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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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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268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2.06 20:00
조회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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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붉은 비늘 (3)

DUMMY

팔에 휘감긴 바람에 압축과 회전을 더 한다.

스킬은 아니다.

그는 고유 스킬로 인해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니 말이다.


그저 마력을 다루는 운용법, 테크닉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가진 마력의 양과 고유 스킬의 힘이 더해진다면, 그것은 웬만한 스킬을 능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노호수의 팔에 감긴 바람이 중첩되며 더욱 거칠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드릴처럼 변한 그의 팔.


그는 그것을 곧장 자신의 앞에 있는 붉은 비늘을 향해 휘둘렀다.

마치 뱀처럼 촘촘한 비늘을 전신의 두른 붉은 비늘.


그것과 바람의 드릴이 충돌하자.


카가가가각!


굉음을 토해냈다.


보통이라면 단 번에 구멍이 뚫리는 것도 모자라 바람에 휘말려 뒤틀리며 날아갔을 일격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닌 비늘, 그것의 경도가 그를 버틸 수 있게 만들었다.


붉은 비늘은 그 공격을 버티고 흉측한 손으로 노호수의 머리를 뜯어내려는 듯, 두 발을 땅에 박고 두 손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그로 인해 드릴과 비늘을 두른 복부의 마찰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사방으로 튀는 불티.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굉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의 충돌.

그러나 그것에도 결국엔 끝이 찾아왔다.


콰드드득!


노호수의 드릴이 붉은 비늘을 꿰뚫은 것이었다.


“크에에엑!”


폭풍이 그대로 붉은 비늘의 내장을 헤집었다.


“고통은 느끼나 보군.”


노호수는 폭풍을 멈추며 손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는 붉은 비늘.


‘이정도 마력을 소모하고 고작 한 마리인가.’


노호수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아직도 붉은 비늘은 셀 수도 없이 존재했다.

고작 쓰러뜨린 것이 지금 그가 쓰러뜨린 것 하나였으니 말이다.


같은 A랭크인 허우진조차 한 마리도 제대로 베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오라조차 흡수하는 건가.’


허우진이 붉은 비늘을 향해 휘둘렀던 검을 회수했다.

그 단단함에 단 한 번 부딪힌 것만으로 날이 상했다.


원래라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그가 휘둘렀던 검에는 오라가 감싸여 있었으니 말이다.

그것이 있다면 그는 그 어떠한 무기로도, 무엇이든 베어낼 수 있었다.

오라란 그러한 스킬이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순수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것.

그렇기에 붉은 비늘에게는 흡수할 수 있는 공격이었다.


‘그렇다고 절단의 길을 쓰기에는······.’


효율이 좋지 못하다.

절단의 길은 마력을 많이 사용할 뿐만 아니라, 베어낸 크기나 양에 따라 대기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물론 크기 자체는 현재로선 문제 되지 않는다.

기이하게 변이되었으나 형태 자체는 인간이나 악어와 같은 생물.

그렇기에 목만 정확히 베어내면 대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있는 것과 마력의 소모가 문제다.

하나를 잡는데 너무 큰 마력과 시간이 든다.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이놈들에게 목숨을 잃고 있는데 말이다.


‘그 긴 시간 동안 이놈들을 상대로 모두가 버틸 수 있나?’


지금도 붉은 비늘은 계속해서 몰려오고 있었다.


‘그게 아니면······.’


그가 검의 손잡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동시에 다른 손으로 통증이 샘솟는 곳을 움켜쥐었다.


며칠 전, 백민호와 싸웠을 때 입었던 상처였다.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처.

부러진 갈비뼈는 아직 완전히 붙지 않았고, 망가진 내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 그 스킬을 사용해야 하나?’


허우진은 그가 백민호와 싸울 때 사용했던 스킬을 떠올렸다.

오라와 자신의 고유 스킬의 조합.

