ 마력이나 생명력을 방출하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동시에 품어 양쪽에 모두 내성을 가진 존재. 물론 실패작이기에 인간성을 상실, 짐승보다 못한 지능을 지니게 된 놈들이지만 모든 건 사용하기 나름 아니겠는가?”


박건영이 새빨간 날개를 펄럭였다.


“어차피 처분이 필요했던 존재들이었으니 말이야. 그러니 그것들을 모조리 처분해준다면 아주 감사하겠어. 반역도들.”


그는 그것을 사랑스럽게 매만졌다.

그리고 다시금 바람의 장벽이 펼쳐진 곳을 바라보았다.


“이, 이놈들 뭐야!”


붉은 비늘이라 불린 존재들이 바람의 방벽을 뚫고 하나둘 내부로 들어섰다.

당연하게 리터너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놈들에게 대응했으나.

말도 안 되는 내구성의 비늘이 그들의 공격을 모조리 막아냈다.


“아니, 뭔가 이상한데?”


리터너 중 하나가 검에 마력을 담아 크게 휘둘렀다.

붉은 비늘 중 거대한 비늘을 지닌 개체를 향해서였다.

놈은 본능적으로 팔에 달린 거대한 비늘을 방패 삼아 검을 막아냈다.


카각!


그러자 허무하게 철판 긁는 소리를 내며 미끄러지는 검.

본래라면 큰 충격파를 내지르며 놈이 밀려나야 했다.

아니면 저 비늘이 박살이 나거나 말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검에 담겨있던 마력이 사라진 것이었다.


‘마력이 사라져?’

“노, 놈들이 마력을 흡수한다!”


리터너가 뒤로 물러나며 붉은 비늘의 반격을 피해냈다.

공격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저 본능에 맡긴 휘두르기, 그리고 돌진.

그러나 그래도 상관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크에에에엑-!!”


붉은 비늘들이 울부짖으며 리터너들을 향해 돌진했다.


“크헉!”


아무리 공격을 쏟아부어도 끄떡없는 놈들.

덕분에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을 숨겨놨을 줄이야.”


노호수가 폭풍을 일으켰다.

그것은 곧장 붉은 비늘을 휘감아 하늘 높이 내던졌다.

보통이라면 추락 시 전신이 박살 날 충격.


“키아악!”


그러나 그것은 멀쩡했다.


‘그래도 속성 변환된 마력은 흡수하지 못하는 건가.’


하지만 알아낸 것은 있었다.


“마력을 속성으로 변환해서 사용해라!”


놈들이 흡수하는 것은 순수한 마력의 형태라는 것을 말이다.


노호수가 바람을 오른팔에 휘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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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용살검 (3) 23.12.15 60 2 11쪽
81 용살검 (2) 23.12.09 58 2 12쪽
80 용살검 (1) 23.12.08 56 2 12쪽
79 붉은 비늘 (4) 23.12.07 5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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