그것을 사용한다면 붉은 비늘 수십은 도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몸이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부상이 낫지 않은 몸으로 견딜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의 부상이 아직도 낫지 않은 이유 역시 그것이었다.


부상 이후 치유 스킬을 통해 치료를 받은 그.

그러나 그는 상처를 완전히 회복할 수 없었다.


부상 상태로 반동이 큰 스킬을 사용해 내상이 너무도 심했기 때문이었다.


허우진은 붉은 비늘의 공격을 피해내며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이곳에 있는 대부분이 죽는다.’


몇몇은 마력을 원소로 변환해 대응하고 있다고는 하나 효과는 미미하다.

이대로라면 결국 리터너는 큰 피해를 입고 말 것이다.


허우진은 마력을 다리에 담아 끈덕지게 달라붙는 붉은 비늘을 밀어냈다.

그리고 크게 심호흡한 후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후우······.”


그는 생각했다.

무엇을 위해 자신이 다시 이 검을 잡았는지 말이다.


과거 세계를 되찾을 리터너 중 하나일 것이라며 촉망받던 그.

그러나 그는 돌연 리터너를 관두고 자취를 감췄다.


몬스터와 상대하는 것이 두려웠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그는 이미 수많은 몬스터를 베어냈고, 그것을 통해 촉망받는 리터너가 되었으니 말이다.


보랏빛 사신.

그의 이명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리터너로서 자질이 있는 자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그 자리를 버리고 떠났다.


그렇게 멸망 이후, 쭉 휘두르던 검을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다시 검을 잡고 있었다.


리터너가 아닌 길잡이로서.

그곳에서 직원이 되기를 택함으로써.

스스로 이명을 암살로 바꾸며, 자신의 죄를 마주하며 그는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받아들였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그것뿐이었기에.

그렇기에 그는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


그래, 그것만이 그가 속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하는 일이다.

그러니 몸을 아낄 수야 없다.


“풍신! 바람으로 이놈들을 모아주십시오! 제 주변으로!”


그의 전신에서 짙은 마력이 요동쳤다.

동시의 그의 눈동자가 보랏빛으로 타올랐다.


심상치 않은 기운.

그것을 느낀 노호수는 곧장 마력을 운용했다.

그의 고유 스킬, 원소의 축복 : 바람.

그것이 그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마력을 모조리 바람으로 바꾸며 붉은 비늘을 휘감았다.


하나, 둘 바람에 휘감기는 붉은 비늘.

그것들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당겨져 허우진을 향해 날아왔다.

그리고 주변에 휘몰아치는 회오리에 담겨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허우진은 눈을 번쩍 떴다.

그러자 그의 보랏빛 눈동자가 자신이 베어야 할 길을 보았다.


전방에 있는 붉은 비늘의 목.

하지만 당장 베지는 않는다.


그가 만들어 낸 이 조합은 그러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오른손에 움켜쥔 조잡한 철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의 검을 타고 검기가 자라났다.

그것은 보랏빛이며 푸른빛이었다.


“후우······.”


마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허우진은 다시금 심호흡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오라는 순수한 마력이므로 놈들에게 먹힌다.

그러니 그 비율을 바꾼다.

절단의 길의 마력이 좀 더 짙게.

그러나 오라의 성질을 가져 더 많은 것을 오랫동안 베어낼 수 있게.

절묘하게 뒤섞는다.


검에 실린 방대한 마력이 그의 전신을 짓눌렀다.


“크윽······.”


입가를 타고 흐르는 피.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어차피 이 공격 이후에는 반동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것을 베어내야 한다.


어느덧 그의 주위로 빼곡하게 모인 붉은 비늘.

지금이 기회였다.


“흐으읍!”


허우진이 짧은 기합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보랏빛과 푸른빛이 뒤섞인 검기가 그가 보았던 길을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그 길을 베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뒤틀었다.

더 큰 마력으로 절단의 길이 이끄는 힘을 억눌렀다.


절묘한 마력의 운용이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펼쳐지는 검술 또한 그러했다.


그의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수많은 붉은 비늘이 갈라졌다.

그리고 자신을 두른 비늘과 같은 새빨간 피를 사방에 흩뿌렸다.


이어 그것이 바닥에 닿기 직전, 다시금 검이 그들을 베어냈다.

베어내고 베어낸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서로 달랐지만 하나로 뒤섞인 검기가 일대를 갈라냈다.

전신이 그 거친 움직임에 비명을 토해냈다.

그리고 절단의 길이 자신이 본 것을 베기 위해 요동쳤다.


‘아직이다······!’


그러나 아직이다.

절단의 길을 베기 전에 최대한 많이 베어야 한다.


그의 양팔이, 양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피를 토해내고 격통으로 인해 정신을 놓을 뻔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검을 놓지 않았다.


“크아아아-!!”


단 하나를 제외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붉은 비늘을 베어낸 허우진.

그는 처절한 비명과도 같은 기합을 내지르며 마지막 일격을 휘둘렀다.

절단의 길이 그토록 바라던 그 목표.


서걱!


목에 길이 새겨진 붉은 비늘이었다.


수십이 넘는 붉은 비늘이 육편이 되어 바닥을 굴렀다.

또한 그 증거로 일대가 그들이 쏟아낸 피로 물들었다.


“굉장하군······.”

“이게 보랏빛 사신······.”


주변의 모두가 그 광경에 감탄을 자아냈다.

자신의 공격들은 통하지 않던 상대.

그것을 홀로, 저 많은 수를 처치한 것이었다.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우, 우진이형!”


그러나 이 광경을 만든 자 역시 상태가 좋지 못했다.

비틀거리다 그대로 쓰러지는 허우진.

그 모습에 길잡이의 이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며 달려들었다.


“혀, 형!”


최현민이 허우진을 안아 들며 상태를 살폈다.

입가를 넘어 턱 그 아래를 모조리 적신 피의 양.

상태가 좋지 못했다.


“치, 치유 능력이 있는 사람! 치유 스킬!”


최현민이 평소 내지 않던 큰 소리로 사방에 외쳤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리터너들이 빠르게 달려왔다.

그가 찾던 치유 스킬이 있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곧장 허우진을 향해 온갖 치유 스킬을 퍼부었다.

그러나 상태는 쉽게 호전이 되지 않았다.


애초에 완치가 되지 않았던 상황.

그 상태에서 무리해 그 상처가 다시금 심각해졌기 때문이었다.


“사, 상태는 어떻죠?”

“······좋지 않아요. 좀 더 강력한 치유 능력자가······.”


리터너가 다른 치유 능력자를 찾기 위해 고개를 잠깐 드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그녀를 향해 달려드는 붉은 비늘 하나.

아직 그들의 공격이 끝나지 않은 것이었다.


콰드득!


핏방울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리터너의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붉은 비늘의 것이었다.


커다랗고 새카만 범에게 물려 죽은 붉은 비늘.


“이, 이건······.”


최현민은 그 능력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야 마력초 공장 사건 당시 바로 앞에서 보았던 능력이니 말이다.


흑호, 스킬의 이름이자 누군가의 이명인 그 이름.

이것이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은 이 스킬의 주인 역시 이곳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헌터즈 길드의 길드장, 박윤아.


“더 강한 치유 능력자라면 저 뒤에 있어요.”


그녀가 흑호를 회수하며 그들의 곁에 내려앉았다.

그녀만이 아니었다.


“드디어 돌아왔군.”


사룡, 조호주.

회귀 길드장 역시 포탈을 통과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잇따라 포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그들.


헌터즈와 회귀.

그리고 그 외에 수많은 길드.


모두 이곳을 되찾기 위해 되돌아온 이들이었다.


“이제 우리도 도울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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